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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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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10시50분 연재
작품등록일 :
2024.02.14 08:30
최근연재일 :
2024.06.2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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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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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글자
12쪽

그 돈 털어주마

DUMMY

“여어 고삐리 또 왔냐?”


“아이씨발 고삐리라 그러지 말라니까. 확 경찰에 불어버린다.”


“이 새끼가··· 해 봐! 묻어버릴 테니까.”


입구를 지키는 덩치와 잠시 아옹다옹거린 마형석은 윗층으로 올라간다.


“돈은 가져왔냐? 먼젓번처럼··· 손님한테 칩하나 달라고 껄떡거리면···”


마형석이 뒤를 돌아보며 5만원 돈뭉치를 들어 보인다.


“거 조만간 같은 식구 될 사람한테 잘 합시다.”


“풋! 같은 식구? 그래 와 봐! 아주 제대로 버릇을 고쳐줄테니까.”


“지랄··· 내가 당신 윗대가리로 올꺼야.”


“저 새끼가···”


덩치가 욕지거리를 뱉어대지만 이기성 이사가 분명 대리급으로 받아준다고 했다.

가입신청을 한지가 얼마인데 아직도 대답이 없는 일도파를 기다리느니 차라리 광망파에 들어가고 말지.


싸움되지, 머리되지, 조폭생활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21세기형 인재를 못 알아보는 일도파는 알아서 하라지.

원래 광택시의 정통 주먹은 광망파가 아니던가.


“어서오세요.”


가슴이 푹 패인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마형석을 맞이하며 말한다.

겉으로는 단란주점처럼 꾸며져 있지만 사실 이곳은 불법도박장이다.

술 마시러 오는 사람들은 입구쪽 적당한 방에 집어 넣고 안으로 들어갈수록 판돈이 커진다.

VIP클래스에 입장하기 위해선 판돈 1억은 가지고 있어야 입장이 가능하다.


“이거!”


마형석이 5만원 묶음 4개를 선반위에 올려 놓는다.


“홀덤이죠? 5번 방으로 가세요.”


마형석이 방으로 들어가면 칩은 안쪽에서 배달이 될 것이다.

들킬 일도 없지만 만에 하나 들킨다고 해도 현금 오가는 것도 아니고 칩가지고 노는걸로 경찰들이 단속을 할 수 있겠나?


광망파에 입사하면 여기 도박장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할까?

아니지, 일터와 놀이터는 같은 공간에 두지 않는 법.


“어엇!”


마형석이 웨이터가 나르고 있던 맥주 한병을 챙기면서 방으로 향한다.




***




“소식 들었다. 이거 급한대로 가져다 써. 이자는 받지 않을 테니까. 나중에 여유되면 돌려주렴.”


이기성이 집으로 돌아온 오덕규에게 두툼한 종이백을 내민다.


“아, 아저씨··· 이걸 왜 제게.”


“다 돕고 살아야 되는 세상이야. 너희 집에 힘든일이 있다는데 내가 모른척 할 수 있어야지. 할머니 치료받고 니 동생 돌보려면 기본적인 생활비는 있어야지.”


오덕규는 눈앞의 이기성을 바라봤다.

광택시장에서 상인협회를 이끌고 있는 인물, 하지만 그가 광택시 토종 주먹인 광망파의 간부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전 이거 받을수 없습니다.”


“그러면 먼젓번처럼 신속금융에서 사채를 빌리려고? 알았으면 미리 말렸겠다만 그놈들에게 돈 빌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들었다. 사채쓰면 인생 망치는 거야.”


오덕규가 빤히 바라보고만 있자.


“왜? 건달이 주는 돈은 더럽냐?”


“그건 아니고요.”


“너 어릴때부터 쭉 봐왔다. 너희 할머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고생하시면서 힘겹게 너희 남매 키워오셨지. 치료해야 할거 아냐? 받아 임마!”


이기성이 오덕규의 한 손을 붙잡고 종이백을 넘긴다.


“······”


“힘겨울때 서로 도와야 이웃이지. 이자도 없고 기한도 없으니까. 나중에 니가 돈 벌면 갚아.”


“가, 감사합니다.”


오덕규가 고개를 꾸벅 숙이자 이기성이 오덕규의 등을 두들긴다.


“다음에 또 오마. 힘들면 연락해라.”


이기성이 차를 타러 가는 동안 오덕규는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기성이 떠나자 그제서야 종이백을 열어본다.

돈뭉치 두 개. 천만원.


그 돈이 어떤 돈인지 오덕규도 잘 알고 있다.

평소라면 절대 받지 않았을 더러운 돈.

하지만 지금은 비상상황이다.


할머니를 치료해야 하고 동생 영은이를 돌보려면 생활비도 필요하다.

저축한 돈은 커녕 얼마전까지 사채를 써야 했을 만큼 위태로운 상태였다.

이럴줄 알았다면 격려금으로 받은 돈으로 사채 빚을 갚지 않았을텐데···


마치 쪼그라든듯 답답하고 괴롭다.

하지만 지금 자신이 정신 바짝 차리고 버티지 않으면 모두 무너져 버린다.

할머니도 돌봐야 하고 동생도 학교에 갈 수 있도록 자신이 기둥처럼 버텨야 한다.


오덕규는 다시 한번 돈봉투를 바라본다.

이 돈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이든 상관없다.

지금 이세상 그 누구보다 돈이 필요한건 자신이니까.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해!”


오덕규가 아랫 입술을 아프도록 깨문다.

자신에게 거대한 폭풍이 밀려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절대 무너질순 없다.

할머니를 위해서라도 동생 영은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태산처럼 버텨야 한다.


적당히 멀리 떨어진 지점에서 한 남자가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지는 몰랐다.

당연히 그는 강태창이었다.




***




“이사님!”


“응?”


“그냥 뭐 하나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응 말해 봐!”


비서겸 수행기사를 맡고 있는 이규민이 입을 열었다.


“왜 저 친구에게 이렇게까지 공을 들이는 겁니까? 이사님이 이렇게 돈까지 쓰시면서 힘을 기울이는걸 처음 봐서요.”


“······”


룸미러를 통해 이규민의 얼굴을 바라보던 이기성이 피식 웃었다.


“제가 보기엔 그냥 덩치 좀 좋은 고딩에 불과한 거 같은데 말입니다.”


“작년에 말이다. 광택시장 정화회라는걸 만들었거든, 상인연합 사람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서 우리가 만든 거지만 상인 연합 사람들은 그걸 몰랐지.”


[딸깍!]


이기성이 입에문 담배에 불을 붙이며 말을 이었다.


“광택시장 좌판을 걷어낸다면서 애들을 썼었다. 다섯 놈 다 한 주먹 한다는 놈들이었지.”


“······”


“그런데 모두 얻어터지고 돌아온거야. 그날 저녁에 광택시장 정화회 사무실로 저 고딩놈이 찾아왔다. 열명 넘게 있었지만 아무도 저 고딩 놈을 막지 못하고 사무실이 박살이 났지.”


“열명이나 있었는데요?”


“칼은 쓸수 없었지만 쇠파이프와 야구방망이를 썼는데 아무 소용없었다.”


“그, 그정도입니까?”


“쟤는 사람이 아니라 곰이야. 평소엔 얌전하지만 화가나면 아무도 막을수 없는 야수 같은 놈이지.”


“아아 그래서···”


“만약 저 놈이 우리 회사에 입사한다면··· 다른 놈들이 함부로 덤벼들지 못할거야. 그리고 생각해봐라!”


“뭘 생각···.해요?”


“만약 저놈이 일도파나 새나라파에 들어가게 되면 어떻게 될런지.”


“아아···”


대단한 깨달음을 얻었다는듯 이규민이 끄덕거리자.


“니가 이 놈아 조카니까 알려주는 거야.”


“감사합니다. 삼촌.”


“삼촌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그랬지.”


“네, 네 이사님.”


차 안의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끈 이기성이 말을 잇는다.


“저놈이 일도파 식구가 되어서 쳐들어오면··· 휴우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너무 걱정 마십시오. 저도 만만치 않습니다. 저도 예전에···”


이규민이 말을 이어가려다가 룸미러를 통해 이기성이 날카롭게 노려보고 있는걸 깨닫고 말을 잇지 못한다.


“풋, 넌 멀었어. 이 새끼 조카만 아니면··· 이바닥에서 오래 살아남는 제일 중요한 능력이 뭔지 알아?


“뭐, 뭔데요?”


“한눈에 딱 봤을때 내가 저 새끼를 제낄수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능력이야. 그동안 상대가 호랑이인줄도 모르고 덤벼들다 칼빵맞고 죽어 나간 수많은 개새끼들이 봤었다. 넌···”


이기성이 피식거리며 말한다.


“개새끼야. 그것도 세상 물정 모르는 젓비린내 나는 개새끼지. 넌 한 10년동안 잘 보고 배워.”


“아, 알겠습니다.”


이규민이 룸미러에서 눈을 돌려 전방을 주시한다.


‘아 삼촌, 정말 조카에 대해서 너무 모르네.’


이규민이 속으로 투덜거렸지만.


“저 곰하고 조만간 우리 회사에 입사할 최정민이라고 괴수같은 놈이 하나 있지. 그 둘이 우리쪽에 합류하면··· 일도파는 끝나는 거다. 그리고 우린 전국구가 되는 거야. 아니지, 글로벌로 움직이게 되는 건가? 흐흐흐.”


이기성이 중얼거리며 입끝을 올리고 있었다.




***




건물 입구에 경비실이 있고 경비라고 하기엔 너무나 젊고 덩치가 큰 남자가 앉아 있다.


“어디가세요?”


남자의 말에 후드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한 태창이 고갤 돌린다.


“3층 갑니다.”


말과 함께 돈뭉치를 들어올린다.

알고 왔다는 뜻이니 긴말은 필요없겠지. 경찰이라고 하기엔 어려보이고.

후드티에 마스크면··· 뭐 불법도박장 드나드는 놈들중에 얼굴 광고하고 싶은 놈들은 없거든.


“재미나게 놀아요.”


덩치가 더 말을 잇지 않자 태창이 3층으로 올라간다.

금장과 은장으로 요란하게 만들어 놓은 문위에 ‘Lucky & Fun’, 행운과 재미? 술집 간판이 달렸다.

묘하게 젊은 취향과 나이 든 취양을 다 소화할것 같은 인테리어. 그만큼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것이리라.


태창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나이 든 여자가 반긴다.


“혼자 오셨어요?”


대답대신 강태창이 여자에게 돈뭉치를 꺼낸다.

그것으로 술마시러 온게 아니며 이곳의 정체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는 대답을 대신 한 것이다.


“좀 전에 온 친구랑 같은 방으로 안내해 줘요!”


“······”


여자가 잠시 태창을 물끄러미 보더니.


“5번 방으로 가세요. 칩은 그쪽으로 가져다 드릴게요.”


“네.”


태창이 5번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선그래스를 낀다.

‘텍사스 홀덤’에선 썬그래스를 끼는 것이 용인되니까.

마형석의 뒤를 캐면서 이곳이 불법도박장인걸 알게 되었고 태창은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열심히 능력을 개발해 놨지만 투시나 독심술을 사용할 기회가 없었는데 그 능력을 사용할 최고의 기회가 온 것이다.


5번방 문을 열고 들어가자 길쭉한 텍사스 홀덤 테이블에 사람들이 앉아 있다.

그 사이에 인상을 쓰고 있는 마형석의 모습도 보였다.

입구에 서 있던 태창을 흘깃 바라본 사람들이 곧바로 테이블로 고개를 돌린다.

태창도 비어 있는 자리에 가서 털썩 앉았다.

마스크를 쓰긴 했지만 가짜 콧수염 붙이고 오길 잘했지.

눈치로 봐선 마형석도 태창을 못 알아보는 것 같았다.




***




기본 규칙은 대강 알고 있었다.

일반적인 포커와 다르게 택사스 홀덤은 플레이어가 2장씩 자기패를 갖고 딜러가 5장의 패를 차례로 깐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2장의 패와 딜러가 중앙에 오픈한 패 5장을 합해서 계급이 높은 카드를 만든다.


태창은 후드티를 한 채 선글래스를 끼고 콧수염도 달고 왔지만 마스크를 쓰고 있다.

가지고온 판돈은 5백만원이지만 지금 현재 칩은 380만원 정도.

열차례 가까이 판이 돌았지만 태창이 먹은 판은 고작 한번.

일부러 돈을 따지 않고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그 사이에도 한명이 돈이 다 떨어져 홀덤 테이블에서 자리를 이탈해 방에서 나갔다.


매판 10만원씩 내면서 게임이 시작되고 태창을 제외한 나머지 네사람은 꽤 많은 칩을 쌓아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건 뭐 하나마나 자신이 따게 되어 있다.

투시와 독심술, 거기에 시간멈춤 능력까지 가지고 있으면서 잃는게 더 이상하자.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태창의 목적은 티나지 않게 돈을 따는 것.

물론 마형석의 돈을 털어더리는 것도 목적이다.

사람들의 플레이 스타일을 그동안 관찰하고 있었다.


귀걸이를 한 대머리는 신중한 스타일이다.

선글래스를 껴서 나이는 가늠하긴 힘들지만 30대 중반쯤 된것 같다.

그가 지를때엔 매우 과감해서 그가 판을 이끌고 있다.

그의 앞엔 대략 3천만원 내외의 칩이 쌓여 있다.


마형석의 앞에도 제법 칩이 많이 쌓여 있다.

도청을 통해 마형석이 칩으로 바꾼 돈이 이천만원 가량으로 알고 있었는데 마형석 앞에도 삼천만원 정도의 칩이 쌓여있다. 태창이 오기전에 꽤 기세를 떨친 모양이었다.


마형석 옆에 앉은 사람은 페도라를 쓰고 썬글래스를 낀 남자인데 콧수염이 있었다.

신기한 것은 그는 과감히 레이스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따라가고 있을 뿐인데 그가 돈을 따는 판이 많다. 그의 앞에는 대략 5천만원 가까이 되는 칩이 있었다.


태창은 옆에 앉은 여자를 바라본다.

20대로 보이는 선글래스를 끼고 화장을 진하게 한 여자.

거리에서 봤다면 한번 돌아봤을만큼 예쁜 여자다.


태창이 방에 들어왔을때 썬글래스를 올리고서 태창을 향해 살짝 윙크까지 했었다.

아무도 그걸 몰랐겠지만 태창은 그녀를 의식하고 있었다.

그녀가 입은 드레스에 가슴골이 살짝 보이고 있었고 그녀앞에 대략 4천만원가까이 되는 칩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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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위험해지는 상황 +4 24.03.04 4,563 70 12쪽
21 원해서 하는 일은 아니지만 +4 24.03.03 4,707 75 13쪽
20 친구를 위해 끝까지 +3 24.03.02 4,814 76 13쪽
19 잘못된 결정 +3 24.03.01 4,861 84 14쪽
18 타짜 위에 이능력자 +2 24.02.29 4,918 82 12쪽
» 그 돈 털어주마 +5 24.02.28 4,985 83 12쪽
16 어쩐지 익숙하더라니 +3 24.02.27 4,932 86 12쪽
15 3.6초 +6 24.02.26 5,020 91 12쪽
14 사람이 깡패도 아니고 +3 24.02.25 5,021 88 12쪽
13 기꺼이 약자 편에 선다 +5 24.02.24 5,138 86 12쪽
12 그건 강태창이 아니야 +9 24.02.23 5,229 99 13쪽
11 돈 주기도 이렇게 힘들 줄이야 +2 24.02.22 5,423 97 13쪽
10 영웅의 자질을 타고 난 자 +1 24.02.21 5,490 92 12쪽
9 드러나지 않는 존엄 +1 24.02.20 5,626 98 13쪽
8 그냥 영웅으로 해주시죠? +4 24.02.19 5,746 102 12쪽
7 우리 태창이가 변했어요 +3 24.02.18 5,985 98 13쪽
6 1대 1을 만들어야 한다 +4 24.02.17 6,155 97 13쪽
5 영웅 탄생하셨다 +5 24.02.16 6,694 93 13쪽
4 이미지 쇄신 기회 +4 24.02.15 8,428 108 12쪽
3 발동어 사고 +13 24.02.14 11,230 132 12쪽
2 상태창이 생겼다 +11 24.02.14 15,797 154 12쪽
1 프롤로그 +5 24.02.14 17,164 18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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