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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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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10시50분 연재
작품등록일 :
2024.02.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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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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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기꺼이 약자 편에 선다

DUMMY

[여러분! 어제 아주 대단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광택시 학원가에서 한 학생이 건물 옥상에서 떨어졌는데요. 지나가던 한 남자가 그 학생을 받았습니다. 아주 끔찍한 일이 생길뻔했는데 말이죠. 그 남자는 그 학생을 무사히 구급대원에게 넘겨주고 자리를 피했다고 합니다. 잠깐 보시죠.]


강태창은 입을 떡 벌리고 TV를 보고 있었다.

누군가 그 장면을 핸드폰으로 찍었을 줄이야.


동영상속에선 여자애가 건물 옥상에서 몸을 던지는 순간 비명소리와 함께 ‘썬···이 싸랑··· 싶다!’ 고함소리가 들렸다.


[정말 대단한 일 아닙니까? 그런데 말이죠. 이 남자의 선행이 이게 다가 아닙니다. 다른 제보 영상도 보시죠.]


남자가 말하자 장면이 바뀌었고 여자의 얼굴 뒤로 꼬맹이가 차도에 놓인 인형을 줏으러 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썬···이 싸랑··· 싶다.’ 외치는 소리와 함께 한 남자가 튀어나왔고 트럭이 아이와 남자를 덥치는 장면이다.


[이 아이도 무사히 살아났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같은 남자인거 같습니다. 소중한 생명을 구한 이 남자는 도대체 누구일까요? 그가 외쳤던 말은 과연 무엇일까요? 이 동영상을 음성분석 전문가에게 맡겨서 도대체 그가 외친 말이 무엇인지 정확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이 남자의 정체를 아시는 분들은 저희에게 제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젠길··· 누군가 저걸 동영상으로 찍었다니.

태창이 인상을 쓰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동생 지은이가 태창을 노려보고 있다.


“너 아니지?”


기집애 눈치는 빨라가지고.


“당연히 나 아니지.”


“옷이 비슷한거 같던데···”


“얘가 또 이러네.”


태창이 인상을 찌푸리자.


“밥먹고 어서 학교 가야지. 지은이도 그만하고.”


엄마가 지쳤다는 듯이 말씀하시자 그제서야 지은이의 시선이 식탁으로 돌아간다.




***




이번에 허둥거리는 바람에 ‘가속’만 시전하고 ‘시간멈춤’은 시전하지 못했다.’

아이를 구할때엔 트럭에 가려 시간멈춤을 시전한게 티가 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단지 조금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의 모습이 찍힌 것이다.

2.5배의 힘과 속력으로 간신히 우영순을 받아낼순 있었지만.

온 몸이 욱씬거리고 아픈건 어쩔수 없다.

허공에 던져진 200킬로그램은 받아낸것 같으니까.


누군가 그걸 동영상으로 찍어서 방송국에 보냈을 줄이야.

게다가 태창이 외친 소리가 무엇인지 분석을 한다고 했다.

기가 막혔다.


이거 잘못하면 전국민이 보는 TV에서 ‘썬영아 싸랑한다 보고 싶다.’가 방송될수도 있다.

국가급 헌터는 들어봤어도 국가급 고백 변태라니.

사람들앞에서 누군가를 사랑도 하니고 싸랑한다고 소리치고 다니는게 변태지.


“아악!”


학교로 걸어가며 강태창이 머리를 휘저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렇게 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어제 우영순을 구하며 레벨도 하나 오른것 같지만 상태창을 살펴볼 여유가 없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변태로 광고될 예정인데 여유가 있을 리가 없지.


하지만 후회는 없었다.

소중한 생명을 살릴수 있었으니까.

그건 그거고. 그 댓가로 앞으로 변태로 살아가야 하다니.


“엇?”


학교를 가는 길목에 누군가 서있다.

태창이 놀랬던 이유는 그 사람이 바로 오선영이었기 때문이다.

태창은 모른척 지나가려고 했다.


“거기 서봐!”


“나, 나?”


“그럼 너 말고 누구겠어?”


죄지은 사람처럼 오선영을 향해 태창이 발걸음을 옮긴다.


“어떻게 할 거야?”


“뭘?”


“뭔지 몰라? 전국민이 보는 방송으로··· 하.”


기가 막히다는듯 한숨을 뱉더니 태창을 노려본다.


“어제 너잖아! 다 봤어!”


“무슨 소리야? 어제 학산빌딩 근처로 가지도 않았는데···”


오선영이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서 태창을 바라본다.


“학산빌딩인건 어떻게 알았대? 방송에 나가지도 않았는데.”


‘컥!’


이래서야 자기 입으로 우영순을 구한게 본인이라고 선언한것과 다르지 않다.


“다, 당연히 알지, 이동네 살면 딱 보면 다 알잖아. 학원들이 바글바글 있는게 학산빌딩이니까.”


뒤늦게 변명해보지만 소용이 없었다.


“됐고! 왜 그딴 이상한 소리를 했냐고? 엉?”


환가 잔뜩 난 모습이었다.


“그, 그게···”


“아니라고 발뺌하지 마! 내가 다 들었어.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안다고.”


단호하고 분명한 눈빛, 뭐라고 변명한들 숨길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정하고 받아들여? 천만에.

아무말도 하지 않으면 오선영이 말한 것이 모두 사실이라고 긍정하는 것과 같으니까.

이럴때엔 촛점 옮기기지.


“뭔가 오해가 있는 모양인데··· 그건 아니야.”


“그게 뭔데? 무슨 오해?”


그게 그거지 그게 왜 그게 아니래.

오선영은 귀끝까지 빨개졌다.

피부가 하얘서 그런지 화나면 얼굴이 온통 새빨개지는 저건 어릴때랑 별로 변한게 없네.

뽀뽀하자고 덤벼들때 싫다고 그러면 저렇게 얼굴이 빨개졌었지.

아 물론 이건 개나리 유치원 햇님반 시절 이야기다.


“좌우간에 오해하지 말고···”


“전국민이 보는 방송에 나갔는데··· 오해하지 말라고?”


“아니라니까.”


오선영이 씩씩거리며 강태창을 노려본다.

저 고양이 눈빛, 태창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게 바로 오선영의 저 눈빛이다.

잡아먹을듯이 노려보는, 분노로 점철된 강력한 레이저가 눈앞의 모든걸 지져버릴듯 하니까.


“이 상황은 니가 책임져!”


책임을 어떻게 지라고? 데리고 살아달라는 책임이면··· 감사하지만.


“아니, 그렇게 막연한거 말고 정확하게 하자.”


“뭘 정확하게 하려고?”


“내가 시키는 것 하나 해!”


“내가 왜?”


“니가 저지른 일로 내가 피해를 봤으니까. 내 고민거리 하나 정도는 맡겨도 되잖아.”


“어거지 부리지 마! 내가 왜 니가 시키는 걸 해?”


“우영순 일이야!”


돌아서려던 태창이 걸음을 멈췄다.


“우영순을 돕는거 도와줘.”


조금은 부드러워졌지만 단호한 눈빛으로 오선영이 태창을 보고 말한다.




***




‘우영순이 돌아오면 더도 말고 점심시간에 우영순하고 밥을 같이 먹어줘!’


오선영이 해달라고 한건 의외로 단순한 거였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부모님이 이혼할 예정이고, 아이들의 왕따, 성적 하락 등 여러가지 원인이 합쳐져 우발적으로 저지른 일이라고 하는데 오선영이 말한건 적어도 아이들에게 왕따당하는 일 만큼은 함께 막아달라는 뜻이었다.


전날 병원에 있었던 우영순은 다음날 정상적으로 학교에 왔다.

오선영 옆에 서서 어제 그 우영순을 구하는 장면을 모두 목격한 이윤경이 태창을 수상히 여기며 게슴츠레 눈을 떴지만.

뭐 이윤경이 그 사람이 강태창 아니냐고 물어도 아니라고 잡아떼면 그만이고.


점심시간, 3반이 식당에 갔을 때엔 이미 1반은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영순은 구석자리에 혼자 앉아 조용히 밥을 먹고 있다.


‘애들은 참 잔인하단 말이지.’


전날 자살까지 기도한 친구이것만 아이들의 따돌림은 멈출지를 모른다.

강태창과 오선영은 식판을 들고 줄을 서 있는데 한눈에 봐도 불량해 보이는 남자애 둘과 여자애 둘이 우영순의 앞으로 다가갔다.


“쟤들은 또 뭐야?”


“저놈들이야. 너 보고 같이 밥먹자고 한 이유가. 최정민을 이긴 너라면 저놈들도 함부로 설치진 못할 테니까.”


일진애들이 앞으로 다가가자 우영순이 수저질을 멈췄다.


“너 어제 사건 쳤다면서?”


“누가 도와준거야? 멋진 장면 놓쳤네. 그냥 떨어지게 냅둘것이지.”


“왜 경찰서 가서 우리한테 괴롭힘 당한다고 말해보지 그랬어? 네가 지껄이면 믿어줄지도 모르는데 응?”


큰 소리로 말한 것은 아니지만 식당이 조용해서 애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저것들 심하게 말하네.”


“기다려.”


강태창이 발끈했지만 오선영이 침착하게 말한다.

일진들은 우영선이 앉은 식탁 바로 옆칸으로 식판을 가져다 놓고 앉았다.


“야! 자리 바꿔 나 얘 옆이면 냄새나서 토 나와.”


“나도 싫어. 더러운 냄새나.”


“크크큭.”


빈자리도 많것만 일진애들은 우영순 옆자리에 앉아서 다른 애들 들으라는 듯이 말한다.


“따라와!”


식판에 음식을 담은 오선영이 태창에게 턱짓을 했다.

태창은 오선영을 따라 우영순에게 다가갔다.


“아 더러워서 못 먹겠네.”


일진애의 말에 우영순이 밥을 먹다말고 일어나려고 하는 순간.


[턱!]


우영순의 어깨를 오선영이 잡았다.


“영순아! 옆자리 비었지? 밥 같이 먹어도 돼?”


놀란 눈빛의 우영순.


“어, 어어.”


“태창이 알지? 작년 같은 반이었잖아.”


강태창이 우영순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우영순 앞자리에 털썩 앉았다.

반면, 일진 무리애들은 얼굴빛이 사색으로 바뀌어간다.

강태창이 최정민을 쓰러뜨렸다는 소문이 전교에 이미 퍼져있는 상태였으니까.

좀 지나 조용히 밥을 먹고 있을때 오선영이 입을 열었다.


“영순아! 뭐 힘든거 없어?”


“히, 힘든거?”


광대가 불거질 만큼 바짝 마른 몸에 생동감이라곤 찾아볼수 없는 푸석푸석한 우영순의 얼굴을 보며 강태창이 속으로 혀를 끌끌 찬다.


‘이런 몰골이면 다가오려던 애들도 도망가겠어.’


아이들이 피하는 이유가 있었다.

만약에 볼수만 있다면 우영순 주위로 음습한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것을 볼 수 있으리라.


“만약 혹시라도 괴롭히는 것들 있으면 말해! 내가 학교에 건의해서 학폭위열테니까. 요즘 면학분위기가 조성되려던 때에 걸리적 거리는 애들은 가만두지 않겠다고 2학년 주임 선생님이 말씀하시더라고.”


오선영이 말과 함께 옆에 앉은 일진애들을 바라본다.

일진애들이 눈을 내리깔고 조용히 밥을 먹는 시늉을 한다.


“뭐 선생님 선으로 가기전에, 그런 애들 있으면 태창이가 먼저 가만두지 않는다고 했거든. 대가리를 깨버린다고 그랬나? 태창이 니가 뭐라고 그랬지?”


‘내가 언제?’


강태창이 놀란 눈으로 오선영을 본다.


“내, 내가?”


“어 니가 그랬잖아. 최정민을 박살낸 다음 몰래 뒤에서 친구 괴롭히는 일진 애들은 보이는 족족 밟아 버린다며? 야구방망이로 대가리를 빡! 빡! 빡! 빡!······”


오선영이 일진애들을 노려보며 빡! 소리를 강조해 발음한다.

‘빡’ 소리가 들릴때마다 일진아이들의 머리가 점점 움츠러들어 어깨 밑으로 파고들었다.


“그렇게 대가리 깨 버린다며?”


‘무시무시한 기집애.’


과장되기는 했지만 효과는 만점이었다.

옆자리의 일진 애들은 마치 자신의 머리가 깨져 피가 줄줄 흐르는 듯한 착각이 들었으니까.

게다가 강태창은 떠오르는 신흥 강자. 그 무시무시한 최정민을 일대 일로 싸워 이긴 싸움꾼이다.

일진 무리의 변용태는 식은 땀을 줄줄 흘리고 있다.


“그, 그랬지, 강냉이도 털어서 목구멍에 박아버리고···”


“눈알도 하나 뽑아서 애꾸눈을 만들고···”


“오른손 팔을 뿌러뜨려서 왼손으로 똥 닦게 만들고···”


“쩝··· 밥 먹고 있잖아.”


“밥도 왼손으로 먹게 되겠지.”


강태창과 오선영이 주고받으며 무시무시한 말을 늘어놓자.


“얘, 얘들아! 우리 밥 다 먹었으면 커, 커피 먹으러 갈까.”


강태창 옆자리에 앉은 변용태가 일어나려고 한다.

태창이 일어서려는 변용태의 어깨위에 팔꿈치를 얹었다.


“히익!”


놀란 변용태의 귀에 대고 강태창이 조용히 중얼거리자.


“아, 알았어. 얘들아 가, 가자!”


변용태의 말에 일진 애들이 후다닥 일어나서 식판을 챙겨 말한다.

그모습을 지켜보며 씨익 웃던 오선영이 우영순을 바라본다.


“토요일날 애들이랑 호수공원 가는데 너도 같이 갈래?”


오선영의 말에 우영순의 얼굴에 살짝 미소가 걸렸다.


“나, 나도?”


“응, 2학년 되어서는 애들 잘 못 봤잖아. 윤경이도 간다고 그랬고 은채도 간다고 그랬거든 너도 별일 없으면 같이 가자.”


“그, 그래.”


“코노도 가고. 떡볶이도 먹고 재밌게 놀자. 히히”


오선영의 말에 우영순이 어색한 표정으로 웃었다.

여전히 칙칙하지만 강태창은 함께 웃고 있는 우영순과 오선영을 바라보며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영순처럼 보기만 해도 칙칙한 아이가 있는 반면 보기만 해도 밝고 환한 아이가 있다.

음습하고 어두운 아이도 오선영 옆에 있으면 햇살을 받아 나뭇잎을 반짝거리는 나무처럼 밝아지고 환해보인다.


이러니 오선영을 안 좋아할래야 안 좋아할 수가 없다.

그 순간 오선영이 강태창을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세상이 환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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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친구를 위해 끝까지 +3 24.03.02 4,815 76 13쪽
19 잘못된 결정 +3 24.03.01 4,862 84 14쪽
18 타짜 위에 이능력자 +2 24.02.29 4,921 82 12쪽
17 그 돈 털어주마 +5 24.02.28 4,985 83 12쪽
16 어쩐지 익숙하더라니 +3 24.02.27 4,932 86 12쪽
15 3.6초 +6 24.02.26 5,021 91 12쪽
14 사람이 깡패도 아니고 +3 24.02.25 5,021 88 12쪽
» 기꺼이 약자 편에 선다 +5 24.02.24 5,138 86 12쪽
12 그건 강태창이 아니야 +9 24.02.23 5,230 99 13쪽
11 돈 주기도 이렇게 힘들 줄이야 +2 24.02.22 5,423 97 13쪽
10 영웅의 자질을 타고 난 자 +1 24.02.21 5,490 92 12쪽
9 드러나지 않는 존엄 +1 24.02.20 5,626 98 13쪽
8 그냥 영웅으로 해주시죠? +4 24.02.19 5,746 102 12쪽
7 우리 태창이가 변했어요 +3 24.02.18 5,985 98 13쪽
6 1대 1을 만들어야 한다 +4 24.02.17 6,155 97 13쪽
5 영웅 탄생하셨다 +5 24.02.16 6,694 93 13쪽
4 이미지 쇄신 기회 +4 24.02.15 8,428 108 12쪽
3 발동어 사고 +13 24.02.14 11,230 132 12쪽
2 상태창이 생겼다 +11 24.02.14 15,797 154 12쪽
1 프롤로그 +5 24.02.14 17,164 18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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