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헤이젠 님의 서재입니다.

콘베르토-converto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헤이젠
작품등록일 :
2016.03.15 21:55
최근연재일 :
2016.12.18 15:10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8,417
추천수 :
407
글자수 :
479,751

작성
16.04.24 23:17
조회
167
추천
4
글자
7쪽

다인 성을 수복하라[3]

DUMMY

“이제 어디로 가실 겁니까.”


“제 의견은 성을 빠져나가자는 겁니다만······ 후작님은 인정해주지 않을 거 같네요.”


아스틴은 조심스레 가장 원하는 말을 꺼냈다. 오스카가 엘프는 약하다고 단언했지만 솔직히 믿음이 안 간다라기 보단 약하다 한들 자신은 그래도 불가능하다는 불안함이 더 컸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자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하고 싶어도 할 수 가없었다. 목구멍에서만 울려 퍼지는 목소리를 다른 사람들이 들을 리가 없으니까.


“아스틴 기사. 그대는 도중에 저희와 합류했죠? 다인 성 근처에서 배회하던 아스틴을 오스카 후작님이 받아들였어요.”


“그렇죠. 전 황궁 기사였지만 임무 때문에 다인 성으로 오던 도중, 도적들을 만났고 수적으로 불리한 탓에 도망쳤습니다. 그러다 길을 잃었죠.”


첫 출발 때 오스카 사무엘의 선택 하에 동행한 기사는 4명. 리코니스 코나타, 그라티아 아르스, 랑체아 테르미나티, 그리고 엘리나다. 아스틴이라는 기사는 애초에 없었다. 코나타와 아르스가 수도로 복귀하고 랑체아와 엘리나만이 오스카를 따라 다인 성 근처에 도착할 무렵에 아스틴을 만났다.


자초지종 사정을 얘기하고 팀에 합류할 것을 간곡히 부탁했고, 함께 다인 성으로 입성했다.


“저희는 이제 동료입니다. 하지만 한 명이 아직 모이지 못 했어요.”


흠칫하는 아스틴은 그제야 누가 빠졌는지에 대해 알아차렸다. 본 성으로 가서 입성 보고를 한다던 랑체아 남작을 말이다. 기절하고 도망 다니느라 깜박하고 잊고 있었던 존재를 생각해 낸 것이다.


오스카는 말없이 뒤돌아 걸음을 옮겼다. 좌우로 나뉜 길은 어느 길로 가든 3번째 시장으로 연결돼 있어 선택하는데 는 지장이 없다. 약간 다른 게 있다면 2번째와 4번째 시장으로 가는 통로의 거리 차가 가는 방향과 매우 가깝고, 멀다는 점이다.


아무 이유 없이 왼 쪽으로 간다.


“랑체아를 두고 갈 순 없지. 아니.”


오스카는 성력의 장창을 하나 더 생성하더니 바로 본 성으로 날렸다. 날아간 창은 전망대를 먼지 조각으로 형태와 개념을 물질 변환시켰다. 라고 해도 평범한 폭발로 인해 사라진 거다. 당연히 소란을 일으키기엔 충분한 폭발 이였다.


전망대가 부셔진 직후, 본 성 안에서 종소리가 성 내에 웅장하게 울려 퍼졌다. 귀를 막아야 할 정도로 시끄럽고 길게 울리는 소리에도 불과하고 아스틴은 굳건한 오스카 사무엘의 어깨를 바라보았다.


“넌 우리의 동료가 되었지만 굳이 랑체아를 구하는데 참여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진짜 동료라면 넌 어떻게 할 거지?”


침을 꼴깍 삼키는 게 목젖이 움찔한 걸 보고 알았다. 아스틴은 고민하고 있다? 엘리나는 그렇게 보았다. 어지간해서 안면을 튼 지 얼마 안 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설령 동료가 됐다 해도 소중한 사람은 아니기에 포기할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저는 기사입니다. 긍지와 기사도로 전신을 장미의 줄기로 엮은 불굴의 기사 아스틴! 다인 성을 수복하겠습니다.”


검은 없지만 오스카에게 받은 창으로 바닥을 깊게 찍고 무릎을 꿇었다.


합당한 대우로 오스카는 성력으로 검을 만들고 한 손으로 아스틴의 오른 어깨에 살짝 건드렸다. 아스틴은 웃었다.


“허락한다. 나의 동료 아스틴.”




반대편 성벽 입구와 본 성에서 조금 떨어진 거리 사이에서 화살 공격을 깃털 마냥 막아버린 록시안은 일단은 성 밖으로 나가 작전을 짜기 위해 일부로 소관 앞에서 진을 친다고 거짓말을 했다. 물론 그 덕에 함부로 성문을 닫는 건 상상조차 시도하지 못하는 범주에 속하고 말았다.


어차피 기사들이 더러운 궁리를 하는 외부 침입자들을 갈가리 찢어 죽여줄 테니 수고를 던 셈이다. 록시안은 부단장을 불러 40명의 기사들을 5명씩 묶어 팀을 짠 뒤 시간과 공을 들여서 다인 성을 공략하기로 작전을 세운 걸 전달했다.


원래의 목적은 오스카 사무엘을 도와 엘프들의 영지에 들어가 호위를 맡는 것이었으나, 막상 성력이 담긴 화살 공격을 받은 뒤 깊은 고민 끝에 다인 성은 위기 상태에 봉착했다고 깨달았다.


레로빌리안 기사단은 전부 살바로트나 오스카에겐 견줄 바가 되지 않는, 비교조차 수치스러울 정도로 별 볼일 없는 성력 사용자들이다. 폭성신화를 쓸 줄 알지만 웬만하면 쓰지 않으며 그 기술을 제외하곤 두세 명 이외엔 보통의 기사에 신체 강화를 대충 할 등급이다.


그런데 기사가 없는 기껏해야 성주뿐인 다인 성에서 옵타이오 제국 최강 기사 중 하나인 레로빌리안 안드레 록시안과 대등되는 성력을 보유한 인간이 절대 없으리라 생각했다. 생각한다.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결론을 지을 수밖에 없다.


자존심이 눈앞을 막는 다고 말해도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아무리 부정한들 아니건 아니기 때문이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가 누적된 피로를 태우고 과도하게 흘린 땀을 어서 씻고 싶은 욕구가 새로이 차올랐다. 모든 게 싫증이 나고 짜증이 낫다.


상식적으로 그 화살을 쏜 자는 동 종족이 아니라 타 종족, 즉 엘프라는 정체를 알고 있다. 그래서 더 짜증난다. 록시안은 엘프를 무시하지 못할 종족이라 평가한다. 평가 전제는 자신이 먹이 피라미드 맨 꼭대기에서 내려다 본 결과를 토대로 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만 빼면.


“어떤가. 다인 성은 위험에 처해있다. 우리만이라도 성을 수복해야한다. 이 전략대로 라면 시장을 시작으로 주위로부터 포위해 적으로 인식되는 자들은 본 성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고, 바깥은 우리의 손아귀로 들어온다.”


손아귀에 들어온다는 문구를 말하면서 스스로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 아체도 레굴라 사체르가 부들거리더니 갑자기 크칫! 하고 소리를 내며 보기에 외관이 흉하게 찌그러졌다. 손가락 끝 마디들이 망가졌고 손바닥 부분은 눌려버렸다.


“칫. 힘 조절이 안 되는군.”


망가진 한 짝을 벗어던지고 랜스를 쥐어 잡았다.


“제 건틀릿을 끼시지요. 그보다 이 작전에 대해 한 가지 말하고자 하는 게 있습니다. 다인 성의 구조를 통달한 상태가 아니다보니 시간을 들인다는 말씀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밤에는 앞이 보이지 않을 텐데······ 설령 횃불을 쓴다 해도 적이 멀리서 저희를 알아볼 뿐입니다.”


“그 점은 염려할게 아니다. 다 전략에 속한다. 팀을 나누어라 부단장. 10분 뒤 재진입, 수복 준비를 하겠다.”


록시안은 회심의 입꼬리를 올렸다. 다인 성 같은 작은 무대 따윈 간단하게 수복해주겠다는 자만심과 일념 하나로 뭉친 랜스를 그대로 들어 올려 성문을 가리키다가 안에서 고생하고 있을 오스카가 떠올랐다.


“그 자는 무엇을 하고 있을련지. 방해만 하지 말았으면 좋겠······.”


그때 커다란 폭발음을 들었다. 성벽에 가려졌지만 옅은 연기가 하늘로 승천하려는 걸 목격했다.


“전망대가 공격당했군. 누구지? 설마 오스카는 아니겠지?”


언뜻 마음이 조리는게 불안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콘베르토-converto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8 다음 길로 나아가는 옵타이오의 길[5] - 완전 회복 - 16.05.23 340 3 8쪽
57 다음 길로 나아가는 옵타이오의 길[4] +2 16.05.20 304 2 11쪽
56 다음 길로 나아가는 옵타이오의 길[3] - 테라와 에스테반의 대결 임박 - 16.05.17 428 2 9쪽
55 다음 길로 나아가는 옵타이오의 길[2] -그가 바라본 미래 - 16.05.15 375 3 9쪽
54 다음 길로 나아가는 옵타이오의 길[1] - 살바토르! 부활 - +2 16.05.11 410 2 8쪽
53 구 영웅과의 만남[6] - 앨빈과의 조우 - +2 16.05.07 313 2 10쪽
52 구 영웅과의 만남[5] 16.05.03 179 2 9쪽
51 구 영웅과의 만남[4] - 평화 시대의 미래는 - +2 16.05.02 293 2 9쪽
50 구 영웅과의 만남[3] - 패배 - +1 16.04.30 227 2 12쪽
49 구 영웅과의 만남[2] - 테라의 일과 - +2 16.04.28 236 2 9쪽
48 구 영웅과의 만남[1] - 완성된 무기 - +2 16.04.27 232 3 8쪽
47 다인 성을 수복하라[6] - 파쇄하라! 폭성신화! - +2 16.04.27 211 3 11쪽
46 다인 성을 수복하라[5] - 작전 제 3단계 - +2 16.04.26 164 3 10쪽
45 다인 성을 수복하라[4] - 포위 시작 - +1 16.04.25 108 4 11쪽
» 다인 성을 수복하라[3] +3 16.04.24 168 4 7쪽
43 다인 성을 수복하라[2] - 정의감이 불타다 - +1 16.04.23 233 4 9쪽
42 다인 성을 수복하라[1] - 전장의 명마: 록시안 - +1 16.04.22 252 3 9쪽
41 다인 성의 비명[5] +3 16.04.21 190 3 8쪽
40 다인 성의 비명[4] - 암살자 오스카 - +1 16.04.20 186 3 8쪽
39 다인 성의 비명[3] +3 16.04.19 206 3 8쪽
38 다인 성의 비명[2] - 선조 엘프의 후예 - +1 16.04.18 239 3 8쪽
37 다인 성의 비명[1] - 비틀어진 일상 - +1 16.04.16 190 4 9쪽
36 신세대의 악몽은 이제부터다[4] - 다인 성 입성 - +2 16.04.15 243 2 9쪽
35 신세대의 악몽은 이제부터다[3] - 부활한 구 영웅 - +1 16.04.14 263 2 11쪽
34 신세대의 악몽은 이제부터다[2] - 랜 성 공성전 - +1 16.04.13 251 2 7쪽
33 신세대의 악몽은 이제부터다[1] +3 16.04.12 246 4 8쪽
32 최악의 대장장이 가엘 미스의 꿈이란[3] - 삼 신의 정체 - +1 16.04.11 276 3 7쪽
31 최악의 대장장이 가엘 미스의 꿈이란[2] - 선線을 가르는 욕망의 선善. - +1 16.04.10 237 3 9쪽
30 최악의 대장장이 가엘 미스의 꿈이란[1] - 이상한 사람들. - +1 16.04.09 216 4 8쪽
29 시련을 겪어야 얻는게 있다.[5] - 인정 받다. - +1 16.04.08 187 3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