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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물감 님의 서재입니다.

시계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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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물감
작품등록일 :
2012.11.26 22:54
최근연재일 :
2013.03.24 01:40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22,612
추천수 :
235
글자수 :
420,623

작성
13.01.24 23:34
조회
298
추천
3
글자
6쪽

8.가리사니-10




붕어 없는 붕어빵, 시계 없는 시계의 아이







DUMMY


대회합 중간에 열리는 소회합. 로드들은 웅성거리면서 모여들었다. 로드들 사이에 제이드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데미안과 아이렐은 불편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로드들은 그들이 제이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로드들은 슬며시 웃음을 띠었다. 그들의 불안과 고통이 다른 로드들에게는 재미있는 볼거리였다.

제이드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두 대 로드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알렌은 그들을 향해 가타부타 말하지 않고, 그저 스쳐지나갔다. 알렌의 무관심한 태도는 둘에게 서늘한 불안을 안겨주었다.

시종들이 개회의 시작을 알렸다. 다들 삼삼오오 자리에 몰려앉았다. 파네스는 알렌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에이린은 싱긋 웃으면서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제이드의 자리는 비어 있었건만, 에이린은 걸음을 멈추지 않고 걸었다. 파네스는 자리에 앉다말고 에이린을 바라보았다.

“날씨 좋지, 아우?”

에이린은 제이드쪽의 자리에 앉았다. 제이드의 표는 다시 셋이 되었다. 파네스는 잠시 에이린을 응시하다가 자리에 앉았다.

데미안과 아이렐은 맨 끝 자리에 가 앉았다. 분명, 파네스나 에이린보다 서열이 높은 대 로드들이었는데 지금은 그들이 예전에 앉았던 자리에 앉아 있었다. 에이린은 그들을 보며 쿡쿡 웃었다. 둘은 에이린을 죽일 듯이 쏘아보았지만 에이린은 태연했다.

“엉덩이가 저렇게 가벼워서야.”

에이린은 대놓고 그들을 조롱했다. 대로드들은 에이린만큼은 아니었지만, 고개를 돌리고 슬그머니 비웃음을 주고받았다.

어수선한 가운데 말이 퍼져나갔다.

“에이린이 표를 결정했소.”

“제이드는 쓰러진 것으로 아는데.”

“어제 호세가 제이드를 봤다고 하더군.”

“그런데 제이드는 오늘 왜 안 나온 거요? 역시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글쎄 말이오.”

“사람들 말로는 어디론가 가는 걸 봤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에이린을 흘끔거리고는 다시 속삭였다.

“저 여우가 제이드를 선택했다는 건 뭔가 있다는 건데.”

“그래봤자, 표가 셋밖에 없잖소. 알렌은 다섯이고.”

“저 끝에 자리에 앉은 두 사람이 표를 결정하겠지.”

사람들의 시선이 데미안과 아이렐에게로 향했다가 알렌에게로 향했다. 알렌은 냉담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오히려, 알렌의 뒷자리에 지키고 서 있는 로렌이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배신자를 제이드가 다시 받아줄까.”

“두고 봅시다.”

시종이 개회를 알렸다. 로드들은 대화를 멈췄다. 늙은 늑대 알레그로가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었다. 늙은 늑대라는 칭호답게 알레그로의 걸음걸이는 느릿하면서도 드레가 있어보였다.

알레그로는 상석에 앉았다.

“회의를 시작하겠소. 어제 용인의 사절이 도착했소.”

로드들의 시선이 알레그로에게로 쏠렸다.



회합이 끝났다. 알레그로와 케네스는 복도를 걸어가고 있었다.

“알레그로님!”

누군가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달려오고 있었다. 알레그로는 히죽 웃었다. 누가 저렇게 급하게 달려오는 지 알 것 같았다. 알레그로는 몸을 돌렸다. 호위기사들이 날카롭게 시선을 세웠지만, 알레그로는 손을 저었다.

“미렌, 무슨 일인가?”

알레그로는 빙그레 웃었다. 주름이 깊어지면서 인자한 인상이 만들어졌다. 케네스는 묵묵히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이번에 결투를 한다고 하셨습니다. 혹시 이번에 오는 용인들의 명단에 오셀이 있습니까?”

“흐음. 글쎄. 생각은 하고 있지만...”

알레그로는 뜸을 들였다. 미렌의 얼굴이 사납게 일그러졌다.

“꼭 오셀을 넣어주십시오.”

알레그로는 미렌을 바라보았다.

“제가 꼭 그 놈을 베어 넘기겠습니다.”

“오셀은 그, 뭐더라...마르실의 아첨쟁이 아닌가? 그런 약체를 고르다니.”

알레그로는 다 알고 있으면서도 혀를 찼다.

“꼭 부탁드립니다.”

무탑의 주인, 무탑의 왕에게 “부탁”을 하는 것은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하는 일이었다. 무탑에 속한 자들, 누구를 향해서 부탁을 해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이 무탑의 법칙이었다. 미렌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대신.”

미렌은 입을 열었다.

“표를 드리겠습니다.”

“표? 그건 나한테 필요 없는 것 아닌가.”

알레그로는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이미 속으로는 알고 있는 일이었다. 미렌이 자신에게 줄만한 것은 그것밖에 없었으니까.

“알레그로님. 알레그로님께서 원하시는 차기 무탑 주에게 표를 행사하겠습니다.”

“어허, 그건 부정행위일세. 어디까지나 투표는 공정해야 하네.”

알레그로는 짐짓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연히 공정해야하지요. 그러나 알레그로님만큼 공정한 분이 어디 있겠습니까. 저는 알레그로님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 뿐입니다. 결코 부정행위가 아닙니다.”

“허허. 그래도 되겠는가?”

“전 예전부터 알레그로님을 존경하고 있었습니다. 제 표를 알레그로님을 위해 행사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떨려옵니다.”

"허허허.“

알레그로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자네, 말이 지나치네. 그만하게나.”

알레그로는 등을 돌렸다. 케네스가 다가왔다.

“알레그로님께서 경께 반드시 치하하실 겁니다.”

케네스가 속삭였다. 케네스는 미렌에게서 멀어졌다. 알레그로의 걸음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미렌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시계가 없어도 시간은 갑니다...





작가의말

 

 

조금 늦게 올리네요.ㅎㅎ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14 L에일리
    작성일
    13.03.19 11:16
    No. 1

    잘 보고 갑니다..마지막 내용은 잘 이해가 안되지만..미렌이 약점을 잡힌건가.. ㅋ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1 회색물감
    작성일
    13.03.21 04:51
    No. 2

    그렇다고 볼 수도 있지만....미렌은 오셀에게 원한이 있어요. 그래서 어떻게해서든 오셀과싸우고 싶어하죠. 알레그로는 그걸 이용한 거죠.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투표를 하려고 말이죠. 서로 표를 거래한 거라고 보시면 되요.ㅎㅎ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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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9.사북-3 +2 13.01.28 374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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