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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온레인 님의 서재입니다.

달마묵장(達磨墨掌)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이온레인
작품등록일 :
2017.07.01 18:52
최근연재일 :
2017.07.15 10:2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86,567
추천수 :
3,392
글자수 :
117,510

작성
17.07.13 08:01
조회
3,127
추천
53
글자
10쪽

제 21장 충격의 결말

DUMMY

제 21장


충격의 결말




“제일초!”


캉!

철위사들의 걱정과 달리 사우는 강유의 공격을 간단히 막아냈다.

캉! 카캉!

강유가 붕정검법의 초식으로 맹렬히 공격을 이어갔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사우는 강유의 일방적인 공격을 막아내는 과정에서 냉혈철심이라는 자신의 별호가 그저 모질고 독한 성격 때문에 붙은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목숨이 오가는 대결에서도 그의 평정심은 추호도 흔들리지 않았으며 반응은 전광석화 같았다.

강유가 어떤 식으로 공격해도 사우는 즉각적이고 효과적으로 반응했다.

사우가 철위사대의 대주가 된 것은 결코 운이 좋아서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럼 그렇지!”

“역시 대주님이시다.”


잠시 마음을 졸였던 철위사들은 안도하며 환호했다.

반면 진상파의 얼굴은 점점 초조로 물들어갔다.

그녀가 제왕성으로 끌려가지 않을 유일한 방법은 강유가 사우와의 대결에서 이기는 것이었다.

하지만 강유는 전력으로 공격하는 것같은 데도 사우를 직경 다섯 자쯤의 원 안에서 밀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내 인생은 비참해질 운명인 것같구나.)


진상파가 체념하며 소리없이 한숨을 쉴 때였다.


“크아!”


가가강! 슈학!

벼락같이 기합을 토해내는 강유의 검이 파도치듯 너울거리는 수많은 그림자를 만들어 내며 사우를 쓸어갔다.

붕정검법의 초식중에서도 가장 위력적이고 현란한 대붕전시(大鵬展翅)가 펼쳐진 것이다.

사우도 이번에는 표정을 굳히며 순식간에 검으로 열 번을 베고 다섯 번을 찔렀다.

카카캉! 빠카캉!

요란한 금속성과 불꽃이 작렬하면서 강유가 일으킨 수많은 검의 그림자가 베어지거나 튕겨졌다.

콰드득!

하지만 사우 역시 상당한 압박을 받은 듯 두 발이 뒤로 밀려서 하마터면 원 밖으로 나갈 뻔했다.


“방금 것이 제십초! 이제 네놈이 살 수 있는 기회는 사라졌다.”


부악!

밀려나던 몸을 멈춘 사우가 폭발적인 기세로 강유에게 쇄도하며 비스듬히 검을 내리쳤다.

강유가 방금 전에 펼쳤던 대붕전시가 사우가 양보한 십초의 공격중 마지막이었던 것이다.

쩡!

강유를 향해 비스듬히 내려치는 사우의 검 끝에서 시퍼런 검기가 내뻗힌다,

헌데 그 검기의 형태가 특이했다.

직선으로 내리쳐지던 검기의 끝 부분이 돌연 홱 꺾이며 강유를 베어온 것이다.


(위험...)


낫을 연상케 하는 사우의 검기가 날아들자 강유는 본능적으로 위기감을 느꼈다.

스팟!

강유는 사력을 다해 뒤로 몸을 날리며 검을 휘둘러 방어하려고 했다.

캉! 쩌억!

하지만 사우의 검기는 강유의 검에 막히는 순간 다시 홱 방향을 틀며 목으로 파고들었다.

낫의 형태를 한 검기가 거듭 궤적을 바꾸니 피할 방법이 없다.

팽!

강유는 순간적으로 어떤 영감을 느끼고 몸을 홱 틀었다.

서걱! 푸학!

강유의 목을 노리고 날아든 사우의 검기 끝이 강유의 목 대신 가슴을 훑고 지나갔다.

푸학!

강유는 불에 덴 듯 화끈한 감각과 함께 가슴에서 피가 치솟는 것을 느꼈다.

목이 잘리는 것은 면했지만 가슴에 상당히 깊은 상처를 입은 것이다.


“흑!”


보고 있던 진상파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손으로 가리며 비명을 질렀다.


(달마독명안 덕분에 살았다!)


휘익!

강유는 단번에 삼장 밖으로 물러나며 몸서리를 쳤다.

사우의 이번 공격에 목이 날아가지 않은 것은 수박 겉핥기로 깨우친 달마독명안 덕분이었다.

위기의 순간 달마독명안의 예지력이 발동하여 가장 가벼운 피해를 입는 대응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꼴 좋다 강가야!”

“제왕성에 맞선 것을 후회하며 죽어라.”


철위사들이 환호를 터트렸다.

비명을 질렀던 진상파는 두 손을 뼈가 하얗게 드러날 정도로 세게 움켜쥐었다.

사람들과 함께 관전하고 있던 섬전초는 흥미를 잃었다는 듯 다시 자기 꼬리 다듬는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놈! 운이 좋았구나! 하지만 그 운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보자.”


사우는 강유에게 흐르듯 다가서며 검을 휘두르고 그었다.

쩌억! 부악!

그때마다 끝이 날처럼 생긴 검기가 내뻗혀 강유를 베어왔다.

강유는 소요보법을 극한까지 펼치면서 검을 휘둘러 사우의 공격을 막았다.

캉! 서걱!

그때마다 치명상은 어찌어찌 피하지만 몸에 크고 작은 상처가 생겼다.

어설픈 달마독명안으로는 사우의 변화막측한 검법을 온전히 막아낼 수 없었던 것이다.

삽시에 강유의 몸은 피로 물들었다.

크고 작은 상처에서 피를 뿜어대는 강유의 모습은 끔찍한 것이었다.


“저항하면 저항할수록 고통만 길어질 뿐이다. 포기하고 목을 늘어트려라.”


쩌억!

사우는 냉혹하게 웃으면서 검을 휘둘러 강유를 몰아붙였다.


(지금의 내 실력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대다.)


겨우 겨우 사우의 공격을 막고 피하면서 강유는 아득한 절망감을 느꼈다.

아직 치명상은 입지 않았지만 출혈이 과다하다는 게 문제다.

피를 너무 많이 흘린 탓인지 급격히 정신이 혼미해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결국 사우의 검에 인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다.


(이른 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인 건가?)


공포와 절망이 강유를 휘감았다.

헌데 절체절명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순간 강유의 뇌리에 번개처럼 스치는 장면이 있었다.



<이 검법의 이름은 아비도 모른다. 그래서 임의로 필살일초(必殺一招)라고 명명했다.>

<일단 펼쳐지면 반드시 상대방의 목숨을 빼앗고 마니 절체절명의 위기가 아니면 써선 안된다.>


바로 안탕산을 떠날 때 아버지 강조가 자신에게 필살일초라는 검법을 전수하며 하던 장면이었다.


(바로 지금이다! 아버지가 구명(救命)의 절초(絶招)로 가르쳐주신 그 검법을 사용할 때가...!)


부악!

강유는 사력을 다해 검을 휘둘러 사우의 공격을 막은 후 훌쩍 물러섰다.

이번에도 사우의 검기를 완전히 막지 못해서 왼쪽 뺨에 반 뼘 가량의 상처가 생겼다.

하마터면 얼굴에 치명상을 입을 뻔 했지만 그 대가로 강유는 사우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었다.


“어떠냐? 슬슬 네 운명이 어찌 될지 실감이 가겠지?”


사우는 얼굴까지 피로 물들인 채 비틀거리는 강유를 보면서 음산하게 웃었다.


“저는 상관하지 말고 떠나세요.”


보다 못한 진상파가 외쳤다.

무공 방면에는 그리 정통하지 않은 그녀가 보기에도 이 승부의 결말은 정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퇴로를 차단하자!”

“네놈은 살아서 여길 떠나진 못한다!”


스슥! 슥!

진상파의 안타까운 마음을 비웃듯 철위사들은 강유의 뒤쪽으로 이동하며 퇴로를 차단했다.

하지만 이어진 강유의 행동은 모든 사람들의 예상과 전혀 달랐다.

달아나거나 피하려는 시도 대신 오히려 사우에게 검을 겨누며 다가간 것이다.

그걸 본 사우의 이마가 찡그려졌다.


“저 애송이놈이...”

“달아나려 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투지 하나는 감탄스러운 놈이로군.”


철위사들도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었다.

이해할 수 없는 강유의 행동에 진상파의 미간도 모아졌다.

징!

사우에게 겨눠진 강유의 검이 진동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소위 말하는 최후의 발악인 것이냐?”


사우는 자신에게 다가서는 강유를 보며 피식 웃었다.


“그럼 네놈이 어떤 한 수를 숨기고 있는지 견식해 보도록 하자.”


비록 웃고 있긴 하지만 사우는 오싹한 한기가 등줄기를 훑고 지나가는 것을 느끼며 방어 자세를 취했다.

착 갈아 앉은 강유의 표정에서 정체 모를 불길함이 느껴진 것이다.


“크아!”


그 직후 사나운 기합과 함께 강유가 벼락같이 검을 내뻗었다.

쩌엉!

사우를 향해 내뻗치는 강유의 검신(劍身)이 나선형으로 홱 꼬인다.


(이 검법은 설마...)


사우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전력을 기울여 검을 휘둘렀다.

쩌억! 가앙!

사우의 검에서 몇 가닥의 검기가 확 내뻗혀 강유를 찍어갔다.

한 가닥도 아니고 여러 가닥의 검기가 날아드니 강유가 피할 가능성은 전혀 없어보였다.

그걸 알아차린 진상파는 심장이 멎는 기분이 되었다.

하지만 그 직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현상이 벌어졌다.

투쾅! 텅!

나선형으로 꼬이면서 내질러지는 강유의 검 주변으로 보이지 않는 잠경(潛勁)이 폭발적으로 일어나 사우의 검기들을 간단히 튕겨버린 것이다.

사우 자신의 공격은 허무하게 무산되고 강유의 검은 벼락같이 가슴으로 날아든다.

사우는 반사적으로 검을 세워 강유의 검을 막으려 했다.

쩍!

검신이 나선형으로 뒤틀린 강유의 검극(劍極), 즉 끝 부분이 사우의 검신에 접촉했다.

빠캉!

다음 순간 사우의 검은 그대로 유리처럼 깨져 흩어졌다.


“헉!”


명검이라 불리어도 손색이 없는 자신의 검이 허무하게 깨지자 사우는 기겁하며 몸을 뒤로 빼려고 했다.

하지만 늦었다.

사우의 검을 깨트리고 다가선 강유의 검극은 이미 사우의 가슴에 닿아있었다.

화악!

뒤틀리는 강유의 검에서 폭발적으로 뿜어지는 파괴력이 사우의 가슴으로 흘러들어갔다.

그 결과는 실로 끔찍한 것이었다.

펑!

폭발과 함께 사우의 가슴과 등으로 이어지는 구멍이 났다.

주먹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구멍이 몸통의 앞뒤로 매끈하게 나버린 것이다.

푸학!

사우의 등쪽으로 난 구멍을 통해서 잘게 다져진 살과 뼈와 장기들이 확 터져나갔다.


“...!”

“...!”


모든 소음이 사라졌다.

사람들은 너무 놀라 숨이 멎었고 꼬리를 다듬고 있던 섬전초도 온몸을 덮고 있는 황금색 털을 고추 세우며 굳어졌다.

너무도 충격적인 결말이 그들의 눈앞에서 펼쳐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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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제 25장 달마독명안(達磨讀命眼), 운명을 읽는 힘! +4 17.07.15 3,130 45 11쪽
24 제 24장 영물(靈物)을 길들이는 법 +2 17.07.14 3,046 48 10쪽
23 제 23장 영물(靈物)을 잡는 법 +2 17.07.14 3,086 48 13쪽
22 제 22장 나타난 천마의 절기(絶技) +3 17.07.13 3,200 42 11쪽
» 제 21장 충격의 결말 +2 17.07.13 3,128 53 10쪽
20 제 20장 첫번째 실전(實戰) +4 17.07.12 3,125 45 13쪽
19 제 19장 쫓기는 미녀 +4 17.07.12 3,122 47 9쪽
18 제 18장 앙큼한 추적자 +2 17.07.11 3,105 42 11쪽
17 제 17장 만나다! +3 17.07.11 3,169 45 8쪽
16 제 16장 달아난 신부(新婦) +5 17.07.10 3,358 42 12쪽
15 제 15장 추악한 비밀 +4 17.07.10 3,235 39 11쪽
14 제 14장 파국의 전조 +4 17.07.09 3,351 46 12쪽
13 제 13장 결혼식 전야의 일막 +3 17.07.09 3,436 46 7쪽
12 제 12장 이상한 반지 +2 17.07.08 3,714 54 12쪽
11 제 11장 달마의 가죽신(達磨鞋)이 합쳐지면... +3 17.07.08 3,734 66 7쪽
10 제 10장 달마묵장의 전설 +2 17.07.05 3,802 62 12쪽
9 제 9장 대들보 위의 책 +3 17.07.04 3,748 59 12쪽
8 제 8장 오십 리를 간 후 돌아오라. +3 17.07.03 3,822 61 12쪽
7 제 7장 기인들의 제안 +3 17.07.03 3,893 59 11쪽
6 제 6장 흑백신귀 +3 17.07.02 4,055 54 9쪽
5 제 5장 필살일초 +2 17.07.02 4,341 63 9쪽
4 제 4장 강호출도 +2 17.07.01 4,473 71 10쪽
3 제 3장 소요신군 +2 17.07.01 4,906 77 10쪽
2 제 2장 절지의 수인(囚人) +3 17.07.01 5,318 79 9쪽
1 서장 + 제 1장 기이한 방문객 +4 17.07.01 6,981 8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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