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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그리고 주행해라!

먹을수록 강해지는 EX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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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雨仙)
작품등록일 :
2024.08.03 17:14
최근연재일 :
2024.08.1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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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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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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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화

DUMMY

2화


김민호의 갑작스러운 기자회견에 세상이 발칵 뒤집혔다.


특히 시끄러운 건 한국이었다.


―최정상급 짐꾼 김민호 헌터의 세계에 발 디딘다.

└이거 진짜인가요?

└윗분 기자회견 못 보셨나요? 생방송으로 진행했는데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 소릴 하신 건지... 제발 짐꾼으로 돌아와 주세요.

└나는 기대되는데 뭔가 헌터도 잘할 거 같음

└짐꾼으로선 일류지만 헌터로선 글쎄?



-속보)괴식 짐꾼 헌터로 전향

ㄴ캬 헌터업계 긴장 드가자~

ㄴ지랄하네 뭔 갑분 헌터냐 계속 짐꾼이나 해라

ㄴㅋㅋ 윗댓 개추박고간다

ㄴ몬스터 만나면 유다희누님 영접하는 거 아님?

ㄴ고블린 보자마자 헐레벌떡 튀기 바쁠 듯 ㅋㅋㅋㅋ

ㄴ ㅋㅋㅋㅋ 개추


각종 보도 기사와 커뮤니티의 반응은 하나같이 한결같았다.


응원하는 댓글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지만,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어찌 보면 당연했다. 짐꾼 중 헌터로 전향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고, 헌터로 대성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으니까.


정작 김민호는 그런 여론을 신경 쓰지 않았다. 이 정도 화제는 금방 잠잠해질 걸 알았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입국한 그는 특성창을 확인하고 있었다.


-

고유 특성 : (S) 탐구자

::비전투 스킬의 경험치가 쌓이면 등급이 진화한다. (최대 S등급)

전투 계열 스킬은 익힐 수도, 스킬북을 사용할 수도 없다.

-


김민호의 본래 특성은 탐구자였다.


S. 랭크만 보면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등급이었다.


하지만 등급이 높다고 특성이 무조건 좋은 건 아니었다. F급 스킬도 경험치만 쌓으면 S급으로 올릴 수 있는 사기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비전투 스킬 한정이라 헌터로선 하등 도움이 안 됐다.


치료나 버프 계열을 배우면 되지 않겠나 싶겠지만.


애석하게도 그런 류의 스킬도 전부 전투 취급을 받았다.


그야말로 플레이어로 각성시켜놓고, 헌터는 하지 말라는 신의 장난같은 특성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

고유 특성 : (EX)포식 탐구자

:: 식재료를 먹을수록 강해진다. 포식으로 얻은 스킬의 경험치가 쌓이면 등급이 진화한다. (최대 EX등급)

전투 계열 스킬북은 사용할 수 없다.

-


여전히 스킬북은 쓸 수 없었지만, 전투 계열 스킬은 익힐 수가 있었다.


적어도 헌터가 될 수 있는 길은 열린 것이다.


물론 그것만 있었다면 김민호가 헌터로 전향하진 않았을 거다.


최정상급 짐꾼 자리를 내려놓고 헌터가 되기로 마음 먹은 이유는 특성이 주는 스킬 덕분이었다.


‘스킬창.’


머릿속으로 읊조리자 특성창이 사라지고 새로운 홀로그램이 생겨났다.


-

스킬창


포만도 62/500


(EX) 포식 - 무언가를 포식할 시 영구적인 효과를 얻는다. 재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효력이 증가한다. [미미~소폭]


(EX) 특별한 소재 - 일정 확률로 재료가 가진 본연의 기술을 머릿속에 새긴다.


(EX) 영혼 포식 - 대상의 영혼을 흡수해 기억과 특성을 빼앗는다. [0/1]

-


특별한 소재와 영혼 포식은 아직 써본 적이 없어 모르지만, 포식 하나만 봐도 말이 안 되게 좋았다.


김민호가 접시 위에 담긴 땅콩을 한 움큼 쥐고는 입 안에 털어 넣었다.


와작 와작.


바삭한 식감과 함께 고소한 풍미가 퍼졌고, 조각난 땅콩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자.


-미미하게 면역력이 증가합니다.


포식 스킬이 발동되며 작은 홀로그램이 생겨났다.


이것이 포식의 사기성이었다. 식재료나 음식을 먹으면 영구적으로 신체가 강화되는 것이다.


특히 음식을 먹으면 포만도가 빨리 차는 대신에 적용되는 효과도 더 좋았다.


‘좋은 스킬인 건 분명하나, 아직 체감되는 수준은 아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효과가 ‘미미하게’ 오른다는 것.


운동 하루 했다고 당장 몸이 좋아지진 않는 것처럼, 포식으로 효과를 보려면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 것 같았다.


“일단은 이것저것 먹어보는 게 중요하겠네.”


핸드폰을 킨 김민호가 섭취한 음식과 효과를 메모했다.


당분간 게이트를 멀리하고 포식 스킬을 연구하며 몸을 키울 계획이었다.


* * * *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나고.


계획표를 완성한 김민호는 표에 있는 일정에 맞춰 생활했다.


운동하고, 밥먹고, 운동하고, 밥먹고, 운동하고, 잠을 자는, 남들이 보면 기겁할만한 일정이었다.


심지어 초기에만 여러 음식을 먹어보고, 그 뒤엔 매일 똑같은 음식만 먹어댔다.


연어, 계란, 요거트, 사과, 소고기가 들어간 음식과 디저트들로 거의 한 달을 버틴 것이었다.


각 식재료가 주는 이점은 이랬다.


-연어: 동체 시력 강화

-계란: 반사 신경 강화

-요거트: 소화력 강화

-사과: 폐 강화

-소고기: 근력 강화


또한 김민호는 운동 역시 독종 소리를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격렬하게 했다. 몸을 단련하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주된 목적은 꽉 차 있는 포만도를 내리기 위함이었다.


빡세게 운동할수록 포만도가 빠르게 내려가 음식을 집어넣는 속도를 늘릴 수가 있었다.


그 결과, 김민호는 자기 몸이 예전과는 크게 달라졌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제 실전으로 들어가 볼까.”


드디어 게이트를 공략할 수 있는 신체가 완성됐다.


짐꾼 가방을 멘 김민호가 집 밖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의 장대한 첫 도전이 시작됐다.


* * * *


택시를 타고 20분 안 걸리는 장소에 1단계 게이트가 생겨났다.


버려진 광산.


사냥하기 까다로운 것에 비해 마정석을 별로 안 주는 몬스터들이라 초보 헌터들이 기피하는 게이트였다.


한국 협회의 젊은 직원이 임시 천막을 쳐두고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플레이어로 각성하지 않은 일반인도 들어갈 수는 있었기에 협회와 정부에서 단속하는 것이었다.


이곳은 단계가 낮다 보니 지키는 사람이 한 명밖에 없었지만.


김민호를 발견한 직원이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 혹시 김민호님 아니십니까?”


그는 김민호를 한 눈에 알아봤다.


그럴 만도 한 게 한국에서 김민호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었다. 짐꾼이라지만 세계 최악의 80단계 게이트 공략에 참여했던 인물이었으니까.


김민호가 말없이 헌터증을 건네자 그가 눈을 빛냈다.


“설마 게이트에 혼자 들어가시게요?”

“네.”

“으음. 혼자 가는 건 위험하실 거 같은데요.”


아무리 1단계라도 초보 헌터 서너명이 파티를 구성해 들어간다.


헌터 경험도 없는 김민호가 혼자 간다니 불안해지는 직원이었다.


“헌터들의 전투를 구경하는지 보니 몬스터가 만만해 보일 수도 있는데, 이게 몬스터가 생각보다 세거든요? 우습게 보다가 큰코다친 짐꾼들이 진짜 많았어요. 혼자서는 무모하니 인원을 늘려서······.”


괜한 오지랖이었다.


헌터증을 잡아챈 김민호가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에 어안이 벙벙해진 직원이 금방 정신 차리더니 핸드폰을 꺼냈다.


“혹시 모르니 보고는 해놔야지. 그전에······.”


-속보속보! 나 지나가다 김민호가 게이트 들어가는 거 봄


커뮤니티에 접속한 그가 곧바로 게시글을 올렸다.


자신을 특정하지 못하도록 협회 종사자가 아닌 일반인으로 위장해서 말이다.


이 게시글은 얼마 안 가 수만 조회수를 찍으며 베스트글에 오르게 된다.


* * * *


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 음침한 공간으로 들어온 김민호는 가방에서 특수 랜턴을 꺼냈다.


등이 켜지자 밝은 빛이 퍼지며 주변을 밝혔다. 비좁은 터널에 닿으면 살이 찢길 것 같은 날카로운 벽면. 여기저기 녹슨 철제와 해골이 널브러져 있었다.


딸깍.


파란 버튼을 누르자 랜턴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배터리를 많이 잡아먹는 기능이지만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한 손에 랜턴을 들고 몬스터와 싸울 수는 없었으니까.


“가볼까.”


초보 헌터들이나 쓰는 하급 단검을 꺼낸 김민호가 가방을 멨다. 마음만 먹으면 비싸고 질 좋은 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도 싸구려를 쓰는 건 한 달 동안 단련해온 자신의 힘을 확인해보기 위함이었다.


막말로 싸구려라고 해서 날이 무뎌져 못 쓰는 수준의 검은 아니었으니까.


저벅. 저벅.


김민호는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며 주변을 경계했다.


천장과 벽면에 커다란 구멍이 나 있었기에 몬스터가 언제 어디서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때였다. 구멍에서 붉은 안광이 생기더니.


키익 킥 - !


그 안에서 블랙랫이 튀어나왔다.


쥐의 형태를 하고 있었지만, 머리부터 꼬리까지 온통 거멓고 크기가 60cm 조금 안 넘어가는 괴물이었다.


며칠 전에 본 백룡과 비교하면 밟으면 죽는 개미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김민호도 어느 정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블랙랫보다 강력한 몬스터를 수없이 만나봤지만, 실제로 싸워보는 건 처음이었으니까.


“캬아악!”


블랙랫이 며칠 굶어 이성을 잃은 쥐처럼 입을 쩍 벌리며 돌진해왔다.


‘이거 생각보다.’


그 재빠른 움직임에 김민호의 긴장도 덩달아 풀렸다.


‘느린데?’


일반인이라면 반응도 못 할 속도였지만, 김민호에겐 그리 빠르게 느껴지지 않았다.


쿠우웅 !


가볍게 옆으로 피하자 속도를 조절 못 한 블랙랫이 벽에 머리를 박았다.


‘어우 아프겠네.’


두개골이 부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충격에 측은함을 느끼면서도.


푸욱 !


블랙랫의 뇌에 단검을 쑤셔 넣었다.


기괴한 촉감이 손으로 전해지는 동시에 뭔가가 터지는 느낌이 들었다.


블랙랫의 눈에 생기가 사라지며 즉사했다.


“뭐 이딴 스킬이 다 있지?”


김민호의 신체는 원래부터 일반인 범주를 넘어선 상태였다.


정상급 헌터들을 따라다니는 짐꾼이기에 기본적으로 체력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블랙랫의 움직임이 느리게 보이고, 돌진을 쉽게 피할 정도로 날렵한가?


그건 또 아니었다. 블랙랫이 쉽게 느껴진 이유는 포식의 영향이었다.


한 달간 폭식하듯 음식을 삼키고 열심히 운동한 것만으로 이 정도로 강해지다니.


이 정도면 몇 년 안에 정상급 헌터가 되는 것도 가능해보였다.


하지만 아직 기뻐하기엔 일렀다.


진짜 전투는 지금부터였으니까.


“키익! 키엑!”


여기저기서 붉은 안광이 피어오르더니, 쥐구멍에서 블랙랫들이 동시에 튀어나왔다.


‘넷. 아니 다섯!’


블랙랫의 숫자를 파악한 김민호가 구멍이 없는 벽면에 붙었다.


제 발로 배수의 진을 펼친 거라 얼핏 악수처럼 보이지만.


“키에엑!”


김민호를 향해 질주하던 두 마리의 블랙랫이 거세게 충돌했다. 그 순간, 뒤따르던 한 마리도 움직임을 제어 못 하고 부딪쳤다.


터널이 좁다는 것과 이성이 없는 블랙랫의 특징을 살린 것이다.


덕분에 김민호는 두 마리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콰아앙 !


근접한 블랙랫을 향해 김민호의 돌려차기가 번개처럼 작렬했다. 각력이 얼마나 강한지 공중으로 튕겨 오른 블랙랫이 벽에 처참히 부딪혔다.


그리고 반대편에서 오는 블랙랫은 다리를 잘라 움직임을 봉했다.


‘이제 남은 건 저 셋인가.’


서로 충돌한 세 마리의 블랙랫은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이번엔 김민호가 블랙랫들을 향해 질주했다. 순식간에 도달하고는 뇌를 찔러 즉사시켰다.


단검의 길이가 짧다 보니 뇌를 노리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키엑!”


뒤늦게 정신을 차린 한 마리가 발악하듯 양손을 휘둘렀지만, 김민호의 단검이 더 빨랐다.


발만 잘리고 아직 숨은 붙어있던 블랙랫에게 걸어간 김민호가 생명을 끊었다.


“허, 진짜 개사기네.”


자기가 벌여놓고도 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 실소를 흘렸다.


일대다수의 싸움에선 약간의 고전을 각오했었다. 서툰 단검술, 어설픈 스텝, 들쑥날쑥한 호흡······ 헌터로서는 영락없는 하수였으니까.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포식 탐구자 특성의 포텐셜을 온몸으로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이런, 감탄할 때가 아니지.’


주변에 더 이상 몬스터가 없다고 판단한 김민호는 손질용 단검과 특별한 용기를 꺼냈다.


타악 -


그가 바닥에 내려놓은 건 보물상자 몬스터인 미믹과 고순도 보석으로 특수 제작된 보관용기였다.


‘상태가 썩 좋진 않지만, 이 두 마리는 그나마 괜찮네.’


주변의 사체를 살펴보던 김민호가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블랙랫 두 마리를 골라 한곳에 모았다.


전투 때와는 다르게 숙련된 손놀림으로 손질을 시작했다.


사실 김민호 정도 되면 블랙랫을 손질할 이유가 없었다. 블랙랫의 가죽은 수요가 전무했고, 마정석을 채취해봤자 질이 낮아 시간만 아까울 뿐이었다.


하지만 김민호의 목적은 돈이 아니었다.


‘블랙랫을 어떻게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생으로 먹기엔 비릴 것 같고, 구우면 질길 텐데······ 찌개? 오, 잘 어울리겠는데?’


김민호의 목적은 ‘먹는 것’이었다.


예전엔 특성 퀘스트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몬스터를 씹어 삼키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는 몬스터를 먹는 데 진심인 사나이가 되었다.


“좋아! 오늘의 메뉴는 블랙랫 찌개다!”


생각만으로도 군침이 도는 듯 단검을 위로 치켜들며 환호했다.


누군가 이 모습을 봤다면 그를 미친 사람 취급했을 것이다. 몬스터 음식에 환호하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오히려 거리낌 없이 몬스터를 먹는 김민호를 경멸하는 헌터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들도, 김민호 본인도 모르는 게 있었다.


세상이 몬스터 요리와 김민호에게 열광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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