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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그리고 주행해라!

먹을수록 강해지는 EX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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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雨仙)
작품등록일 :
2024.08.03 17:14
최근연재일 :
2024.08.1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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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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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8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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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화

DUMMY

6화


광기의 영상을 본 시청자들은 하나같이 어안이 벙벙해졌다. 정신을 차리고 나선 무수한 댓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이것은 튀김인가 폭탄인가 (전)최정상급 짐꾼 김민호 하이라이트

└이거 진짜 미친놈이네ㅋㅋㅋㅋㅋㅋ

└1빠인데 고정 댓글좀

└씹 누가 폭탄을 탕후루마냥 처먹어

└전갈은 통으로 튀겨먹는 게 근본인데 좀 실망스럽네요.

└윗댓분 일루전 스콜피온은 크기가 크고 갑피가 단단해서 강철 이빨도 못 먹어요.

└오히려 벌레랑 전갈을 통으로 먹었으면 비위 상해서 못 봤을 거 같네요.

└근데 진짜 개잘먹는다 대충 15인분은 넘기는 거 같은데 저걸 어캐 다 먹지? 이 정도면 걍 먹방 큐튜버 아닌가?

└민호형 방송해줬으면 좋겠는 사람은 개추

└김민호님 팬카페 창설했어요. 제가 민호님 짐꾼으로 들어가서 음식 후기도 남기고 그럴 테니 궁금하신 분들은 가입하세요.

└고냥 김칫국 풀로 드링킹 ㄷㄷㄷㄷ 상식적으로 전직 최정상급 짐꾼이 짐꾼을 받아주겠음?

└지금은 헌터이니 짐꾼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저는 민호님이 받아줄 때까지 만 번이고 일억 번이고 찾아갈 생각입니다.

└개위험한 인간 등장;;

└여기 스토커 있어요! 민호님 도망치세요!


댓글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김민호에게 관심 없던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고, 그를 호감으로 느끼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이상한 사람도 생기긴 했지만, 일단 김민호의 계획은 성공한 셈이었다.


* * * *


포만도 467/500


붉은 사막의 몬스터 요리로 포만도를 거의 다 채운 김민호였다.


일루전 스콜피온은 견고함을, 붐버그는 청각을, 보스였던 사일런트 스네이크는 민첩성을 올려줬다.


그뿐만이 아니라 특별한 소재가 발동되어 스킬도 두 개나 얻었다.


(F) 환영 분리 – 시전자가 두 명처럼 보이게 한다. 환영은 직접적인 피해를 받지도 주지도 못 한다.


(F) 잠행 – 몸이 흐릿해지며 움직임이 날렵해진다. 남한테 발각될 시 해제된다.


그렇게 좋은 스킬은 아니었다. 하지만 김민호의 특성은 스킬을 승급시키는 것이었다.


그는 등급이 C등급까지만 올라가도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격렬한 저항이 없었으면, 이것들을 못 얻을 뻔했어.’


김민호도 몰랐던 사실이지만, 사일런트 스네이크 몸에는 독성이 있었다.


먹다가 중독될 뻔했지만, 자이언트 블랙랫을 포식하고 얻은 격렬한 저항 덕분에 독을 무시할 수가 있었다.


격렬한 저항은 상태 이상에 걸리면 10분간 면역 상태가 되고 대미지를 줄여주는 사기적인 스킬이었다.


물론 F등급이다보니 수준 높은 독은 막을 수 없지만, 사일런스 스네이크의 독성 정도는 무시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김민호가 지금까지 얻은 스킬 중 가장 좋은 건 격렬한 저항이었다.


스킬창을 닫은 김민호가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시원하면서도 강렬한 쓴맛이 혀를 지나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집중력이 미미하게 증가합니다


집에서 적당히 샤워를 끝낸 그는 카페에서 나와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가끔은 인테리어 예쁜 카페에서 휴식을 취하는 게 리프레쉬에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원래라면 음료를 즐기며 여유를 즐겼겠지만, 김민호의 표정은 썩 좋지 못했다.


‘뭐하는 놈들이길래 나를 감시하는 거지?’


김민호가 흘겨본 방향에는 고급스러운 정장을 차려입은 두 남자가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시켜둔 아메리카노는 입에도 대지 않고, 핸드폰 역시 보고 있는 ‘척’ 연기하는 것이었다.


해외로 나가면 짐꾼을 납치하거나 죽여 재산을 갈취하는 범죄자들이 수두룩했다. 김민호 역시 납치의 대상이 됐던 적이 많았기에 저들이 자신을 미행하고 있다는 걸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한국은 제법 치안이 좋은 국가였다. 지금 당장 비상 메신저만 켜도 정부에서 헌터를 보내 저들을 구속할 수 있었다.


‘좀만 더 지켜볼까.’


두 남자 다 살기는 전혀 안 드러내고, 돈을 노리는 범죄자라기엔 표정에서도 아무런 감정도 안 드러났다.


말 그대로 감시만 하는 느낌이었기에 그들의 의도를 파악할 생각이었다.


“어서오세요.”


그때 종업원이 문을 열고 들어온 손님에게 인사를 건넸다.


짙은 다크서클에 퍼석한 피부와 달리 단정한 흑발에 두 눈에서 생기가 넘치는 미인이었다.


“쿠키앤크림 프라푸치노 하나 주세요.”

“쿠키앤크림 프라푸치노 하나 주문하셨어. 결제는 음료 나오고 하시면 됩니다.”

“네~ 어? 어!”


고개를 돌린 그녀가 갑자기 양손으로 입을 가리며 김민호를 바라봤다.


화들짝 놀란 표정이 마치 초등학생이 연기를 하는 것처럼 어색했다.


총총걸음으로 김민호에게 다가간 그녀가 자연스럽게 합석했다.


“김민호님 맞으시죠? 대박대박 완전 대박. 저 완전 팬이거든요.”


강아지처럼 생글생글 웃는 그 모습은 주변에 있던 남자들마저 홀릴 지경이었다.


심지어 너무 대놓고 쳐다보느라 여자친구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는 남자도 있었다.


‘뭐야. 얜.’


정작 눈앞에서 그 얼굴을 바라보던 김민호의 표정은 무덤덤했다.


‘저 인간들이랑 관련이 있구나.’


김민호는 자신을 감시하던 남자를 흘끗 바라봤다. 여자가 나타나자 핸드폰을 내려놓고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다시 여자를 바라본 김민호가 물었다.


“용건이 뭡니까?”

“네? 용건이요? 저는 그냥 우연히 만난 김에 싸인이랑 같이 사진 한 장 찍을 수 있냐고······.”

“고작 싸인이랑 사진 한 장 찍으려고 플레이어까지 붙여가며 절 미행한 거라고요?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김민호는 그녀의 장단에 맞춰줄 생각이 없었다. 계속 시치미 떼거나 헛소리를 뱉으면 당장 비상 메신저를 킬 생각이었다.


그러자 그녀가 고개를 푹 숙였다.


“정말 죄송해요!”


그녀의 목소리와 표정에선 진심어린 후회와 미안함이 담겨있었다. 앳된 외모처럼 표정에도 순수함이 묻어나왔는데, 도저히 연기라고는 볼 수 없었다.


“해코지하려고 사람을 붙인 건 아니었어요! 김민호님을 꼭 좀 만나 뵙고 싶었거든요. 근데 사는 지역도 모르고, 도저히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 아는 지인께 찾아달라고 부탁 좀 드렸어요.”


헌터로 전향하자마자 핸드폰 번호를 바꿨다. 자신과 사이좋은 사람만 번호를 알고 있었기에 그녀 말대로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어디 소속한 것도 아니고 공식 이메일같은 것도 없었으니까.

나쁜 의도가 아닌 걸 알았음에도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연락할 방도가 없다고 플레이어까지 푸는 인간이 정상인일 리가 없었다.


“그래서 용건이 뭡니까?”


무슨 말을 할지 김민호도 궁금했기에 일단 이유는 들어보기로 했다.


그러자 침울해하던 그녀의 표정이 확 밝아졌다.


“저는 한예나라고 해요! 사실 민호님이 짐꾼이셨던 시절부터 정말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했는데요······.”


그녀는 헤븐즈 크라운의 검수실장이었던 한예나였다.


직장에선 앙칼지고 단호한 모습을 보여줬던 그녀가 김민호 앞에선 해맑게 웃으며 할 말을 빠르게 쏟아내고 있었다.


속사포처럼 빨라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귀에 제대로 들어오지도 않았다.


“결론만 얘기하시죠.”

“앗, 죄송해요. 제가 말이 많았죠? 최근 몇 년간 이렇게 터놓고 이야기할 기회가 많지 않았거든요.”


오늘 처음 본 사이인데, 뭘 터놓고 말한다는 건지.


태클을 걸고넘어지면 더 피곤해질 거 같아서 그냥 넘어갔다.


“그래서 하고싶은 말이 뭡니까?"

“민호님 밑에서 짐꾼으로 일하고 싶어요!”


전혀 예상치 못 한 부탁에 순간 말문이 막힌 김민호였다.


* * * *


김민호는 한예나의 부탁을 단칼에 거절했다.


언젠간 짐꾼을 구할 계획이긴 했다. 게이트의 단계가 높아지면 지금처럼 혼자서 모든 걸 감당하긴 힘들어 질테니까.


하지만 아무 짐꾼이나 받을 생각은 없었다. 김민호가 원하는 건 함께 플레이어 사회를 뒤엎고, 짐꾼들의 길잡이이자 대변자 역할이 되어줄 청렴한 인물이었으니까.


하지만 부탁을 거절한 김민호는 그녀의 광기를 엿볼 수가 있었다.


-저 진짜 잘할 자신 있어요!


그녀를 무시하고 카페를 나가려 하자 팔을 붙잡으며 김민호를 설득하려 했고.


-헤헤. 게이트 가세요? 저도 데려가 주면 안 될까요?


아예 아파트 밖에서 자신을 기다렸으며.


-오늘은 뭐 드셨어요? 말하기 싫으면 안 하셔도 상관없어요! 어차피 큐튜브에서 보면 되니까요!


게이트를 클리어하고 차원문에서 나오자마자 자신을 맞이했으며.


-우와. 운동도 하시는 구나. 게이트 공략하고 운동하면 엄청 힘들 거 같은데.


운동 시설까지 따라갔다. 언제는 그녀를 떼어놓으려고 한국에서 제일 비싼 5성급 호텔의 운동 시설을 이용했지만.


-여기 자주 가세요? 저도 이 호텔 이용해본 적은 있는데 헬스장은 처음 이용해봐요.


어디 부잣집 따님이라도 되는 걸까? 아무렇지 않게 따라왔다. 아니, 오히려 호텔 비용을 대신 내주려고까지 했다.


“짐꾼으로 받아줄게.”


결국 한예나의 광기어린 집착에 패배를 선언하는 김민호였다.


“진짜요?! 정말 너무 좋아요!”


동동 뛰며 진심으로 기뻐하는 그녀의 모습에 픽 웃음이 나왔다. 요 며칠간 정이 들기는 한 모양이었다.


“대신 조건이 있어.”


아직 한예나를 짐꾼으로 인정한 건 아니었다. 그저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


“뭐든 말만 하세요! 다 들어드릴게요!”


조건이란 말에 표정이 싸해질 만도 한데, 한예나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대답했다.


김민호가 무슨 세계 1위 헌터인 데미안도 아니고, 이제 막 1단계 게이트를 공략한 풋내기 헌터일 뿐인데 왜 이렇게 집착하고 기뻐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내일 2단계 게이트에 들어가 너를 시험해볼 생각이야.”

“시험이요?”

“그래. 네가 짐꾼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세심하게 체크해볼 거야. 만약 기대에 못 미친다면, 그땐 내 짐꾼이 되는 걸 포기해줬으면 좋겠어.”


김민호가 침을 꼴깍 삼키며 긴장했다. 그녀가 싫다고 고집을 부리면 그땐 진짜 방법이 없었다.


“좋아요.”

“내가 최대한 양보한······ 뭐라고? 다시 말해볼래?”

“좋다고요. 요컨대 민호님께 도움이 되면 합격시켜준다는 거잖아요.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김민호는 한예나가 이렇게 쉽게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설득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순순히 응낙하자 오히려 당황해했다.


‘이걸 이렇게 쉽게 받아들인다고?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처음 만났을 때 말했지!’


이제와서 시험을 제안한 것을 후회하는 김민호였다. 만약 카페에서 말했더라면 그녀가 자신을 졸졸 따라다닐 일은 없었을 테니까.


“시험에 떨어지고 나서 딴말하기 없기다?”

“물론이죠! 애초에 민폐 끼칠 생각이었으면 짐꾼으로 받아달라고도 안 했을 텐데요!”


자신감 넘치는 대답에 미소짓는 김민호였다.


‘이 정도면 짐꾼으로 받아줘도 괜찮을지도.’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생각이 짧은 면이 있긴 했지만, 그녀는 제법 김민호가 추구하는 짐꾼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순수하고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며, 말재주도 좋았다. 더욱이 그녀가 가진 광기에 가까운 집요함은 짐꾼에게 있어 가장 큰 강점이 될 것이다.

짐꾼으로 받아들일 생각을 하자 문득 그녀의 능력이 궁금해진 김민호였다.


“내가 지금까지 한 번도 안 물어본 거 같은데. 혹시 짐꾼 경력이 어떻게 돼?”


자신감 넘치는 한예나답게 망설임없이 입을 열었다.


“저 아직 게이트에 들어가 본 적도 없는데요?”


넌 걍 탈락해라.


한예나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모래성처럼 한순간에 무너진 순간이었다.


* * * *


시험날이 다가오고 한예나와 김민호가 2단계 게이트 앞에서 만났다.


강아지처럼 상큼하게 웃는 한예나를 보며, 김민호도 실소를 터트리고 있었다.


‘진짜 돌아버리겠네.’


한예나의 장비는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그녀가 입고 있는 로브는 한국 최고의 로브메이커가 제작한 것이었다. 단순 돈만 가지고는 절대 구매할 수가 없는 장비였다.


심지어 그녀가 착용한 반지와 목걸이는 수억 원대의 방어용 장신구였다. 어떤 미친 짐꾼이 이런 장비를 갖고 다닌다는 말인가?


최정상급 짐꾼이었던 김민호마저 누릴 수 없는 호사였다.


‘너는 그냥 합격해라.’


시험을 보기도 전에 그녀를 인정한 김민호였다.


짐꾼에게 재능이 뭐가 중요한가. 성격 좋고 장비 좋으면 장땡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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