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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퀘이사T
작품등록일 :
2012.03.25 01:28
최근연재일 :
2012.03.25 01: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70,039
추천수 :
786
글자수 :
313,042

작성
12.01.11 23:28
조회
543
추천
6
글자
7쪽

11화. 그 격변은...

DUMMY

***

“네가 말한 전략 써먹을 수는 있겠어.”

“다행이군...”

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우리들이 아무리 사전조사를 하니, 모의실험을 해보니마니 해도, 역시 당사자가 확인하는 게 제일 빠른 법이다.

“그런데, 굳이 이런 방법을 쓸 필요라도 있어?”

“무슨 소리야?”

“어차피 지키면 되는 거잖아. 굳이 물리칠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고.”

우리 5부대가 총 집결한 곳은 본진의 병력이 움직일 길을 사수하는 위치에 있었다. 즉 우리는 본진이 안전하게 지나갈 때까지 지키고 있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이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

“차라리 그렇다면 그냥 싸우지 않는 편이 경각심을 심지 않는 방법이잖아.”

“그렇지만, 우리가 쓰려고 하는 작전이 성공한다면, 우리는 천혜의 방벽을 손에 넣는 셈이되지.”

“뭐?”

“내일부터 날씨가 쌀쌀해질 거라지.”

“아.”

메이린은 놀란 표정을 해보이다가, 곧, ‘제법인걸?’ 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나도 공으로 4년 동안 공부한 건 아니라고.

“하지만 다분히 우연적이야.”

그녀의 냉정한 평가에 나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가로젓고 말았다.

“왜 이렇게 냉소적이야. 그건 알고 있냐?”

“남이사. 뭘 하든. 그게 뭔데?”

“역사에 길이 알려진 작전은 대부분 ‘우연’을 기초로 해서 만들어졌다는 걸 말야.”

“그래서 네가 역사에 길이남을 전략가라는 거야?”

“말을 말자.”

처음부터 삐딱선을 타고 나오면 할 말도 도로 들어간다. 어떻게 하면 둥그런 돌맹이 같았던 저 애가, 자갈 같이 삐죽삐죽하게 변해버렸는지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 뭐 그러한 목적으로 이번 작전이 개시되니, 각 지휘관들은 맡은 바 임무를 최선을, 다해 수행해주기 바란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 입장에서는 잘해야 본전 못하면 쪽박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 일을 함으로써, 우리 군의 보급로를 겨울이라는 시간동안 철통 같이 지켜낼 수 있다. 그런고로, 폼 잡을 수 있는 역할을 주지 못하는 본관의 무능함을 철저하게 씹는 건 상관없지만 내 년 겨울도 여기서 삽질하면서 보내기 싫거든 열과 성을 다해 삽질을 하도록!”

“우우우, 나가 죽어라!”

이것들이, 이게 철저하게 상하 계급이 나뉘어져야 하는 군대의 모습이란 말인가. 나는 통탄을 금치 못하며 멋 산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시작된 삽질.

다들 엄청난 중노동이 될 거라 잔뜩 긴장한 표정이었지만, 의외로 삽질이 필요한 지점은 얼마 되지 않았다.

“뭐야 이게?”

“찔끔찔끔, 참 이걸로 뭘하겠다는 건지.”

“뭐 진흙밭으로 만들겠다는 거 아닐까요? 올라오기 힘들도록.”

“네가 지휘관 해먹어라.”

고참병사의 주먹질에 신병은 머리를 부여잡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신병은 뭘하든 고달픈 법이다.

나는 그의 어께를 토닥여주며 전체적인 진행상황을 살폈다. 강을 이용한다는 건 물길을 새롭게 만든다는 것이다. 덕분에 내가 항상 흐르던 강이 다른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하자, 신기함보다는 어색함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죄를 짓는 듯한 기분이란 말야.

“대장님!, 이 쪽 상황은 완료되었습니다.”

“아, 수고. 예측과의 차이는 없던가?”

“토질이 다소 달라서 고생을 조금 했습니다만, 오차수정범위 내입니다.”

“다행이군 그래.”

서서히 차가워지는 공기. 나는 숨을 들이쉬었다.

앞으로 3시간. 나는 승부수를 띄었다.


“대장님!”

“아아. 왔군.”

언제나와 같은 병력의 이동. 그 이유는 우리 측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 위해서겠지. 저 쪽은 저 지대고 이쪽은 고지대다. 지형적인 유리함이 있지만, 반면에 저쪽은 병력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때문에 내가 이곳에 부임한 지난 3달간, 이러한 견제가 수도 없이 반복되고 있었다.

덕분에 이쪽의 보급물자는 한 번에 나른 양을 줄여서 분할 보급할 수밖에 없었다. 한 번에 물자를 잔뜩 빼앗겨 버리면 끝장이니까.

“시작.”

일부러 나무를 꺾어 쓰러뜨려놓은 지점에 적군이 도달하자, 나는 한 손을 들었다.

“수문을 열어라!”

그 말과 동시에 수문이 열리며 물이 뿜어져 나왔다.

적병들은 처음에는 그 광경에 기겁을 하며 몸을 틀었지만, 나오는 물의 양이 고작해야 어린애들 물장구 수준이라는 것을 알고나서는 쟤네들 뭐하냐? 라는 시선으로 우리를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투척!”

하지만 그게 내 노림수였다.

병사들은 줄을 길게 묶은 주머니를 허공에서 빙빙 돌리다가 적병들을 향해 던져버렸다. 대부분의 주머니들은 적병의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당연하지. 애초에 명중률을 바란 것도 아니었으니까.

주머니의 끈이 풀리자, 그 안에서는 푸르스름한 연기 같은 것이 새어나왔다. 독연이라고 하기에는 무겁고 둔해서, 적병들은 오히려 더욱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였다.

“메이린.”

“알고 있어.”

그녀는 물의 마법사다. 물의 마법은 공수의 전환이 자유롭고 특히나 방어에 뛰어나다. 하지만, 반대로 단순히 공격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4원소 마법중 가장 약한 마법이었다.

이에 불만을 품은 물의 마법사들은, 그들만의 공격방식을 개발한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철저하게 공격만을 위한 것으로, 기존의 물의 마법이 가지고 있었던 유연함을 잃고 만다. 또한 이 방법을 사용할 시에는 다시 물의 마법으로 돌아가기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그것은 바로 얼음의 마법. 대기의 물과 공존하되, 가장 낮은 기온 물을 빌려와, 공기중에서 얼려버리는 위험한 마법.

그녀의 마력에 반응해서, 입고 있던 옷이 정신없이 휘날린다.

이 정도의 반응력이라니... 나는 혀를 찼다. 과거의 메이린과는 수준이 다른 반응력. 그 마력의 울부짖음에 대기는 반응하며 기온을 급격히 냉각시키기 시작했다.

“...”

그녀의 시선이 닿는 곳.

그곳에서부터 이적은 시작되었다. 눈에 보이는 속도로 얼어붙은 강물들. 그것은 주머니에서 흘러나오는 연기의 힘을 받아 급속도로 얼어붙기 시작했다.

“으아아악!”

가볍게 물줄기를 맞고 있던 사람들의 몸은 싸늘하게 얼어붙어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궁수부대 정렬.”

이 날을 위해서 3일동안 특별훈련시킨 부대다. 활을 잘 쏘는 사람들만 뽑은 부대로, 그 명중률은 상당하다.

얼어붙어서 움직이지 못하는 몸으로 허둥거리다가, 적병은 화살에 꼬치가 되어버렸다.

“한놈한테 두 방 이상 박히면 너희들 점심은 물건너 갔다고 생각해라!”

병사들은 긴장하며 더더욱 신중하게 병사들을 노리기 시작했다.

“뭐야 이건 너무 쉽잖아.”

“새끼야 똑바로 안 쏴? 하마터면 세 방 박힐 뻔했어.”

“히익.”

살벌한 고참의 눈초리에, 병사는 활을 잡는 손에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우리 부대가 화살을 절반쯤 비워갈 즈음, 적병에서 하얀 깃발을 든 파발이 우리 쪽으로 오기 시작했다.

“이런, 조심해야 할텐데.”

그리고 주르륵 미끄러지는 말의 모습에 우리 부대원들은 비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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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9화. 그 피어나는 불꽃은... 11.12.18 479 7 9쪽
47 9화. 그 피어나는 불꽃은... 11.12.18 444 7 5쪽
46 8화. 그 남자 +3 11.12.17 440 6 8쪽
45 8화. 그 남자 11.12.12 505 6 10쪽
44 8화. 그 남자 +2 11.12.09 510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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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6화. 그 여자 11.04.17 664 10 5쪽
32 6화. 그 여자 +2 11.01.20 665 8 8쪽
31 6화. 그 여자 +1 11.01.06 706 9 8쪽
30 6화. 그 여자 10.12.06 737 13 8쪽
29 5화. 그 희비에... 10.11.21 726 9 7쪽
28 5화. 그 희비에... +1 10.11.06 764 8 7쪽
27 5화. 그 희비에... +3 10.10.29 794 1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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