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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호 님의 서재입니다.

피의 군주는 귀환하기 싫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지하호
그림/삽화
작하47
작품등록일 :
2021.05.12 11:21
최근연재일 :
2021.06.17 12:55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9,398
추천수 :
312
글자수 :
154,761

작성
21.05.18 11:20
조회
354
추천
9
글자
8쪽

7화 (고스트 타운 1)

DUMMY

준표의 입에서 나온 말에 준성이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에? 무슨 일이오?"


“그냥, 평소처럼 게이트 들어가서 몬스터 잡으면 돼."


준표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준표의 행동에서 쉽게 유추할 수 있듯, 그의 말에는 무언가 숨겨져 있을 확률이 굉장히 높았다.


그의 대수롭지 않음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찜찜함에 준성이 되물었다.


“정확히 무슨 몬스터를 잡는 거요?”


“그, 그건 알 거 없어.”


마석에 뇌가 녹아(?) 쉽게 제안을 받아들일 줄 알았지만, 보기보다 준성은 예리했다.


굉장히 날카로운 질문에 준표가 당황한 기색을 띠었다.


“형씨가 알려주시지 않는다면, 나는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소. 흥@!”


준성이 팔짱을 끼며 몸을 휙 돌렸다.


마치 애니메이션 속 여동생처럼 툭툭대는 말투.


‘우욱 ···’


수진이 했다면 츤데레 같아서 귀여웠을 행동이지만 ···


3 대 700이 한다면 ···.


“너, 이 마석들이 갖고 싶지 않아?”


준표가 올라오는 토사물(?)을 겨우 삼키며 반짝이는 마석 하나를 잡아들었다.


“크흑 ···”


얄미운 표정으로 손을 살랑이는 준표를 보며 준성의 미간이 격하게 일그러졌다.


“이거 한개 면 ··· 한동안 월세 걱정은 없겠네? 호. 호. 호.”


준표가 유난히 반짝이는 마석을 그에게 살랑이며 깐쪽 거렸다.


턱을 문지르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준성을 보며 준표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이건 못 참지.’


“저 ··· 위험한 일은 아니죠? 형씨?”


자신이 운영하던 헬스장이 망했기에, 준성은 돈이 시급했다.


게다가 부모님이 해외에서 거주 중이기에 먹여 살려야 하는 동생들까지.



“위험하지는 않을 거야."


"않을 거야?"


확신이 없는듯한 준표의 말투에 준성이 다시 한번 갈등의 길에 섰다.


협업을 할 것인가?


아니면 성실하게 살 것인가.


물론 저 마석들도 그가 성실하게 살았기에 얻을 수 있었다는 게 포인트다.


잠시 고민하던 준성이 선택한 길은.


“역시 성실하게 사는ㄱ···.”


“연봉 3억.”


“?”


준표는 파트너 한 명에게 연봉으로 3억을 줄 만큼 재력가가 아니다.


물론 아직은 아니라는 거다.


그가 플레이어로서 랭커 반열에 오를 것은 이미 정해진 단상.


비록 신체 조건으로 인해 대부분의 힘이 봉인 당했지만, 머지않아 마계의 왕이자 피의 군주인 그는 세계를 발칵 뒤집을 인물이라는 사실은 뻔하다.


자신의 공허 속에 들어간 준표는, 한 가지의 사실에 직면했다.


자신은 피의 군주여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지금까지 자신은 피에 묻혀 자신이 갈망하던 소중한 것들을 모두 까먹고 있었다는 것을.


그렇기에 그는 ‘피의 군주’라는 수식언을 제거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마계로 돌아가야 한다.


준표의 입에서 나온 억 소리 나는 금액에 준성의 턱이 떡하고 벌어졌다.


“사, 삼억이요?!”


“그래. 계약금으로 지금 이 마석 전부 줄게.”


넋을 놓은 준성의 머릿속에 하얗게 질렸다.


3억.


‘도대체 무슨 일을 하길래 3억을 벌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들지도 않았다.


‘3억으로 뭐 할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당연하다, 인간이란 자고로 이득을 먼저 생각하는 생물이니까.


“계약할게요. 형씨.”


준성의 입꼬리가 승천하기 일부 직전에 다다랐다.


‘역시 돈으로 안되는 건 없어.’


준표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엄지손가락 끝을 물어뜯었다.


-트윽!


살점이 나가는 소리와 함께 그의 손끝에서 소량의 피가 흘러나왔다.


“형, 형씨? 지금 뭐 하는 ···?”


“계약서가 있어야지.”


준표가 피가 흐르는 손을 준성의 볼 위에 갖다 댔다.


그의 단단한 볼 살 위로 스며든 피가 뇌를 향해 들어갔다.


“가벼운 계약이긴 한데, 내가 허락할 때까지 너는 계약을 끊을 수 없어.”


“아니 형씨, 이게 무슨 인디언 혼례식도 아니고 볼에 피를 ···”


준성이 기분 나쁘다는 듯 자신의 볼에 묻은 피를 닦아 내려 하였다.


“어라?”


하지만 아무리 자신의 볼을 문질러봐도 피는 묻어 있지 않았다.


“자, 준성아 내일부터 일할 거다.”


[플레이어 ‘이준성’과 주종 계약이 성사되었습니다.]


피의 권력을 이용한 계약을 성공한 준표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걸렸다.


***


다음날 아침.


이른 새벽 음산한 분위기의 게이트 앞에서 두 남자의 목소리가 울렸다.


“저 ···. 형님 ···. 이건 아니잖아요 ···”


“너무 걱정하지 말아."


바리케이드가 쳐진 공간 안에서 준성의 목소리가 부르르 떨렸다.


“이건 계약 위반이잖아요 ···”


“왜?”


“위험하지 않다면서요!!!!”


생명의 위협을 느낀 준성의 목소리가 격하게 치솟았다.


“거기 형씨들 진짜 들어갈 거야? 여기 고스트 타운인데···.”


한국 7대 미스터리 게이트 중 하나.


<고스스 타운>의 게이트의 관리자가 아침 댓바람부터 게이트 앞을 서성이는 준성과 준표를 보며 입을 열었다.


“들어갈 거예요”


“진짜 둘만 들어갈 거야?”


플레이어 자격증을 조회해본 결과 준성이나 준표나, 특별한 특징이 없었기에 관리인이 걱정스러운 말투로 다시 한번 물었다.


“아저씨 ··· 저 좀 살ㄹㅕ···.”


준표가 주절거리는 준성의 입을 틀어막으며 게이트 안으로 몸을 집어넣었다.


“우웁!!!!”


{고스트 타운}


게이트로 들어온 준표가 주변을 둘러봤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19세기 런던의 배경.


그 적막한 분위기 속에서 우산을 쓴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비 내리는 소리를 제외하면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는 길거리를 보며 준표가 침을 꼴깍 삼켰다.


이곳이 한국 7대 미스터리 중 하나?


7대 미스터리.


들어간 사람은 많지만, 나온 사람은 거의 없는 수수께끼의 게이트들의 수식언이다.


레벨 제한이 걸려있어, E등급 게이트인 <고스트 타운>은 아직까지 그 누구도 클리어하지 못한 게이트로 알려져 있다.


“어, 엄마 ···.”


그때 진지한 분위기를 흩트리듯 준성의 울먹이는 소리가 준표의 귓가로 들려왔다.


“아 좀! 다 큰 새끼가 이런 거에 쫄냐?”


준표가 벌래보듯 깔보는 눈빛으로 준성을 째려봤다.


키만 무려 190이 넘어가는 거구의 3 대 700이 훌쩍거리면서 질질 짜고 있으니, 준표에게는 걸리적거릴 뿐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 예전에 S 등급 특성을 개화한 플레이어도, 여기서 죽었다던데 ··· 저희 같은 일반인이 이걸 클리어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


말을 하던 준성의 눈 실이 서서히 붉어졌다.


“난 그냥 탱커인데···.”


가망이 없을 거라는 생각에 준성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나도 알아.”


“근데도 들어온 거예요?"


준성의 얼굴이 울상이 되어 울기 직전에 다달았다.


“너무 걱정 말라니까?”


“어떻게 걱정을 안 해요!!”


무책임하게 짝이 없는 준표의 말에 준성의 목소리가 치솟았다.


“그것보다, 그 소문 들어 봤어?”


“말 돌리지 마세요.”


“여기에서 청룡 길드가 지원하던 슈퍼 루키 한 명이 죽었데.”


“지금 겁주는 거예요?"


슈퍼루키.


적어도 S등급 이상의 개화 특성을 가진 신인 플레이어를 일컫는 말이다.


“걔가 가지고 있던 장비가 꽤나 고가의 장비들이라고 하던데.”


“미친놈.”


“그걸 다 얻으면, 우리 꽤 강해질걸?”


“지금 그것 때문에 여길 ···.”


그의 참신한(?) 이유에 준성이 경악했다.


“돈을 벌면 되잖아요 ···.”


“너무 오래 걸리잖아.”


“이런 미친....”


준성은 깨달았다.


준표가 정상인의 상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


<고스트 타운 E>


클리어 조건 : 킬러 리퍼를 처치.


+


메시지가 떠올랐다.


게이트의 시작을 알리는 푸른 메시지.


그때였다.


평범하게 주변을 활보하던 사람들이 준표와 준성을 향해 고개를 돌린 것은.


-H , Help ···.


_P, Please ...


반투명한 몸으로 허공을 떠다니는 ‘고스트’들을 본 준성의 몸이 미친 듯이 떨려왔다.


“히이익!!!”


작가의말

준성이 불쌍해 ....


오늘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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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9화 (고스트 타운 3) +2 21.05.20 268 11 10쪽
9 8화 (고스트 타운 2) +2 21.05.19 293 12 9쪽
» 7화 (고스트 타운 1) +2 21.05.18 355 9 8쪽
7 6화 (너 내 동료가 되라) +2 21.05.17 399 13 10쪽
6 5화 (E급 게이트 3) +2 21.05.16 434 14 9쪽
5 4화 (E급 게이트2) +2 21.05.15 517 14 9쪽
4 3화 (E급 게이트) +4 21.05.14 605 14 10쪽
3 2화 (먼저 씻을게요) +2 21.05.13 812 16 8쪽
2 1화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리는데 ...) +8 21.05.12 1,252 23 11쪽
1 [프롤로그] +6 21.05.12 1,335 4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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