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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반디 님의 서재입니다.

멸망할 세계의 아카데미에서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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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반디
작품등록일 :
2023.04.03 10:13
최근연재일 :
2023.04.28 07:00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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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9
추천수 :
406
글자수 :
187,515

작성
23.04.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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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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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5 세라인

DUMMY

타키가 비릿하게 웃으며 말했다.


“자, 감히 우리들을 고블린이라고 모욕한 놈이다. 놈의 팔다리를 붙잡아라.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이젠 헛웃음마저 나왔다.


‘책임 전가에 선동까지. 이건 더 이상 엘프라고 봐주기도 힘들 정도로군.’


고개를 저으며 놈에게 말했다.


“어이, 타키. 아까 나를 배덕자라고 불렀었지?”


그 말에 놈이 인상을 찡그리며 되물었다.


“···그런데?”

“지금 하는 짓을 보면 나보단 네가 훨씬 더 배덕자에 가까운 것 같은데? 안 그러냐?”


그러자 인상이 팍 일그러진 놈이 더 말을 듣지 않고 소리쳤다.


“뭐 하는 거냐?! 빨리 놈을 잡아!”


그 말에 불의 하프엘프들이 바람처럼 움직여 내 주변을 포위했다.


나는 일단 여유 있는 표정을 가장하며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너희도 그렇게 생각지 않나? 동료에게 동료를 해하게 시키다니, 딱 배덕자나 할 짓이잖아? 그리고 그 말을 따르고 있는 너희도 마찬가지고 말이야.”


내 말에 그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들 또한 이 상황이 내키지 않는 건 확실했다.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너희 진짜 그냥 나를 붙잡기만 하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거냐? 그 후에 타키 저 녀석이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다고? 보통 그런 걸 공범이라고 하는 거다. 설마 그것도 모르는 건 아니겠지?”


그들은 망설이며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완전히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


하지만 사실 나도 마음이 복잡한 건 마찬가지였다.

내 말에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지만 결국 녀석들이 타키의 말에 따라 나를 잡으려 한다면 대응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무기를 쓰는 건 물론이고 손발로 저들을 때려 눕혀서도 안 돼. 만약 한 명에게라도 상처를 입힌다면 타키놈의 의도대로 따라주는 꼴이 될 테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잡혀줄 수도 없고···.’


고민이 됐다.

다치게 하지 않고 해결하자니 능력이 모자랐고, 그렇다고 도망치거나 그냥 잡혀주는 건 내키지 않았다.

지금 도망친다 해도 결국 이 상황은 또 반복될 테고, 그냥 잡혀준다면 놈이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었으니까.


결국 제일 좋은 건 저들을 말로 설득시키는 건데···.


“잘 생각해 봐라. 지금 너희가 하고 있는 짓이 과연 정당한 행위인지를. 애초에 숲을 지키는 이유가 뭐지? 언젠가 자격을 얻어서 어머니 세계수의 앞에 서고 싶어서가 아니었나? 그런 너희가 지금 이런 짓을 하고도 그때 떳떳하게 어머니 세계수의 앞에 설 수 있을 것 같으냐?”


내 말에 하프엘프들은 이제 완전히 당황한 표정이 되고 말았다.

어머니 세계수 앞에 섰을 때 떳떳할 수 없다는 건 하프엘프들에게 있어 존재이유를 부정당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타키가 빠르게 끼어들었다.


“저런 놈의 말에 넘어가지 마라! 지금 저놈 모습을 좀 보란 말이다! 창칼로 무장하고 온몸에 피를 묻힌 저 모습을! 저게 어딜 봐서 우리 동족의 모습이란 말이냐? 저놈은 그저 피부만 하얀 배덕자일 뿐이다! 그런 배덕자를, 그것도 그저 붙잡기만 하는 게 떳떳하지 못할 건 또 뭐냔 말이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라! 그냥 내 말을 따르면 된다!”


불의 하프엘프들은 완전히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나와 타키를 번갈아 바라봤다.

어느 쪽의 말을 따라야 할지 고민이 역력한 모습이었다.


나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하지만 태연을 가장한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들을 지켜봤다.


부디 합리적인 판단을 해줬으면 좋겠지만, 불의 하프엘프들은 다소 단순하고 쉽게 선동되는 면모가 있었다.

그러니 타키에게 선동당해 움직일 확률도 충분히 높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었다.


다시 한번 그들에게 소리쳤다.


“뭐가 옳은 일인지, 어머니 세계수께 여쭤봐라!”

“웃기지 마라! 애초에 저놈과 내 말 중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지는 명확하지 않느냐?! 설마 나 타키가 아닌 저 배덕자 놈의 말을 듣겠다는 거냐?!”


타키와 나의 말에 불의 하프엘프들이 계속 어쩔 줄 몰라하고 있을 때였다.

문득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게 고민할 거리가 돼?”


여자의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에 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목소리의 주인을 본 모두는 놀란 표정이 되어 자기도 모르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세, 세라인?”

“세라인!”

“세라인이잖아?”


세라인.

그녀는 대부분 흑발인 하프엘프들 중에서는 매우 드문, 살짝 탁하긴 하지만 완연한 은발의 머리카락을 지닌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아니, 단언컨대 하프엘프 중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또한 그녀는 바람의 하프엘프들 중 가장 뛰어난 능력을 지녔기에 이미 몇 년 전부터 바람 하프엘프들의 리더를 맡고 있기도 했다.


그러자 타키가 자기도 모르게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


“세, 세라인, 네가 왜 여기에···?”


그러자 그녀가 아무런 감정도 없는 듯한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쥰에게 감사 인사를 하러 왔는데? 오늘 우리를 구해줘서 고맙다고 말이야. 오늘 그가 후방으로 침투한 멧돼지들을 처리해주지 않았다면 훨씬 더 많은 동료들이 죽게 됐을 테니까. 감사 인사를 하는 게 당연한 거 아냐?”


그렇게 말한 그녀는 나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


“고마워, 쥰. 네 덕분에 오늘 많은 동료를 살릴 수 있었어.”


그녀의 말투는 정말 고맙다는 말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무감정했다.

하지만 이 상황에 갑자기 듣게 된 그녀의 감사 인사에 나는 황급히 말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어, 어? 그, 그래. 그거야 뭐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으니까. 고마워 할 것까진 없어.”


세라인은 잠시 물끄러미 내 얼굴을 바라봤다.

내 대답 때문인지, 아니면 당황한 표정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어쨌든 지금 내 기분은 마치 꿈을 꾸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티비 속 연예인을 실제로 만난 것 같은 기분.

그 이유는 바로 세라인 그녀가 내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잠시 나를 바라보던 세라인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말했다.


“아니, 충분히 고마워해야 할 일이었어. 당연히 직접 감사 인사를 해야만 하는 일이었고.”


그렇게 말한 그녀는 다시 불의 하프엘프들을 향해 시선을 돌리고는 입을 열었다.


“난 너희도 당연히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쥰 옆에 있는 줄 알았었는데, 설마 그게 아니었던 건가봐?”


그녀의 말에 불의 하프엘프들은 더욱 당황한 얼굴이 되고 말았다.


그녀 세라인은 바람 하프엘프들 중에서도 그냥 리더가 아니었다.

그녀는 하프엘프이면서도 우드엘프급의 정령력을 갖추고 있는, 그래서 조만간 우드엘프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고 믿어지는 하프엘프들의 아이돌에 가까운 존재였다.


‘근데 그런 그녀가 지금 내덕분에 살았다며 감사 인사를 했단 말이지?’


그런 그녀의 말이 불 하프엘프들의 리더이긴 하지만 여러 사람에게 반감을 사고 있는 타키의 말과 같은 무게감을 가질 수는 없었다.


순간 몸에 전기가 흐르듯 짜릿한 기분이 느껴졌다.

그녀가 저렇게 말한 순간 게임이 끝났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불 하프엘프들의 고민이 완벽하게 결론 나버린 순간이었다.


“우, 우리는 그냥···.”

“이건 타키가···.”


불 하프엘프들은 차마 할 말을 찾지 못하고는 모두 타키 쪽을 바라봤다.

그러자 세라인의 시선도 타키를 향했다.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그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건 누구라도 알 수 있었다.


그러자 타키는 그녀의 시선에 침을 꿀꺽 삼키고는 잠시 대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를 힐끗 쳐다본 그의 눈에는 다시 분노가 어리기 시작했다.


놈이 이를 악문 채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흥! 너무 과한 해석 같은데? 저 하얀 배덕자 놈 따위가 동료들을 살리다니. 저놈이 없었어도 우리가 충분히···.”


그러자 무표정했던 세라인의 눈이 가늘어졌다.

늘 무표정하기만 했던 그녀가 드물게 보이는 감정, 분노였다.


그녀가 타키의 말을 끊으며 차갑게 말했다.


“오늘 쥰이 후방으로 침투한 멧돼지들을 처리해주기 전까지 우리는 전열이 흐트러져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때문에 전방의 동료들이 많이 죽고 말았지.”


그녀의 차가운 목소리가 계속될수록 타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녀는 계속해서 말했다.


“그러고도 만약 그 상황이 계속 지속됐다면, 우리는 어쩌면 처음으로 오염된 멧돼지들과 고블린들을 직접 맞닥뜨려야 하는 처지가 됐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어. 그것도 땅의 하프엘프들이 전멸한 상태에서 말이야. 설마 그 정도 판단도 못하는 건 아니겠지, 타키?”


얼음 같은 무기질의 표정.

감정이라곤 하나도 섞이지 않은 것 같은 이성적인 말투였다.


하지만 그녀의 눈에서 분명하게 드러난 분노의 빛에 타키는 당황한 채 대꾸할 말을 찾지 못했다.

게다가 그녀의 말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동료에게 배덕자라···. 그 말 책임질 수 있겠어? 난 아무래도 네가 우리 동료인 쥰을 그런 말로 모함하고 모욕했다는 사실을 하만에게 알려야만 할 것 같은데?”

“뭐, 뭐라고?!”


그녀의 말에 깜짝 놀란 타키의 표정이 창백해졌다.

우리 지역의 책임자인 하만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는 건 세계수에 있는 지도자들에게 정식으로 보고해 공론화시키겠다는 뜻이기 때문이었다.


짧은 순간 여러 번 표정이 바뀌었던 타키는 이윽고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그, 그 말은 그냥 실수로 나온 말이다, 세라인.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그러자 세라인이 단호하게 대꾸했다.


“실수였다면 당연히 사과도 해야겠지. 그것도 당사자에게 말이야. 안 그래?”


그렇게 말한 세라인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나에게 정식으로 사과하란 뜻이었다.


그녀의 말에 타키의 표정은 다시 몇 번을 바뀌었다.

머릿속에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오가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잠시 고민하던 놈은 결국 이를 악물고 나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흥! 저따위 배덕자 같은 놈에게 사과라니, 그딴 짓은 절대 할 수 없다! 어디 보고할 테면 해봐!”


그렇게 소리친 놈은 휙 등을 돌리더니 성큼성큼 걸어가기 시작했다.

더는 할 말이 없다는 듯한 태도였다.


‘역시.’


나는 놈이 다른 불 하프엘프들을 슬쩍 바라봤을 때부터 저렇게 나오리라는 걸 예상하고 있던 참이었다.

자신을 추종하는 무리들 앞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건 놈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그나저나 정식으로 하만에게 보고한단 말이지? 괜찮은데? 나는 왜 이제껏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지?’


아무래도 계지훈 시절 학교 선생님들께 실망했던 기억에 그쪽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게 됐던 모양이었다.

우리 지역의 책임자인 하만 또한 나를 껄끄러워 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기도 했고 말이다.


하지만 그가 나를 껄끄러워 하는 것과는 별개로 내가 정식으로 보고한다면 그는 절대 내 말을 무시하지 않을 것이었다.

그 또한 정직하고 공정한 엘프였으니까.


‘그래, 앞으론 그렇게 해봐야겠군.’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불의 하프엘프들은 신경질적으로 걸어가는 타키의 뒷모습과 우리를 번갈아 바라보며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나는 은근히 기대가 됐다.

그들이 타키의 행동에 실망해 그와 갈라선다면 불의 하프엘프들과도 충분히 관계 개선이 가능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 기대가 무색하게도 망설이던 그들은 결국 타키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쉬운 일이었다.


‘하긴, 불의 하프엘프들에겐 쉽지 않은 일이겠지.’


불의 하프엘프들은 개인적이고 자유분방한 바람의 하프엘프들과는 달리 유독 집단으로 잘 뭉치는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니 리더격인 타키와 갈라지는 건 그들에게 무척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었다.


내가 그런 생각을 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있을 때였다.

주춤주춤 타키를 향해 움직이던 하프엘프들 중 세 명이 잠시 망설이다 다시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기···. 아깐 미안했다, 쥰.”

“그래. 미안해, 쥰.”

“정말 미안.”

“···응?”


나는 그들의 말에 진심으로 깜짝 놀라고 말았다.

불 하프엘프들에게 사과를 받게 되다니, 살짝 바람을 가져보긴 했지만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날 거라곤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들의 말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들은 고개를 숙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리고··· 아깐 고마웠어, 쥰.”

“나도. 네 덕분에 살 수 있었어. 정말 고맙다.”

“고마워, 쥰.”


잠시 멍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봤다.

뭔가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분이었다.

저들이 이런 말을 할 줄도 몰랐지만, 그 말에 이렇게 뭉클할지는 더더욱 몰랐었다.


솔직히··· 감동적이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이유로 늘 적대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사과와 감사라니···.


잠시 울컥했던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고는 억지로 빙긋이 웃으며 그들에게 대답해줬다.


“그래,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내 세 친구들을 제외한다면, 거의 몇 개월 만에 처음으로 동료로서 인정받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이런 감정을 통해 또한 깨달을 수 있었다.

애써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나도 동료들과의 관계와 그들의 인정을 그리워하고 있었다는 걸.

오리스와의 관계도 소중하지만, 다른 동료들과의 다양한 인간관계 또한 원하고 있었다는 걸 말이다.


아마도 그간의 나는 조금 외로웠던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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