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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씨세가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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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sa3194
그림/삽화
월하정인
작품등록일 :
2024.03.21 07:50
최근연재일 :
2024.06.30 10:00
연재수 :
1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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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68,817

작성
24.06.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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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16화 육자검법(3)

DUMMY

한밤중의 대결은 처음에는 흑의인들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그러나 세옥과 장전일, 도위종이 맹활약을 펼치면서 그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흑의인들의 시체가 쌓여가기 시작했다.

“철수하라!”

결국 흑의인들은 독침을 날리고 퇴각했다.


무림인들은 빠르게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독침을 뽑아냈다.

독침에 맞은 무림인들이 10여명이나 되었다.

그중에는 여자 무림인이 5명이었다.


포숙정이 부상당한 무림인들을 치료했다.

부상자들의 상처에 지혈을 하고 붕대를 감았다.

세옥은 그녀의 치료를 도왔다.

“담지 낭자가 독을 빼냈으면 좋겠어요.”

포숙정이 세옥에게 말했다.

“예?”

세옥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독을 빨 줄 알잖아요?”

포숙정의 말에 항변을 할 수 없었다.

세옥은 남자들의 독을 빨아내기 시작했다.


무림인들은 독을 빠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독을 빨아주다가 중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세옥은 남자들의 독을 모두 빨아냈다.

“고맙소.”

무림인들이 세옥에게 정중하게 사례의 인사를 했다.


세옥이 독을 빨아내면 포숙정이 독혈을 닦아주고 약을 복용시켰다.

“이제 여자들 독도 빨아주세요.”

포숙정이 세옥에게 말했다.

“예?”

세옥은 당황했다.

여자들의 독을 빨아내라니.

난감한 일이었다.

“중독된 여자들을 살리지 않을 거예요?”

“그래도 여자들인데······.”

“여자가 여자 독을 빠는데 어때요?”

세옥은 포숙정의 말에 망연자실했다.


이 여자가 나를 희롱하는 것인가.

진심으로 여자들의 목숨을 구하려고 하는 것인가.


세옥은 판단이 서지 않았다.

무림인들이 모두 여장을 하고 있는 세옥에게 독을 빨라고 재촉했다.

어쩔 수 없었다.

여자들을 객잔의 넓은 방에 눕혀 놓고 세옥이 독을 빨게 되었다.


팔에 독침을 맞은 여자도 있고, 어깨와 다리에 맞은 여자도 있었다.

남자들은 출입이 금지되었다.

“하필이면······.”

곽부용은 왼쪽 가슴에 독침을 맞았다.

“담지 낭자, 생명을 살리는 일이에요.”

포숙정이 웃으면서 말했다.

빨리 그녀의 가슴에서 독을 빨아내라는 독촉이었다.


‘이 여편네가 왜 이래?’


세옥은 포숙정에게 짜증이 났다.

그가 남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재촉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방법이 없었다.


곽부용은 눈을 지그시 감고 있었다.

남자들은 출입이 금지되어 들어오지 못했다.

“빨리 해줘요.”

곽부용이 신음처럼 낮게 말했다.

스스로 저고리를 풀어헤치고 젖가리개를 걷어올렸다.

그녀의 희고 뽀얀 가슴이 드러났다.

그녀가 독침을 맞은 곳이 하필이면 봉긋하게 솟아오른 오른쪽 가슴이었다.

“미안합니다.”

세옥은 곽부용의 가슴에서 독침을 뽑아내고 입을 가져갔다.

“아니에요 위험을 무릅쓰고 제 목숨을 구하는 일인데······.”

곽부용이 부끄러워하면서 눈을 감았다.

세옥은 몇 번이나 독을 빨아냈다.

독을 빨아낸 뒤에는 가슴을 씻게 했다.


*


세옥은 술로 입가심을 했다.

여자들의 독을 모두 빨아냈다.

“자신을 돌보지 않고 독을 빨아냈으니 담지 낭자의 의협심에 실로 탄복했습니다.”

도위종이 세옥에게 말했다.

“아닙니다. 조금 경험이 있었을 뿐입니다.”

세옥이 포권을 했다. 자신이 만독불침이라는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검법도 훌륭했습니다. 8대고수가 온 줄 알았습니다.”

개방의 장로 주개가 말했다.

그는 늘 술을 마신다고 술귀신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었다.

“부끄럽습니다.”

세옥이 공손하게 말했다.


무림인들은 세옥을 다시 보았다.

화장이 진하고 귀화파파와 관련이 있어서 수상한 눈으로 보고 있었는데 흑의인들과 전력으로 싸우는 것을 본 것이다.


게다가 무공도 그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검법 이름이 어떻게 됩니까?”

도위종이 물었다.

“육자검법입니다.”

“하하. 그럼 담지낭자를 이제 육자검으로 불러야 하겠군요.”

도위종의 말에 무림인들이 왁자하게 웃었다.

“저는 별호가 있습니다.”

“그렇습니까? 별호가 어떻게 됩니까?”

“상아검이라고 합니다.”

“상아검 이세옥··· 좋은 이름입니다.”

무림인들이 박수를 쳤다.


날이 밝았다.

부상자와 사망자들은 마차에 실어 무림맹으로 보내고 다시 사혼곡을 향해 달렸다. 그 모든 일을 장전일이 주관했다.

그는 무림맹 인사들에게 칭송을 받고 있었다.

일처리가 깔끔했다.

세옥은 사혼곡으로 향하면서 장전일과 틈틈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장전일은 도가(道家) 무공에 심취해 있었다.

장씨세가의 무공이 도가 계통에 가까웠기 때문에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도가는 노자와 장자의 사상을 계승하고 있다.


‘장차 무림의 큰 인물이 되겠구나.’


세옥은 장전일에게 감탄했다.

“나는 훗날 태화산에서 지내려고 합니다.”

장전일이 담담하게 말했다.

“태화산이요?”

“태화산에 도를 공부하기가 좋은 곳이 있습니다. 이 공자님은 어디에 머무실 것입니까?”

“저는 여자들과 사시사철 복숭아꽃이 피는 마을에서 지내고 싶습니다.”

“서왕모의 세외선경 같은 곳이요?”

“예. 그런 곳이 있다면······.”

“하하. 과연 이 공자님은 풍류남아시군요. 세외선경을 찾으면 저도 초대해 주십시오.”

“반드시 초대하겠습니다.”

세옥은 유쾌하게 웃었다.

서왕모의 세외선경은 세옥이 꿈에도 바라는 곳이었다.


*


서악교는 객잔에서 아침을 먹고 대량성으로 향했다.

세옥은 사혼곡에서 돌아온 뒤에 만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혼곡이 살수집단이라고 해도 세옥의 무공으로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무림맹의 무사들도 동행하고 있었다.

‘세옥이는 무림사에 이름을 남길 협객이 될 거야.’

세옥을 만나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대량성은 고루거각이 즐비했다.

오랜만에 보는 번화한 거리였다.

주작대로에 관청이 늘어서 있고, 번화가에는 상점들이 즐비했다.

상점들 사이를 마차와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갔다.


서악교는 번화한 거리를 걷다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걸음을 멈췄다.

한 노인이 궤짝을 앞에 놓고 침을 튀기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 보장도가 무엇이냐? 신투 모구팔이 전 왕조의 황궁서고에서 훔쳐 가지고 나온 보물지도라 이겁니다.”

노인이 보장도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 무림인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서악교는 보장도라는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

“보장도에는 보물이 숨겨져 있는 지도와 무공비급이 숨겨져 있습니다.”

서악교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보장도에 보물지도까지 있었던가?


보장도에 미쳐 젊은 시절을 보냈다.

결국 모구팔에게서 구하기는 했으나 이본이라 주화입마에 걸렸었다.

보장도를 생각하자 아픈 과거가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이 보장도가 최근에 대량성에 나타났습니다.”

서악교는 얼굴을 찡그렸다.

모구팔은 죽었는데 어떻게 보장도가 돌아다니는가.

“보장도를 누가 가지고 있소?”

무림인으로 보이는 중년 사내가 질문을 던졌다.

“하하.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제가 목을 축일 수 있도록 엽전 좀 주시지요.”

노인의 말이 군중들이 실망하여 웃음을 터트렸다.

서악교는 걸음을 돌렸다.

옛날 같았으면 보장도의 행방을 알기 위해 끝까지 노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을 것이다.


서악교는 촉의 황태자가 묵고 있는 빈관(賓館, 객관)을 찾아갔다.

빈관은 궁전처럼 화려했다.

외국의 사신들이 와서 머무는 전각이다.

“태자비를 찾아왔소.”

서악교는 빈관을 경비하는 병사에게 말했다.

“무슨 일이오?”

병사가 서악교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월명산장에서 왔소.”

“월명산장이요?”

“태자비의 고향이오.”

“태자비께서는 출타하셨습니다.”

병사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서악교는 빈관 옆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그녀의 미모에 놀란 행인들이 몇 번이나 돌아보고는 했다.


서묘금은 한식경이 지나서야 돌아왔다.

화려한 마차를 타고 병사들의 호위를 받고 있었다.

“언니.”

서묘금이 마차에서 내리다가 빈관 옆에 서 있는 서악교를 발견하고 달려왔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한 눈에 알아보고 있었다.

“묘금아.”

서악교는 서묘금을 부둥켜안았다.

“언니 어떻게 된 거야? 내가 언니를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서묘금이 울면서 말했다.


서묘금은 서악교와 달리 무공을 배우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문장이 뛰어났다.

“미안하다. 나에게도 사정이 있었어.”

“집에도 오지 않고······.”

서묘금이 눈물을 훔쳤다.


서악교도 눈시울이 뜨거워져 왔다.

그녀를 본 지 어느덧 10여년이 지났다.

서악교는 15, 6세가 되었을 때부터 강호를 떠돌았다.

“언니, 들어가자.”

“그래.”

서악교는 서묘금을 따라 빈관으로 들어갔다.

시녀들이 차를 가지고 들어왔다.

서묘금은 친정이야기와 황태자비가 된 이야기를 자세하게 했다.


촉나라는 건국되지 20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늙은 황제가 병이 들어 국운이 위태로웠다.

촉나라 서쪽 변경은 소수민족들이 자주 침략했다.


촉나라 도성인 성도(成都)는 번화했다. 전국시대부터 여러 나라의 도읍이었고, 삼국시대에는 유비가 도읍으로 삼았다.

양주, 유주, 형주가 영역 안에 있었다.

문화는 융성하고 농업은 발전했다.

최근에는 이웃나라의 침략에 대비하여 군사를 양성하고 있었다.


군사는 10만이 되었다.

이 일을 추진한 것은 부강한 국가를 꿈꾸고 있는 화예부인 서묘금의 작품이었다.

서악교는 차를 마시면서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간략하게 이야기했다.

세옥과의 관계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언니, 우리 촉나라가 부국강병해질 수 있도록 언니가 도와줘.”

“황태자 전하가 원해?”

“그럼.”

서악교는 황태자 맹창과도 인사를 나누었다. 그는 저녁때가 되어서야 돌아왔다.


맹창은 서악교와 서묘금이 너무 닮았다고 놀라워했다.

“태자 전하께서는 문인이라고 들었습니다.”

서악교가 맹창에게 인사를 했다. 그는 부드러운 인상을 갖고 있었다.

“하하. 나는 시성 두보의 흉내를 내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맹창은 시를 짓는 것을 좋아했다.

“언니, 내가 여기에 있는지 어떻게 알았어?”

서묘금이 서악교에게 물었다. 이야기가 그치지 않았다.

“무림지보 이세옥에게 들었어. 나보고 너에게 가보라고 하더라.”

서악교는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어머, 무림지보를 알아?”

“응.”

“그 사람이 정말 용의 내단을 얻었어?”

“맞아. 멀지 않아 무림의 기린아가 될 거야.”

“그 사람은 음란서생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맹창이 말했다.

서묘금이 얼굴을 찡그렸다. 그녀도 이세옥을 만났었다. 얼굴이 평범해 보였는데 눈빛이 기이하게 뜨거웠다.

“부인이 50명이 넘는다면서?”

서묘금이 의아해 했다.

“팔백초라는 약초 때문에 그래.”

팔백초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다. 서묘금이 그제야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 사람을 우리 촉나라로 데려 올 수 없나?”

“부인이 50명이나 되는 자를 데려오다니··· 우리 촉나라 풍속이 어지러워질 거야.”

맹창은 탐탁지 않아 했다.

“그 사람이 원하는 건 뭐야?”

서묘금은 세옥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서라도 촉나라로 데리고 오고 싶었다.

“무릉도원.”

“무릉도원이 뭔데?”

“부인들과 함께 복숭아꽃밭에서 사는 거야.”

서묘금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서악교는 세옥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은 일이 있었다.

“무림지보는 어디에 있어?”

서묘금이 물었다.

“사혼곡으로 갔어. 무림맹에서 살수집단을 처단하러 가는데 따라갔어.”

세옥이 본격적으로 무림의 일에 관여하게 된 것이다.

“언니, 내가 대량성에 집을 한 채 샀어.”

“집을?”

“응. 언니가 그 집에 살면서 나를 도와줘.”

서묘금의 눈이 반짝거렸다.

서묘금은 서악교에게 촉나라와 연락을 맡으라고 말하는 것이다.


서묘금이 산 집은 운하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있었다.

대나무숲이 아름다웠다.

서악교는 운하를 내려다보면서 세옥이 꿈꾸는 무릉도원에 대해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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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6화 육자검법(3) +2 24.06.23 104 1 12쪽
115 115화 육자검법(2) 24.06.22 98 0 11쪽
114 114화 육자검법(1) +2 24.06.21 121 1 13쪽
113 113화 귀화파파(4) +2 24.06.20 113 1 13쪽
112 112화 귀화파파(3) +2 24.06.19 109 1 12쪽
111 111화 귀화파파(2) 24.06.18 107 0 13쪽
110 110화 귀화파파(1) 24.06.17 113 0 11쪽
109 109화 강호출도(3) 24.06.16 112 0 14쪽
108 108화 강호출도(2) 24.06.15 117 0 11쪽
107 107화 강호출도(1) 24.06.14 121 0 15쪽
106 106화 밤을 걷는 아이들(7) 24.06.13 111 0 12쪽
105 105화 밤을 걷는 아이들(4) 24.06.12 114 0 12쪽
104 104 밤을 걷는 아이들(3) 24.06.11 133 0 12쪽
103 103 밤을 걷는 아이들(2) 24.06.10 122 0 12쪽
102 102화 밤을 걷는 아이들(1) 24.06.09 135 0 13쪽
101 101화 여장남자(2) 24.06.08 128 0 12쪽
100 100화 여장남자(1) 24.06.07 126 0 15쪽
99 99화 영웅호색(10) 24.06.06 125 0 13쪽
98 98화 영웅호색(9) 24.06.05 13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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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96화 영웅호색(7) 24.06.03 13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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