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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호 님의 서재입니다.

피의 군주는 귀환하기 싫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지하호
그림/삽화
작하47
작품등록일 :
2021.05.12 11:21
최근연재일 :
2021.06.17 12:55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9,403
추천수 :
312
글자수 :
154,761

작성
21.05.12 12:33
조회
1,252
추천
23
글자
11쪽

1화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리는데 ...)

DUMMY

어떠한 빛도 들어오지 않는 컴컴한 지하.


그곳에서 수십 명의 사제들이 피의 군주를 소환하기 위해 의식을 치르고 있었다.


재단 위에는 박준표라는 사내가 배에 접시를 올린 채 누워있었다.


“이제부터 피의 군주를 소환할 것이다!!!”


중년의 남성이 자신을 향해 엎드리고 있는 수십 명의 신도들을 바라봤다.


“피를 바쳐라!!!!”


제단을 둘러싸고 있던 촛불에서 푸른 불이 들어오자, 남자가 자신의 손목을 나이프로 베어버렸다.


그를 따라 수십 명의 신도들 또한 손목을 나이프로 그었다.


-푸부북!!!


핏줄이 터져나가는 소리와 함께 주변의 검붉은 피가 허공을 타고 박준표 배 위에 있는 접시 위로 모여들었다.


“크아아아!!!”


“크으으으!!!!”


끊임없이 빨려 들어가는 피에 신도들이 괴성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견뎌내야 한다!!! 피의 군주에게 더욱 많은 피를!!”


접시 위로 모여들던 피는 어느새 접시 밖으로 천천히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흘러내린 피는 박준표의 살 속으로 파고들어갔다.


-쿠구구구!!


피가 모일수록 공간이 요동쳤다.


마치 겁에 질린듯한 떨림이 주변을 매워쌓다.


“거의 다 왔다!!!! 조금만 버티면 세계는 우리의 것이다!!!!”


지구를 파멸로 이끌 존재의 등장에 남자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그때였다, 정신을 잃은 준표의 입에서 거대한 핏덩이가 터져 나온 것은.


“커헉!!”


기침과 함께 터져 나온 핏덩이는 허공에 떠오르며 고유의 형태를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군, 군주의 등장이다!! 모두 고개를 들라!!!”


악마의 형태를 띤 핏덩이를 향해 신도들이 경의를 표했다.


-네 녀석들이냐 나를 이곳으로 소환한 게···.?


공기가 섞여 부글거리는 핏덩이가 서서히 입을 열었다.


“맞, 맞습니다.”


세계를 자신들의 손안에 넣기 위해 해온 노력을 떠올리며 남자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왜 소환한 거지···?


“피의 군주여, 당신의 힘으로 이 세상을 파멸로 이끌어주소서!!!!”


남자가 몸을 떨며 고개를 바닥에 처박았다.


묘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핏덩이의 알 수 없던 표정이 격하게 일그러졌다.


-고작 그런 이유 때문에 나를 이곳에 소환한 것이냐!!!!


핏덩이가 격하게 흔들렸다.


“무, 무슨 ···. 피의 군주시여···. 당신은 파멸과 혼돈을 즐기시는 ···..”


-그게 언제 적 이야기인지 알고 그러는 거냐···.?


“아니 ···. 그게 무슨 ···.?”


-서큐버스 들 이랑 잘 놀고 있었는데!!!!!


격하게 흔들리던 핏덩이가 이네 달아오른 듯 부글부글 끓기 시자 시작했다.


“죄, 죄송합니다 ···. 부디 저희의 무례를 용서하여 ···.”


-시끄럽다!!!


뭔가 잘못됐음을 께 달은 남자가 빠르게 용서를 구하였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내 시간을 방해 한 죄, 똑똑히 가져가마...


마그마처럼 끓던 피가 다시 준표의 입으로 스며들어갔다.


“피, 피의 군주시여 ···.?”


입속으로 사라진 핏덩이에 남자가 살며시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그의 눈앞에 있던 건, 피의 군주가 빙의한 박준표였다.


***


“하···.”


피에 뒤덮인 주변을 둘러보며 준표가 발걸음을 옮겼다.


피가 빨려 혈색이 돌지 않는 시체더미를 해치며 그는 제단을 벗어났다.


계단을 타고 밖으로 나온 그의 시야에는 처음 보는 환경이 자리 잡고 있었다.


피의 군주이기 전 한 명의 인간이었던 그에게 미숙한 장소.


붉은 나무가 우거진 숲이었다.


자신을 소환한 자들이 한국말을 사용했기에, 이곳이 한국이라고 생각했지만.


“여긴 뭐야 ···.?”


붉은 나무는 생전 처음 보는 나무였다.


모든 것이 혼란한 그때 그의 머릿속에 청량한 방울 소리가 울렸다.


-띠링


귀도 아니고 머릿속에 울리는 소리는 처음이었다.


+


[상태창]


이름 : 박준표 (플레이어) (피의 군주)


<1차 개화 특성 : ‘공허 (B)’>


레벨 : 1


근력 : 7


체력 : 5


마력 : 2


혈(血) : 3


+


“이건 또 뭐야? 플레이어?”


상태창을 확인한 그는 지구가 바뀌었음을 단번에 깨달았다.


“요즘 들어 마계가 왜 시끄럽나 했는데 ···.”


가볍게 혀를 차던 준표의 귓가로 여성의 비명소리가 흘러들어왔다.


“꺄아아!!!”


생명을 쥐어짜는 비명에 준표가 고개를 돌렸다.


“위험에 처한 건가?”


지금 그에게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연적이었기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소리가 들린 곳까지는 멀지 않았기에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숲이 우거진 길을 비집고 들어가다 보니 한 여성이 남자 5명에게 둘러싸인 것이 눈에 들어왔다.


“저, 저건 ···. 6P? ···. 일리가 없겠지?”


흉기를 들고 있는 남자들을 보며 준표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니 ··· 무슨 대낮부터 살인을 ···.”


자신이 살던 마계 보다 더한 상황을 보며 그가 남자들을 향해 다가갔다.


풀이 맞닿는 소리에 흠칫 한 남자들이 준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누, 누구냐!!”


“대낮부터 무슨 짓입니까?”


“젠장 ··· 일이 늘었군···.”


준표를 본 한 남자가 미간을 구기며 그를 향해 다가왔다.


“우리도 이러고 싶지 않아 ···. 그러게 왜 하필 오늘 이 게이트에 들어와가지고···.”


남자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준표의 배를 향해 단검을 마구 쑤셔 넣었다.


별다른 상황 설명 없이 가해진 공격.


'묻지 마 살인'이다.


빠르게 내질러진 단검은 준표의 배를 사정없이 쑤셔댔다.


고통을 위해 한번.


공포를 위해 두 번.


확실한 살인을 위해 세 번.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공격을 박으려는 그때.


준표의 손이 남자의 피 묻은 손을 붙잡았다.


“그, 그만하시지?”


복부에서 검붉은 피를 쏟아 대던 그의 눈빛에서 살기가 잔뜩 서려 있었다.


“무, 무슨 ···.”


분명 쓰러져야 하는 상황에 자신의 팔을 잡고 있는 준표를 보며 남자가 당황한 듯 뒷걸음질 쳤다.


“아프잖아 ···..”


피가 주륵 흐르는 복부를 보며 준표가 손을 갖다 댔다.


그러자 중력을 타고 흐르던 피가 치솟으며 준표의 손 위로 모여들었다.


모여든 피가 붉은 칼날의 형태로 변했다.


“하 ··· 피 아깝게 ···. 너희들 피를 좀 가져가야겠다.”


준표가 살기 그윽한 눈빛으로 남자들을 바라봤다.


“이, 이 녀석 뭐야?!”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남자들이 무기를 집어 들었다.


“피도 얼마 없는 거 같은데 ···”


준표가 질리는 표정을 지으며 피로 된 칼날을 정면으로 뻗었다.


“한꺼번에 들어와라.”


“흐아아!!!”


준표의 괴물 같은 맷집에 남자들이 몸을 부르르 떨며 달려들었다.


준표는 자신을 향해 휘둘러지는 공격들을 기민한 움직임으로 전부 피했다.


평범한 인간이 마계의 왕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했다.


피의 군주로서 선택받았으니까.


남자들의 공격은 허공을 가르는 바람 소리만 내었다.


“저, 저 녀석!!”


자신들의 공격을 아무렀지 않게 피하는 준표를 보며 남자들의 몸이 잘게 떨렸다.


E등급 게이트에 이 정도 실력을 가진 플레이어가 있을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벌써 끝났냐? 그럼 이번에는 내 차례다?”



준표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남자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먼저 가장 거슬려 보이는 저 근육 돼지.


땀 냄새 보다 프로틴 냄새가 날 것 같이 생긴 남자를 향해 준표가 칼날을 휘둘렀다.


물 흐르듯 움직이는 그의 칼날이 남자의 구릿빛 피부를 가차 없이 베어냈다.


-카가각!!


날카로운 칼날에 살결이 찢기는 소리와 함께 상처 부위를 타고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그 기세를 이어 준표의 칼날은 더욱 잔인하게 흩날렸다.


베는 부위를 가리지 않는 칼날, 그저 상대방을 죽이기 위한 공격이 남자를 휘감았다.


준표의 틈 없는 공격에 남자는 자신의 도끼를 휘둘러 볼 수조차 없이 썰려나갔다.


깊게 박힌 상처에 남자가 고통에 찬 신음이 흘렸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다른 일행들이 몸을 떨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배에 칼을 4번이나 쥐어 박았는데도 저런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니.


그들의 눈에 준표는 한 마리의 괴물로 보일 것이다.


자신들의 리더가 처참하게 썰려나가자 급기야 남자들은 바닥에 엎드려 그를 향해 빌기 시작했다.


공포는 사람을 도망치게 만들지만, 그 이상의 공포는 의지조차 상실시킨다.


“제, 제발 살려주세요 ···. 저희도 원해서 이러는 게 아닙니다 ···”


자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는 남자를 향해 준표가 고개를 돌렸다.


“흣, 인간들은 고개를 조아리는 게 습관이라도 되는 건가?”


준표가 비웃는 듯 콧방귀를 뀌며 거구의 남자를 바닥에 내던졌다.


남자의 구릿빛 피부는 이미 넝마가 되어 피로 덮여 있었다.


“그럼 너희들은 뭐 때문에 그러는 건데?”


준표는 쭈그려 앉은 체 자신을 향해 말하던 남자의 눈을 바라봤다.


“의, 의식을 실패했다는 소식을 받아서요 ···”


“의식?”


무슨 의식인지는 뻔했다.


나 때문이군.


“그런데 왜 나를 죽이려 한 거지?”


“그, 그건 ···.”


남자가 머뭇거리며 말을 더듬었다.


그러자 준표가 눈웃음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흐흣, 내가 장난하는 걸로 보이나 봐?”


몸을 일으키며 그가 바닥에 쓰러져있는 프로틴(?)의 등에 칼날을 쑤셔 넣었다.


“크아!!!!!!!!”


간신히 숨만 붙어있던 남자의 입에서 고통에 저려진 괴성이 터져 나왔다.


“제, 제발 그만해 주세요! 제가, 제가 다 말하겠습니다.”


그때 옆에서 묵언하던 또 다른 남자가 굳게 닫혀있던 입을 열었다.


“그래, 어디 한번 씨부려 보거라.”


“피, 피의 군주 소환 의식에 실패했다고 지시를 받아서···. 아마도 이곳을 정리 하려는 것 같습니다···.”


피의 군주라는 말에 준표의 머리가 번뜩였다.


“그래서 실패한 거랑 나를 죽이는 거랑 무슨 상관이지?”


남자가 공포에 질린 얼굴로 말끝을 흐렸다.


“알고 있는 건 그게 전부냐?”


“네 ···.”


준표가 약간 찝찝한 표정을 지으며 공포에 떠는 남자들을 바라봤다.


“수고했어.”


‘수고했어’라는 한마디의 남자들의 안색이 밝아졌다.


“그, 그럼 저희는 가봐도 되는 건가요?”


준표는 선뜻 미소를 지으며 남자들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여성을 향해 다가가는 준표를 보며 남자들의 시아가 서서히 흐려졌다.


-털썩


[혈스텟이 상승합니다.]


바닥에 쓰러진 남자들의 얼굴이 말라비틀어진 나뭇잎처럼 쪼그라들었다.


푸른 시스템 메시지를 보던 준표의 시아 또한 흐려졌다.


“아, 아무리 나라도 ··· 이렇게 많이 찔리면 ···.”


준표가 배에서 생겨난 상처를 짚으며 절뚝거리는 발걸음으로 여성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인간의 몸으로 돌아온 그 또한 머지않아 극심한 상처로 인해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공허가 극심한 허기를 느낍니다.]


작가의말

잘 부탁해요! (꾸벅)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8

  • 작성자
    Lv.2 lm*****
    작성일
    21.05.15 14:28
    No. 1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밋어요 선호박고갈게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지하호
    작성일
    21.05.15 14:39
    No. 2

    감사합니다! (꾸벅)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쓸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다오랑
    작성일
    21.05.26 14:44
    No. 3

    작가님 잼있는 글입니다. 추천^^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86
    작성일
    21.06.02 15:36
    No. 4

    초기화물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지하호
    작성일
    21.06.02 22:25
    No. 5

    그러고 보니 그런 장르도 있었네요^^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2 js*****
    작성일
    21.06.06 13:43
    No. 6

    레벨1 거기다 존댓말에 대낮에 살인하는게 마계보다더하단다 ㅋㅋ 이무슨 개뼉다귀같은 설정이냐 그럼 마계는 밤에만살인하냐 거기다 마계를지배한 군주가 칼찔렸다고 절둑거린단다 겨우저딴게 마계군주라니 설정참 아무리 능력을 상실했다고해도 마계란곳을 지배한 군주를 너무 허접쓰레기로 설정하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지하호
    작성일
    21.06.06 14:08
    No. 7

    설정상 준표가 망나니는 아니라서요 ... 듣고보니 칼에 찔리는게 설정 오류가 맞는것 같네요. 앞으로 더 노력해서 현실감 있는 글 쓸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지하호
    작성일
    21.06.06 14:10
    No. 8

    핑계를 좀 붙이자면 일반인의 몸으로 돌아와서 적응을 못했다고 할까요? ㅎㅎ 관심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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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화 (E급 게이트2) +2 21.05.15 517 14 9쪽
4 3화 (E급 게이트) +4 21.05.14 606 14 10쪽
3 2화 (먼저 씻을게요) +2 21.05.13 812 16 8쪽
» 1화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리는데 ...) +8 21.05.12 1,252 23 11쪽
1 [프롤로그] +6 21.05.12 1,336 4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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