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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반디 님의 서재입니다.

멸망할 세계의 아카데미에서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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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반디
작품등록일 :
2023.04.03 10:13
최근연재일 :
2023.04.28 07:00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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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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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
글자수 :
187,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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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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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8 폐쇄자들-2

DUMMY

북동쪽 숲의 책임자, 우드엘프 하만은 급히 호출한 세 명의 하프엘프들을 심연의 폐쇄자인 나이트 엘프 솔론의 앞에 데리고 왔다.


바로 어제 쥰과 시비가 붙었던 불의 하프엘프 타키. 그리고 그때 쥰을 도와준 바람의 하프엘프 세라인, 마지막으로 쥰의 친구인 물의 하프엘프 아리에였다.


폐쇄자들의 리더인 나이트엘프 솔론과 나머지 다른 폐쇄자들은 자신들의 앞에 서 있는 세 명의 하프엘프들을 흐뭇하게 웃으며 바라봤다.

솔론이 먼저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자네들이 세라인, 타키, 아리에로군. 반갑네. 과연 하만이 장담한 대로 느껴지는 정령력이 상당한걸? 특히 세라인 자네는 웬만한 우드엘프와도 비교할만하군. 이 일이 잘 끝난다면 세계수의 정수를 받을 수 있도록 동반자께 추천을 드려보도록 하겠네.”


그의 말에 세라인은 담담하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감사하다는 뜻이긴 했지만 워낙 무표정한 얼굴이라 꼭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자 폐쇄자들 중 바람의 우드엘프인 나미트리아가 재밌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우와아, 쟤 찬바람 부는 것 좀 봐! 비야 뺨치잖아?”


그 말에 그녀의 옆에 있던 불의 우드엘프 파드 역시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 진짜 비야랑 비슷하군. 신기한 걸? 바람의 계약자 중 저런 성격은 드물지 않아?”


그의 질문에 나미트리아가 킥킥거리며 대답했다.


“엄청 드물지. 저런 과묵한 성격은. 우드엘프가 되면 좀 수다스러워지려나?”


세라인을 자신과 비교하는 나미트리아와 파드의 말에도 물의 우드엘프인 비야는 맨 뒤에 선 채 그저 냉랭한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자 너털웃음을 지은 솔론이 말했다.


“하하하, 내가 보기엔 좀 다른 걸? 비야는 냉랭한 거지만, 이 세라인이란 친구는 그저 과묵할 뿐인 것 같군. 오히려 땅의 계약자들과 비슷한 성격처럼 보이는 걸?”


그 말에 나미트리아가 세라인을 빤히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런가요? 하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때 솔론이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말했다.


“아무튼 세 사람, 이번 심연 행을 잘 부탁하네. 아마 자네들이 전면에 나서야 할 일은 없을 거야.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이미 심각한 상황이란 뜻일 테니까. 오히려 절대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야겠지.”


그러자 바짝 얼어붙어 있던 타키가 크게 대답했다.


“네! 걱정 마십시오, 솔론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의 씩씩한 대답에 나미트리아와 파드가 웃으며 박수를 쳐줬다.


“오오, 역시 불의 계약자다운 패기야!”

“그럼! 불의 계약자라면 저 정도 패기는 있어야지!”


그러자 옆에서 우물쭈물하던 아리에도 작게 대답했다.


“저도 방해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리에의 소심한 태도에도 이해한다는 듯 팀원들이 웃으며 박수를 쳐줄 때였다.

문득 세라인이 무표정한 얼굴로 솔론에게 물었다.


“혹시 땅의 계약자 한 명을 더 데려가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그녀의 말에 솔론이 이채를 띠며 물었다.


“응? 땅의 계약자 말인가? 글쎄, 땅의 정령은 일정 수준이 되지 않으면 큰 도움이 되지 않더군. 오히려 사망자만 늘이는 경우가 많지. 그래서 안 데려갈 생각이었는데···. 혹시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라도 있는 건가?”


그의 반문에 세라인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정령력이 특출하진 않지만 데려가면 꼭 도움이 될 만한 하프엘프를 한 명 알고 있습니다.”


그 말에 솔론이 솔깃한 표정으로 물었다.


“호오, 정령력이 특출하지도 않은데 꼭 도움이 될 만한 하프엘프라고?”


세라인의 말에 솔론은 흥미가 끌리는 표정이었다.

그러자 타키가 인상을 팍 찡그리며 물었다.


“세라인, 너 설마 그 하얀 배덕자를 말하려는 건 아니겠지?”


그의 말에 폐쇄자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물었다.


“응? 하얀 배덕자라고?”


배덕자란 엘프족들이 다크엘프를 지칭할 때 쓰는 말이었다.

세계수의 가지에서 태어나는 엘프들과 달리 다크엘프들은 세계수의 뿌리 쪽에서 태어나곤 했는데, 그들은 능력 면에선 엘프들과 똑같았지만 심성이 전혀 달랐다.


조화와 평화를 좋아하는 엘프들과 달리 살생을 마다하지 않고 오히려 즐기기까지 하는 잔인한 성품을 지녔던 것이었다.

그리고 엘프들과 동등한 능력에 잔인한 성품을 갖춘 엘프들은 소수만으로도 엄청나게 위협적인 존재가 아닐 수 없었다.


엘프들은 그런 다크엘프들을 경멸하며 배덕자라고 부르곤 했었다.


세라인은 무표정한 얼굴에 약간의 경멸을 담아 타키의 말에 대꾸했다.


“또 그를 배덕자라고 부르는군. 그는 배덕자도 아니고, 우리 중 가장 심연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러자 타키가 발끈해 소리쳤다.


“무슨 소리냐?! 그 따위 놈이 무슨 도움이 된다고!”


그때였다.

타키의 격한 반응에 솔론이 오히려 더 궁금해진 표정으로 물었다.


“그가 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그러는가?”


그러자 타키가 세라인에 앞서 서둘러 대답했다.

얼굴에 잔뜩 혐오스럽다는 표정을 지은 채였다.


“그놈은 하프엘프이면서도 칼과 창으로 직접 피를 튀기며 싸우는 혐오스러운 자입니다! 심지어 금속 갑옷까지 입고 다니곤 하지요! 피부색만 하얄 뿐 실로 배덕자 같은 놈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의 말에 폐쇄자들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서로 시선을 마주쳤다.

그리고 솔론이 다시 물었다.


“그가 혹시 동료들을 해친 적이 있는가? 아니면 불필요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난폭한 자인가?”


그러자 멈칫한 타키가 대답했다.


“···물론 그런 적은 없었습니다만.”


그때 세라인이 말을 덧붙였다.


“동료를 해치기는커녕 오히려 많은 동료들을 구해내곤 했습니다. 어제만 해도 그의 활약 덕분에 많은 동료들을 살릴 수 있었지요.”


그러자 솔론이 흐뭇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결정됐군. 당장 그 친구를 데려오도록 하게.”

“예, 예?! 하, 하지만.”


솔론의 말에 당황하는 타키에게 불의 우드엘프 파드가 문득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웃으며 물었다.


“어이, 후배님. 우리가 왜 폐쇄자로 뽑혔는지 아는가?”

“예? 아, 아니오.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파드가 나미트리아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눈을 마주치고는 다시 타키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건 바로 우리 성격이 그나마 배덕자와 가장 비슷했기 때문이라네. 풀어서 말하자면 가장 살생을 잘 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지.”

“···예?!”

“자네 말을 들어 보건데, 그 친구는 아마 폐쇄자로 타고난 엘프인 모양이로군.”

“그, 그런···.”


그렇게 쥰이 모르는 곳에서 그의 합류가 결정되었다.

던전, 심연으로의 첫걸음이었다.


***


“뭐?! 내가 심연에 들어가게 됐다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갑자기 심연에 들어가도록 결정됐다니.

그것도 지금 바로 말이다.


‘이걸 좋아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이미 결정된 사항인 이상 따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솔론처럼 강력한 나이트엘프와 함께 심연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언제 또 온단 말인가?


‘이거야말로 현실에서 버스를 탈 기회일지도 모르지!’


최대한 빨리 무장을 챙겨서 달려갔다.

단창 세 개, 가죽 띠에 꽂은 단검 다섯 개, 숏소드 한 개에 금속라운드 실드 하나. 거기에 가죽 외피에 금속을 덧댄 흉갑과 머리보호대까지 착용한 상태였다.

당연히 전혀 엘프답지 않은 모습.

살짝 걱정이 됐다.


‘좋은 소리를 못 들을 게 뻔하긴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그런 위험한 곳을 만반의 준비도 없이 갈 수는 없지 않겠는가?


하지만 내가 심연 앞에 도착했을 때, 의외로 나를 본 폐쇄자들의 반응은 그렇게까지 나쁘지는 않았다.

적어도 내 생각에는 그랬다.


“푸하하하! 이 녀석 진짜 걸물이네?!”

“와하하하하! 그러게. 꼭 인간 전사들을 보는 것 같잖아? 어떻게 하프엘프들 중에 이런 녀석이 나왔지?”


바람의 우드엘프 여인와 불의 우드엘프 남자가 나를 보고는 폭소를 터트리고 있었다.

혐오스런 반응보다야 낫긴 한데 어쩐지 더 부끄러운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반갑긴 했다.

적어도 내 복장에 적의가 느껴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웠기 때문이었다.


리더인 나이트엘프 솔론 또한 한번 빙그레 웃었을 뿐 내 복장에 관해선 달리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모두에게 출발하자는 지시를 내렸을 뿐이었다.


“자, 이제 출발하세. 자네 이름이 쥰이라지? 내 옆으로 오게, 쥰.”

“예? 예! 알겠습니다!”


게다가 바로 자신의 옆으로 부르기까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벌써부터 이들이 마음에 들고 있었다.


‘내가 혹시 폐쇄자들 취향이었나?’


그런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솔론의 옆에 나란히 서자 그들에게 가려져 있던 심연의 모습이 아주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심연은 직경 2미터 정도의 작은 블랙홀 같이 생긴 칠흑의 원이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까만 연못을 옆으로 세워 놓은 듯한 모습,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어쩐지 무언가가 일렁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저 안으로 들어가야 한단 말이지?’


안이 전혀 보이지 않는, 꼭 지옥의 입구처럼 보이는 저곳으로 곧 들어가야 하다니.

두려움과 기대감이 동시에 가슴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꿀꺽!


솔론은 그 까만 심연 앞에서 사람들에게 지시했다.


“모두 정령들을 실체화하게.”


심연의 안은 다른 세상이기에 정령 또한 실체화해서 같이 들어가야만 했다.

모두들 익히 알고 있던 사실이었기에 별다른 말은 필요치 않았다.


“노움!”


내 부름에 노움이 곧 흙으로 빚은 작고 귀여운 두더지 모양으로 땅에서 나와 내 어깨에 매달렸다.

세라인의 실프는 반투명한 푸른 새, 타키의 샐라는 작은 불덩어리, 아리에의 운딘은 물로 이루어진 작은 실뱀모양이었다.


최하급 정령들인 우리 파트너들은 이렇게 귀엽고 소박한 모습들이었지만 폐쇄자들의 파트너는 달랐다.

이구아나만한 불꽃 도마뱀 샐러맨더나 작고 어린 소녀의 모습을 한 운디네, 반투명한 푸른 매의 모습을 한 실라페 등 하급 정령들은 그래도 멋있다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솔론의 파트너인 땅의 중급 정령 노에스의 모습은 압도적이었다.

무려 사 미터는 될법한 거대한 흙골렘이 눈앞에서 솟구치고 있었던 것이다.


구구구구구구!


어느새 내 머리 위로 그림자를 드리우는 거대한 덩치의 골렘을 올려다보며 나도 모르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


“···쩐다.”


본능적으로 현대의 말이 나왔을 정도였다.

그때 노에스와 잠시 교감하던 솔론이 눈에 이채를 띤 채 내게 말했다.


“노에스가 말하길 자네의 노움처럼 계약자와 일체화된 아이는 처음 본다는데? 아마 훌륭한 계약자일 것 같다며 칭찬하는군. 자네가 조금만 더 정령력을 높인다면 우드엘프로 승급하지 않은 채로도 노움을 하급정령까지 승격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하네.”

“아, 정말요? 감사합니다, 솔론. 그리고 노에스.”


기쁜 마음에 그들에게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최하급 정령들의 지능은 그저 애완 강아지 정도이지만 하급 정령들부터는 말을 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하급 정령의 지능이 어린 아이 정도, 중급 정령은 웬만한 어른들만큼이나 지능이 높다고 했다.


그러니 중급정령쯤 되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친구가 되는 것이었다.

대등한 지능을 지닌 중급정령과 친구가 되는 것은 정령 계약자들 모두의 로망이기도 했다.


솔론이 흐뭇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저 성품이 특이한 친구인줄 알았는데 정령까지 잘 다루고 성장시키다니, 자네가 만약 하프엘프인 채로 노움을 하급정령까지 승격시킬 수 있게 된다면 그건 정말 놀라운 일이 될 걸세. 아마 정수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 그러니 열심히 해보게나.”

“!”


정수를 받을 수도 있다고?

세계수의 정수를?


너무 깜짝 놀라 잠시 멍해지고 말았다.

그가 말한 내용이 모든 하프엘프들의 꿈과도 같은 얘기였기 때문이었다.


잠시 멍하니 있다가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간신히 대답할 수 있었다.


“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솔론!”


슬쩍 뒤를 돌아보니 타키가 경악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평상시 표정이 없던 세라인의 얼굴마저도 살짝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 이게 얼마나 엄청난 얘기인지는 더 말 할 필요도 없었다.


아리에만이 순수한 얼굴로 폴짝폴짝 뛰며 기뻐해주고 있는 중이었다.


“와아아! 정말 대단해, 쥰!”


나는 일부러 타키 쪽을 보고 여유 있게 웃으며 대답해줬다.


“에이, 그렇게 될 거란 얘기가 아니라 그런 가능성도 있다는 얘긴데 뭘.”


하지만 솔직히 경악한 건 그들뿐만이 아니라 나도 마찬가지였다.

가슴이 쉴 새 없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방어자로서 십 년을 봉사해야지 받을 수 있는 ‘세계수의 정수’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니.

고작 방어자 이 년 차밖에 안 된 내가 말이다!


하프엘프들이 목숨을 걸고 여기서 방어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그 ‘세계수의 정수’를 받기 위해서였다.

우드엘프로 격을 높일 수 있는 엘프족 최고의 비약인 그것을 받기 위해서···.


그런데 솔론은 내가 단지 정령을 잘 다루고 성장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그걸 받을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이었다.


‘내가 했던 훈련들이 노움을 성장시킨 거였고, 이대로 노움을 하급정령까지 성장시키기만 하면··· 우드엘프가 될 수도 있다고?’


다양한 훈련을 통해 정령과의 동기화를 높일 수 있고, 그럴수록 정령 현현에 필요한 정령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건 이미 몸으로 느끼고 있던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게 내 정령의 격을 높이고 있다고까지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그런데 내 훈련을 통해 노움을 하급 정령으로 승격시킬 수도 있고, 심지어 나도 우드엘프로 승격할 수 있을지도 모르다니.

정말 생각지도 못한 가능성이 아닐 수 없었다.


‘내가 이제껏 해왔던 것들이 잘못된 게 아니었어!’


잠시 동안 뛸 듯이 기뻐했다.

아주 잠시 동안은···.


하지만 곧 쓴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그 길은 내가 가야 할 길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었다.


‘먹음직스럽긴 한데··· 결국 그림의 떡이겠군.’


나는 정령력에 좀 더 여유가 생긴다면 그 정령력으로 노움을 승급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정령을 하나 더 계약할 생각이었다.

땅의 정령이 아닌 다른 정령으로 말이다.


그리고 그건 사실 어떤 엘프들이 들어도 고개를 저을 바보 같은 생각이 아닐 수 없었다.

최하급 정령과 하급 정령 사이에는 고양이와 호랑이 만큼의 차이가 있고, 고양이 두 마리보단 호랑이 한 마리를 갖는 것이 당연히 더 현명한 선택일 테니까 말이다.


‘그래, 당연히 그렇긴 한데···. 문제는 내가 우드엘프가 될 생각이 없다는 거지.’


그랬다.

나는 우드엘프가 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우드엘프가 되어버린다면 지금 생각하고 있는 성장 가능성이 없어져 버릴 것이기 때문이었다.


몇 년 안에 빠르게 상급엘프까지 될 수 있다면 모를까, 고작 우드엘프가 되기 위해 그 가능성을 폐기할 수는 없었다.


그러니 내 계획을 위해선 하나의 강력한 하급 정령보단 두 가지 성향의 다양한 최하급 정령을 다룰 수 있는 편이 더 이득일 거라는 게 내 판단이었다.


“자, 이제 들어가지!”


그 말과 함께 솔론이 먼저 심연 안으로 진입하자, 우리 또한 허공에 뚫린 검은 구멍, 심연 안으로 걸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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