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겨울반디 님의 서재입니다.

멸망할 세계의 아카데미에서 살아남는 법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겨울반디
작품등록일 :
2023.04.03 10:13
최근연재일 :
2023.04.28 07:0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9,697
추천수 :
406
글자수 :
187,515

작성
23.04.10 15:00
조회
521
추천
16
글자
15쪽

10 심연-2

DUMMY

뱀의 눈에 힘껏 단창을 박아 넣었다.


푸우욱!


그러자 막 솔론을 향해 입을 닫으려던 놈은, 다시 입을 크게 벌리고는 눈이 꿰뚫린 고통에 몸부림쳐야만 했다.


“키이이이이이이!”


그 사이 나는 거기서 떨어져 나와 여전히 녹고 있는 솔론의 왼팔을 향해 숏소드를 내리쳤다.


“하아압!”


푸하악!


“크으으윽!”


상박부터 팔이 잘려나가자 솔론의 얼굴이 다시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하지만 팔이 녹고 있을 때보단 훨씬 나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었다.


급히 그의 몸을 안아 뒤쪽의 파드에게 힘껏 던져 주며 외쳤다.


“문으로 돌아가요! 어서!”


빨리 돌아가야만 했다.

여기가 전멸이 예정된 그 심연이 맞다면 이곳에서 당장 빠져나가는 것만이 살길일 테니까.

물론 나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는 달리 나는 뒤로 달리는 대신 다시 단창을 뽑은 채 자세를 낮췄다.

몸부림치던 뱀이 남은 한쪽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젠장.’


아무래도 내가 시간을 끌어야 할 모양이었다.


‘왜 고작 하프엘프인 내가!’


마음속으로 억울함을 터트리고 있을 때였다.

녀석이 갑자기 입을 크게 벌렸다.

아까와 똑같은 동작.


푸하악!


놈의 입에서 부식액이 튀어나왔다.

엄청난 속도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나 역시 이미 그걸 대비하고 있던 중이었다.


‘어딜!’


바로 몸을 날렸다.


파박!


놈의 다친 눈, 사각 쪽 방향이었다.


‘노움!’


노움을 부르자 내 앞의 땅이 바로 불룩 튀어나왔다.

노움이 만들어 준 발판이었다.

그걸 힘껏 밟자 발판이 솟구치며 내 몸을 퉁! 튕겨 올려줬다.


“합!”


휘이이익!


다음 순간 내 몸이 하늘 높이 솟구쳐 올랐다.

뱀이 볼 수 없는 방향의 위쪽이었다.


단창을 든 팔을 힘껏 젖혔다 던지며 소리쳤다.


“세라인! 내 창을 놈의 눈에!”


휘이이익!


파르암이었다면 바로 알아들었을 텐데.

지금은 그녀가 내 의도를 알아챘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쉬이이익!


힘껏 던진 단창은 뱀의 머리 위쪽을 속절없이 지나가고 있었다.

마음속으로 안타깝게 빌었다.


‘세라인, 제발!’


그러자 내 바람이 통한 모양이었다.

뱀을 지나친 단창이 가속하며 부드럽게 한 바퀴를 돌더니만 그려 다시 놈에게로 향했던 것이었다.


쉬이이익!


세라인의 실프가 내 창을 조종한 게 분명했다.

단창은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유연하게 원을 그리며 날아가서는.

마침내 뱀의 눈에 정확히 명중했다.


푸욱!


“키이이이익!”


뱀이 비명을 지르고, 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됐어!”


다음 순간 땅에 가볍게 착지하고는 바로 뒤로 달리며 소리쳤다.


타닥!


“돌아가요! 문으로!”


비록 하프엘프에 불과한 내 말이었지만 솔론이 부상당한 이상 다른 방법이 없다는 걸 모두들 이해한 모양이었다.

다들 심연의 출구가 있는 곳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타다다닥!


그때였다.


“삐이이이이이이익!”


하늘 위에서 뭔가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심연 안을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거대한 소리였다.


문득 고개를 돌려 하늘 위를 올려다보니 작은 여객기만큼이나 거대한 검붉은 새가 지상으로 내리꽂히고 있었다.

방금 상대했던 10미터짜리 뱀은 비교도 안 될 만큼의 거대한 새였다.


슈우우우우우웅!


‘우와아악! 저건 또 뭐야?!’


마음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도무지 감당할 수 있는 사이즈가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다행히도 놈의 목표는 우리가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놈이 내리꽂힌 곳은 눈을 잃고 몸부림치고 있던 뱀 쪽이었다.


콰아아아아아앙!


“찌이이이이익!”


그건 정말 엄청난 광경이었다.

여객기만한 뱀의 거대한 한쪽 발이 뱀을 움켜쥐자, 10미터짜리 거대한 뱀이 지렁이처럼 애처롭게 빽빽 울부짖고 있었다.


“맙소사.”

“어서 도망쳐!”


그걸 본 우리는 더 필사적으로 속도를 높였다.

이 사이 빨리 빠져나가야 했다.


하지만 그때였다.

뱀을 쥐고 고개를 든 새의 눈이 우리 쪽을 향하는 것이 내 눈에 들어왔다.


“!”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다음 순간, 새가 다시 날개를 펴고 날아올랐다.


휘이이이이잉!


여객기만한 새가 살짝 도약해 우리에게 날아오기까지는 단 한순간이면 충분했다.

놈이 가볍게 도약했다 싶은 순간 하늘이 새까맣게 가려졌던 것이었다.


필사적으로 소리쳤다.


“피해!”


그러곤 바로 옆으로 몸을 날렸다.

본능적인 동작이었다.


파박!


그러자 그 순간, 거대한 광풍이 몰아쳤다.


후와아아앙!


“우와아아악!”

“으아아악!”


우리는 먼지처럼 가볍게 날아올라 숲 쪽으로 내동댕이쳐지고 말았다.

그 광풍이 새의 날개바람이란 걸 깨달은 건 땅으로 떨어지면서였다.

놈이 착지하는 날개바람만으로 우리 모두가 날아가 버렸던 것이었다.


“윽!”

“큭!”


타닥!


우리 모두가 숲의 종족인 엘프들이다 보니 꼴사납게 땅을 나뒹굴지는 않았다.

다들 곧 균형을 잡고 안정적으로 착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간신히 착지한 후 바라본 심연의 입구는 아까보다도 더 멀어진 상태였다.

더군다나 그 앞을 거대한 검붉은 새가 가로막고 있었고 말이다.


“이런···.”

“어쩌지?”


우리는 잠시 당황해 그 자리에 멈춰버리고 말았다.

빨리 판단을 내려야 하지만 지시를 내려줄 리더 솔론은 정신을 잃은 채 파드에게 안겨 있는 상태였다.


그렇게 우리가 잠시 망설이고 있을 때였다.

본의 아니게 우리를 날려버린 새 또한 방금의 문제를 파악한 모양이었다.

녀석은 이제 날개를 접어버리고는 발로만 콩콩 뛰어 우리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한 번에 오 미터 이상씩 거리를 줄이는 엄청난 종종걸음이었다.


쿵쿵쿵쿵!


급히 목이 터져라 외쳤다.


“숲으로 도망쳐요!”


그러고는 바로 뒤돌아 숲 안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흑녹색의 거대한 식물들이 울창하게 우거진 밀림 속으로였다.


이 방향으로 뛰어간다면 심연의 입구와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우리가 급히 밀림 안으로 뛰어든 직후였다.

거대한 충격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콰아아아앙!

우지직! 콰직!


커다란 식물들이 부서지는 소리였다.

아마도 새가 밀림을 부수며 들어오고 있는 모양이었다.


우지지직! 콰드득!


우리 뒤를 따라오는 저 소음이 그렇게 공포스러울 수가 없었다.

몸을 날리며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그 순간 분노한 새가 입을 벌리고 있는 광경이 내 눈에 들어왔다.

다음 순간 그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염도.


화아아아아악!


“우와아아아악!”


시뻘건 화염이 순식간에 숲을 불태우고 있었다.

그 공포스런 광경에 기겁하고는 다시 사력을 다해 뛰기 시작했다.


‘젠장! 저런 거대한 놈이 입에서 화염까지 뿜어내다니. 저건 너무 반칙이잖아!’


등 뒤로 놈의 분노한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삐이이이이이이!”


다행히도 그 울음소리는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았다.


***


한참을 도망치던 우리는 지쳐서 더 달릴 수 없는 상태가 되어서야 간신히 멈출 수 있었다.

혹시라도 그 끔찍한 놈이 우리를 쫓아올까 너무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주변을 경계하며 작은 바위언덕 아래에 일단 몸을 피했다.

그러고도 그곳에 숨어 한참을 경계했지만 다행히도 새는 여기까지 추격해오지는 않을 모양이었다.


우리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후우우우우.”

‘살았군. 일단은 말이지만···.’


그랬다.

어디까지나 ‘일단은’ 이었다.

심연의 입구와는 엄청나게 멀어진 상태였고, 이곳에 그 새 말고도 또 어떤 괴물이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법.

우리는 일단 할 수 있는 만큼이라도 재정비를 하기로 했다.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린 솔론부터 내 친구인 물의 하프엘프 아리에에게 치료를 받기로 했다.

물론 비야의 운디네가 더 치유력이 강하겠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솔론의 노에스도, 비야의 운디네도, 그리고 다른 하급 정령들도 모두 교감이 끊어져 버린 상태였다.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연결이 끊어졌다기 보다는 마치 깊은 잠에 빠진 것 같다고 했다.

에너지체인 정령이 잠이 들다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이유를 파악하는 것보단 현재 움직일 수 있는 정령이 하프엘프들의 최하급 정령들뿐이라는 암울한 사실이었다.


“괜찮으세요, 솔론?”

“그래. 고맙네, 아리에.”


아리에의 운딘으로부터 지혈과 약간의 회복 효과를 받은 솔론이 창백한 얼굴로 내게 말했다.


“아까 지면을 튕겨 나를 옆으로 밀쳐준 게 자네였지? 고맙네. 덕분에 살았어.”


사실이었다.

원래 뱀의 부식액에게 직격당할 뻔한 그를 마지막 순간 내 노움이 옆으로 밀쳐내 그나마 왼팔만 잃게 됐던 거였으니까.

하지만 사실 그건 여기서 모두가 죽는다는 정보를 미리 알고 있었기에 할 수 있었던 일이기도 했다.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뿐이었는걸요.”


그 말에 그가 힘겹게 웃으며 대꾸했다.


“그것뿐이라니. 자네가 뱀의 눈을 멀게 하지 않았다면 우린 전멸했을 수도 있었네. 그러니 정확히는 우리 모두가 자네 덕분에 살아난 것이나 다름없군.”

그의 말에 나미트리아와 파드도 동의하며 내 어깨를 두드려줬다.


“맞아. 그저 괴짜인줄 알았는데 다시 봤다고.”

“멋진 모습이었다. 인간 전사처럼 싸우는 자네가 아니었다면 우리 모두 위험했을 거야.”


하지만 나는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모두가 내 덕분에 살아난 것인지, 아니면 살아날 수 있었던 두 명마저 나 때문에 죽게 되는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이 팀은 원래 이번 던전 행에서 세라인과 비야, 두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멸하게 될 운명이었던 게 확실했다.

내 생각엔 그 이유가 아까 뱀에게 솔론이 죽고 모두가 정신없이 도망치다가 둘만 간신히 심연을 빠져나가 살아남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근데 내가 뱀을 막아내는 바람에 그 둘도 도주가 늦어지고 말았다.

그래서 큰 새의 등장 전에 빠져나가지 못하게 되어 버렸고.


만약 내 생각이 맞다면 저 세라인과 비야는 내 존재 때문에 여기서 빠져나가지 못한 꼴이 되고 마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지금 이런 생각을 해봐야 소용없는 일이지. 차라리 어떻게 빠져나갈 지나 생각하자.’


문득 솔론에게 물었다.


“심연들이 원래 이렇습니까?”


그러자 무거운 얼굴로 그가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심연이 모두 이런 곳이었다면 하나하나 폐쇄할 때마다 총력을 기울여야 했겠지. 다른 심연들은, 특히 이런 소규모 심연에서 나오는 것들은 기껏해야 고블린과 놀, 리자드 맨, 그리고 트롤 정도라네. 저런 거대한 뱀과 새라니. 이제껏 보기는커녕 들어본 적도 없군.”


역시.

다른 심연들과 궤를 달리하는 곳.

어쩐지 여기가 어딘지 알 것 같았다.


문득 다시 주변의 풍경을 둘러봤다.

아까는 그저 또 하나의 거대한 세계처럼 보였지만, 지금 자세히 보니 저 멀리 한쪽 방향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과 하늘은 무언가 막 같은 것에 의해 막혀 있는 것처럼 보이고 있었다.


마치 원통형의 터널처럼 말이다.


‘터널···. 그렇다는 건 여기가 바로···?’


게임 소개에서 봤을 때 던전은 몇 가지 종류로 나뉘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엔 게이트라는 곳이 존재했다.

말 그대로 폐쇄형 구조를 가진 던전이 아니라 마계로 들어가는 통로인 양방향으로 뚫려있는 문 말이다.


이 세계가 마계에 의해 침식될수록 점점 마계와의 통로가 뚫리게 되는데 초기에는 소규모의 게이트들이 잠깐잠깐 생성되다가 나중에 제대로 고정된 통로가 생긴다고 했었다.


그리고 그 소규모 통로는 마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곳이기에 다른 던전들과 난이도를 달리했었다.

그만큼 보상도 좋았고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보상을 신경 쓸 상황이 아니지. 지금 일순위로 신경 써야 할 게 있다면··· 바로 시간이야.’


이런 소규모 통로는 잠깐 임시로 생긴 것이기에 일정 시간 후에는 사라지곤 했다.

그래서 원래 게임에선 그 유지 시간을 화면에 띄워줘 그 전에 나갈 수 있도록 안내해주곤 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시간 알림창이 여기에 있을 리 없잖아?’


그렇다는 건 이게 언제 없어질지 알 수 없다는 뜻이었다.

그러니 우리는 최대한 여기를 빨리 나가야만 했다.


‘만약 그러지 못하고 게이트가 닫힌다면?’


꿀꺽!


내가 그런 생각을 하며 마른 침을 삼켰을 때 솔론이 내게 물었다.


“갑자기 긴장돼 보이는군. 뭔가 생각 난 거라도 있는 건가?”


그의 질문에 잠시 어떻게 말해야 할지를 고민해봤다.


일단 게이트의 존재를 얘기할 수는 없었다.

내가 그걸 안다는 걸 납득시킬 방법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더 지나기 전에 빨리 나가야 한다는 말을 전하기는 해야 할 텐데···.


문득 그에게 물었다.


“지난주에 폐쇄자들이 전멸했다는 그 심연 말입니다. 그곳은 지금 어떻게 되었습니까?”


내 질문에 솔론은 무거운 표정으로 대답해주었다.


“그곳은 폐쇄자들이 들어간 지 삼일 만에 아무도 나오지 못한 채 저절로 폐쇄되었네. 그래서 심연의 핵은 제거했지만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 중이지. 근데 그건 왜 묻는 건가?”


일단 입에 침을 발랐다.

잘 대답해야 했다.

사실은 아니지만 사실 같게.

그럴싸하게.


“이건 그저 제 가설일 뿐이지만···. 지난주의 그곳도 만약 지금 이곳과 같은 곳이었다면, 그들이 심연의 핵을 제거한다는 게 가능했을까요?”


그러자 놀란 솔론의 눈동자가 약간 커졌다.

그러고는 잠시 생각을 해보다가는 다시 대답해줬다.


“아마 불가능했겠지. 만약 거기 들어간 그들도 우리처럼 정령들과의 교감이 끊어져 버린 상태였다면, 게다가 그곳엔 자네들 같은 하프엘프들도 함께 들어가지 않았으니 만약 그곳이 이곳과 비슷한 곳이었다면 그들은 아무것도 해보지 못한 채 전멸 당했을 걸세. 자넨 혹시 그곳도 이곳과 비슷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맞습니다, 솔론.

바로 그거예요.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더 중요한 게 있지요.


조심스럽게 빌드업을 하며 말을 끌어갔다.


“네, 저는 그럴 것 같습니다. 갑자기 아무도 나오지 못하고 전멸해 버렸다는 점에 있어서요. 그리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저는 그 심연이 사흘 후에 닫혔다는 점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응?”


솔론은 잠시 내 말뜻을 몰라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살짝 답답했긴 했지만 그가 나름의 결론을 낼 수 있도록 기다려주었다.

그러자 그는 천천히 눈동자를 굴리며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가?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전멸 당했는데 심연은 닫혔다. 설마··· 심연의 핵을 제거하지 않았는데도 심연이 저절로 닫혔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건가?”


과연 솔론.

탁월한 리더이자 이백 년 넘게 살아온 현명한 나이트엘프다웠다.


“네, 저는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자 솔론이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대꾸했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얘기네. 핵을 제거하지 않았는데도 심연이 사라지다니. 그런 심연은···.”

“예, 본 적이 없으시겠죠. 마치 이곳처럼 말입니다.”


그는 충격 받은 얼굴로 더 말을 잇지 못했다.

아무래도 그에게 생각할 시간을 좀 줄 필요가 있을 모양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멸망할 세계의 아카데미에서 살아남는 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일단 문피아에서의 연재 중단을 공지드립니다. +5 23.05.01 348 0 -
27 27 체린 23.04.28 364 7 22쪽
26 26 재난 23.04.27 370 8 13쪽
25 25 베가드 23.04.26 371 6 13쪽
24 24 3차 시험 23.04.25 399 9 18쪽
23 23 친구 +2 23.04.24 397 10 18쪽
22 22 면접 23.04.23 407 6 17쪽
21 21 꼰대양의 기사 +2 23.04.21 424 7 16쪽
20 20 판데온-2 23.04.20 431 10 14쪽
19 19 판데온-1 23.04.20 445 8 15쪽
18 18 세계수-3 +8 23.04.19 452 6 20쪽
17 17 세계수-2 23.04.19 439 7 15쪽
16 16 세계수 23.04.19 442 7 11쪽
15 15 탈출-2 +1 23.04.17 448 11 12쪽
14 14 탈출-1 23.04.16 465 11 14쪽
13 13 샤하라드-2 23.04.16 458 8 19쪽
12 12 샤하라드 23.04.14 485 12 12쪽
11 11 심연-3 23.04.12 515 11 17쪽
» 10 심연-2 23.04.10 522 16 15쪽
9 9 심연-1 23.04.09 538 14 12쪽
8 8 폐쇄자들-2 23.04.07 554 14 16쪽
7 7 폐쇄자들-1 +1 23.04.05 603 12 15쪽
6 6 Endless days 23.04.03 639 15 12쪽
5 5 세라인 +1 23.04.03 680 13 14쪽
4 4 하프엘프 쥰-2 +2 23.04.03 732 13 17쪽
3 3 하프엘프 쥰 23.04.03 820 13 14쪽
2 2 웨이브 23.04.03 955 16 12쪽
1 1. 계지훈, 그리고 쥰 23.04.03 1,481 22 2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