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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젠 님의 서재입니다.

콘베르토-conver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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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헤이젠
작품등록일 :
2016.03.15 21:55
최근연재일 :
2016.12.18 15:10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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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25
추천수 :
407
글자수 :
479,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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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2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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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다음 길로 나아가는 옵타이오의 길[4]

DUMMY

싸움의 양상은 단번에 변하지 않을 듯 했다. 선공으로 세브리노 테라가 클레이모어를 눕혀 찌르기를 감행해 상대의 공격 반경을 좌우로 나눈 뒤, 상체가 아닌 한 스텝 더 빠르게 움직이는 다리를 보고 오른쪽으로 피하려는 티베리우스에게 2연속 공격: 에퀘스 이라를 시도했다. 단순한 공격이고 명칭이지만 테라가 자주 쓰는 선공의 방식이라 앨빈이 특별히 붙인 이름이다.


찌르기의 속도는 광대의 눈속임처럼 대검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클레이모어 임에도 불구하고 쐐액 하는 공기 가르기 소리와 부드러운 동작을 구사하는 한 손과의 임팩트가 찌릿한 액션을 과시했다. 구경하는 자들은 재미난 서커스가 왔다는 마냥 호응을 하기 시작했고, 티베리우스는 테라의 연속 공격을 장창을 바닥에 박으면서 미리 속력이 오르지 못하게 방어했다.


찌르기 후 잠깐의 경직이 시간차를 생성했고 재차 힘을 가하여 휘두르기 위해선 단순히 여분의 자세가 필요하지만 티베리우스의 방어가 계획을 망치고 말았다.


“공격이 아닌 방어도 제법 할 줄 아는군. 이건 어떠냐!”


그대로 강제 마찰을 일으키며 클레이모어를 들이미는 신공을 펼쳤다. 티베리우스의 장창과 클레이모어의 마찰 대결에서 테라의 무기가 가하는 압력과 장창의 저항하는 저항력이 서로 혈투를 벌였다. 불꽃 가루가 튀어 올라오기도 하더니 오른 손목을 비틀어 수직 올려베기를 시전 했다. 마찰력이 더욱 강해져 어느 한쪽이 부셔질 거 같았지만 클레이모어가 허공마저도 벨 때 까지 생채기 하나 남지 않았다.


작은 상처 하나라도 남지 않았지만 위력은 상당했는지 티베리우스가 빠져버린 지탱대에 무리하게 무게 중심을 주는 바람에 균형을 잃고 전방의 대각선 방향으로 넘어지려하는 찰나였다.


왼 발을 아우토반을 막 달리려는 차의 4단계 기어 페달을 무식하게 밟으려는 오렌지족 마냥 옆으로 뻗어버리면서 왼 팔에 힘을 주어 단단한 흙바닥을 오로지 창날로 가르며 반회전, 가속도를 덧붙여 내려찍는 힘을 강대하게 끌어올렸다.


“나도 싸울 줄 안다고 테라!!”


가엘 미스의 열혈이 담긴 장창은 엄청난 무게를 지니고 있어 그간에 숙달된 육체를 가지고 이루어진 갖은 훈련으로 티베리우스의 영혼은 점점 익숙해져 나갔다. 그건 좋은 현상이었고 산을 파는 극강의 훈련을 더해 창을 들 수 있게 되었다. 숨겨진 사실을 우리엘이 말하지 않는 이 순간에도 모르겠지만 이제는 창을 이용해 공격까지 하는 성장력을 보였다.


한계야 겪어 봐야 아는 거지만 티베리우스는 결코 적에게 질 생각은 없다. 그것은 봉인된 영혼이나 지금의 티베리우스나 유일하게 공통적인 사항이다. 왜냐하면 영혼은 육체가 죽으면 자신도 어이상실하게도 따라 죽어버리게 되고 티베리우스는 우리엘에게 거래를 한 이상 보답을 갚아야 한다는 일념을 항상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천사다, 사람을 뭐라 보는 거야 같은 비호감적인 면도 없진 않지만 새로운 삶을 준 건 틀림없는 기정사실이니까.


흔들림 있는 티베리우스의 결의와 내쳐진 창날을 거신의 기사 테라가 맞받아쳐야 안정적으로 역공을 가할 수 있는지와 차라리 거리가 멀어지지만 피했다가 에퀘스 이라로 진입할까 한 순간 고민했다.


피했을 경우 테라는 티베리우스가 한 번의 공격을 끝으로 재차 가다듬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자신도 기사, 상대도 기사인 만큼 공격 전술이나 기본적인 전투 방식은 몸에 배어 있을 테니 차라리 피해서 공격 주도권을 넘기는 것 보다 받아치는 걸 선택했다.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내놓는지 알면서도. 클레이모어와 장창의 날이 내려찍는 순간 클레이모어를 든 테라가 손의 위치를 빠르게 양 손으로 잡아 스위칭하고 왼 손에 압력을 주어 동시에 내려찍는 공격을 했다.


같은 위치에서 공격이 이루어진다면 끝까지 내려오지 않고 도중에 만나게 된다. 삼각을 이룬 장창과 클레이모어는 아래로 향하는 방향성에서 각기 역방향의 좌우로 길을 나뉘어 힘의 대결로 전황이 바뀌었다.


무기의 강도가 아닌 오로지 힘만의 대결. 사용자 본인의 순수한 힘이 가해져야 이기는 싸움이다. 단 1센티도 움직이지 않고 온 몸이 강철같이 굳은 것처럼 묘한 분위기만 풍길 뿐 미동도 없었다.


간혹 움찔하는 찰나의 장면만 보일 정도고 그 자세는 2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고 나서야 먼저 힘이 빠진 기사가 공격을 당할 수 있었다. 밀려나는 장창을 회수하며 백스텝 두 번을 시도해 거리를 벌린 뒤, 창날을 아래로 내렸다 올려베기로 공간을 회복했다.


테라는 공격하지 않고 제자리에서 가만히 서서 피하지 않고 창의 궤도만 따라보았다. 이어서 휘두르는 빈틈을 노려 클레이모어를 겨누었다.


“허세는 금물이다.”


에퀘스 이라를 시전, 창을 돌리려는 티베리우스의 양 손에 강력한 진동 충격을 주어 움직임을 저지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대로 창 자체를 튕겨내려고 살짝 밑으로 밀어 넣었다가 바로 뭉툭한 검신의 몸으로 맛없는 반찬을 보고 밥상을 뒤집어엎으려는 마냥 힘을 주려는 순간이었다.


전투 경험이 적은 티베리우스는 영화 삼국지에서 여포와 장비가 1대1로 싸우는 장면이 떠올랐다. 거기서 서로의 무기가 부딪혔을 때 손을 공격하려고 창신을 미끄러져 가면서 상처를 내려는 걸 손을 때면서 피하는 멋있는 장면을.


서로의 판단이 뒤틀린 것이다. 어디로 공격이 올지도 예측하지 못했으면서 무작정 오른 손을 놔버린 티베리우스는 무식하게 힘을 준 테라 덕분에 얼떨결에 공격도 당하지 않고 공격 자세를 잡아버리게 되었다.


창날이 스스로 테라의 목을 겨누었다. 그대로 창을 밀어 넣어 회심의 일격을 날렸다. 에스테반이 생각하기에 비록 테라가 진지한 결투를 원하였지만 서로가 한 팀이 된 이상 죽임을 전제로 한 결투는 아니라고 보았다. 따라서 목숨에 위협이 될 수준의 공격을 하면 될 것이라고 판단하여 창을 밀어 넣었지만 테라는 가소로운 선택이라는 마냥 무표정인 채 왼 손으로 튕겨내었다.


건틀릿에 옅은 기스 자국이 남았다.


하지만 그것은 관심 밖이었다. 빈틈을 보인자에게 오히려 빈틈을 내어준 자신의 실수에 흠칫 놀란 테라의 표정은 시험 0점 맞은 아이와 같았다. 이미지를 비교하려다 웃음이 나와 버린 티베리우스는 역으로 테라에게 분노를 일깨워주는 역할을 하고 말았다.


“전투 중에 상대를 비웃다니. 티베리우스! 이딴 기사였나!”


거신의 기사가 분노했다. 기어이 결투로서의 선을 넘어버릴 결심을 했는지 손, 팔, 어깨를 시작으로 전신에서 서서히 순백의 성력이 몸의 외부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성을 잃고 막무가내로 날뛰는 행동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게 분명했다.


세브리노 테라는 자존심이 강한 기사도 아니고 고집이 쌘 남자도 아니다. 단지 이 결투는 지면 큰일이라고 대결 이전부터 다잡은 마음이 헛되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심정에서 성력을 쓰기로 한 것이다.


‘어리석은 짓인 걸 알지만 그렇다고 현 상황을 방관할 순 없어. 어떻게 잡은 정의의 기회를. 흐리멍덩하게 날릴 순 없다고!’


클레이모어를 맨 손이였다면 피가 날 정도로 쌔게 쥐고 중단 자세를 잡았다. 성력이 차근 차근 공든 탑처럼 응축되며 검에 모이자 검강을 발현한 듯 한 생김새를 갖췄다. 명백한 실수였다.


세심한 조절 단계를 넘어가 버렸다.


‘이대론······ 그게 나간다고······.’


잠자코 지켜보기만 하던 앨빈도 그제야 테라가 무얼 하려는지 깨닫고 병사들에게 본 성 쪽으로 대피하라고 명령했다.


“다들 피해!! 폭성신화에 부딪힌다!!”


점점 커지는 클레이모어를 감싼 기운, 그 탓에 성 안에 있던 로칸도 불길한 기운을 감지했다.




왜 나 같은 강한 기사가 감정 하나 제어하지 못해서 이런 꼴을 보여야 하는 건데!


테라는 마음속으로 울부짖으며 할 수 없이 라지누아 성 때처럼 상쇄시키기로 결단을 내렸다. 상대는 충분히 강하고 이전에도 경험이 있었던 티베리우스가 앞에 있으니 따로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였다. 혹시라도 달라진 짙은 성력을 티베리우스가 맞받아치지 못한다면 그가 죽어버린 다는 불안함 때문에 쉽게 팔이 내려쳐지지가 않았다.


“어이 티베리우스! 그때처럼······ 할 수 있겠나?”


일단 질문한다. 불가능하다 해도 할 수 밖에 없고 혹여나 티베리우스가 잠시라도 버틴다면 달려가 같이 부셔버리면 된다는 터무니없는 생각이나 해버렸다. 그만큼 테라는 심리적인 압박감에 심장이 조여 왔다.


“걱정 마 테라. 살아남을 테니까.”


영혼의 티베리우스에게 조언을 받고서야 상황을 파악한 티베리우스는 자신도 일격 필살을 날리려고 자세를 잡았다. 어중간한 성력 기술은 강력한 데미지를 주지도 못한 채 경직만 남겨 죽음을 재촉하게 만드니까.


따라서.


그 기술을 쓴다.


“어이 지금의 나. 단번에 성력을 끌어올릴테니 바로 날려라.”


에스테반이 말했다. 이번엔 단번에 알아들은 티베리우스가 그때 그 하늘을 갈라버린 기술을 회상하며 검이 아닌 창으로서의 활용도에 걸맞은 자세로 창날은 오른쪽 어깨 위로 자리를 잡았다.


“와라 테라!”


와라. 이 한 마디에 세브리노 테라의 정신은 약간의 억압, 두꺼운 사슬 5개 중 2개가 풀려 나가버리는 기분이 들었다. 본인이 그렇게 말했으니 쓴웃음을 지으며 상단 자세로 그리고.


“폭성신화······.”


나지막이 읊조렸다. 그와는 반대로 어마무시하게 강력한 성력의 파도가 도시를 덮칠 것 같이 부풀어 올라 어느새 랜 성의 본 성보다도 커지고 말았다. 클레이모어에 응축된 상당량의 성력이 모조리 뿜어져 나온 것처럼.


보기엔 약해보여도 파도 내부는 미친 듯한 교차를 이루고 있다. 심플하게 열 받은 분자 운동을 비유하면 좋다. 허나 정작 중요한 건 엄청난 압력과 전 방위로 가해지는 이름 바 베기 공격이다.


대지가 깎여나가고 주변에 있던 무기 지지대며 마실 걸 준비해둔 테이블이며 모조리 분해되며 티베리우스를 향했다.


그런 두려움 앞에 새하얀 옷을 입은 이혼의 기사 티베리우스가 외쳤다.


“선線을 가르는 욕망의 선善.”


허공을 벰과 동시에 빛처럼 나아간 한줄기의 굵은 선들.


폭성신화하고는 차원이 다른 공격력. 공격 범위의 밀도가 확연하게 줄어듦에 따라 비중은 급격히 증폭하여 창과 방패 중 창이라 할 정도로 일격 필살의 기술. 전 성력을 단번에 날리는 공격을 보고 테라는 순간 상상했다.


‘죽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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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다음 길로 나아가는 옵타이오의 길[2] -그가 바라본 미래 - 16.05.15 375 3 9쪽
54 다음 길로 나아가는 옵타이오의 길[1] - 살바토르! 부활 - +2 16.05.11 410 2 8쪽
53 구 영웅과의 만남[6] - 앨빈과의 조우 - +2 16.05.07 314 2 10쪽
52 구 영웅과의 만남[5] 16.05.03 179 2 9쪽
51 구 영웅과의 만남[4] - 평화 시대의 미래는 - +2 16.05.02 293 2 9쪽
50 구 영웅과의 만남[3] - 패배 - +1 16.04.30 227 2 12쪽
49 구 영웅과의 만남[2] - 테라의 일과 - +2 16.04.28 236 2 9쪽
48 구 영웅과의 만남[1] - 완성된 무기 - +2 16.04.27 232 3 8쪽
47 다인 성을 수복하라[6] - 파쇄하라! 폭성신화! - +2 16.04.27 211 3 11쪽
46 다인 성을 수복하라[5] - 작전 제 3단계 - +2 16.04.26 164 3 10쪽
45 다인 성을 수복하라[4] - 포위 시작 - +1 16.04.25 108 4 11쪽
44 다인 성을 수복하라[3] +3 16.04.24 168 4 7쪽
43 다인 성을 수복하라[2] - 정의감이 불타다 - +1 16.04.23 233 4 9쪽
42 다인 성을 수복하라[1] - 전장의 명마: 록시안 - +1 16.04.22 252 3 9쪽
41 다인 성의 비명[5] +3 16.04.21 190 3 8쪽
40 다인 성의 비명[4] - 암살자 오스카 - +1 16.04.20 186 3 8쪽
39 다인 성의 비명[3] +3 16.04.19 206 3 8쪽
38 다인 성의 비명[2] - 선조 엘프의 후예 - +1 16.04.18 240 3 8쪽
37 다인 성의 비명[1] - 비틀어진 일상 - +1 16.04.16 190 4 9쪽
36 신세대의 악몽은 이제부터다[4] - 다인 성 입성 - +2 16.04.15 243 2 9쪽
35 신세대의 악몽은 이제부터다[3] - 부활한 구 영웅 - +1 16.04.14 263 2 11쪽
34 신세대의 악몽은 이제부터다[2] - 랜 성 공성전 - +1 16.04.13 251 2 7쪽
33 신세대의 악몽은 이제부터다[1] +3 16.04.12 246 4 8쪽
32 최악의 대장장이 가엘 미스의 꿈이란[3] - 삼 신의 정체 - +1 16.04.11 276 3 7쪽
31 최악의 대장장이 가엘 미스의 꿈이란[2] - 선線을 가르는 욕망의 선善. - +1 16.04.10 237 3 9쪽
30 최악의 대장장이 가엘 미스의 꿈이란[1] - 이상한 사람들. - +1 16.04.09 216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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