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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습 님의 서재입니다.

망나니 마법사의 무림 전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김미습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7
최근연재일 :
2021.06.05 15:01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933
추천수 :
51
글자수 :
62,658

작성
21.06.01 07:45
조회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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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9_꼬리 없는 호랑이

DUMMY

“특이한 건 하나 더 있다네. 얼굴 반쪽이 무너져 있고, 그쪽은 눈도 잘 못 떠. 그래서 그런가? 마을의 어린 애가 호랑이와 마주쳤는데 아이는 건들지 않고 가축만 물고 갔지 뭔가.”

‘어? 내가 아는 호랑이 같은데?’

천마는 자신에게 꼬리를 떼인 호랑이가 떠올랐다.

“대호(大虎)라···. 그럼 영물이겠군요. 영물이라면 잡기 더 어렵겠습니다.”

“제가 한 번 잡아보겠습니다!”

진수가 자신의 커다란 활을 들고 앞으로 나섰다.

하지만 부용은 그런 진수를 말렸다.

“영물은 잡으면 더 큰 화가 미칠 수 있어서 그런 것 아니오!”

“더 큰 화는 무슨. 지금 마을 사람들이 다 굶어 죽게 생겼는데 큰 화가 무슨 소용이냐!”

진수와 부용이 티격태격하는 사이, 이번엔 천마가 나섰다.

“그 호랑이, 내가 잡겠다!”

모두가 말을 멈추고 천마를 바라보았다.

“황 궁사가 쏘는 화살은 너무 강해서 호랑이 가죽이 못 쓰게 될 거야. 그 호랑이 내가 잡아서 가죽은 직접 팔겠어.”

‘호명이가 좋아할 거야.’

천마는 호랑이 가죽 판 돈을 호명에게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호랑이는 당연히 잡는 사람 것이지. 무조건 호랑이만 잡아주게. 우리는 그것 외엔 바라는 것이 없다네.”

늙은 촌장은 근엄하게 선언했다.


*

마을의 모든 가축을 한곳에 모은 뒤 한쪽 구석에 나뭇가지와 짚으로 작은 움막을 하나 만들었는데, 거기엔 천마와 부용이 들어갔다.

“호랑이는 매일 밤 나타나니 오늘 밤에도 식사하러 내려올 겁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렇게 이야기한 후 두 사람만 남겨두고 집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곽 검사는 그만 들어가서 쉬어. 여긴 나 혼자 있어도 괜찮아.”

“그 큰 호랑이를 어떻게 혼자 잡겠다는 겁니까?”

“그냥 주먹으로 때려잡을 생각이야.”

“그냥 주먹으로요?”

부용은 황당한 표정으로 천마를 바라보았다.

“용감한 겁니까? 아니면 좀 모자란 겁니까? 아무리 무공이 뛰어나다고 한들, 맨손으로 큰 호랑이를 잡을 수는 없습니다.”

“난 가능해. 그러니 가지고 있는 검은 사용하지 마. 가죽에 상처가 생기면 곤란하니까.”

“난 지금 법사님을 도와주려 하는 겁니다!”

“글쎄, 도움 필요 없대도.”

천마와 부용이 호랑이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의 문제로 다투는 사이, 성녀도 이들이 숨어 있는 움막 안으로 들어왔다.

“그쪽은 왜 나온 거요?”

“궁금해서요.”

천마는 부용과 성녀에게 경고했다.

“두 사람은 그냥 구경만 해. 호랑이는 나 혼자 잡을 테니.”

“정말 혼자 잡으시겠다고요?”

“천마 법사께서 그렇게 하시겠답니다.”

부용은 ‘두고 보자’라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성녀는 부용에게 말려야 하는 거 아니냐는 눈짓을 보냈지만, 부용은 시선을 피하며 모른 척했다.


“근데 궁금한 게 하나 있어.”

천마가 성녀에게 물었다.

“뭔데요?”

“내가 다른 별에서 이곳으로 왔다면, 어떻게 왔다는 거야?”

성녀는 차분히 설명해나갔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물질세계지만, 비물질의 영역도 존재하고 있어요. 그리고 대표적으로 마법은 비물질 영역을 이용하는 겁니다. 비물질의 영역에서 존재하는 힘이기 때문에 물질세계에서는 불가능해 보이는 시공간 초월을 할 수 있는 거예요. 그 마법의 힘으로 이곳에 오게 된 거죠.”

“비물질이 뭐요?”

듣고 있던 부용은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비물질이라는 게···. 아무튼, 그런 게 있어요.”

전혀 알아들을 수 없던 천마는 그저 먼 밤하늘만 바라보았다.


*

한참을 기다려도 호랑이가 나타나지 않자 성녀가 먼저 일어났다.

“아무래도 오늘은 호랑이가 눈치챘나 보네요. 저는 숙소로 돌아가겠습니다.”

성녀가 움막에서 나오자 그녀 뒤에서 호랑이의 살기 가득한 울음소리가 들렸다.

으르렁-

거대한 호랑이가 성녀를 표적 삼아 노려보고 있었다. 돌아본 성녀는 너무 놀라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호랑이의 무너진 얼굴 반쪽이 너무나 흉측했기 때문이다.

호랑이가 성녀를 덮치려는 순간, 움막 안에 있던 천마가 튀어나와 성녀의 몸을 감쌌다.

콰직!

이번에도 호랑이는 천마의 어깨를 물었다. 호랑이의 이빨은 천마의 살을 뚫기는커녕 몇 개가 부러져 나갔다. 부러진 이빨의 통증 때문에 괴로워하던 호랑이는 천천히 돌아서는 천마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

딸꾹!

딸꾹!

천마의 얼굴을 확인한 호랑이는 너무 놀라 딸꾹질을 해댔다. 그리고 오줌까지 질질 지렸다.

“맞네, 그놈!”

천마는 자신의 왼쪽 주먹으로 호랑이의 일그러진 얼굴 반대쪽을 후려갈겼다.

퍽!

빠직!

호랑이의 멀쩡했던 나머지 안면 뼈도 박살이 나버렸다. 그리고 그 충격에 기절해 버렸다.

그것을 보고 있던 부용과 성녀는 너무 기가 막혀 할 말을 잃었다.

“맙소사. 정말 주먹 한 방으로 호랑이를 잡다니!”

천마는 호랑이의 머리를 잡고 돌려서 숨통을 끊어버렸다.

우둑!

부용은 죽은 호랑이를 넋 놓고 바라보았다.

반면 성녀는 천마의 어깨 뒤쪽에 박혀 있는 호랑이의 이빨 하나를 뽑았다.

천마의 어깨에서는 그 어떤 상처나 피도 발견되지 않았다.

“잠깐 손 좀 주세요.”

뭔가 이상함을 느낀 성녀는 바늘을 하나 꺼내 천마의 손바닥을 찔렀다. 하지만 바늘은 피부를 뚫고 들어가지 못했다. 알 수 없는 반발력이 바늘을 힘껏 밀어내는 느낌이 들었다.

‘뭐지? 이 알 수 없는 힘의 정체는?’

이번엔 품에서 단도를 꺼내 천마의 손바닥을 찔렀다. 그 장면을 목격한 부용이 놀라 소리쳤다.

“지금 뭐 하는 거요!”

부용이 달려와 천마의 손을 확인했지만 피는 물론 아무런 상처도 보이지 않았다.

“아니, 이게 어떻게···.”

천마 역시 미간이 좁아졌다.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이것도 마법사의 능력 중 하나인가?”

천마의 물음에 잠시 생각하던 성녀가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천마님의 몸은 금강불괴(金剛不壞)의 신체 같아요.”

“역시 그랬던 거군요.”

부용은 이제야 천마의 능력이 이해가 간다는 표정을 지었다.

“금강불괴가 뭐야?”

“그러니까 그 어떤 것도 천마님의 몸을 뚫거나 상처 낼 수 없다는 뜻입니다.”

“금강불괴의 지체는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보는 건 처음입니다.”

성녀와 부용의 관심사는 호랑이보다 천마에게로 향했다.

“금강불괴라···.”

천마는 호랑이의 사체를 어깨에 올리고는 둘에게 부탁했다.

“이놈 가죽을 깨끗하게 벗겨줄 사람을 찾아줘.”

그렇게 말하고는 짐수레가 있는 창고로 향했다.

“천마님은 아무래도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 존재인 거 같아요.”

성녀는 우려와 기대가 섞인 표정으로 천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

아침이 되어 천마가 호랑이를 잡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마을에서는 잔치가 벌어졌다. 그동안 마을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바로 그 호랑이가 맞았다.

“고맙소. 정말 고마우이!”

촌장은 눈물까지 보이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장생 일행은 마을 사람들의 환영을 받으며 다시 상행에 나섰다.


“거참 이상하단 말이야. 저 큰 호랑이를 잡으면서 어떻게 상처 하나 없는 거지?”

진수는 연신 의문 가득한 표정으로 천마를 바라보았다.

“정말 주먹 한 방으로 호랑이를 기절시켰단 말이오?”

부용이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허, 참. 직접 봤다니 안 믿을 수도 없고.”

장생이 웃으며 말했다.

“이번 상행엔 능력 좋은 무사가 많아서 든든하오. 허허허.”


* * *

한 달 후.

장생 일행은 서장의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제 여기 여관에서 머물며 물건을 사러 올 상인들을 기다리면 된다네. 전부 있을 필요는 없으니 둘은 호랑이 가죽을 팔고 오게나.”

성녀는 여관 주인에게 호랑이 가죽을 팔만한 가게를 물었다. 그리고 장생과 자보가 물건을 넘기는 동안 호랑이 가죽을 팔기 위해 천마와 함께 가죽 상가를 방문했다.


“어서 오시오.”

천마는 어깨에 이고 있던 호랑이 가죽을 가게 주인 앞에 내려놓았다.

“호랑이 가죽이다. 얼마 줄 테냐?”

호랑이 가죽이라는 말에 상인은 서둘러 물건을 살펴보았다.

“무슨 호랑이가 이렇게 커?”

엄청난 크기에 놀란 상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응? 그런데 꼬리는 어디 갔소?”

“그거 잡을 때부터 없었다.”

“그리고 호랑이 얼굴은 또 왜 이래? 철퇴라도 사용한 거요? 얼굴을 완전 묵사발을 내놨네.”

“...”

“머리가 멀쩡하고 꼬리까지 있었으면 값이 꽤 나갔을 텐데, 아깝군.”

“그래서 얼마?”

“은자 200냥!”

천마가 생각하기에 적은 금액은 아니었다. 호명의 부모 빚이 350냥이었으니까. 그런데 이때 성녀가 나섰다.

“생각보다 적군요. 다른 가게로 가겠어요.”

성녀는 천마에게 가죽을 챙기라는 눈치를 주었다. 그러자 상가 주인의 태도가 바뀌었다.

“잠깐! 좋소. 좀 더 드리지. 240냥! 더는 안 돼!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가게로 가쇼!”

“좋아요. 240냥에 팔도록 하죠.”

상가 주인은 두 사람에게 은자 240냥을 내놓았다.


*

“성녀, 대단하군. 40냥이나 더 받아내다니.”

“이 행성의 장사꾼들은 대부분 저래요. 심리전에서 누가 이기느냐죠.”

천마와 성녀는 이야기를 나누며 시장을 구경했다.

툭.

“죄송합니다.”

한 소년이 천마와 부딪히더니 사과를 하고는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돈주머니는 무사한가요?”

성녀의 말에 천마가 서둘러 자신의 품 안을 살폈다.

“없어!”

“소매치기예요!”

성녀가 먼저 소년의 뒤를 쫓았다. 그리고 천마 역시 성녀를 따라 달렸다.

“거기 서!”

“도둑이다!”


소년을 따라간 천마와 성녀는 외진 공터로 나오게 되었다. 그곳에는 천마의 돈주머니를 훔쳐 간 소년과 불량해 보이는 성인 남자 셋이 모여있었다. 소년은 그중 한 명에게 돈주머니를 건넸다. 천마가 앞으로 나서며 외쳤다.

“그 돈 내놔. 내 돈이다.”

“배에 구멍 나고 싶지 않으면 꺼져!”

불량배들이 모두 단도를 하나씩 꺼내 들었다.

“그런 거 나한테는 안 통해. 그러니까 돈 이리 내.”

천마는 불량배들에게 다가갔다.

“이 아저씨 겁대가리를 상실했군.”

불량배 중 돈주머니를 갖고 있지 않은 두 놈이 먼저 단도로 천마를 찌르기 위해 돌진했다.

“이얏!”

“어?”

천마는 두 손으로 두 놈의 단도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발로 두 놈의 가슴을 차례로 차자 담벼락 끝까지 몸이 날아갔다.

퍽! 퍽!

“끄악!”

“날 죽이려 한 놈은 죽여도 된다!”

천마는 빼앗은 단도를 던져 각각 두 놈의 머리에 명중시켰다.

푹! 푹!

두 놈이 그 자리에서 즉사하자 겁에 질린 남은 한 놈은 그대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멈춰! 돈을 돌려주면 살려주마!”

하지만 너무 놀란 불량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대로를 향해 달려 나갔다.

“사람 살려!”


도망가던 불량배는 곧장 관아로 달려가 군관에게 매달렸다.

“살려주세요! 뒤에 따라오는 놈이 제 친구 둘을 죽였습니다!”

뒤따라온 천마를 향해 군관이 물었다.

“정말로 당신이 이 자의 친구들을 죽였소?”

“내 돈을 훔쳐 간 놈이다. 돈부터 내놔라!”

그러자 군관이 불량배에게 물었다.

“정말 저자의 돈을 훔쳤느냐?”

“아뇨! 안 훔쳤습니다. 제 몸을 뒤져 보십시오. 돈이 있나.”

군관이 눈짓하자 나졸 하나가 불량배의 몸을 열심히 뒤졌다.

“돈주머니는 없습니다.”

“확실히 없더냐?”

“예!”

군관의 미간이 좁아졌다. 그리고 천마를 바라보았다.

“돈을 훔치지 않았다는데?”

“분명 그 자에게 돈이 있...”

“돈주머니 여기 있습니다.”

뒤에서 나타난 성녀가 천마에게 돈주머니를 내밀었다.

“이걸 왜 성녀가 가지고 있는 거지?”

“저자가 도망치기 전에 돈주머니를 몰래 버렸어요.”

“우린 돈을 찾았으니 그만 가보겠다.”

천마는 그렇게 말하고는 돌아서려고 했다.

“잠깐!”

군관이 천마를 잡았다.

“이 자의 친구 둘을 죽인 게 맞나?”

“그렇다.”

“여봐라. 이 자를 오랏줄로 묶어라!”

군관이 명령하자 나졸 둘이 나오더니 천마의 몸을 꽁꽁 묶어버렸다.


작가의말

- 주인공 천마의 말투가 자신보다 나이 어린 사람들에겐 반말투로 바뀌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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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_복수의 시간 +1 21.06.05 31 4 13쪽
10 10_마법 반지 +2 21.06.03 22 3 14쪽
» 9_꼬리 없는 호랑이 +2 21.06.01 40 3 12쪽
8 8_서안객잔의 사냥꾼 +1 21.05.30 44 3 12쪽
7 7_천마와 성녀 +3 21.05.23 58 4 12쪽
6 6_중원의 이방인 (4) +3 21.05.14 124 4 13쪽
5 5_중원의 이방인 (3) +2 21.05.13 79 4 11쪽
4 4_중원의 이방인 (2) +1 21.05.12 104 6 11쪽
3 3_중원의 이방인 (1) 21.05.12 116 4 13쪽
2 2_벨루가의 록시마 (2) 21.05.12 115 6 12쪽
1 1_벨루가의 록시마 (1) +4 21.05.12 201 1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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