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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나무

해씨세가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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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sa3194
그림/삽화
월하정인
작품등록일 :
2024.03.21 07:50
최근연재일 :
2024.07.07 10:00
연재수 :
1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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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글자수 :
706,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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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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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26화 표국대전(5)

DUMMY

일이 너무 커졌다.

포숙정은 세옥을 따라 초주의 번화가를 걸으면서 불안했다.


대체 어떻게 하려는 거야?


세옥은 강남표국에 쳐들어가 노백봉을 개 패듯 패버리고 출동한 현령의 목을 베었다.

이유는 현령이 노백봉과 결탁하여 백성들을 수탈했다는 것이다. 그가 황후의 영패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현의 군사들은 우왕좌왕했다.

감히 세옥에게 덤벼들지 못했다.


너무 일을 크게 벌렸어.


현의 상부기관인 자사부에서 군사들이 몰려왔으나 영패를 보고 당황했다.

그들은 조정의 지시를 기다리는 동안 세옥에게 초주에서 떠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


조정에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네.


당초의 생각은 용문표국을 공격하는 강남표국을 혼을 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세옥은 조정이 임명한 관리의 목을 베었다.

조정에서는 반드시 문제를 삼을 것이다.

황후 부명화가 있다고 해도 조정을 상대할 수는 없다.


거리는 세옥이 나타나자 행인들이 분분히 피했다.

세옥을 손가락질 하면서 수군거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때 도복을 입은 한 떼의 도사 무리들이 나타났다.

모두 잿빛의 도복을 입고 있었다.


세옥이 걸음을 멈추었다.

“진령산에서 온 진령도관 도사들입니다.”

소철이 옆에서 말했다. 포숙정은 도사들이 예사로워 보이지 않았다.

“진령도관?”

“위서진인을 조사(祖師)로 받들고 있습니다.”

“위서진인?”

도사들이 나타나자 행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초주에서 세옥이 현령을 처단하자 인근에 있는 현도 바짝 긴장했다.

백성들은 겉으로 드러내어 말하지 않았으나 환호하고 있었다.

세옥이 초주에 온지 벌써 엿새가 되었다.

그런데 도사들이 나타난 것이다.

강남표국 국주 노백봉이 옆에 있는 것으로 그가 데리고 온 모양이다.


세옥에게 얻어맞더니······.


포숙정은 노백봉이 가소로웠다.

세옥에게 얻어맞아 잔뜩 주눅이 들어 있다. 덩치는 황소만한데 의외로 허약했다.

전 강남표국 주인 왕석을 바둑판으로 때려죽였다고 했다.

세옥은 강남표국에 쳐들어가서 왕석을 대신하여 천벌을 내린다고 호통을 치고는 발로 차고 주먹을 내질렀다.

노백봉은 정신없이 얻어맞아 입에 거품을 물기까지 했다.


“개 패듯이 패버렸어.”


하인 하나가 그 장면을 보고는 나중에 사람들에게 말했다.

그 바람에 개 패듯이 팼다는 소문이 널리 퍼졌다.

“그대가 용문표국의 무술사범이오?”

진령도관의 맹희도 장로가 세옥을 향해 물었다.

“저놈이 맹신 아우를 죽인 놈이오. 아우의 복수를 해주시오.”

노백봉이 세옥을 쏘아보면서 소리를 질렀다.

“이놈아, 아직도 덜 맞았느냐?”

세옥이 웃으면서 되받아쳤다.

“초주 사람이 아닌데 어찌 초주에 와서 행패를 부리는 것이오?”

“초주에 미친 개새끼가 한 마리 날뛰고 있다고 하여 손을 봐주러 왔소.”

“소협의 말이 너무 험한 것 같소.”

맹희도가 한껏 거드름을 피웠다.

“하하. 옆에 있는 개새끼는 입만 험한 것이 아니라 행실도 험하오. 어찌 그런 자를 도인이 데리고 있소? 그런 자는 죽이는 것이 마땅하오.”

세옥은 은은하게 분노를 표출했다.

“행실이 험하다고 함부로 죽일 수 있소?”

“도사! 그 자는 바둑판으로 강남표국의 전 주인을 때려죽였소. 천벌을 벋는 것이 마땅치 않소?”

“그, 그건······.”

맹희도가 대답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했다.

“전 주인의 부인을 모함하여 유배를 보내고 딸은 협박을 하여 유린을 했소. 절조를 잃은 딸이 원통하여 피눈물을 흘리며 자진했소. 이런 짐승만도 못한 놈을 살려두어야 하겠소?”

세옥의 목소리는 마치 천둥이 치는 것 같았다.

“닥쳐라! 모두 헛소문이다.”

맹희도가 눈에서 불을 뿜었다.

“말이 통하지 않는군. 개를 거느리고 다니는 것은 개 주인이지. 개가 잘못하면 개 주인도 맞아야 하고······.”

세옥이 맹희도를 비웃었다.


맹희도가 도사들에게 눈짓을 했다.

“죽어랏!”

도사들 다섯이 일제히 검을 뽑아들고 세옥을 향해 달려왔다.


격오검진(格五劍陣)······?


세옥은 재빨리 검을 뽑아 들었다.

검진을 펼치는 문파는 많지 않다. 진법은 대부분 전쟁터에서 쓰인다.

“이놈들. 내가 상대해주마.”

소철이 검을 들고 신형을 날렸다. 그는 세옥에게 무공을 전수받은 뒤에 놀랄 정도로 무공이 진보해 있었다.


진령산의 도사들과 겨루어보고 싶었다.

“비(飛)!”

소철이 기합성을 터트리며 5인의 도사들을 공격했다.

행인들이 깜짝 놀라 분분히 뒤로 물러섰다.


소철과 5인의 도사들은 치열하게 혈투를 벌였다. 그러나 도사들은 검진을 전개하고 있었다. 소철은 검진에 익숙하지 않았다.

세옥은 도사들의 검진을 살폈다.

소철이 맹렬하게 공격했으나 도사들의 검진을 뚫지 못했다.


‘육자검법이 매끄럽지 못해.’


격오검진은 비교적 쉬운 검진이었다.

각 문파마다 검진이 있기는 하지만 제대로 펼치는 것을 본 일이 없었다.

“물러서시오.”

세옥이 낮게 말했다.


소철이 뒤로 물러섰다.

“파(派)!”

세옥은 일성의 기합성과 함께 허공으로 신형을 솟구쳐 일검을 그었다.

육자검법의 파 초식은 물을 가르는 초식이다.

물을 향해 내리치면 물이 양쪽으로 갈라져 물갈래가 자욱하게 일어난다.


세옥의 내력이 실린 초식에 공기가 갈라지는 것 같았다.

“앗!”

격오검진을 펼치던 도사들은 허공을 가르는 검풍에 경악했다.

검풍이 자신들의 머리를 향해 내려오고 있었다.


그때 자신들을 향해 부드러운 장풍이 밀려와 밀어냈다.

‘장로님이······.’

맹희도가 장풍으로 그들을 도와주고 있었다.

장풍에 의해 그들이 밀려나면서 세옥의 검풍이 허공을 갈랐다.

맹희도 장로는 세옥과 치열하게 겨루었다.


‘녹수소요보까지······.’


맹희도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세옥이 녹수소요보로 보법을 전개하면서 그를 맹렬하게 공격하고 있었다.

맹희도가 처음 만나는 고수였다.


창--!


검과 검이 부딪쳤다.

‘앗!’

맹희도는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위서신공······.”

세옥이 전개하는 검초가 자신이 전개하는 검초와 비슷했다.

그가 종리춘에게 배운 것은 위서진인의 무공 위서신공(渭西神功)이다.

세옥이 잇달아 검초를 펼쳤다.

“위서제악!”

맹희도는 종리춘이 위서제악 검초를 펼치는 것을 보았으나 수련하지는 못했다. 그는 등줄기로 식은땀을 흘리면서 맞섰다.


창--!


검과 검이 다시 부딪쳤다.

맹희도는 가슴이 철렁했다.

세옥의 검에 의해 그의 검이 두 동강이가 난 것이다.

맹희도는 대경실색하여 뒤로 물러섰다.

“소협······.”

맹희도가 황급히 손을 내밀어 중지를 요구했다.

“무엇이오?”

“소협의 검법을 잘 보았소. 내가 졌소.”

“노백봉을 처벌하시오.”

“그것은 우리 장문인이 결정할 것이오.”

“좋소.”

세옥은 검을 거두었다. 맹희도가 제자들을 거느리고 분분히 물러갔다.


“저놈이 노백봉이로군.”


그들의 대결을 지켜보던 백추설이 몽이에게 낮게 말했다.

몽이가 백추설을 쳐다보았다.

“저 놈을 죽이러 가자.”

백추설이 군중들 틈에서 뒤로 빠졌다.


*


몽이는 가쁜숨을 몰아쉬면서 백추설을 쳐다보았다.

초주 읍내에서 진령산까지 한달음에 달려왔다.

백추설은 비천혈도를 땅에 박아 놓고 우뚝 서 있었다.

진령산의 산림 앞에 있는 산문이었다.

산문을 지키는 도사 둘이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해가 설핏이 기울고 있는 산골짜기였다.

골짜기 아래는 저녁 이내가 푸르게 깔리고 있었다.

저 위에 저녁을 짓는지 푸른 연기가 피어오를 뿐 사방이 기이할 정도로 적막했다.


호르르 호르르.


어느 숲에선가 새가 울어 골짜기의 적막을 깨트렸다.

초주 읍내에서 진령산으로 달려와 노백봉 일당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아가씨, 노백봉은 왜 죽이는 거예요?”


몽이가 물었다.

몽이는 백경천이 왜 노백봉을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는지 알 수 없었다.

“증거 인멸이지.”

백추설이 귀찮다는 듯이 대답했다.

몽이는 백경천의 말을 고분고분 듣고 있는 백추설이 의아했다.


백추설은 아버지인 백경천과 계모 탁문정을 싫어하고 있다. 언젠가는 탁문정을 죽이겠다고 이를 갈고 있었다.

“무슨 증거요?”

“노백봉이 뇌물을 바쳤을 거야.”

“그래서 노백봉을 죽여서 입을 막는 거예요?”

백추설의 눈이 번쩍 빛을 뿌렸다.

“입 닥쳐라. 숲에 들어가 있어.”

백추설이 낮게 말했다.


몽이는 재빨리 숲으로 들어갔다. 백추설이 인기척을 감지한 모양이다.

몽이는 오솔길을 노려보았다.

멀리 산문으로 올라오는 오솔길에서 사람들이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놈이 갖고 있는 칼이 보검입니까?”

“보검이지. 쇠를 토막 내는 보검이 어디 있나?”

“장문인께서 직접 나서야 돼.”

이내 사람들이 두런거리면서 산문 앞에 나타났다.


맹희도와 노백봉, 그리고 진령도관의 제자들이 무리를 지어 올라오고 있었다.

“그놈은 보검이 어디서 났을까요?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을 텐데······.”

조용한 골짜기에 한 줄기 미풍이 불어왔다.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나뭇잎이 나부꼈다.

“뭐야?”

“웬 계집이야?”

진령도관의 제자들이 웅성거렸다.


맹희도는 산문 앞에 버티고 있는 여자를 쏘아보았다.

산문은 보통 제자들이 번을 서고 있었다. 그런데 번을 서던 제자들은 보이지 않고 젊은 여자가 우뚝 서 있었다.

무엇인가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저 계집은 뭐야?”

노백봉은 산문 앞에 버티고 서 있는 백추설에게 눈을 부릅떴다. 그러잖아도 초주 읍내에서 망신을 당하고 돌아와 눈이 뒤집어질 것처럼 화가 나 있던 참이었다.

‘놈을 죽였어야 했는데······.’

이를 갈면서 진령산으로 돌아왔는데 젊은 여자가 길을 막고 서 있었다.

“넌 뭐야? 왜 계집이 길을 막고 서 있어?”

노백봉이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면서 소리를 질렀다.

“네놈을 황천으로 보내줄 저승사자다.”

백추설이 거침없이 내뱉었다.


도사들이 일제히 웅성거렸다.

“핫핫! 이 계집이 미친 거 아니야? 황천은 네년이 가거라.”

노백봉이 분기탱천하여 허공으로 솟아오르면서 검을 뽑아 휘둘렀다. 그는 일검에 백추설을 두 동강을 내어 죽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계집이 무공을 해야 얼마나 하겠는가.

“흥!”

백추설도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한 마리 새처럼 날아오른다.

“뒈져랏!”

노백봉이 검을 휘둘렀다.


노백봉은 역사다. 그가 검을 휘두르자 산악과 기운이 밀려왔다.

“비천!”

백추설이 낭랑한 목소리로 기합성을 터트렸다. 그녀의 비천혈도가 허공을 갈랐다.

허공에 핏빛의 혈광이 난무했다.

“아아악!”

처절한 비명이 허공에서 들려왔다.

피보라를 뿜으면서 노백봉이 허공에서 떨어졌다.


쿵--.


노백봉이 땅바닥에 처박혔다.

도사들의 눈이 크게 떠졌다.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이 입을 벌렸다.


아······.


맹희도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비천혈도가 혈광을 뿌리자 노백봉이 맥없이 죽임을 당한 것이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맹희도는 침이 마르는 것을 느꼈다.

“쳐랏!”

도사들이 일제히 신형을 날려 백추설을 공격했다. 그러나 도사들은 혈광 아래 피를 뿌리며 죽어갔다.

그들은 백추설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백추설은 춤을 추듯이 경쾌하게 움직이면서 살인을 저질렀다.

맹희도마저 십여합을 견디지 못하고 피를 뿌리며 나뒹굴었다.


‘계집애가 비천검법을 완전히 익혔네.’


탁문정은 백추설과 몽이가 산문을 내려가자 숲에서 나왔다.

백추설은 노백봉과 맹희도를 비롯해 도사들까지 모조리 살해하고 떠났다.

피냄새가 역하게 풍겼다.


‘흥. 도살장을 만들어 버렸어.’


탁문정은 산문에 낭자한 시체를 보고 혀를 내둘렀다.

탁문정도 잔인하다는 말을 듣고 있는데 백추설은 더 한 것 같았다.

“으··· 으······.”

그때 도사 하나가 배를 움켜쥐고 신음을 했다. 구원을 바라는 간절한 눈빛으로 탁문정을 쳐다보았다.


‘깔끔하게 처리해야지.’


탁문정이 옥소를 휘둘렀다.

“크억!”

도사가 피를 뿜고 숨이 끊어졌다.

‘서생놈이 곤경에 처하겠군.’

탁문정은 바닥의 시체를 쓸어본 뒤에 신형을 날리기 시작했다.


“초상비(草上飛)······.”


바위 뒤에 숨어 있던 사마염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중얼거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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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130화 비천혈도(1) NEW +1 13시간 전 43 1 13쪽
129 129화 표국대전(8) 24.07.06 67 0 11쪽
128 128화 표국대전(7) 24.07.05 73 0 12쪽
127 127화 표국대전(6) 24.07.04 82 0 11쪽
» 126화 표국대전(5) +2 24.07.03 86 1 12쪽
125 125화 표국대전(4) +2 24.07.02 82 1 12쪽
124 124화 표국대전(3) +2 24.07.01 107 2 11쪽
123 123화 표국대전(2) 24.06.30 97 0 13쪽
122 122화 표국대전(1) 24.06.29 104 0 12쪽
121 121화 육자검법(8) 24.06.28 112 0 11쪽
120 120화 육자검법(7) 24.06.27 116 0 12쪽
119 119화 육자검법(6) 24.06.26 124 0 13쪽
118 118화 육자검법(5) +2 24.06.25 124 1 13쪽
117 117화 육자검법(4) +2 24.06.24 121 1 12쪽
116 116화 육자검법(3) +2 24.06.23 128 1 12쪽
115 115화 육자검법(2) 24.06.22 120 0 11쪽
114 114화 육자검법(1) +2 24.06.21 141 1 13쪽
113 113화 귀화파파(4) +2 24.06.20 132 1 13쪽
112 112화 귀화파파(3) +2 24.06.19 132 1 12쪽
111 111화 귀화파파(2) 24.06.18 129 0 13쪽
110 110화 귀화파파(1) 24.06.17 135 0 11쪽
109 109화 강호출도(3) 24.06.16 131 0 14쪽
108 108화 강호출도(2) 24.06.15 137 0 11쪽
107 107화 강호출도(1) 24.06.14 143 0 15쪽
106 106화 밤을 걷는 아이들(7) 24.06.13 129 0 12쪽
105 105화 밤을 걷는 아이들(4) 24.06.12 134 0 12쪽
104 104 밤을 걷는 아이들(3) 24.06.11 153 0 12쪽
103 103 밤을 걷는 아이들(2) 24.06.10 144 0 12쪽
102 102화 밤을 걷는 아이들(1) 24.06.09 15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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