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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카카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소영주가 마법을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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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카카
작품등록일 :
2024.02.21 16:06
최근연재일 :
2024.03.17 21:00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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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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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8,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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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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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6화

DUMMY

쿠웅!


파르멘의 거신이 그대로 땅에 떨어졌다.

갑자기 마법이라니.

도대체 어디서?

왜?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기회인 건 분명했다.

에이런의 안광이 빛났다.

움직여야 했다.


파앗!


순간, 에이런이 폭발하듯, 용수철처럼 튀어나갔다.

에밀리아를 순식간에 한손으로 낚아챈 그가 방패처럼 그녀의 앞을 지켰다.


“에이런 님...!”

"에밀리아!"


에밀리아가 보이지 않는 눈으로 에이런의 얼굴을 더듬었다.

꿈에서나 그리던 재회의 순간.

하지만 기쁨을 나누기엔 좋지 않다.

아직 남아 있는 수많은 적들.

혼자면 몰라도 에밀리아는 눈이 멀었다.

그런 그녀를 보호하며 이곳을 빠져나가는 것.

불가능했다.


'어떻게 하지.'


그녀의 얼굴을 마주보던 에이런은 그대로 그녀를 껴안고 주위를 살폈다.

사실 더 큰일은 이 어둠속에서 정체불명의 마법사가 존재한다는 사실.


‘말도 안 될 속도의 마나탄이다. 아티팩트? 아니면, 암살자인가?’


기사 파르멘은 그 기량이 낮지 않다.

비록 젊은 시절만은 못했지만, 그의 기감은 카를로스 자작가 내에서도 최고 수준.

그런데 그런 그가 기척조차 느끼지 못하고 당했다.


가공할 만한 위력의 암술(暗術).

상인이 아닌, 기사로서도 뛰어난 재능을 지닌 에이런의 기감도 속인 무시무시한 위력이었다.

그가 안력을 돋구며 주위를 살피던 찰나.


피이잉!


다시 한번 가공할 파공음이 귓가를 스쳤다.

이번에는 볼 수 있었다.


"큽! 미친!"


마나.

잘못 본 줄 알았다.

진짜였다.

마법사였다.

가공할 만한 속도의 마나의 화살.

매직 미사일이었다.


"마, 말도 안 돼!"


놀랐다.

매직미사일이라니.

가장 기초적인 마법이다.

하지만 그 위력.

기초적이지 않았다.

아니, 그 전에 혀를 내두를 만한 연산속도였다.


'이게 가능한가?'


마법사의 연산과정은 의외로 섬세하고 복잡하다.

공간 좌표와 목표좌표를 설정하고, 순식간에 유동적인 심장의 마나를 한 점에 고정시키는 과정. 베테랑 마법사도 최소한 10초 이상이 걸린다.


그런데 그 모든 과정이 그 어떤 준비동작도 없이 이루어졌다.

아니,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아차릴 수도 없었다.


'고수....! 최소한 3서클 마법사의 수준이다.'


3서클 마법사.

에이런의 영지에 있는 마법사조차 2서클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그런 그를 영지 마법사로 부리기 위해 얼마나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부었던가.

그런데, 이런 한지. 그것도 극북의 매그너스 백작가의 영토에서 3서클의 마법사라니.

그것은 재앙이었다.

적인지 아군인지 몰랐다.

어쩌면 애초에 타게팅은 파르멘이 아닌 자신일 수도 있고, 아니면 에밀리아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다행인 점 하나.

그것은 그 재앙이 에이런에게는 오히려 희망이었다는 점이었다.

그것은 절망적인 이 상황에서 유일한 변수였으니까.


파앗!


이내, 하나 남은 횃불이 꺼지며 세상 모든 것이 어둠에 잠겼다.

파르멘의 병사들의 눈에 공포가 깃들었다.


“도, 도망쳐!”

“젠장할! 모두 도망쳐라!”


파르멘의 죽음으로 일말의 사기도 남지 않은 사내들이 이내 사방으로 흩어졌다.

하지만.


우우우우웅.


거대한 마나의 존재감이 에이런의 기감에 잡혔다.

이윽고.

마나가 물결처럼 흐르며, 마탄(魔彈)이 빗줄기처럼 쏟아졌다.


“커억!”

“컥!”

“컥!”


어둠속에서 단발마만이 귓가를 스쳤다.


얼마나 지났을까.

더 이상의 파공음도.

비명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어둠이 완연히 지배한 들판에는 개미 새끼 한 마리도 지나갈 수 없을 정도의 정막이 감돌았다.

이 어둠속의 모든 존재가 죽음을 맞이했다.

심지어 에이런조차도.

이윽고 .


터벅.

터벅.


어둠속에서 한 인영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곧, 그 어둠이 횃불을 하나 들고 불을 피웠다.


화아악.


마나였다.

화염이 솟구치며 정체불명의 괴한이 자신을 드러냈다.

익숙한 얼굴이었다.


“소, 소영주님?”

“그래. 이거 반갑군, 에이런. 여기서 또 보다니.”

“도, 도대체 방금 그건....!? 아니, 그리고 왜 여기에!”


이해할 수 없었다.

이곳의 위치를 알려준 이.

다름 아닌 크리스였다.


"마, 말도 안 돼. 분명 베테랑 마법사의 솜씨였는데. 아니, 그 전에.... 어째서 여기에....!"


이미 그 은혜는 하늘에 닿았고, 더 이상 바랄 것도 없으련만.

이곳에 직접 나타나 이렇게 다시금 도움을 주다니.

그것도 각골난망이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였다.


하지만 크리스는 그저 별일 아니라는 듯.


“우연이군.”

“예!?”

“우연이라고. 마침 감히 카를로스 백작령을 무단 점거한 카를로스의 개들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거든."


그 말과 함께 크리스는 피식 웃었다.

상큼한 미소였다.


"그 녀석을 처단하러 왔더니, 마침 자네가 내 대신 싸우고 있을 줄이야! 참 공교로운 우연이야. 안 그런가?”

“.....!”


순간.

에이런은 헛웃음을 지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우연이라니.

정말 말도 안 되는 헛소리가 분명했다.

하지만 에이런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감사한 우연이자 헛소리였다.


“예. 참으로.... 참으로 공교로운 우연이로군요, 소영주님.”

“그래. 나는 공식적으로 공포할 것일세."

"무엇을 말입니까?"

"우연히 악한의 무리가 내 영지 안에 있었고, 나는 그들을 정벌했다고. 그리고!”


조금 말을 쉰 크리스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안타깝게도 기사의 인질극에 한 눈먼 여인조차 죽음을 맞이했다고. 아마 그 누구도 영영 그녀의 행방을 모르겠지. 카를로스 자작조차도. 아마 자작은 안타까울 테야. 자네를 꼭두각시처럼 부릴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패를 잃었으니.”

“....!”


에이런이 고개를 푹 숙였다.

이내 무언가를 결심했는지. 에이런이 떨리는 목소리로 크리스의 앞에 섰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그것 아십니까? 저, 저는 당신의 영지를 전복시키려 했던 악적의 아들입니다.”

“그래. 알고 있지.”

“그리고 당신의 기사를 회유하고, 가신을 회유했던 자의 아들이구요.”

“아주, 잘 알고 있지.”

“저의 반쪽 뿌리는 자애로운 어머니의 피가 흐르지만, 나머지 반쪽 뿌리에는 거지같은 인성의 악한의 피가 흐릅니다.”

“그래, 그 또한 너무나 잘 알고 있지.”“이런 저도 당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내 검이라. 자네가? 절대 아니지. 절대 그럴 순 없지.”


크리스가 세차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에이런이 매그너스 백작가의 검이 되다니.

그거야 말로 크리스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개소리가 분명했다.


“....! 그, 그렇습니까....?”


순간, 배신이라도 당한 것처럼 에이런의 얼굴에 어둠이 깔렸다.

하지만 이내 크리스는 피식 웃었다.


“내가 원하는 건, 자네의 무력이 아니야. 상재(商材). 바로 북부대륙의 황금손이라 불릴 그런 대상의 재능이라네.”

“예...!? 그게, 무슨. 물론 제가 제 상단을 개인적으로 꾸리고 있지만, 저는 기사입니다.”

“물론이지.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네. 자네가 얼마나 이재와 이치에 밝고, 상행에 밝은지. 자네를 품는다면, 그것은 검으로서의 자네가 아니라, 금화로서의 자네라네. 나는 믿고있네.만약 자네가 홀로 자유롭게 상단을 꾸린다면, 북부, 아니 대륙 최고의 상인이 될 것임을.”


크리스는 단언했다.

당연했다.

회귀 전.

패륜대상(悖倫大商)이라 불린 그는 비록 귀족들의 비난을 받았지만, 아무도 에이런을 무시하지 못했다.

에이런의 금력.

그것은 일국의 국왕조차 때론 몸을 낮춰야 할 정도였으니까.

만약 그의 아비가 제대로 된 눈썰미가 있었다면, 그는 기사가 아니라 상인이 되어야 했다.

그리고 지금.

크리스는 그의 복수 너머를 바라보았다.


“내 장담하지. 자네는 대상이 될 재능과 능력이 있다네. 나는 그것을 사려는 것이야.”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정녕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는 사내 에이런이 전신을 떨었다.

급격한 감정의 기복이 있었다.

처음은 자신의 연인을 구했다는 안도감이었고.

두 번째는 진정한 자신을 알아줄 사내를 찾았다는 고양감이었다.


“그래. 자네는 대상이 될 것일세. 대륙 최고의 마법사가 될 내가 장담하지.”


그리고 그 순간.


털썩.


에이런이 무릎을 꿇으며 부복했다.

기사의 방식이 아니었다.

자신의 검은 비켜둔 채, 자신의 양손을 교차하여 절하는 방식.

그것은 상인이 높은 신분의 귀족을 배알할 때의 인사법이었다.


“기사 에이런이 아닌 상인 에이런이 주군을 뵙습니다.”


그의 고개가 숙여졌고,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손에 금화 하나를 떨어트렸다.


댕그랑.


그것은 한 명의 상인을 품을 때 귀족가에서 행해지는 전통적인 의식.

그리고 그것은 맹약이나 다름없었다.


충성.

미래에 대상이 될 에이런의 충성을 얻은 크리스는 엄중한 얼굴로 선언했다.


“우리 영지의 새로운 재정관으로서 자네를 환영하네.”


배신자 가르시아 재정관 따윈 없었다.

미래의 대상인.

그를 이제 자신의 품으로 품은 크리스였다.



***


집사장 그레이엄.

그는 지금 두 눈으로 본 것을 도저히 믿지 못했다.


‘에이런. 들리는 소문으로는 비록 삼공자이지만, 다음 대 카를로스 자작가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라던데. 그런 그를 이렇게 자신의 수족으로 만드시다니...!’


카를로스 자작이 상인 출신에서 자작위까지 성장할 수 있는 이유.

그것은 그가 탁월한 정무감각과 북부 물류의 오할 이상을 담당할 정도의 재력 덕분이었다.

겨우 평민 출신 보부상에 불과했지만, 당대에 그만한 재력을 쌓고 남작도 아닌 자작의 위에 앉은 것.

그건 카를로스 자작이 그만큼 상재가 뛰어났기에 가능한 것이다.

물론 그의 애비는 그가 기사로서 성장해주길 바랬지만, 그런 카를로스 자작의 상재 그 이상을 지녔다고 알려진 자.

바로 삼남 에이런이었다.


그런데 그런 미래의 대상을 간단히 자신의 하수인으로 부리다니.


‘인재를 알아보고, 그 인재를 자신의 품으로 안을 수 있는 능력. 소영주님의 역량은 카를로스 그 이상이라 이건가?’


군주의 가장 큰 재능.

그것은 자신이 가장 뛰어난 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바로 각 부문에 있어 가장 뛰어난 자를 자신의 발아래에 두고, 그들의 충성을 받아내는 것.

더할 나위 없는 군주의 행동이다.

비록 크리스는 어린 나이지만, 군주의 자질을 보이고 있었다.


무엇보다 에이런의 가치는 단순한 상재를 지닌 미래의 보석이 아니었다.


비수.

카를로스 가문의 품에 숨겨 놓은 비수였다.

에이런이 품은 원한과 증오.

그것은 그 누구와 견줄 수 없는 정도였고, 언제든지 카를로스의 약점을 해집을 수도 있는 것이었다.

심지어 카를로스 자작이 매그너스 백작가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때.

에이런은 아무도 모르게 방해공작과 함께 방파제 역할을 해줄 게 분명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만약 충성을 맹세한 에이런이 다음대 자작이 된다면?'


카를로스가 지금까지 쌓아둔 막대한 재력.

그것은 지금의 매그너스 가문의 지닌 것의 몇 곱절이나 되는 억만금이었다.

물론, 그때까지 에이런이 충성을 다할까 의문이었지만 그레이엄은 보았다.


허울뿐인 충성이 아닌, 진정한 충성을 받아내는 그 모든 과정을.

그가 가장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무언인지 알아차리고, 그의 충성을 받아내는 그 과정을 똑똑히 보았다.


마법사로서의 재능.

그것은 마법사로서는 두각을 나타낼 뿐이다.

하지만 크리스는 단순한 마법사가 아니다.

영주.

크리스는 변경백이란 작위를 이을 이 대영지의 주인이다.

모든 가신들과 주위 세력들. 나아가 적들을 조종하고 견제하는 것.

그것은 마법의 재능과 또 다른 정치의 영역이었다.


마법사로서의 크리스의 재능. 그리고 그것을 뛰어넘는 정무감각과 심력.


“훌륭하십니다, 소영주님.”


집사장 그레이엄.

그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두근.

두근.


그레이엄 집사장은 순간 뛰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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