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

BeautifulWorld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퀘이사T
작품등록일 :
2012.03.25 01:28
최근연재일 :
2012.03.25 01: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70,024
추천수 :
786
글자수 :
313,042

작성
10.11.21 19:48
조회
725
추천
9
글자
7쪽

5화. 그 희비에...

DUMMY

“으음?”눈을 찌르는 듯한 빛에 나는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온몸이 결리는 것이 마치 아버지한테 흡씬 두들겨 맞고 일어난 뒤의 느낌이다.

“일어났어요?”

“세리에 여긴 어디...”

그리고 말을 하자마자 이어지는 기억들, 나는 주먹을 쥐고 고개를 떨궜다.

“잠시만, 그대로 있어줄래요?”

“네.”

세리에도 기운이 빠진 음색으로 답했다.

털어내는 건 불가능했다. 아버지의 죽음이란 건, 그만큼 큰 것이니까. 지금은 털어내기 위해서 애쓸 여력은 없다. 단지 묻어두는 것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다.

“이거 상황이 어렵게 됐네요.”

“에?”

“아직 파일로스 안이잖아요. 이제 슬슬 쫓길 것 같은데.”

“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는 모습에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슬슬 몸도 풀리니까, 마차는 어디다 버려두고 도망가죠.”

“네. 사랑의 밀월이군요.”

쓰러질 뻔했다.

“워워 좋은 주인 만나라.”

아무리 봐도 강탈한듯한 짐마차에 나는 세리에에게 물었다.

“제대로 돈 주고 샀어요.”

“그래도 좀 씁쓸하네요.”

자그마한 말이지만, 적어도 농민에게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소중한 가보(家寶)였을 것이다. 이렇게 살아가기 힘든 판국에서 선뜻 내줬다는 것은 그 농민이 착하거나, 아니면 부자인 것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전자를 지지하고 싶다.

“여긴 대충 어디쯤이죠?”

“슬슬 국경일 거에요, 쿠모스쪽으로.”

“쫓을 필요도 없겠네요.”

“네?”

“국경 앞에서 기다리면 되죠.”

“아!”

너무 얼빠진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데, 아마도 공녀의 신분에서 ‘탈주’라는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나는 한숨과 함께 검의 손잡이를 쥐었다.

힘든 여행이 될 것 같다.


***

몇 달이나 흘렀을까? 간신히 국경을 넘어서고 부터는 암살자들이 부단히 쫓아와서 밤 낮가릴 것 없이 괴롭혔다. 덕분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고, 먹을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해서 머리가 어지럽고 속은 더부룩하다.

하지만 확실히 도움이 된 점도 있다. 전신의 감각이 상당히 날카로워진데다가, 실전경험도 잦아져서 실력이 부쩍 늘었다는 기분이 든다. 한가지 단점이라면 지나가던 사람이 ‘거기 형씨, 너무 힘들어 보이는데 이거 한잔 마시구려’하고 선의로 내민 물한잔도 독이 든건 아닐까? 일단 의심하고 보는 소심증이다. 덕분에 피곤하기 짝이 없다.

“제길, 또냐.”

막 자려고 침낭을 펴놨을 때, 느껴지는 기척에 나는 혀를 찼다.

조금만 더 가면 이제 아에니스인데, 젠장

연속해서 날아오는 자그마한 투척용 단검들 나는 류프레시아를 뽑아 칼날을 생성시켰다.

-Vacuum slicer_operate

검에서 느껴지는 진동, 주저없이 단검들을 향해 검을 휘젓는다.

이 소름끼치도록 날카로운 녀석은 말이지, 이런 조그만 날붙이 자르기엔 안성맞춤이라고.

두조각나서 땅으로 떨어지는 단검들, 물론 투척용이라서 경도도 약하고 철함유량도 비교적 적기 때문에 가능한 묘기다.

“세인!”

“아, 일어났어? 안깨울려고 그랬는데.”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교대로 잠을 자고 보초를 서는 방식이었기, 그녀는 아직 자고 있었다.

“아, 하하.”

“정말, 그러다가 다치면 어쩌려고.”

푸념하듯 말하며 그녀는 땅에 떨어진 날붙이를 집어 들어 강하게 나무를 향해 던졌다. 우스스 하는 나뭇일 부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검은 인영이 나타났다.

“꼬맹이들 주제에 제법인데 그래.”

“요즘은 암살자 대본에 대사도 있나요?”

정말로 놀랐다는 듯이 눈을 크게 뜨는 세리에의 모습에 나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뭐, 원하시는 데로.”

검은 인영은 어께를 으쓱이더니, 느닷없이 전속력으로 쇄도해왔다.

“윽! 어느틈에.”

갑자기 발에 무언가가 걸리는 바람에 어께 한쪽을 내주고 말았다. 상처에서 알싸한 고통이 치밀었다.

독인가.

류프레시아로 발 목 부근의 무엇인가를 잘라냈다. 실 종류 같은데, 미리 준비해뒀던 건가?

“큭!”

불똥이 튀기는 와중에 세리에가 발을 뒤로 빼자, 그녀를 향해 석궁의 화살이 날아갔다. 저기도 실인가. 이게 맷집좋은 남자의 숙명이지.

“으으!”

석궁의 아픔은 상상을 초월한다... 고 들었던 것 같은데, 그 말이 이제야 와 닿는다. 머리가 하얘지며 다리에 힘이 풀렸다.

“으읍!”

눈물을 참으며 화살을 부러뜨렸다.

“말을 건 이유가 이거였나.”

“뭐 , 그런거지.”

말을 걸어 트랩쪽으로 끌어당긴다. 간단하지만 예측하지 못한 일격에 뼈아픈 상처를 입었다.

“돈이, 많이 들었겠는 걸?”

“응?”

“그럴 돈 있으면 백성한명 더 먹여살리지, 빌어먹을 위정자놈.”

“하, 하핫! 이거야 참 걸작이로군요. 뭐, 서로서로 아는 판국에 더 이상 입아프게 떠들 필요 있나요? 죽으세요, 둘 다.”

“둘, 다? 그 양반한텐 자식이고 뭐고 소용없네.”

“권력에 눈이 멀었는데 어디 보이는게 있겠습니까?... 좋은 시도였지만 말이죠, 어설퍼!”

“꺄앗!”

세리에는 비명을 지르며 어깨를 부여잡았다.

제길, 역시 무리였나. 세리에의 기습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저도 이윤은 남겨야죠? 비싼 독은 아니니까 걱정 말아요. 사독(死毒)은 비싸거든”

다리에 힘이 풀리고 팔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다와 가서 이게 무슨 꼴인지, 아까 잠깐 부딪혀 본 걸로 봐도 검 실력도 보통이 아니다. 유난히 체력이 약해진 세리에와 피로에 전 내가 상대하기엔 버겁다.

“함정은 말이야.”

“아직 말할 힘이 남았나요?”

“이중으로 파야하는 법이야.”

“네?”

“끝났다고 이 빌어먹을 자식아!”

-Charging_complete

-SKILL1. Gale blaster

검신을 축으로 생성되는 직선방향의 회오리. 그것은 발밑의 트랩을 산산이 부숴버리고도 모자라 남자에게로 솟구쳤다.

“큭!”

무슨 원리로 이 ‘기술’이 발동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종의 교감(交感)이라고 할만한 것이 이루어진다. 마치 어느 순간에 ‘된다’라고 알 수 있게 된 달까.

하지만 약했다. 확실히 처음과 같은 위력은 나오지 않는다. 트랩과 그 남자가 쥐고 있던 무기만을 없앴을 뿐, 그는 아직 건재했다.

눈이 서서히 가물가물해진다.

“방심했군요, 이젠 끝, 아니?”

“거기 뭐하는 거냐!”

“이상한 소리가 들렸어, 서둘러 가봐!”

소란스럽게 들리는 목소리, 움직일 때나는 갑옷의 마찰음.

“역시, 아에니스인가요, 쳇 다음에 보기로 하죠.”

서서히 피어오르는 여명에 선이 얇은 그의 모습이 어렴풋하게 드러났다.

“세인!”

이제는 무리다. 내 다리는 힘을 잃고 땅에 누워버렸다.


-------

언제나와 같이 죄송합니다, 쿨럭!

5화는이걸로 끝입니다.

자 6화에선 '그분'이 등장하십니다. 어째 히로인보다 더 애정이 가는 케릭터! 자 기대하세요(후다닥)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BeautifulWorld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5 10화. 그 뽑아든 검은... +1 12.01.09 388 6 6쪽
54 10화. 그 뽑아든 검은... +1 12.01.08 404 8 11쪽
53 10화. 그 뽑아든 검은... +1 12.01.03 349 6 7쪽
52 10화. 그 뽑아든 검은... +2 11.12.31 399 6 9쪽
51 10화. 그 뽑아든 검은... 11.12.31 350 7 8쪽
50 10화. 그 뽑아든 검은... 11.12.29 439 8 9쪽
49 9화. 그 피어나는 불꽃은... +1 11.12.27 418 6 6쪽
48 9화. 그 피어나는 불꽃은... 11.12.18 479 7 9쪽
47 9화. 그 피어나는 불꽃은... 11.12.18 444 7 5쪽
46 8화. 그 남자 +3 11.12.17 439 6 8쪽
45 8화. 그 남자 11.12.12 505 6 10쪽
44 8화. 그 남자 +2 11.12.09 510 9 11쪽
43 8화. 그 남자 +2 11.12.08 556 10 8쪽
42 Beautiful World-중간 정리- +1 11.12.06 633 6 6쪽
41 8화. 그 남자 11.12.06 530 10 6쪽
40 7화. 그 곳은... 11.12.04 594 10 11쪽
39 7화. 그 곳은... +1 11.12.04 614 13 9쪽
38 7화. 그 곳은... 11.12.03 604 10 10쪽
37 7화. 그 곳은... +1 11.11.28 575 9 10쪽
36 6화. 그 여자 +1 11.11.24 641 9 10쪽
35 6화. 그 여자 +2 11.11.22 627 8 12쪽
34 6화. 그 여자 +4 11.07.08 645 10 6쪽
33 6화. 그 여자 11.04.17 664 10 5쪽
32 6화. 그 여자 +2 11.01.20 665 8 8쪽
31 6화. 그 여자 +1 11.01.06 706 9 8쪽
30 6화. 그 여자 10.12.06 737 13 8쪽
» 5화. 그 희비에... 10.11.21 726 9 7쪽
28 5화. 그 희비에... +1 10.11.06 764 8 7쪽
27 5화. 그 희비에... +3 10.10.29 793 12 8쪽
26 5화. 그 희비에... +2 10.09.25 854 9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