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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온레인 님의 서재입니다.

달마묵장(達磨墨掌)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이온레인
작품등록일 :
2017.07.01 18:52
최근연재일 :
2017.07.15 10:2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86,559
추천수 :
3,392
글자수 :
117,510

작성
17.07.14 13:08
조회
3,045
추천
48
글자
10쪽

제 24장 영물(靈物)을 길들이는 법

DUMMY

제 24장


영물(靈物)을 길들이는 법




계곡 입구 쪽의 바위 뒤에 숨어 있던 섬전초는 움찔했다

딱! 딱!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일정한 간격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호기심을 느낀 섬전초는 숨어있던 바위 위쪽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역시 떠나지 않고 근처에 머물러 있었구나.”


딱! 딱!

어둠 속에서 나뭇가지 두개를 부딪혀 소리를 내며 강유가 모습을 드러냈다.

강유는 반딧불처럼 반짝이는 섬전초의 붉은 눈을 단번에 찾아낸 것이다.

카아!

휘릭!

섬전초는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숨어있던 바위 위로 뛰어올랐다.


“내가 내는 소리에 호기심을 참지 못해 숨어있던 곳에서 머리를 내밀어 들키기도 하고... 짐승은 어쩔 수 없는 짐승이로구나.”


강유는 웃으며 섬전초쪽으로 다가왔다.

끼이! 팟!

섬전초는 재빨리 튀어 올라서 계곡 입구쪽으로 달아나려고 했다.


“어림없다.”


동시에 강유가 나뭇가지 하나를 강하게 던졌다.

패앵!

나뭇가지는 풍차처럼 돌면서 섬전초를 노리고 날아갔다.

스팟!

앞으로 달려가던 섬전초는 몸을 옆으로 홱 틀어서 그 나뭇가지를 피했다.

빠각!

섬전초를 스쳐 지나간 나뭇가지는 앞쪽의 바위에 부딪혀 박살이 났다.

휘익!

나뭇가지를 피한 섬전초는 방향을 틀어 바람같이 달려갔다.

그 때문에 이제 놈이 달려가는 쪽은 계곡 입구가 아니라 계곡 안쪽이었다.


“서라 이놈아!”


강유는 짐짓 사납게 고함을 지르며 몸을 날려 섬전초를 따라갔다.

휘익!

섬전초는 절벽 아래쪽을 따라 한줄기 바람처럼 달려갔다.

그놈의 앞쪽 이십여 장 쯤에 모닥불이 타고 있고 강유가 급조해놓은 울짱도 보인다.

진상파는 모닥불 뒤쪽에 앉아있어서 그 모습이 섬전초에게는 안보였다.

하지만 섬전초가 달리는 방향은 절벽 바로 아래쪽이라 울짱 안으로는 들어갈 것같지 않은 상황이었다.


“맞아랏!”


패앵!

그때 섬전초를 쫓아오던 강유가 두 번째 나뭇가지를 던졌다.

파캉!

이번에도 빠르고 강하게 회전하며 날아간 나뭇가지는 섬전초가 달려가는 앞쪽 절벽에 부딪혀서 박살난다.

팟!

그러자 섬전초는 본능적으로 몸을 옆으로 틀어서 부러진 나뭇가지 파편을 피했다.

휘릭!

그리고 그놈이 다시 바닥에 내려섰을 때는 어느덧 강유가 설치한 울짱의 안쪽에 들어가 있었다.


(대단하네.)


지금까지의 상황을 지켜본 진상파의 눈이 감탄으로 물들었다.


(나뭇가지 두 개만으로 세상에서 가장 빠른 짐승이라는 섬전초를 함정으로 몰아넣었어.)


감탄하는 진상파의 눈에 건너편 어둠 속에서 섬전초가 나타나 울짱 안으로 뛰어드는 게 보인다.

그리고 그 놈 뒤에서 따라오는 강유의 모습도 흐릿하게 보였다.

쐐애액!

울짱 안쪽으로 들어선 섬전초는 좌우는 살피지 않고 앞만 보고 날 듯이 달려왔다.

울짱의 좁은 끝 부분이 섬전초 앞으로 확 다가왔다.

그곳에 올가미가 설치되어 있지만 물론 섬전초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촤악!

그리하여 나뭇가지로 만든 울짱 밖으로 튀어나가려던 섬전초의 목에 올가미가 확 걸렸다


“캥!”


팽!

올가미가 목에 걸린 섬전초의 몸이 허공에서 한 바퀴 홱 뒤집어졌다.


(걸렸네.)


진상파가 눈을 치뜰 때였다.

퍼억!

허공으로 튕겨졌던 섬전초의 몸이 바닥에 세차게 패대기쳐졌다. 달려온 속도가 빨라서 바닥에 패대기쳐지는 것도 아주 세찼다


“맛이 어떠냐 이놈아?”


휙!

강유가 껄껄 웃으며 섬전초 옆으로 내려섰다.

팟!

동시에 바닥에 패대기쳐졌던 섬전초의 몸이 용수철 튀듯이 일어났다.

까득!

이어 그놈은 자기 목을 묶은 올가미와 연결된 밧줄을 입으로 물어뜯고 앞발로 눌렀다.


“그렇게는 안되지.”


콱!

강유는 재빨리 섬전초의 목을 뒤에서 움켜쥐었다.


“카악!”


목이 강유의 강철같은 손아귀에 조여지자 섬전초는 비명을 지르며 입을 벌렸다.

자연스럽게 그놈은 물고 있던 밧줄도 토해내게 되었다.


“못된 말썽장이같으니... 다시는 허튼 짓을 못하게 만들어주마.”


휘릭! 휙!

강유는 오른손으로 섬전초의 목을 움켜쥔 채 왼손으로는 밧줄을 재빨리 움직여서 그놈의 네 발을 하나로 묶어버렸다.

섬전초는 칵칵 거리며 몸부림쳤지만 꼼짝 못하고 네 개의 발목이 하나로 묶여버렸다. 그 때문에 그놈의 긴 허리가 활처럼 아래로 휘어졌다.


“분명 경고를 했는데 따라와서 알짱거린 대가를...”


말하던 강유의 이마가 찡그려졌다.

콱!

섬전초가 고개를 필사적으로 뒤로 돌려서 자기 목을 쥐고 있는 강유의 팔뚝을 물어버린 것이다.

다만 목을 억지로 돌려서 문 탓에 그리 깊이 물지는 못했으며 입의 한쪽으로만 문 상태였다.

그래도 섬전초의 날카로운 이빨이 강유의 팔뚝에 상처를 내서 피가 배어나온다.


“흑!”


그걸 본 진상파가 놀라 손으로 입을 가렸다.

가르르!

섬전초는 강유의 팔뚝을 문 채 물지 않은 쪽의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 거렸다.

하지만 그 직후 섬전초의 눈이 위로 흡 떠졌다.

눈을 부라리며 내려다보는 강유의 표정이 아주 살벌했기 때문이다

끼이...

주눅이 든 섬전초는 곁눈질로 강유의 눈치를 살폈다. 입으로는 여전히 강유의 팔뚝을 문 채...


“날 물었다 이거지? 대충 혼내주고 풀어줄 생각이었다만 마음이 바뀌었다.”


강유는 자기 팔을 물고 있는 섬전초를 들고 모닥불로 다가갔다.

카아!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이 가까워지자 섬전초는 깜짝 놀라 강유의 팔뚝을 물고 있던 이빨을 뽑았다.


“강소협! 설마...”


진상파도 깜짝 놀랄 때였다.


“살려두면 사람을 해칠 놈입니다. 마침 출출하기도 하니 이놈을 구워서 야식으로 먹어야겠습니다”


강유는 냉혹하게 웃으며 섬전초를 모닥불 위쪽에 드리웠다.

까아! 까아!

섬전초는 등쪽이 모닥불 위로 드리워지며 겁에 질려 몸부림쳤다.

치치치!

끼잉! 낑!

등쪽 털이 모닥불의 열기에 그슬려지기 시작하자 섬전초는 강유를 돌아보며 애원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제 와서 애원해봤자 늦었다 이놈아. 마침 배도 고프던 참이니 맛있게 먹어주마.”


강유는 섬전초의 애원을 무시하며 입맛까지 쩝쩝 다셨다.

끼이이!

강유의 그 표정을 본 섬전초는 공포에 질려 바들바들 떨었다.


“그럼 본격적으로 구워볼까?”


강유는 히죽 웃으며 섬전초를 모닥불에 더 가까이 내려 보냈다..

치치치!

그러자 섬전초의 털이 더 많이 그슬려졌고..

카아! 카!

섬전초는 겁에 질려 몸부림치며 울어대었다..


“벌써부터 맛있는 냄새가 나는 걸!”


강유가 그런 섬전초를 보며 또 입맛을 다실 때였다.


“그만 하세요!”


팟!

보고 있던 진상파가 급히 일어나 강유의 손에서 섬전초를 낚아챘다.


“조금 귀찮게 굴었다고 태워죽일 것까지는 없잖아요.”


진상파는 털이 제법 많이 그슬린 섬전초를 품에 안고 다시 바닥에 앉으며 눈을 흘겼다.

끼이!

구사일생(?)한 섬전초는 애처롭게 울면서 진상파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소저, 조심하시오. 언제 표변해서 물지 모르는 사나운 놈이오.”

“걱정해주실 거 없어요.”


강유의 경고에 진상파는 섬전초를 보듬어 안은 채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아무리 말 못하는 짐승이라 해도 산 채로 태워 죽이는 법이 어디 있...”


강유에게 화를 내던 진상파는 흠칫했다.

그제서야 강유가 실실 웃고 있는 것을 본 때문이다


(그렇게 된 거였구나!)


진상파는 비로소 강유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요 녀석을 순치(馴致;짐승을 길들임)시키려고 구워 먹을 것처럼 겁을 줬던 거야.)


진상파는 억지로 웃음을 참으며 안고 있는 섬전초를 쓰다듬었다.


“불쌍한 것! 많이 놀랐지?”


이어 그녀는 섬전초의 네 발을 묶은 밧줄을 풀어주었다.

다만 만일을 대비해서 목에 걸린 올가미는 풀어주지 않았다.

끼잉! 끼잉!

함께 묶여있던 네 개의 발이 풀리자 섬전초는 겁에 질려 진상파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본능적으로 자길 보호해줄 수 있는 존재가 나뿐이라는 걸 알고 안겨드네.)


진상파는 미소를 지으며 섬전초를 쓰다듬었다.


“이거 참 아쉽구만.”


강유는 모닥불을 사이에 두고 진상파 건너편에 책상 다리를 하며 주저앉았다.


“그놈을 노릇노릇 구워서 뜯어먹으면 아주 맛났을 텐데 말이야.”


그리고는 나뭇가지로 모닥불을 들쑤셔서 불길이 확 일어나게 만들었다.

불길이 세차게 치솟자 섬전초는 기함을 했다.

낑! 낑!

그놈은 겁에 질려 바들바들 떨면서 필사적으로 진상파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적당히 하세요.”


진상파는 모닥불을 위협적으로 들쑤시는 강유에게 눈을 흘기면서 웃었다.


“이 애도 이제 소협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깨달았을 거예요. 그렇지?”


그녀는 자신의 품으로 파고드는 섬전초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끼잉!

섬전초는 울먹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엾기도 하지. 언니 말만 잘 들으면 별일 없을 테니 안심하렴.”


어느덧 섬전초가 너무도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진상파였다.


(황금성에 갇혀있었다면 결코 할 수 없는 경험이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무수한 곤경과 상심을 겪겠지만 오늘 밤의 이 따뜻하고 유쾌한 기억이 그때마다 큰 위안과 힘이 될 것이다.)


섬전초를 품에 안은 진상파의 가슴 깊은 곳에서 따스한 감정이 번져 올랐다.


(강유, 저 사내가 아니었다면 결코 할 수 없었던 특별한 경험...)


고개를 들며 강유를 훔쳐보려던 진상파의 눈이 조금 치떠졌다.

언제부터인지 강유는 고개를 돌려서 오른쪽 절벽 위를 노려보고 있었다.

진상파를 긴장시킨 것은 강유가 단순히 노려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한쪽 무릎을 꿇어서 언제든지 위로 뛰어오를 수 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왼손으로는 바닥에 놓여있던 검을 끌어당겨 움켜잡고 있다.


(강소협의 온몸에서 팽팽한 긴장이 느껴진다.)


진상파는 숨을 멈추며 강유의 모습을 주시했다.

섬전초도 무언가 느낀 듯 우는 소리를 내지 않고 강유를 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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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제 25장 달마독명안(達磨讀命眼), 운명을 읽는 힘! +4 17.07.15 3,130 45 11쪽
» 제 24장 영물(靈物)을 길들이는 법 +2 17.07.14 3,046 48 10쪽
23 제 23장 영물(靈物)을 잡는 법 +2 17.07.14 3,086 48 13쪽
22 제 22장 나타난 천마의 절기(絶技) +3 17.07.13 3,200 42 11쪽
21 제 21장 충격의 결말 +2 17.07.13 3,127 53 10쪽
20 제 20장 첫번째 실전(實戰) +4 17.07.12 3,125 45 13쪽
19 제 19장 쫓기는 미녀 +4 17.07.12 3,122 47 9쪽
18 제 18장 앙큼한 추적자 +2 17.07.11 3,105 42 11쪽
17 제 17장 만나다! +3 17.07.11 3,169 45 8쪽
16 제 16장 달아난 신부(新婦) +5 17.07.10 3,357 42 12쪽
15 제 15장 추악한 비밀 +4 17.07.10 3,235 39 11쪽
14 제 14장 파국의 전조 +4 17.07.09 3,351 46 12쪽
13 제 13장 결혼식 전야의 일막 +3 17.07.09 3,436 4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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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제 9장 대들보 위의 책 +3 17.07.04 3,748 59 12쪽
8 제 8장 오십 리를 간 후 돌아오라. +3 17.07.03 3,822 61 12쪽
7 제 7장 기인들의 제안 +3 17.07.03 3,892 5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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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 3장 소요신군 +2 17.07.01 4,905 77 10쪽
2 제 2장 절지의 수인(囚人) +3 17.07.01 5,318 7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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