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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이 의 서재입니다.

실직한 마왕성 문지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지하이
작품등록일 :
2022.10.26 12:21
최근연재일 :
2024.07.30 08:09
연재수 :
223 회
조회수 :
13,346
추천수 :
133
글자수 :
1,694,679

작성
24.04.29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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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157화 전사의 나라

DUMMY

157화 <전사의 나라>



“당장 그녀 위에서 비키게.”

“끄. 끄아아아악!”


라부의 여인을 겁탈하던 사막 강도 일당들.

그들 중 한 명이 비명 질렀다.

돌연 공중으로 솟구치더니 나가떨어졌다. 저 멀리 바닥에 목이 꺾인 채 쓰러졌다.

어안이 벙벙한 그들 앞에 한 거구의 남성이 있었다.


“그대. 몸은 괜찮은가?”


여인은 눈을 크게 떴다.

마음이 죽어가던 중에 만난 남성의 모습을 살폈다.

그는 연극 배우가 입을법한 우스꽝스러운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복장 안에는 무시 못 할 근육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예쁜 두상 아래에는 녹음을 담은 듯한 녹색 눈동자가 인상적이다.

피부는 어찌나 깨끗한지. 순간, 천국에서 온 천사장이 아닐지 생각할 정도였다.


“험한 일을 겪었군. 지금부터는 안심하게.”

“저기 뒤에···!”

“걱정하지 말게. 여성을 소중히 대할 줄 모르는 불한당들은 내가 모두 혼내줄 터이니.”


쩡-


여인은 등 뒤에서 칼을 빼낸 사막 강도를 주의하였다.

그런데 주의 주기 무섭게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사막 강도들의 칼이 깨지는 소리였다.

부서진 파편이 바닥에 흩뿌려졌다.


“빌린 옷인데, 아깝게 됐군.”


남성의 칼에 베인 윗옷이 탈피하듯 흘러내렸다.

맨몸과 칼이 부딪쳤는데 부서진 건 칼 쪽이었다.

옷 아래에는 단단한 근육만 있을 뿐, 생채기 하나 남지 않았다.


“머슬 레볼루션.”


남성의 외마디와 함께 몸이 커졌다.

단순히 일어나서가 아니라 실제로 몸이 거대해졌다.

안 그래도 얼굴만 하던 손이 바위 크기만 해졌다. 그 손으로 사막 강도의 안면을 잡았다.

서서히 주먹이 말아쥐면서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끄, 끄아아아아악!”


얼굴을 붙잡힌 두 사막 강도가 발버둥 쳤다.

두 사람이 온 힘을 다해 발악하는데, 고작 손 하나 풀지 못했다.

이내 사막 강도의 두 팔다리가 늘어졌다.

손아귀를 푸니, 뿌리 뽑힌 잡초처럼 쓰러졌다.


“그대. 일어설 수 있는가?”


여인은 은인이 내민 손을 빤히 바라봤다.

믿기 힘든 일이었다. 단 한 사람이 맨몸으로 칼 든 장성 세 명을 상대하였다.

마치 음유시인들의 노래 가사 같은 일이다. 한 번도 이성에게 구해지리라고 생각 못 했기에 충격이 컸다.

현실 같지 않은 상황에 놀라다 보니, 커다란 달 아래에서 빛나는 두상만 멍하니 바라보게 되었다.

쿵쿵,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놀란 심장이 바쁘게 뛰었다.


“왜 그러지? 무슨 문제가 있나?”

“아. 저. 그게. 다리에 힘이 빠져서······”


여인은 남성이 다시 말한 뒤에야 정신 차렸다.

지금 못 일어나는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말하고 나니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정확히는 부끄러움이라고 밖에 설명하지 못할 감정에 고개 숙였다.

심장이 너무 크게 쿵쿵거린다. 은인을 앞에 두고도 말 하나 제대로 못 하니 속이 상했다.


“잡고 일어서게.”


그가 손을 내밀었다.

여인은 그가 내민 손으로 시선을 옮겼다.

또다시 여인의 가슴이 간질거렸다. 낯 뜨거운 기분에 얼굴 붉히며 손을 겹쳤다.


“고, 고마워요···.”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제일 쉬운 말만 나왔다.

또 한 번 아쉽기만 한 행동에 자괴감 느꼈다.


“아저씨 빨리 와요! 밖으로 도망가고 있어요!”


혼란스러운 시간 속에서 다른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를 들은 순간 그가 뒤돌았다.

동시에 여인은 제 마음속에 생긴 감정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아, 안 돼.’


여인은 난생처음 타인에게 질척이는 감정에 놀랐다.

지금껏 바보 같은 행동이, 그에게 멋진 모습 보여주지 못한 부끄러움이 아니라 어른이 되기 위한 준비 단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대. 연회장으로 들어가게나. 더 이상의 습격은 없을 테니 안심해도 좋을 걸세.”

“자, 잠깐만요!”


그런 소중한 사람이 말 한마디와 함께 떠나려 한다.

여인은 등 돌린 그의 팔을 다급히 붙잡았다.


“이름을! 은인분의 이름을 알려주세요!”


지금 놓치면 영원히 만나지 못할 거 같기에 외쳤다.

떨리는 손과 마음을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이에 남성은 한 번 더 자상한 미소를 지었다.


“브레드. 브레드 머슬릿이라고 하네.”

“브레드 머슬릿 님···.”

“성녀의 호위로 이 나라에 왔네. 그러면 이만. 갈 길이 바빠서 실례하겠네.”


붙었던 손이 떨어진다. 가깝던 체온이 단숨에 멀어졌다.

여인은 미련 가득한 눈으로 브레드에게 팔 뻗었다.

하지만 이내 팔을 거두었다. 지금은 그의 등에 닿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래도 가슴안에 남은 여운을 몇 번이고 기억하였다.


“머슬릿···. 브레드 머슬릿 님···.”


봉긋한 가슴 앞에 손을 모았다.

목숨을 구해준 은인의 이름을 기억하였다.

또한 이후에 그를 만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생각했다.

한때 정의로운 기사를 꿈꾸던 여성은, 누군가의 여인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품었다.


“아저씨. 또 홀렸어요?”

“음?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여인과 떨어진 브레드가 향한 장소.

브레드 머슬릿은 라나와 함께 사막 강도들을 추격하였다.

라나는 그가 오자마자 반기는 대신에 영문 모를 소리를 하였다.

이에 브레드가 반색하였는데, 라나는 더욱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에휴. 아니에요. 그래도 저는 끝까지 챙겨주셔야 해요?”

“걱정하지 말게. 그대를 다른 존재로 대체하는 일은 없을 걸세.”

“켁. 역시 알고 계셨잖아요! 정말! 사람 민망하게 그러지 좀 마요!”


라나가 고개 돌리며 먼저 앞으로 달려갔다.

어깨에 사람을 두른 채 도망치던 사막 강도에게 날라차기를 먹였다.

쓰러진 사막 강도의 턱을 세게 밟아서 기절시켰다.

브레드도 저 앞의 다른 악당들에게 가속했다.


“흐읍!”


두 사막 강도의 머리를 잡고 바닥에 내리꽂았다.

벌써 그들이 쓰러뜨린 강도만 스물이 넘어갔다.


“아저씨. 저기에 또!”

“으음! 끝이 안 나는군!”


지금껏 많은 수를 제압했다.

하지만 아직 제압해야 할 수가 한참 남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바깥에서 들어왔다기에는 비정상적인 사막 강도의 수다.

이러한 생각은 전날에 도시로 붙잡아 온 여덟 곳의 조직에 다다랐다.

그저 기분 탓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뚜렷한 직감에 혀를 찼다.


“달링. 도와줄까?”


사방으로 도망치는 사막 강도들을 지켜보던 중이었다.

어떻게 저들을 모두 제압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그녀가 말을 걸어왔다.


“힘들어 보이는데 내가 도와줄 수 있어.”


서큐버스 여왕 릴리트.

공중에 거꾸로 매달린 모습으로 말을 걸었다.

눈매를 접으며 예쁘게 웃는데. 라나에게는 그 웃음이 꺼림칙하게만 보였다.


“릴리트여. 부디 손을 빌려주겠는가?”

“응. 마침 기분이 나빠서 화풀이할 곳이 필요했어. 달링에게도 도움 된다니 잘됐네.”


오랜만에 연회를 즐기던 릴리트.

다짜고짜 연회 속 데이트를 망치는 일도 모자라서. 또 브레드가 이상한 여자와 인연이 만들어진 상황에 기분 상했다.

그래서 화풀이 겸 브레드의 호감도도 쌓을 겸. 선뜻 부탁에 응했다.

물론, 화풀이라는 이유에 힘이 더 실렸다.


“릴리트, 부탁하네. 모두를 구해주게.”

“좋아. 달링의 부탁이니 특별히 들어주는 거야.”


릴리트는 박쥐 같은 날개를 펼쳤다.

어떠한 도움닫기도 없이 가뿐하게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따악, 딱, 손가락을 두 번 튕겼다.

그 뒤에 후, 숨을 내쉬니 새까만 연기가 흘러나왔다.

새까만 연기는 증식하기를 멈추지않고 하늘을 가렸다.

릴리트의 앞으로만 일정량의 연기가 모였다. 연기는 곧 새까만 악마의 형상으로 자리 잡았다.


“저건 대체···”


지상에 선 브레드의 눈에도 똑똑히 보였다.

연기가 모여 만든 꺼림칙한 머리뼈. 꺼림칙한 머리에 난 뿔.

보는 이로 하여금 눈살이 찌푸려지게 하는 불길한 기운이었다.

이윽고 릴리트가 악마의 형상 앞으로 손가락을 구부렸다.


“노크, 녹스, 나이트메어. (Knock, Nox, Nightare.)”


가볍게 악마의 형상을 두드린다. 악마의 형상은 한 번 부풀어 오르더니 잠깐 멈춘다. 그러다 폭발하듯 사방으로 확산한다.

검은 연기는 하늘로 솟구치다가 지상으로 곤두박질쳤다. 검은 안개가 되어서 지상을 휩쓸었다.

한밤중의 불길한 안개가 저택 일대를 장악했다.


“라나여! 고개 숙이게!”


브레드가 몰려오는 안개를 보고 긴장했다.

영향권 내의 사람들이 자연스레 검은 안개를 들이마셨다.

미리 대비하던 브레드와 라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뭐야? 아무 일도 없는데?”


라나가 늦더라도 숨 참던 손을 내린다.

겁먹고 감았던 눈을 다시 뜬다. 멍하니 안개를 향해 주먹 쥐었다.

안개는 주먹 쥔 손에서 빠져나갈 뿐이었다.

분명 어떠한 위험한 현상에 휘말린다고 생각했는데. 새까만 안개 속에 있어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이게 전부야?”


라나가 김빠진 목소리 냈다.

적어도 산 채로 꼼짝 못 한다는지. 모두가 기절한다든지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날 줄 알았다.

검은 안개는 이 주변에 시야가 불편한 정도로 그쳤다.

웬일로 릴리트가 나서길래 대단한 걸 보여줄 듯하더니, 아무 변화 없는 상황에 실망하였다.

하는 수 없이 다시 발로 뛰기로 마음먹은 그때였다.


“아. 아아악!”


이전 감상은 착각이었다.

자신이 그렇기에 다른 이들도 그러리라는 착각하고 말았다.


“아악! 아아아아악-!”


공포가 담기 비명에 꼬리 털이 곤두섰다.

주변을 돌아보니 사람들이 바닥을 기고 있었다.

쿵쿵, 땅바닥에 머리를 부딪친다. 사람들이 울면서 웃고 있다.

라나와 브레드만이 검은 안개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 뿐이다.

그래서 몰랐을 뿐. 사천왕의 힘은 현재 진행형으로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살려줘! 살려줘어어!”

“잘못했어! 잘못했어요! 저리 가, 제발! 저리가!!”

“아. 아아! 나, 나 죽는다! 안 돼애애애!”


사방에서 비명이 빗발친다.

이는 생자들이 부르는 가장 끔찍한 노래였다.

브레드와 라나는 무슨 일이 일어날 걸 알았으면서도 온몸의 감각이 삐쭉 섰다.

그만큼 현실성 없는 광경이다. 신화 속 지옥 밑바닥에서 보는 듯한 광경이었다.


“너, 너무 유난 떠는 거 아니야···?”


라나는 굳은 입꼬리를 비죽였다.

비현실적인 광경에 헛웃음이 나왔다.

정말로 안개의 위력이 이 정도인가 확신이 서질 않았다. 아무리 사천왕의 명성이 높더라도 환상 마법일 뿐이지 않은가.


“사, 살려···,”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한 남자가 걸어왔다.

사막 강도 중 하나였다.

브레드와 라나는 그가 다가와도 아무런 조치 취하지 않았다.

그만큼 별 볼 일 없는 접근이었다.


“아. 으. 아.”


도움 요청하듯 팔 뻗은 남자.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리부터 전신까지 허물어졌다.


“얘네들. 정신력이 너무 약한 거 아니야?”


라나는 쓰러진 남자를 내려다봤다.

거품 문 채 흰자위를 드러낸 눈을 보았다.


“고작 환상 마법으로 이러는 거야?”


아무리 릴리트가 직접 손을 썼다고는 해도, 대규모 환상 마법이다.

개인에게 집중한 환상 마법도 취급이 좋지 못한데. 하물며 대규모로 진행된 환상에 픽픽 쓰러지니 이상했다.

이러한 근거는 나름 금 등급 모험가가 되는 동안에 수많은 환상에 시달렸기에 하는 말이었다.

기껏해야 트라우마 건드는 수준인 마법에 당해 기절한 이들을 한심하게 보았다.


“대체 무얼 봤길래 이러는 거야?”


새삼 흥미가 동했다.

기절한 남자의 얼굴 위로 손 뻗었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끔찍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는지 궁금했다.

이렇게 된 자세한 이유까진 알아볼 수는 없으니. 기절한 몰골에 뺨을 몇 대 때려볼 심산으로 접촉하였다.


‘어?’


남자의 뺨을 때리는 순간, 라나와 주변 풍경이 바뀌었다.

풍경이 새하얘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풍경이 모두 사라졌다.

밝지만 어둡다. 단색으로 가득하지만 비어있다.

비정상적인 공간 안에 혼자 놓였다.

스스로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또 무슨 일이 일어날 건지 생각할 새 없었다.


‘뭐···.’


모든 감각이 희미해진다, 정신 또한 무저갱에 처박히는 듯한 기이한 현상에 휩싸였다.

내가 어디에 있으며, 내가 누구고, 무얼 하려는지 전부 잊어버린다.

끝내 남는 건 나라는 개인의 존재.

그러한 존재감조차 하얀 캔버스 위의 먼지처럼 흐릿해져 간다.


“···나 ···라나여!”


번뜩. 들려온 목소리에 라나는 눈을 떴다.

눈 뜨자마자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커흡. 커헉! 허억!”


폐가 산소를 탐했다.

목 안쪽에서 쇠 맛이 난다. 눈이 빠질 듯이 아프다. 마른기침을 토해낼 때마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아저씨···.”


그런 와중에 현실감을 잊지 않게 꾸준히 말 거는 이가 있었다.

브레드 머슬릿이 어깨를 강하게 잡았다.


“다행이군. 갑자기 발작해서 놀랐다네.”

“이게 무슨 일이에요···.”

“악몽에 빠진 이들과 접촉하지 말게. 그들과 접촉하면 작지만 영향받는 모양일세.”


작은 영향.

과연 그것이 작은 영향일까?


“하. 망할.”


라나는 조금 전 악몽을 떠올리고 진절머리 쳤다.

조금 전 꾼 악몽은 작은 영향이라고 치부할 수준이 아니었다. 사람 하나를 간단히 망칠 수 있는 끔찍한 환각이었다.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인간은 지옥에서 올라온 악귀이거나 사람을 망가뜨리는데 재미를 붙인 미치광이 둘 중 하나였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사항을 모두 해당하는 이가 하늘에 있었다.


“흐흥~ 흥흥~ 흐흥~ 흥~”


비명이 가득한 세상에서 릴리트가 팔을 움직인다.

별이 가득한 밤하늘 아래서 연주한다.

지휘자는 그녀다. 악기는 사람들의 성대이다.

비명과 고통이 끝나지 않는 시간이 이어진다. 끝까지 환각에 저항하던 사막 강도들이 쓰러진다.

그들 중 혀 깨물고 자결한 이도 한두 명이 아니다. 오물을 지린 이는 수를 세기도 난해했다.

라나의 환상 마법에 대한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던전이나 마물에게 걸리는 환상 마법과는 격이 달랐다.


“미쳤어.”


라나는 미세하게 떨리는 어깨를 감싸 안았다.

팔에 소름이 돋았다.

잠깐 겪은 악몽보다 차라리 던전에 홀로 남겨지는 일이 나은 수준이다.


“이래서 사천왕.”


사천왕의 실력행사를 다시는 가볍게 보지 않았다. 저건 평범한 사람이 맞서도 될 존재가 아니었다.

만약 저것이 인류의 적으로 선다면. 적어도 자신은 싸울 의지를 잃을 것이다.


“아무래도 끝난 모양이군.”


그로부터 찰나의 시간이 지났다.

어느새 온 세상을 가득 채우던 비명이 사라졌다.

이 저택에서 멀쩡한 사막 강도는 한 명도 없다.

목숨을 구한 귀족 그리고 영주와 병사들만이 얼떨떨해하며 서 있었다.


“달링. 최대한 기절만 시키고 죽이진 않으려고 노력했어. 나, 잘했지?”


릴리트가 지상에 뿌린 안개를 거두고 내려왔다.

부탁받은 일을 마치고 두 모험가 앞에 섰다.

붉은 눈을 곱게 접으며 브레드에게 안겼다. 브레드는 릴리트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히꾹. 아. 망할···.”


옆에 선 라나는 딸꾹질하면서 몸을 돌렸다.

가슴을 두들길 정도로 심하게 딸꾹질했다.

이 상황이 답답하면서도 최대한 천천히 진정하면서 한 사람을 곁눈질했다.

곁눈질한 대상은 브레드의 몸에 꼭 안긴 릴리트.

아직도 광기가 남아 있는 붉은 눈동자를 확인하였다.

그 시선이 혹여나 자신에게 닿을까, 어물쩍 눈을 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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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163화 사막 그리고 지하 24.05.13 12 0 13쪽
195 162화 사막 그리고 지하 24.05.13 7 0 15쪽
194 161화 사막 그리고 지하 24.05.08 10 0 9쪽
193 160화 사막 그리고 지하 24.05.06 14 0 16쪽
192 159화 전사의 나라 24.05.04 14 0 18쪽
191 158화 전사의 나라 24.05.01 11 0 14쪽
» 157화 전사의 나라 24.04.29 10 0 15쪽
189 156화 전사의 나라 24.04.27 18 0 15쪽
188 155화 전사의 나라 24.04.24 13 0 15쪽
187 154화 전사의 나라 24.04.22 9 0 12쪽
186 153화 변하지 않는 24.04.19 8 0 25쪽
185 152화 변하지 않는 24.04.15 15 0 13쪽
184 151화 사막의 나라 24.04.13 12 0 15쪽
183 150화 사막의 나라 24.04.10 13 0 17쪽
182 149화 사막의 나라 24.04.08 12 0 16쪽
181 148화 사막의 나라 24.04.05 10 0 21쪽
180 147화 사막의 나라 24.04.03 21 0 12쪽
179 외전 다섯 번째 용사 終 24.04.01 13 0 31쪽
178 외전 다섯 번째 용사9 24.03.29 10 0 13쪽
177 외전 다섯 번째 용사8 24.03.27 11 0 16쪽
176 외전 다섯 번째 용사7 24.03.25 13 0 28쪽
175 외전 다섯 번째 용사6 24.03.20 11 0 21쪽
174 외전 다섯 번째 용사5 24.03.18 10 0 20쪽
173 외전 다섯 번째 용사4 24.03.15 13 0 19쪽
172 외전 다섯 번째 용사3 24.03.13 12 0 18쪽
171 외전 다섯 번째 용사2 24.03.13 10 0 14쪽
170 외전 다섯 번째 용사1 24.03.08 10 0 13쪽
169 146화 십강 사무엘 24.03.06 17 0 25쪽
168 145화 십강 사무엘 24.03.04 16 0 17쪽
167 144화 십강 사무엘 24.03.01 11 0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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