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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퀘이사T
작품등록일 :
2012.03.25 01:28
최근연재일 :
2012.03.25 01: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70,268
추천수 :
786
글자수 :
313,042

작성
10.11.06 14:09
조회
765
추천
8
글자
7쪽

5화. 그 희비에...

DUMMY

이어지는 검격.

세리에는 분전했지만, 그녀의 아버지를 넘어서지 못했다. 거칠게 휘두르면 부드럽게 흘려내고 기교를 부리면 굳건한 벽 처럼 튕겨내버린다. 나는 이를 악물며 검을 들어올렸다.

“세인.”

“아버지?”

푸른 의복은 붉게 물들어 있었고, 굳건하던 표정은 창백하게 변해 있었다.

“미안하구나, 이런 모습이라...”

“그런 말, 하지 마세요.”

속안에서 무엇인가가 울컥했다. 무력함이 견딜 수 없을 만큼 나를 짓눌렀다.

“도망가, 빨리!, 기사들이 올거야!”

“그럴 수는 없어요.”

세리에를 두고 도망치는 짓은, 그런 짓만은 할 수 없다. 나는 만류하는 아버지의 말을 무시하며 공작에게로 달려들었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강한 상대를 만난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라고 루리안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 때, 루리안은 언제나와 같은 미소로 답했다.

“최선을 다하세요.”

“에엑? 그게 뭐에요.”

“후후, 감당할 수 없는 시련이라면 그건 더 이상 시련이 아니겠죠. 어쩔 수 없다면,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다면, 최선을 다하고 그 뒤는 하늘에 맡기는 거에요.”

그 웃음이 그 미소가 떠올라 가슴이 따뜻해진다. 내 검은 사나운 이빨을 가진 채, 공작을 향해 파고들었다.

“세인, 뭐하는 거에요! 어서 도망가요.”

세리에의 비명과도 같은 목소리에 쓴웃음이 나왔다.

“살아갈 이유를 놓친다면 그건 더 이상 내가 아니게 될 거에요. 나로서 있기 위해, 나는 피하지 않겠습니다.”

“후, 어리석은.”

조롱하는 어투, 그것은 강자의 여유였다.

내가 검을 쥔 이래, 내 모든 것을 쏟아 검을 휘둘렀다. 이젠 몸에 완전히 익어버린 레아의 움직임.

하지만, 그는 너무도 강했다.

카가가가강

검이 부러질 듯이 휘어진다. 팔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세리에와 둘이서 합공을 펼치고 있었지만, 그는 빈틈하나 보이지 않은 채 우리를 몰아세웠다.

“윽!”

세리에의 손아귀를 벗어나는 검.

나는 각오를 다졌다.

“하앗!”

과연 ‘사자’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은, 용맹한 검술에, 내 검은 거칠게 흔들리는 물 위의 나뭇잎처럼 이리저리 떠돌았다.

끼기기긱

귀로 듣기 괴로운 소음과 함께 내 검은 그 수명을 다했다.

타당

두 조각이 나버린 검.

“어리석군, 정말로 어리석어. 너는 너 하나로 인해 죽어나가는 사람들의 목숨이 하찮다는 말이냐?”

“당신한테 그런 말을 들어야 할 이유는 없어. 그리고 당신 성격상, 내가 도망칠 수 있었을 리도 없지.”

공작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어 보인다. 그것은 흐린 거울을 닦아놨더니, 제법 볼만할 걸? 정도의 도저히 나를 사람을 보는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표정이었다.

“최소한의 발악, 그래 최선이라고 하던가? 적어도 이 정도는 하고 죽어야지, 순순히 운명이라는 것에 휩쓸리는 건 사양하겠어.”“훗. 좋을데로.”

그가 손을 들자, 숲 밖에서 기사들이 나타났다.

“네 죄는 따로 묻겠다.”

그는 냉정한 표정으로 세리에를 바라보고는 주변의 기사들에게 말했다.

“끝내라.”

섬뜩한 파육음, 하지만 그 소리보다도 그 생명이 꺼저가는 소리에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소중한 사람에 대한 추억에 오열이 터져나왔다.

“세인, 아에니스로... 네 스승을 찾...아”

“아버지!”

“그만둬, 그만두라고!”

세리에가 발악하듯 몸을 흔들었지만, 기사들의 굳건한 팔은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미칠것만 같은 공허감, 그 괴로움에 나는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다음 대상인 나를 향해 다가오는 기사들. 햇빛에 비춰지는 갑옷의 광택이 더 없이 차갑다.

내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내 머릿속으로 수많은 기억들이 스친다.

-최선을 다했다면, 그 뒤는 하늘에 맡겨요.

그 말이 귓가에 맴돈다.

“아....”

눈물이 앞을 가린다. 분하다. 저 남자를 찢어 발기고 싶다. 증오스럽다. 이 순간이, 이 상황을 만든 그 모든것이!

나에게 휘둘러지는 검. 그리고 내 몸안에서 솟구치는 ‘그 무엇’

“크윽?!”

검을 휘두른 기사는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

머릿속에서 무엇인가가 끊어진것 같았다.

오른쪽 허리에서 느껴지는 진동. 나는 그곳으로 손을 뻗었다.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말.

-Master registering_complete

새하얗게 빛나는 검. 내 손에 쥐어진 그것은, 휘둘러지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았다.-아니, 바라고 있었다.

-Vacuum slicer_operate

검신을 타고 흐르는 투명한 기류, 사나운 기운을 흩뿌리며 그것은 용솟음 쳤다.

만신창이가 된 몸을 이끌며 나는 검을 휘둘렀다. 단 한 번의 세로베기.

그것은 격풍을 만들어내며 기사들을 휩쓸었다.

“이, 이건 뭐야?!”

“마법사?”

“그런 얘기는...!”

“저 검은..?!”

스쳐지나가듯 들리는 이야기들, 하지만 나 스스로도 놀라울 만큼 그런 이야기에 관심이 없었다. 내 전신을 휘감는 그 사나운 바람에 이끌리듯이, 나는 단지 부수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뻗어나가는 칼날 같은 바람들, 옅은 초록빛의 바람들은 내 검을 따라 맹렬하게 퍼져나가며 주변의 모든 것들을 파괴했다.

“공작님 피하십시오!”

그래, 저 남자, 저 남자 때문에!

기류가 한층 거세졌다. 거리는 멀다. 하지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SKILL1. Gale buster

검신을 축으로 원을 그리며 생성되는 바람, 그것은 거대한 원을 그리며 정면으로 솟구쳤다.

“크아악!”

산산 조각이 나며 흩어지는 기사들. 하지만 짜증나게도 아직 그는 죽지 않았다.

죽여?

왜?

도대체 왜?

모른다. 상관없어. 그냥 죽이고 싶으니까.

나는 다시 검을 들어 올렸다.

“그만, 그만해요!”

비명과도 같은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돌렸다. 매끄럽게 빛나는 에메랄드 빛 머리카락, 그 빛깔에 나는 저도 모르게 몸에서 힘을 풀었다.

“세, 리에?”

“네. 이제 됐어요.”

“나, 나, 나!”

그녀는 나를 품에 안았다. 피와 얼룩으로 더렵혀진 옷, 하지만 그 품은 따뜻했다.


-----

뭔가 정신없이 두드린 기분이군요,(하지만 짧네요) 좀 씁쓸한 내용이라서 그런지 저도 가라앉는 느낌.

관찰력이 좋은 독자분이시라면 이번 화에서 뭔가 재밌는 사실이 하나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실겁니다(웃음)

좋은주말 보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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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s소설중독s
    작성일
    10.11.07 07:59
    No. 1

    으음 저번에 선택받은 그것이 저것인가, 건필하세요 ^^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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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9화. 그 피어나는 불꽃은... 11.12.18 480 7 9쪽
47 9화. 그 피어나는 불꽃은... 11.12.18 445 7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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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화. 그 희비에... +1 10.11.06 766 8 7쪽
27 5화. 그 희비에... +3 10.10.29 795 1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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