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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씨세가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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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sa3194
그림/삽화
월하정인
작품등록일 :
2024.03.21 07:50
최근연재일 :
2024.06.28 10: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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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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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10화 귀화파파(1)

DUMMY

염지은은 빠르게 말을 달렸다.

사혼곡까지는 2백리길이다. 우선 위치부터 파악하기로 했다.

‘무림에서 처음 보는 얼굴인데······.’

장전일과 함께 말을 달리는 여자는 마치 남자처럼 말을 활달하게 달리고 있었다.

장전일로부터 그녀가 자신에 대해 비밀을 지켜달라고 하여 문파나 출신에 대해서는 말해 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어느 문파에서 왔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무림은 문외한이라고 했다.

강호 첫 출도라는 것이다.


무림은 어수선했다

무림지보가 무림을 발칵 뒤집어놓더니 이제는 보장도 때문에 무림이 뒤숭숭했다.

무림인들이 보장도를 갖고 있는 여자를 찾느라고 혈안이 되어 있었다.

보장도를 갖고 있는 여자는 이름이 상관청이라는 사실만 알려져 있었다.

만두가게에서 살았다는 소문도 돌았다.

염지은은 장전일이 양생당에서 데리고 온 여자가 수상해 보였다. 그녀는 이름이 담지라고 했다.


‘무슨 사정이 있어서 출신 문파를 말하지 못하는 거야?’


검도 기이했다.

검집 전체가 거무튀튀하다.

검의 이름은 상아검이라고 했다. 그런 검으로 강호에서 활약하는 사람을 본 일이 없었다.

다만 그는 장전일이 신뢰하는 여자니 정파의 인물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난밤에도 지붕위에서 그녀를 잠깐 만났었다.

‘차차 알게 되겠지.’

염지은은 담지에 대한 궁금증을 애써 떨쳐버리고 말을 달렸다. 그러나 그들이 성문을 나서기도 전에 장전일의 수하 무사 천보가 달려왔다.

“공자님, 부맹주님께서 대량성에 오셨습니다.”

천보가 장전일 앞에 말을 세우고 보고했다.

“부맹주께서?”

장전일이 눈살을 찌푸렸다.

“우리 객잔에 도착하여 공자님을 찾고 있습니다.”

천보의 말에 장전일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염지은은 담지의 얼굴을 힐끗 살폈다.

담지는 담담한 표정으로 그들을 보고 있었다.

“가보시죠. 우리 둘이 다녀오겠습니다.”

염지은이 말했다. 장전일이 담지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하시죠.”

담지도 낮게 말했다.

“그럼 두 분이 먼저 출발하십시오.”

장전일이 사혼곡 위치에 대해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염지은에게는 지도까지 주었다.

“두 분이 수고해 주십시오. 저는 부맹주님을 만나러 가봐야겠습니다. 부맹주님을 만난 뒤에 속히 뒤따라가겠습니다.”

장전일이 인사를 하고 돌아가기 시작했다.

담지는 장전일이 말을 타고 돌아가는 것을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었다.

“가죠.”

염지은이 담지에게 내뱉고 먼저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이랴!”

세옥도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점심때가 되자 진교역에 이르렀다.


진교역은 대량성으로 들어가는 관문과 같은 곳이었다.

인구는 많고 시장은 번화했다.

“여기서 점심을 먹죠.”

염지은이 길가의 객잔을 보고 말했다.

“예.”

담지가 대답했다.

진교객잔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었다.

밖으로 달려 나온 점소이에게 말을 맡기고 객잔으로 들어갔다.


객잔에 몇몇 무림인들이 앉아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염지은은 담지와 마주보고 앉았다.

“손님, 무얼 드시겠습니까?”

점소이가 차를 가지고 와서 물었다. 염지은이 담지를 쳐다보았다.

“저는 국수를 먹겠습니다.”

담지가 차를 마시면서 말했다.

“국수 두 그릇과 수육 한 접시.”

염지은이 주문을 했다.

“술은 안하십니까?”

염지은이 담지를 쳐다보았다. 담지는 고개를 저었다.

“술은 됐어요.”

염지은이 손을 내저었다. 점소이가 물러갔다.

“장 공자님과 친하세요?”

담지에게 물었다.

“아닙니다. 양생당에 와서 처음 뵈었습니다.”

“양생당에는 무슨 일로 왔는데요?”

“몸이 좋지 않아서······.”

“지금은 괜찮습니까?”

“예.”

담지는 밖을 내다보았다.

군사들이 흙먼지를 일으키면서 달려가는 것이 보였다.


건너편에 앉아 있는 세 남자가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무림인들인가?”

“겉멋으로 무림인인 체하는 거지.”

사내들이 낄낄대고 웃었다. 그들은 염지은과 담지를 비웃고 있었다.

그때 국수와 수육이 나왔다.


염지은은 국수와 수육을 먹기 시작했다. 그들이 한참 점심을 먹고 있을 때 사방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비가 오려나 보네.”

염지은이 낮게 말했다.


그때 삿갓을 쓰고 커다란 도(刀)를 어깨에 멘 사내가 객잔으로 들어왔다.

얼추 40대 중반으로 보이는데 눈빛이 형형했다.

“패천일도 고영렬이에요.”

염지은이 몸을 기울여 담지에게 속삭였다.

“예?”

“8대고수예요.”

담지가 놀란 듯이 고영렬을 힐끗 쳐다보았다. 고영렬은 한쪽 구석에 가서 앉았다.


*


세옥은 앞만 보고 빠르게 말을 달렸다.

염지은과 동행하는 것이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 그가 여장으로 위장을 했기 때문에 말이나 행동을 조심해야 했고, 자신의 신분을 밝힐 수도 없었다.

‘젠장, 이게 무슨 일이야?’

세옥은 말만 계속 달렸다. 그들이 진교역을 나와 한 시진 쯤 달렸을 비까지 오기 시작했다.

“그냥 갑시다.”

염지은이 삿갓을 눌러쓰고 계속 달렸다.


세옥도 쉬지 않고 말을 달렸다.

그들이 청하현에 이르렀을 때 빗줄기가 굵어졌다.

“잠시 쉬었다가 가야할 것 같네요.”

염지은이 말했다.

“예.”

그들은 커다란 나무 밑에서 비를 피했다.

삿갓을 쓰고 있어서 머리와 얼굴은 비를 맞지 않았으나 옷은 비에 젖어 축축했다.


세옥은 객잔에서 만난 8대고수 고영렬을 잠깐 생각했다. 그가 대량성을 향해 가고 있었다.

강호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고수들이 많다.

문득 세옥의 귓전에 사내들이 낮게 이야기를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세옥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쪽 숲에서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계집이 둘인데?”

“무공을 할 줄 아는 거 아니야?”

“그래봐야 계집들이야. 너희들은 저쪽을 맡고 나머지는 이쪽을 맡아.”


세옥은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노려보았다.

“낭자, 도적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세옥이 염지은에게 말했다.

“예?”

염지은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세옥을 쳐다보았다.

“저쪽 숲에··· 한 20명 쯤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아세요?”

“제가 귀가 좀 잘 들립니다.”

세옥은 숲을 노려보았다.

그때 사내들 한 무리가 숲에서 우르르 달려나와 그들을 에워쌌다.

“뭐냐?”

염지은이 사내들을 쏘아보았다. 그녀는 자신의 무기인 은편(銀鞭)을 허리에서 꺼냈다.

“계집들아, 다치고 싶지 않으면 순순히 우리를 따라가자. 우리도 젊은 계집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싶지는 않다. 크크······.”

수염이 텁수룩한 사내가 비열하게 웃었다.

“흐흐. 계집들이 야들야들하게 생겼어.”

사내들이 왁자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들은 모두 월도(月刀)를 들고 있고, 황의 차림이었다. 소위 황건적들이다.


세옥은 긴장하여 사내들을 노려보았다.

“죽고 싶은 놈부터 덤벼라!”

염지은이 차갑게 말했다.

“계집들이 좋게 말을 하면 안 듣는다니까. 엉덩이를 몇 대 때려주어야 말을 들을 거냐? 낄낄······.”

커다란 덩치의 사내가 염지은을 향해 달려왔다.

“이 더러운 놈!”

염지은이 대노하여 허공을 향해 은편을 휘둘렀다.


은편이 허공에 싸늘한 바람을 일으키면서 커다란 덩치의 사내를 향해 날아갔다.

“헉!”

사내가 바람 빠지는 소리를 냈다.

염지은의 채찍이 어느 사이에 그의 얼굴에서 작렬했다.

“아아악!”

사내가 처절한 비명을 지르면서 나뒹굴었다.

사내의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었다.

“죽여라!”

사내들이 일제히 염지은과 세옥에게 달려들었다.


‘이런 도적놈들!’


세옥은 그를 향해 내리쳐오는 월도를 피하면서 주먹을 내질렀다.

칠성파의 삼초권법이었다.

처음으로 사용하는 권법인데 묵직한 느낌이 느껴졌다.

그의 주먹이 사내의 가슴팍을 내지른 것이다.


퍽--!


사내의 가슴에서 세옥의 주먹이 작렬했다.

“으악!”

사내가 저만치 나가떨어졌다.

염지은은 매섭게 은편을 휘둘렀다.

은편이 허공에서 춤을 추면서 사내들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악······!”

“으아악······!”


옥나찰이라는 별호답게 그녀의 은편은 가공할 살상력을 갖고 있었다.

사내들은 얼굴이 찢어지고 살가죽이 터졌다.

사내들이 처절한 비명을 내지르면서 쓰러졌다.


세옥은 녹수소요보를 전개하면서 주먹을 내질렀다.

칠성파의 권법이 의외로 강력했다.

사내들은 처절한 비명을 지르면서 나뒹굴었다.

사내들 10여명이 세옥과 염지은에 의해 순식간에 나뒹굴었다.

사내들의 얼굴이 그제야 사색이 되었다.

“가, 가자!”

사내들이 허겁지겁 산으로 달아났다.


세옥은 염지은을 바라보았다.

“괜찮습니까?”

“괜찮아요.”

염지은이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세옥이 삼초권법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감탄했었다.

“칠성파 권법이네요. 칠성파 제자예요?”

“아닙니다.”

“보법이 혹시 녹수소요보 아니에요?”

“맞습니다.”

세옥은 염지은이 견문이 넓다고 생각했다.


염지은은 녹수소요보에 대해 얘기만 들었지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다.

“녹수소요보는 천기노인의 경공이라고 들었는데······.”

천기노인의 제자가 아니냐는 질문이다.

“몇 번 뵈은 적이 있습니다.”

세옥이 머리의 빗물을 털어냈다.


그때 약초 냄새가 확 풍겼다.

세옥은 얼굴을 찡그렸다.

”어떤 것들이 감히 귀화산에 와서 소란을 피우는 것이냐?”

음산한 웃음소리와 함께 머리를 산발한 노파가 옷자락을 펄럭이면서 날아왔다.

세옥은 얼굴을 찡그렸다.

“귀화파파!”

염지은이 신음처럼 내뱉었다.

강호 초보인 세옥은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귀화파파(鬼火皤皤).


귀화산(鬼火山)을 무대로 활동을 한다는 노파였다.

시체를 먹고 산다는 소문이 나돌아 이름만 들어도 아이들이 울음을 그친다고 했다.

머리를 길게 늘어트리고, 자루 같은 옷을 뒤집어쓰고 있어서 귀신같은 형상이었다.

염지은은 언젠가 귀화파파를 죽여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시체를 먹는 노파는 살려둘 수가 없다. 그런데 의외로 귀화파파에게 무서운 위압감이 느껴졌다.

“누가 천기노인의 제자냐?”

귀화파파는 목소리가 음산했다.


세옥은 귀화파파가 천기노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 깜짝 놀랐다.

“제자는 없소.”

염지은이 바짝 경계를 하면서 내쏘았다.

“그런데 녹수소요보를 전개한다고?”

귀화파파가 세옥을 싸늘한 눈빛으로 쏘아보았다.

“너냐?”

세옥은 어리둥절했다.

“천기노인과 어떤 관계냐?”

세옥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노파가 허공을 향해 손을 내저었다. 그러자 산악과 같은 장풍이 날아왔다.

세옥은 재빨리 내력을 끌어올려 맞섰다.

“조심해요. 독침이 있어요!”

염지은이 세옥을 향해 날카롭게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늦고 말았다.


펑--!


장풍과 장풍이 부딪치면서 요란한 굉음이 일어났다.

“윽!”

세옥은 뒤로 주르르 밀려났다.

손이 찌르르 했다.

귀화파파가 장풍을 쏘면서 독침까지 내쏜 것이다.


귀화파파는 휘청했으나 신형을 바로잡고 세옥을 노려보았다.

눈에서 푸른 광채가 뿜어졌다.

“흐흐. 내력이 제법이구나.”

귀화파파가 다시 손을 들어올렸다.


..............


1) 황건적은 후한(後漢) 시대부터 활약했습니다.

도(道)는 태평도(太平道)로 중국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도교집단입니다. 그러나 수백 년이 지난 뒤에는 도적들이 대부분 황건적으로 자처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삼국지도 황건적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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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121화 육자검법(8) NEW 13시간 전 47 0 11쪽
120 120화 육자검법(7) 24.06.27 70 0 12쪽
119 119화 육자검법(6) 24.06.26 79 0 13쪽
118 118화 육자검법(5) +2 24.06.25 86 1 13쪽
117 117화 육자검법(4) +2 24.06.24 92 1 12쪽
116 116화 육자검법(3) +2 24.06.23 95 1 12쪽
115 115화 육자검법(2) 24.06.22 94 0 11쪽
114 114화 육자검법(1) +2 24.06.21 109 1 13쪽
113 113화 귀화파파(4) +2 24.06.20 106 1 13쪽
112 112화 귀화파파(3) +2 24.06.19 104 1 12쪽
111 111화 귀화파파(2) 24.06.18 101 0 13쪽
» 110화 귀화파파(1) 24.06.17 109 0 11쪽
109 109화 강호출도(3) 24.06.16 104 0 14쪽
108 108화 강호출도(2) 24.06.15 112 0 11쪽
107 107화 강호출도(1) 24.06.14 116 0 15쪽
106 106화 밤을 걷는 아이들(7) 24.06.13 105 0 12쪽
105 105화 밤을 걷는 아이들(4) 24.06.12 106 0 12쪽
104 104 밤을 걷는 아이들(3) 24.06.11 127 0 12쪽
103 103 밤을 걷는 아이들(2) 24.06.10 117 0 12쪽
102 102화 밤을 걷는 아이들(1) 24.06.09 129 0 13쪽
101 101화 여장남자(2) 24.06.08 122 0 12쪽
100 100화 여장남자(1) 24.06.07 123 0 15쪽
99 99화 영웅호색(10) 24.06.06 122 0 13쪽
98 98화 영웅호색(9) 24.06.05 128 0 13쪽
97 97화 영웅호색(8) 24.06.04 120 0 12쪽
96 96화 영웅호색(7) 24.06.03 126 0 13쪽
95 95화 영웅호색(6) 24.06.02 147 0 12쪽
94 94화 영웅호색(5) 24.05.31 15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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