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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퀘이사T
작품등록일 :
2012.03.25 01:28
최근연재일 :
2012.03.25 01: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70,269
추천수 :
786
글자수 :
313,042

작성
11.12.29 20:06
조회
441
추천
8
글자
9쪽

10화. 그 뽑아든 검은...

DUMMY

국가 전체에 초비상이 걸렸다.

처음에는 라이돌리아 공화국이 슬쩍 찔러 보는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이젠 사색이 되어 허둥거렸다.

하지만, 대륙최강이라는 이들의 자부심은 굳건해서, 아에니스가 질 거라는 예상은 나오지 않고 있었다.

단지 이들이 걱정하는 건, 자신들의 평화가 흐트러질까봐 걱정하거나, 아니면 자신들의 부에 해가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 뿐이었다. 어떻게 본다면 오만이 하늘에 닿아 있는 듯한 모습이지만, 한 편으로는 국민들이 그만큼 자신들의 국가를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에니스 제국이 궁지에 몰린 것은 분명했다. 아직 반제국 연맹에 가입한 국가가 라이돌리아 공화국과, 파일로스 왕국, 그리고 나갈릭 연합국의 세국가로 한정되어 있다하더라도, 아에니스 혼자서 맞서기에는 다소 벅찬 게 현실이었다.

그러한 입장에서 보통 사람들이라면 아에니스가 수성전을 택할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아에니스 제국은 그러한 의견을 단호히 거부하며, 군세를 일으켰다.

오랜 평화에 100년 전과 비교해서 다소 떨어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은 대륙의 어느나라나 마찬가지였다. 또한, 아에니스에는 비장의 수단이라할 만한 아클리스가 남아 있었으니, 그 승패는 더욱 예측하기 어려웠다.

결국 루리안은, 어차피 해야하는 싸움이며 그 세가 동등하다면 지킴으로써, 국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느니 차라리 진격해 나가자고 생각한 것이다.

“무리한 싸움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겨야 합니다. 그것이 여러분이 존재하는 이유니까요, 우리가 지키지 못한다면 결국 당하게 되는 건 우리의 가족들입니다. 전쟁은 잔인하고도 야만적인 짓거리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우리 아에니스 제국은 지난 세월 어느 식민지도 만들지 않았고, 필요 이상의 힘을 얻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평화를 깨어 버린 것은 우리가 아니라, 저들입니다. ‘반제국 연맹’이라고 부른다고 하지요. 그럼 여기서 묻겠습니다. 우리 나라에 과연 얼마나 많은 이권이 있었을까요? 천만에요. 우리는 그 어떠한 무리한 요구도한 적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단지 한 국가로서 여타의 다른 나라와 동등한 입장에서 교류를 벌였던 것 뿐입니다. 하지만 저들은 그런 우리들을 자국의 빈곤을 불러일으킨 원흉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합리한 이유 아래, 제가 아니 저희 국민들이 희생당할 이유는 없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보여줄 때입니다.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건드린 생쥐의 말로가 어떻게 되어버리는 지요.’

루리안 답지 않은 말, 그리고 일국의 지배자 답지도 않은 말.

하지만 그렇기에 루리안은 아에니스 제국의 ‘황제’인지도 모른다.

수도 피에스의 중앙광장에서 벌어진 연설. 그리고 이 연설을 시작으로 아에니스 제국의 전 군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소집된 아에니스 제국의 군대는 물경 90만에 이르는 엄청난 숫자였다. 단순히 침공을 저지하는 입장에서, 공격하는 입장으로 바뀌자, 아에니스 제국의 군대는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열기는 아클리스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키아-아클리스인 발로 페르간트의 지휘 아래, 파일로스 방면 주둔군 사령관엔 라이언, 그리고 라이돌리아 방면 주둔군 사령관 타이가가 임명되었다.

전쟁에 참여하는 아클리스의 수만 해도 무려 5000여명.

3분의 2에 해당하는 막대한 인원이었다.

그리고 이 전쟁의 화살은 나와 세리에에게도 예외없이 노렸다.

나와 세리에는 500명을 이끌게 되었다. 물론, 아클리스가 아니라 일반 병사 500명을 뜻한다. 솔직히 용병술이나, 전술, 지휘 같은 건 신물나게 배우긴 했지만, 그 중압감은 이루말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내가 과연 이 사람들의 생사를 좌우할 권리를 가지고 있는 걸까?

나는 한숨이 새어 나오는 걸 막을 수 없었다

“대장님, 사령관님의 연설이 시작됩니다.”

세리에의 딱딱한 목소리에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일어섰다.

“우리 둘이 있을 땐 편하게 해. 세리에 부대장.”

“아니요. 우리부터 긴장해야 병사들도 긴장하고, 그 긴장이 더 많은 수의 병사들을 살립니다. 무슨 행동이든 간에 지휘관의 입장에서 생각할 것. 그것이 우리가 지켜야할 유일무이한 규칙입니다.”

나는 세리에의 말에, 한숨을 크게 내쉬고 양뺨을 두드렸다.

정신차리자 리카세인!

“고마워. 부대장.”

“아니요.”

“그럼 가지.”

그래, 나는 지금부터 ‘책임’과 싸워야 한다.

그 싸움에 방심과 실수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

나는 주먹을 움켜쥐었다.

“전황은 어렵다. 자간과 파일로스, 라이돌리아 공확국의 병력들만 합쳐도 우리 군세를 넘어선다. 더더군다나, 파일로스나, 자간의 경우 정예병력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또한 나갈릭 연합국이 든든하게 금전적 지원을 해주고 있으니, 이들의 힘은 더욱 막강하다.”

라이언 사령관은 우리를 둘러보며 큰 소리로 외쳤다. 첨언하자면 앞에 앉아 있던 내 연약한 고막이 터져나갈 것 같은 음성이었다. 더더군다나, 칼칼한 목소리에서는 그의 기세가 은근히 묻어 있어서 더더욱 그 목소리에 집중하게 되었다.

"하지만! 우린 아에니스 제국의 병사들이다! 더 이상의 잔말은 집어치워라! 논리?! 그런 건 집어치워라! 뜨거운 가슴으로 말해라! 우린 승리한다!“

와아아아아아

엄청난 함성 몸을 타고 흘러드는 전율.

나의 목젓을 타고 내려가는 침의 소리가 들려온다.

“이기는 자! 그것이 바로 아에니스다!”


“라고 했지만, 각 지휘관들은 앞의 말을 잊어주기 바라네.”

컥!

고꾸라질 뻔했다

파일로스 방면군 총 30만에 달하는 인원 중 500명 이상의 부대를 이끄는 지휘관들만 참석한 회의에서 라이언 사령관은 자신의 말을 순식간에 뒤집어 버렸다.

“병사는 가슴으로 싸운다. 하지만 지휘관은 머리로 싸운다. 그 사실 잊지 말게. 싸움은 우리가 하는 게 아니라 병사들이 하는 거야. 우리는 죽을 힘을 다해서 그들의 싸움을 편하게 하는 게 임무다. 그걸 항상 명심하도록!”

“여전하시군요. 다들 긴장 풀게. 그렇게 굳어 있어서야, 머리에서 돌굴러가는 소리 밖에 더 들리겠나?‘

테안 부장의 목소리에 우리는 저도 모르게 몸의 긴장을 풀었다.

맙소사! 저 양반이 중재 역할을 하다니... 나는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고 말았다.

테안 부장 덕분에 다소 부드러워진 공기 속에 우리들은 회의를 시작했다. 사실상 말단에다, 신참이나 다름 없는 나와 세리에는 800명에 달하는 인원 속에 묻혀 주로 청자의 입장이었지만, 그럼에도 배울 게 상당히 많았던 회의였다.

‘승리를 원면서 병사들의 안전을 놓지 않으려는 욕심쟁이.’

그게 라이언 사령관에 대한 내 소감이었다.


***

회의가 끝나자, 테안 부장은 우리를 호출했다.

“앉지.”

희의의 끝과 동시에 테안 부장은 아까 전의 부드러운 모습은 고이 접어 바람과 함께 날려 버리고 예의 무뚝뚝한 표정으로 돌아와 버렸다.

“너희 둘이 아클리스의 본대가 아니라, 부대의 지휘관이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이곳이 라이돌리아 방면 보다 ‘안전하기’ 때문이고 또한 너희들은 아직 아클리스의 협동에 익숙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직선적이고 날카로운 말에 나는 흠칫 굳어버렸다.

꼭 저렇게까지 말 해야 되는 걸까?

나도 안간힘을 써가며 이 4년을 버텨온 건데.

“우리는 아클리스다.”

그는 그 말을 끊으며, 잠시 숨을 돌렸다.

“그렇기에 우리는 군대에게 질시 받는다. 군대의 총 지휘권자는 군 사령관이 아니다. 아클리스의 수장인 ‘키아-아클리스‘지. 군대의 사람들은 항상 이걸 못마땅하게 여긴다. 한 마디로 칼만 쓸줄 아는 바보가 지휘관 노릇까지 하려 든다는 것이지.”

“하지만 그건..!”

“그래, 거짓말이지. 하지만 문제는 사람들은 그렇게 여긴다는 것이다. 내가 ‘아니다’라고 말해 봐야 소용없지. 사람들을 ‘그렇다’라고 여기니까.”

“....”

“당장 너희들의 부대에 들어가면, 너희보다 어린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내 경험으로 보았을 때, 한 손으로 새기도 어려웠다. 그런 사람들에게 업신여기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지휘관의 능력이 의심받는 군대만큼 불쌍하고도 약한 군대는 없다.”

“그럼 상관없군요.”

“흠?”

“저는 ‘능력 있는 지휘관’이니까요.”

그리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서 군례를 취하고 그의 방에서 빠져나왔다.

“세인!”

세리에는 내가 나온 뒤로도 꽤나 있다가 나타났는데, 어쩌면 그럴 수 있냐는 표정이었다.

“뭐, 어때 사실을 말한 건데.”

“하지마 그건!”

“아아, 그래 테안 부장님은 뭐라고 하시는 데?”

“그게... 웃으시기만.”

“핫, 그 양반이 웃어?”

“세인!”

세리에의 날카로운 눈초리에 나는 슬쩍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두고봐, 내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작가의말

와우! 간만에 필이 왔네요. 음... 무당이 신내림을 받는다고 해야하나요? 가끔 그럴 때에는 평상시의 2배속 3배속으로 글을 써내려가네요... 뭐 질은 보장할 수 없지만(30분의 인스턴트 라이팅!)... 이래저래 좋았습니다.(웃음)
좋은 하루 되시기^^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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