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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호 님의 서재입니다.

피의 군주는 귀환하기 싫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지하호
그림/삽화
작하47
작품등록일 :
2021.05.12 11:21
최근연재일 :
2021.06.17 12:55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9,433
추천수 :
312
글자수 :
154,761

작성
21.05.23 12:56
조회
249
추천
11
글자
8쪽

12화 (소환 의식 2)

DUMMY

“대재사장님! 의, 의식을 멈춰 주십쇼!!!”


생명의 위협을 느낀 한 신도가 시퍼런 입술을 연다.


“소, 소환은 ··· 취소할 수 없다 ···”


오른팔을 덜덜 떠는 남자의 목소리가 점점 낮아진다.


“이, 이럴 리가 없는데 ···”


재물의 문제도, 피의 량 문제도 아니었다.


“분명 전해 받은 내용을 그대로 실행시켰을 텐데.”


남자가 소환 의식에 필요했던 모든 재료들을 천천히 떠올린다.


“거기까지!”


그때였다.


이 사단의 원흉이 모습을 들어낸 것은.


“덕분에 피는 맛있게 잘 먹었다.”


준표가 천천히 제단 위를 향해 다가간다.


“이, 이게 무슨···.?”


갑자기 난입해 재단 위를 향하는 준표를 보며 남자가 뒷걸음질 친다.


“처음부터 뒷조사를 했으면 얼마나 좋아?”


준표가 피식 웃음을 흘리며 손끝에서 거대한 피의 도끼를 만든다.


검붉은 빛을 띄는 도끼에서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졌다.


나쁘지 않게 만들어진 도끼를 보며 그가 입맛을 다신다.


“이제야 좀 피의 군주 같네.”


그가 도끼를 거침없이 내리쳤다.


-콰드득!!


돌로 된 제단이 도끼날에 의해 처참히 부서졌다.


그와 동시에 제단 위로 모여들던 피가 주인을 찾아 돌아간다.


“자, 선생님들 여길 봐주세요.”


준표가 도끼를 흡수하며 쓰러져있는 신도들을 바라봤다.


“다, 당신은 ···. 첫 번째 재물?!”


혼미 분산한 상황 속에서 정신을 차린 한 사내가 준표의 얼굴을 확인했다.


“뭐야 ··· 기억하네?”


“다, 당신이 어떻게 살아있는 거지 ···.?”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 남자의 몸이 잘게 떨렸다.


“뭐, 그건 알아서들 생각하시고.”


준표가 허리에서 필멸자의 검을 뽑아든다.


“여기서 살아나갈 사람은 단 한 명, 내 말에 대답을 잘하는 단 한 사람만 이곳에서 나갈 수 있을 거야.”


그가 제단의 계단 쪽에 걸터앉으며 턱을 궸다.


“자, 첫 번째 도전자 앞으로 나와주세요.”


뜬금없이 등장한 전 재물.


실패한 소환 의식.


신도들이 어버버 거리며 서로의 눈치만 살폈다.


“상황 파악이 안되나 봐?”


준표가 천천히 계단을 내려온다.


“이봐 당신, 도대체 소환의 목적이 뭐야?”


준표가 쓰러진 체 몸을 벌벌 떠는 한 남자의 등에 발을 올린다.


“ㅇ, 예?”

“탈락.”


-부북!


대답이 늦은 남자의 등을 검으로 가차 없이 쑤셨다.


“크아!!!!”


몸에 남아있는 소량의 피를 쏟으며 남자의 눈꺼풀이 서서히 닫힌다.


“자, 다음.”


일검에 죽은 남자를 재처 두며 준표가 신도들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뭐야 ··· 다들 살기 싫어?”


공포에 질린 벙어리처럼 입을 닫고 있는 신도들을 보며 준표가 미간을 구긴다.


“참가자가 없으면 ··· 그냥 없던 걸로 하자.”


그가 공포에 떠는 단체를 향해 천천히 걸어간다.


준표의 발걸음이 한 발자국씩 가까워질 때마다, 신도들의 몸이 더욱 격하게 떨렸다.


“제, 제가 대답하겠습니다 ···!”


그때였다, 부서진 재단 뒤에 숨어있던 대재사장이 입을 연 것은.


“첫 번째 도전자가 나왔군!”


준표가 기다렸다는 듯 빠르게 고개를 돌려 대재 사장을 향해 다가갔다.”


실금하며 주저앉아있는 남자의 앞에 준표가 쭈그려 앉았다.


“첫 번째. 너희 목적은 뭐야?”


“저, 저희의 목적은 ··· 악마를 소환하는 것 ···. 크악!!”


‘악마’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준표가 남자의 왼팔을 단칼에 베어버렸다.


“거짓말 치지 마.”


군주 소환이 목적인 것을 훤히 알고 있던 준표가 미간을 구긴다.


“끄흐흑 ···”


“특별히 오른손 말고 왼손으로 잘랐어. 그러니까 거짓말할 생각은 하지도 말아."


준표가 최소한의 자비를 베풀듯 남자가 오른손 잡이임을 고려해 줬다.


“아흑 ··· 저 왼손잡이인데 ···”


“....”


“닥치고 대답이나 잘 해. 병신 되기 싫으면.”


준표가 뻘쭘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다음 질문을 이었다.


“너희 단체는 얼마나 큰 거야?”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 애초에 해외에서 시작됐고, 저희는 그냥 떨거지에 불구한걸요 ···”


“네가 떨어지면, 왜 너한테 이렇게 중요한 일을 시키는데?”


“등급이 높은 게이트에서 소한을 진행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다고 들었습니다···.”


“오호 ···”


생각보다 철저한 그들에 계획에 준표가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확실히 레벨 높은 플레이어가 가득한 게이트보다, 레벨 제한이 낮은 E 등급과 F 등급에서 소환을 진행하는 쪽이 훨씬 안전했다.


“너, 나 누군지 알지? 어떻게 하는 거야?”


“저희 업계에서 준표 씨는 꽤 유명할 겁니다 ···.”


“흠 ··· 이름도 알고 있는 거 보니 ···. 나에 대한 정보도 꽤 있나 보네?”



“자랑은 아니지만, 저희 쪽에 플레이어 협회에서 일하는 스파이가 있어서, 그 정도 정보는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오 ··· 너 마음에 든다?”


물어보지도 않았음에도 TMI를 난발하는 남자의 태도는 꽤나 마음에 들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순탄히 진행되는 취조에 그의 표정이 밝아졌다.


“두 번째. 너희는 분명 저번 소환 의식 때 없었잖아, 근데 어떻게 소환을 실패했는지 알고 있는 거야?”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아이템이 있어서요. 그걸로 상황을 관찰했죠. 물론 중간에 끊어져서 전부 확인하지는 못했지만요.”


이야기를 듣던 준표의 머릿속에서 찝찝함이 느껴졌다.


뭔가를 놓치고 있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럼, 상황을 생중계해주는 아이템은 뭔데?”


“그건 ···. 저겁니다.”


남자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재단 옆에 떨어져 있는 검은색 물건을 가리켰다.


“저게 뭔데 ···”


준표가 천천히 물체를 향해 걸어갔다.


조그마한 플라스틱 물체를 집어 든 준표가 물건의 위아래를 살폈다.


동그랗게 박힌 유리.


그리고 숫자가 적힌 홀로그램.


“이거 ··· 카메라야?!”



뒤늦게 물건의 정체를 인지한 그가 카메라를 바닥에 던져버렸다.


-콰직!


유리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카메라에 있던 홀로그램 숫자가 사라졌다.


“설마 ···. 지금 이 모든 상황이 카메라에 ···.”


준표가 지금쯤 대형 스크린에서 자신을 보고 있을 사람들을 떠올리며 몸을 떨었다.


“하하! 그걸 이제 깨달은 건가? 처음부터 당신의 대답에 응해준 건, 당신을 이곳에 묶어두기 위한 계획이었다. 이제 곧 지원군이 도착할 것이다!! 그리고 너를 제물 삼아 우리는 다시 한번 피의 군주를 소활할 것이다!!”


“그, 그럼 지금까지 네가 실토한 것도 다 거짓말이었어?”


“흣, 나는 네놈처럼 자비 없는 사람이 아니다! 곧 죽을 사람한테 최소한의 자비 정도는 베풀어 주지.”


남자가 억울하게 잘려나간 자신의 왼팔을 바라봤다.


“칫, 이런 꼴로 군주를 만나야 한다니. 영광의 상처 정도로 생각해야겠군.”


승리를 확신한 남자가 목소리가 서서히 치솟았다.


“도대체 언제부터 지원군을 기다린 거야?”


“곧 뒤질 놈이 그런 것까지 알아야겠나?”


남자가 질린다는 얼굴로 처절한 표정의 준표를 바라봤다.


“죽기 전에, 정보 하나 정도는 괜찮잖아?”


“흠 ···. 뭐 나는 네놈처럼 죄 없는 사람의 손목을 자르는 사이코는 아니지.”


남자가 일리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네 녀석이 제단을 부쉈을 때, 아마 우리 기지에서 지원군이 출발했을거다.”


남자가 자랑스럽다는 듯 허리를 꼿꼿이 폈다.


그는 모르고 있었다.


자신이 준표의 손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아 ··· 그럼 됐어.”


안전을 확신한 준표가 칼을 뽑아들었다.


-서걱!


순식간에 내질러진 칼날에 남자의 목이 바닥을 굴렀다.


“내 정체는 모르고 있는 거잖아.”


피의 군주를 다시 소한한다는 것은.


준표가 피의 군주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증거다.


그리고 지원군이 그가 등장했을 때 출발했다는 건, 그의 신상이 아직 털리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하 ··· 오늘따라 피가 고프네?”


[공허가 피를 갈망합니다.]


“야 ··· 너두?"


떠오른 메시지를 읽으며 준표가 고개를 돌렸다.


그의 시선이 향한 곳에는, 공포에 떠는 어린아이처럼 모여있는 신도들이었다.


“그러게, 누가 밥 먹던 사람 건들레?”


작가의말

오늘도 찾아와 주신 독자님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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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화 (E급 게이트) +4 21.05.14 607 14 10쪽
3 2화 (먼저 씻을게요) +2 21.05.13 814 16 8쪽
2 1화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리는데 ...) +8 21.05.12 1,254 23 11쪽
1 [프롤로그] +6 21.05.12 1,337 4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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