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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카카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소영주가 마법을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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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카카
작품등록일 :
2024.02.2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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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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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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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DUMMY

“소, 소영주님이시다! 모두 도개교를 내려라!”


드르르르륵.


도개교가 해자 사이로 내려오고, 굳게 닫힌 성문이 열렸다.

순간, 병사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갑작스럽게 성문 아래에서 나타난 이.

이 영지의 주인 크리스였다.

당직사병에게 인수인계를 준비하던 경비대장은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아니, 소영주님께서 홀로 성밖에 서계신다고? 아니, 영주성 안에 계신 거 아니었어!? 언제! 어째서! 왜 나가셨던 건데! 왜 아무도 모른 거냐고! 오늘 문지기 병사가 누구였어!”


일순 문지기를 서던 병사들 사이에 혼란이 있었다.

그 사이를 경비대장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소, 소영주님! 죄송합니다. 문지기 녀석들이 정신이 팔렸는지, 소영주님께서 밖으로 나가신 것도 몰랐지 뭡니까.”


나름대로 자신의 일에 충실한 경비대장이 헐레벌떡 크리스를 마중 나왔다.

그는 긴장했다.


성문을 출입하는 모든 자는 출입명부에 기록된다.

하물며 이 영지의 주인이 바로 크리스다.

그런데 그런 크리스가 성밖을 나간 사실을 아무도 몰랐다.

경우에 따라서는 경비대장직이 위태로울 만큼 큰 실책.

경비대장의 얼굴이 사색이 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크리스는 담담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솔직히 성벽의 개구멍을 이 영지의 주인이 이용했다고 생각하는 게 무리수다.


“아니지. 내 비밀리에 처리할 일이 있어서 아무도 모르게 성 밖을 나선 것이니 심려치 말게.”

“하, 하오나! 홀로 암행이라니.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아, 우리 영지의 배신자 녀석을 처단하려 한 것이지. 바로크 전 기사단장 말이네. 자네도 어느 정도 소문을 들어 알고 있지 않는가.”

“바, 바로크 전 기사단장 말씀이십니까!”

“그래. 녀석을 처단했지.”

“헉!?”


그의 이름을 들은 경비대장은 화들짝 놀라며 경기를 일으켰다.


바로크 기사단장.

아니, 이제는 전 기사단장인 그는 병사들에게 있어 공포의 대상이자, 어찌 보면 이 영지의 주인보다 더욱 무서운 자였다.

크리스가 까마득한 먼 곳의 존재였다면, 기사단장은 당장 눈앞에 존재하는 공포의 존재였으니까.


심심하면 주먹을 휘둘렀고.

그 주먹에 불구가 된 자도 한둘이 아니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각종 명목으로 걷는 세금.

당연히 공식적인 세금은 아니었고, 개인적인 횡포이자 착복이었고, 수금이었다.


그 때문에 문지기들은 가외수입을 위해 억지로 부정을 저지르는 일도 다수였다.

그만큼 그것을 방치할 수밖에 없는 매그너스 가문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기었다.

아드득.


병사들은 바로크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이를 갈았다.


누적된 증오심의 표출이었다.

그럼에도 그런 바로크를 말릴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강자.

심지어 대체 불가능한 강자라는 것은 이 영지에서 그 정도의 가치가 있었다.


그래서 믿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병사들도 헛소리라 치부했다.


‘소영주님이 그놈을 추살했다고? 이거, 참. 소영주님께서 허풍이 대단하시군.’


병사들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소근댔다.


“바로크 그놈이 야반도주를 해? 그 양반이 미쳤다고 그러겠남. 그래도 이 영지의 최고 기사 양반인데.”

“아니, 그건 그렇더라도 그 미친 기사단장을 소영주님께서 혼자 추적하셨다고?”

“추적 정도가 아니야. 바로크 녀석을 직접 처단하셨다는데!?”

“말도 안 돼! 바로크 그 놈이 개새끼인 걸 영지 내에서 모르는 놈이 어디 있나. 그래도 그 녀석이 강하니까 그냥 냅둔 거지. 아냐? 병사들이 떼로 몰려간 것도 아니고 혼자서 바로크를 상대하는 건 불가능하지 않는가.”

“내 소영주님께서 바로크를 진짜로 잡아오신 거라면 손에 장을 지지겠네.”

“나도 마찬 가지야.”

“그게 말이 되나?”


경비대장은 무를 익힌 정예였다.

그렇기에 알고 있다.

바로크가 얼마나 대단한 기사인지.


어중때기 소년 마법사가 상대할 거물이 아니다.

하지만 사실이 어찌했든, 소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도개교의 아래를 지나며, 크리스는 귀를 기울였다.

이미 감각은 평범 이상을 자랑하는 크리스였다.

그들의 목소리를 모두 들을 수 있었다.


‘반응이 재미있네.’


예상한 대로였다.

믿을 수 없겠지.

솔직히 자기라도 믿을 수 없다 생각했다.

병사들의 이목이 집중되었고.

몇몇의 이죽거림조차 들려왔다.


‘이럴 때 발끈하는 게 제일 병신 같은 법이지.’


신분의 차이.

명예의 손상 등을 이유로 병사들을 엄벌에 처할 수 있었다.

크리스는 이 영지의 주인이었으니까.


하지만 이 순간 신분을 내세워 기강은 잡을 수 있어도.

진실된 충성은 얻을 수 없었다.


그것은 실력으로 증명되는 법이니까.


‘용병단 시절. 전직 기사니 뭐니, 귀족이니 뭐니 신분과 권위로 강제로 복종을 요구하는 녀석들이 있었지. 하지만 모두 다 소용없었지.’


좋게 말해서 충성을 얻어내는 것이고.

쉽게 말하면 실적을 보이는 것.


그것이 북부의 방식이자 용병의 방식이었다.


그렇기에 크리스는 보란 듯이 개구멍으로 성 밖을 나섰고.

개성장군 같이 정문으로 돌아왔다.

그럴 만한 성과.

당연히 있었으니까.


“기다려 보게나.”


크리스는 병사들이 보란 듯이 행낭을 꺼냈다.


“헉!”


성벽 아래서도 들릴 만큼 탄성이 터져 나왔다.

경비대장은 쩍하니 입을 벌렸다.

크리스가 꺼낸 물건.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작은 크기의 나무궤짝.

그 안에는 혀를 빼어 물고 비참하게 목이 잘린 수급이 있었다.

순간, 그것을 받아든 경비대장은 궤짝을 그대로 놓칠 뻔했다.


“바, 바로크!? 설마 바로크의 목입니까!”

“그래. 성문에 효수하고 본보기로 보여라.”


경비대장은 애써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이리저리 돌려보며 여러 번 확인했다.

진짜였다.

바로크가 분명했다.


“며, 명을 받들겠습니다.”


경비대장의 말과 함께 주위가 삼엄할 만큼 조용해졌다.

병사들은 얼이 빠져 한 마디 말조차 지껄이지 못했다.

크리스를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경외감.

그것이 저절로 일어났다.


실력의 증명.

그것을 해냈으니까.


순간 입을 나불댔던 병사들이 합죽이가 되어 양손으로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 괴물을 지금 소영주님께서 추격해서 처단하셨다는 거지?”

“그것도 혼자서?”

“그래, 이 녀석아. 앞으로 소영주님 앞에서 까불면 아주 국물도 없겠어.”

“방금 헛소리 지껄였던 놈들은 알아서 몸 사려라. 알았냐?”


성문의 병사들이 귓속말로 소곤대는 사이.

크리스는 마치 죄인처럼 포승줄로 꽁꽁 묶은 사내를 재촉해서 앞장세웠다.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았지만 경비대장은 이곳의 문지기 수장.

어서 제정신을 차릴 필요가 있었다.

외지인.

처음보는 얼굴이었다.


“소영주님. 죄송합니다만, 이 자는 누, 누굽니까? 범상치 않아 보이는데.....”


처음 보는 얼굴.

곰처럼 어깨가 떡 벌어졌고, 주먹은 웬만한 여인의 얼굴만했다.

문제는 기사보다 더 기사같은 사내의 얼굴에서 귀태가 좔좔 흘렀다는 점이었다..

문지기 경력 20년으로 축척된 안복으로 보건데, 평범한 사내는 아니다.


고귀함과 강함.

그 이질적인 두 특징을 가진 이는 최소한 기사 그 이상이었으니까.


‘설마 귀족출신의 기사인가?’


경비대장은 다른 의미로 식은땀을 흘렸다.


만약 귀족이라면 이런 대우는 말도 안 된다.

마치 죄인처럼 포승줄로 묵고 맨발로 짐승처럼 이곳까지 끌고 오다니.

심지어 얼굴에 가득한 멍자욱과 터진 입술을 보건데 강압적인 폭력의 흔적도 감출 수 없었다.

뭔가 사고를 친 것 같다.

그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경비대장이 조심히 물었다.


“혹시, 귀족입니까?”

“아, 소개가 늦었군. 범죄자일세.”

“범죄자요?”

“그래, 아주 악질이지.”

“그, 갑자기 바로크 기사단장을 추적하다가 범죄자를 잡아오시다니, 솔직히 이 상황 자체가 이해가 안 갑니다만 조금 상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그때.

범죄자라 소개되었던 사내가 얼굴을 붉히며 고성을 내질렀다.


“가, 감히 날 범죄자 취급한단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소영주! 내 신분에 걸맞은 대우를 해달라! 나는 대귀족의 자제이자 최고 기사란 이 말이다!”

“헉!”


귀족이라는 말에 경비대장은 얼이 빠졌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본 멍투성이 청년이 곧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다시금 소리쳤다.


“그래. 그나마 문지기 녀석은 상식을 아는 모양이군. 그래, 난 귀족이란 말이다! 백작가는 지금 이 나를 감당할 수 있을 것 같...”


그의 막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퍼억!


“끄악!”


첨벙!


비명소리와 함께 똥오줌이 흐르는 오물가로 청년이 굴러 떨어졌다.


첨벙!

첨벙!


양손이 구속되어 있기에, 헤엄조차 치지 못했다.

아니, 헤엄이 문제가 아니라 똥오줌이 코속으로 입속으로 범람했다.


“어후후! 사, 살려줘! 살려주게, 소영주! 내 최후가 이런 냄새나는 진창이라면 너무 심한 것 아닌가! 포로로서 제대로 된 대우를 원하네, 크헛! 어푸푸!”


사지가 결박되어 오물에서 발버둥치는 녀석을 크리스는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경비대장이 안절부절 못하며 소영주의 말이 떨어지길 기다렸다.


“소, 소영주님!”

“밧줄을 던져주게나. 그래도 이대로 죽으면 조금 곤란한 녀석이라서. 저 녀석. 카를로스 자작가의 삼남이라네.”

“허, 헉! 카를로스 자작가요!?”


순간 경비대장은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카를로스 자작가.

북부의 유통망을 장악한 인근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

그들의 협조가 없다면 매그너스 백작가의 식량의 절반은 수급이 불가능했다.

그만한 대단한 영향력을 지닌 영지가 바로 카를로스였다.

그런데 그곳의 소공자라니.

아니, 그걸 떠나 그런 대단한 녀석을 생포해오다니.


경비대장의 얼굴이 경악에 물든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아니, 그 전에....


‘이거, 카를로스 자작가라면 감당할 수 있는 일인가?’


머릿속이 복잡해졌지만, 지금 중요한 건 경비대장의 생각 따위가 아니었다.

행동.

여기서 우물쭈물하다가 똥물에 빠져 죽는 것보다 최악은 없었다.


“밧줄을 던져라, 어서!”


경비대장이 똥간에 빠진 그에게 밧줄을 던졌다.

만약 녀석이 똥간에 빠져 죽는다면.

수습이 불가능하니까.


하지만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크리스는 피식 웃었다.


‘재미있는 복수군.’


카를로스의 이름을 단 녀석을 괴롭히는 건 언제나 즐거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에이런 저 녀석 기세가 한풀 꺾였군. 역시 다른 건 몰라도 똥물은 좀 충격이었겠지?’


여태까지 기세가 등등했던 에이런 삼공자였지만, 똥물엔 장사가 없다.

온몸이 똥독에 올르는 건 물론, 지독한 냄새에 정신을 잃을 정도.

그 기세가 한껏 누그러질 수밖에 없었다.

녀석이 크리스와 눈을 마주쳤다.

하지만 지금까지와는 조금 달랐다.


휘익!


기겁하며 눈을 내리깔았다.

드디어 깨달은 것이다.


크리스.

그는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사내라는 것을.

미친놈에게는 그 어떤 협박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크리스는 만족스러웠다.

치킨 게임.

그것에 가장 중요한 것은 뒤가 없는 미친놈이 되는 것이다.

이제 주도권은 크리스의 것.


‘이제 적당한 제안을 던져주면 되겠군.’


모든 계획.

성공적이었다.

이제 대화를 시도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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