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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호 님의 서재입니다.

피의 군주는 귀환하기 싫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지하호
그림/삽화
작하47
작품등록일 :
2021.05.12 11:21
최근연재일 :
2021.06.17 12:55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9,397
추천수 :
312
글자수 :
154,761

작성
21.05.17 10:18
조회
398
추천
13
글자
10쪽

6화 (너 내 동료가 되라)

DUMMY

모래 바닥에 쓰러져 오열(?) 중인 준표를 보며 준성이 골머리를 앎 앗다.


“하 ··· 이 형씨를 어떻게 해야 할꼬 ···”


게이트 소멸 시간까지 여유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여유를 부릴 수는 없었다.


“이렇게 된 거 ··· 내가 들고 가야겠군.”


키가 큰 만큼 준표의 몸무게는 꽤 나가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준성은 3 대 700을 넘기는 헬창.


무거운 장비를 착용 중 이기는 했지만, 준표를 들 여유는 있었다.


“실례 좀 할게 형씨.”


준성이 준표의 몸을 들어 올려 자신의 넓은 등 위로 안착 시켰다.


대충 준표를 업은 준성이 있는 힘껏 발을 내디뎠다.


폭신거리는 모래 바닥을 밟으며 준성은 게이트 밖을 향해 달렸다.


***


“헉 ··· 헉 ···.”


준표를 업고 겨우 게이트를 탈출한 준성의 입에서 힘겨운 숨이 몰아친다.


게이트 관리를 위해 쳐진 바리케이드 안에서 수십 명의 플레이어가 불만을 토하고 있었다.


"도대체 어떤 병신이 보스를 잡은 거야?!”


“이런 개 같은!!”


“얌전히 레벨업이나 할 것이지! 이런 씨발!!!”


일자리를 잃은 수십 명의 플레이어가 수시로 불만을 토하고 있었다.


“형씨! 이제 정신 좀 차려!”


자신의 등에서 아직까지도 눈물을 짜는 준표를 바라보며 준성이 몸을 흔든다.


“사, 상혁아 ···.”


그의 입에서는 계속 똑같은 말만 나오고 있었다.


“상혁이 대체 누구길래 ···”


슬슬 준표가 걱정된다.


어째서 그가 보스 고블린의 시체 근처에서 발견되었는지,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든 것이 의문이었다.


“박준표?!”


그때였다.


아침 댓바람부터 쪽지만 남기고 사라진 준표를 찾고 있던 김수진이 그를 발견한 것은.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여성과 눈이 마주친 준성이 꾸벅 고개를 숙였다.


“저, 혹시 이 사람 보호자 되시나요?”


“맞습니다. 근데 준표는 왜 이 모양 이 꼴이죠?”


등에 매달려 갓난아기처럼 우는 준표를 본 수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 일단 어디 조용한데 가서 이야기 좀 합시다.”


“조, 조용한 곳으로요? 굳이 위치를 옮겨야 하나요?”


최근 들어 이상한 남자(?)를 자주 만난 수진이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그를 째려봤다.


“아 ··· 저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닙니다···.”


준성이 억울하다는 듯 울상을 지었다.


“그걸 제가 어떻게 믿어요.”


수진이 팔짱을 끼며 그를 노려봤다.


-콰지직!!!


그때, 주변을 감싸는 커다란 굉음이 들려왔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섬뜩한 소리.


세상에 어떤 물건이 부서져도 날 수 없는 소리가 모든 사람들의 귓가에 울렸다.


“이 씨발!!! 게이트 닫힌다!”


“쳇, 이사라도 가야 하나?”


괴상한 소리와 함께 조각조각 무너지는 게이트를 보며 사람들이 불만을 토했다.


소멸하는 게이트를 보며 수진의 몸이 흠칫 떨려왔다.


게이트가 공략됐다는 것은, 게이트의 존재가 소멸한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공략해서는 안되는 게이트라고 정한 게이트가 바로 E등급 게이트다.


뉴비들이 고인물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첫 번째 계단.


물론 E급 게이트야 차고 넘치지만, 적어도 이 근처에 E등급 게이트는 더 이상 없다.


적절한 타이밍에 무너지는 게이트에 준성이 수진에게 속삭였다.


“저게 누구 짓인지 알려 드릴까요?”


“에?”


넋을 놓은 그녀에게 준성이 자신의 뒤쪽을 과시하는 몸동작을 취했다.


“서, 설마 ···”


준성은 정보가 새지 않게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자리를 옮기죠.”


수진은 그와 함께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안 그래도 좁은 단칸방에 거구의 준성이 들어오자 공간이 터질 듯 조여왔다.


“일단 상황 설명을 좀 해주시죠?”


작은 테이블에 믹스 커피를 타온 수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컵을 건네받은 준성이 잔을 훌쩍이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주변에 몬스터가 좀 적은 것 같아서 오랜만에 게이트 깊숙이 들어갔죠. 근데 바닥에 마석이 잔뜩 떨어져 있는 게 아니지 뭡니까? 땡잡았다는 생각으로 마석을 따라서 들어가 보니 고블린들 아지트가 있는 거예요. 이쯤 줍고 돌아가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아지트 안에서 고블린 몇 마리가 도망쳐 나오더군요. 호기심에 들어가 봤는데 준표 씨가 저 상태로 보스 옆에 쓰러져 있었어요. 그래서 황급히 데리고 나온 거고요."


조용히 설명을 듣던 수진이 굳게 닫혀있던 입을 열었다.


“그럼 ··· 보스는 준표 씨가 잡은 걸까요?”


“에이 ··· 아무리 그래도 혼자서 보스를 ···.”


준성이 그럴 리 없다는 듯 코웃음쳤다.


“우리 준표 보기보다 강해요.”


그의 비웃음이 기분 나쁜 듯 수진이 말꼬리를 잡고 늘어졌다.


“아무리 강해도 혼자서 보스를 잡을 수 있을까요? 적어도 5레벨 플레이어 5명은 덤벼야 할 텐데 ···”


장비 하나 없는 플레이어 혼자서 보스를 상대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것도 제안 레벨이 1에서 5레벨인 E 등급 게이트에서는 더욱.


“준표가 강하기는 한데 ··· 역시 그렇겠죠··· ?”


그의 말에 설득당한 수진도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 또한 준표의 진정한 힘은 모르고 있었기에,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럼 도대체 누구 짓일까요?”’


“그러게요.”


알아갈수록 쌓여가는 의문에 둘의 머리가 복잡해진다.


“그거 내가 한거 맞는데?”


그때였다.


정신없이 오열 중이던 준표가 입을 연 것은.


바닥에 눕혀놓았던 준표는 어느새 앉아서 둘의 대화를 옆 듣고 있었다.


“뭐야 언제 일어났어?”


“형씨 괜찮은 거야?”


그의 인기척을 전혀 느끼지 못한 둘이 놀란 듯 몸을 움찔거렸다.


“어. 괜찮아.”


준표가 아무렇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보스인가? 그거 내가 잡은 거 맞아.”


둘의 대화를 듯 더 준표가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몸동작으로 진실을 말하였다.


“에헤이 ··· 헛소리 마쇼 형씨.”


“에이 ··· 그래도 혼자서 잡지는 않았지?”


당연하지만 믿을 리 없다.


김수진도 그가 강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혼자서 보스를 상대할 수 있을 정도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사람 말을 왜 못 믿는 거야?”


“못 믿을만하니까.”


1차 개화 특성이 S 등급 이상이 아니라면, 혼자서 보스를 잡는 건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준표는 자신을 보고 있는 두 사람의 눈빛을 확인했다.


두 사람의 시선에서 신뢰감은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


“됐어, 믿지 마.”


준표가 틱틱 거리며 둘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아니 ··· 아무리 그래도 그쪽이 혼자서 잡았다고 하니까 ··· 파티랑 같이 잡은 것도 아니고.”


준성이 해명 아닌 해명을 하며 그의 기분을 달랬지만, 이미 늦었다.


“야, 네가 주운 마석 다 내놔.”


단단히 삐진 준표가 손을 내밀었다.


원래 생명의 은인에게 보답이라도 할 겸 모든 마석을 넘길 생각이었지만. 그의 마음이 타 게임의 우디*마냥 뒤바뀌었다.


“아니 ··· 그 너무하네 ···. 이게 다 형씨 것도 아니고 ···”


“다 내 거거든?"


준표가 입술을 삐죽이며 준성을 재촉했다.


“하 ··· 알겠소. 어차피 내 건 아니니까.”


준성이 비통한 한숨을 내쉬며 순순히 자신의 가방에서 마석을 털어놨다.


준성의 성심이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는 순간이다.


-후두두둑


그의 가방에서 떨어진 수십 개의 마석을 본 수진이 입을 떡 하고 벌렸다.


“세상에 ···”


“이 정도면 2000은 되겠네.”


준표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마석들을 만져봤다.


높은 등급의 마석은 아니었지만, 작은 돌덩이 하나의 가격은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 주워주느라 수고 많았어.”


준표는 아니꼬운(?) 눈빛으로 준성을 올려봤다.


마치 세뱃돈을 많이 받은 사촌 동생이 약 올리기 위해 보내는 특유의 눈빛.


준표와 눈이 마주친 준성이 비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 형씨 혹시 ··· 십일조라는 단어 알고 있어?”


“알지. 교회에서 내는 헌금 비슷한 거잖아?”



“한 달간 자신이 얻은 수확 중 1/10 만큼을 신에게 받히는 건데 ··· 혹시 저도 그 십일조를 조금 ···”


준성이 슬며시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


“그렇긴 하네. 내가 다 먹는 건 너무하지?”


준표가 일리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그렇죠?”


준표의 호의적인 반응에 그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넌 이거 줄게.”


준표가 자신의 품 속에 있는 마석 중 가장 빛이 희미한 마석을 그에게 건네줬다.


“이, 이건 ···”


“십일조.”


“아 ···.”


그의 입에서 실소가 흘러나온다.


마석의 가치는 마석의 안에 담긴 마력 량에 따라 갈린다.


마력 양을 육안으로 확인하는 방법은, 마석이 방출하는 빛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빛이 강할수록 마석이 담고 있는 마력 량이 많다는 뜻이다.


그리고 지금 준성이 받은 마석은, 평범한 돌덩이라고 해도 믿을 수준의 희미한 빛을 보이고 있었다.


준성이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자신의 손에 쥐어진 마석을 바라봤다.


“더 받고 싶지?”


준표는 침울한 표정의 준성을 보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더, 더 주시는 겁니까?!”


“그럼. 나도 사람인데 최소한의 양심은 있지···. 그 대신 조건이 있어.”


준성이 준표의 품에 있는 마석을 바라보며 입맛을 다셨다.


“무엇이든지 말만 해 주세요.”


“나랑 일하자.”


작가의말

언급   안 한 것   같은데 준표는 마계의 왕   마왕입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구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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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5화 (E급 게이트 3) +2 21.05.16 434 14 9쪽
5 4화 (E급 게이트2) +2 21.05.15 517 14 9쪽
4 3화 (E급 게이트) +4 21.05.14 605 14 10쪽
3 2화 (먼저 씻을게요) +2 21.05.13 812 16 8쪽
2 1화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리는데 ...) +8 21.05.12 1,252 23 11쪽
1 [프롤로그] +6 21.05.12 1,335 4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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