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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또 다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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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문.
작품등록일 :
2024.07.2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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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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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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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게 침착하게

DUMMY

넓은 정원에 작은 그네에 앉은 주소희를 방미정이 손으로 등을 밀어준다. 앞뒤로 움직이는 주소희의 표정은 모든 것을 잊어버린 허무함 그 자체로 방미정의 손길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아가씨 회장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셨나요?"

주소희는 발을 최대한 내리고 땅바닥에 닿자 힘을 준다. 그네는 멈추고 짧은 한숨을 내쉰다.

"남자를 멀리 하라는 말씀을 하시네. 나 때문에 목숨을 잃을 수가 있다면서 이제 난 어떻게 해야 할까?"

"아가씨는 잘 모르지만 회장님은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회장님 말씀대로 실행하세요"

"그러면 평생 나 혼자 외롭게 늙어 죽어라고? 이건 너무 가혹한 인생이야. 분명히 해결할 방법이 있을 거야"

방미정은 얼굴이 굳어진다.

"저 혹시 무엇 때문에 회장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나요?"

주소희는 일어나 얼굴을 내민다.

"내 이마를 보라고"

주소희는 눈에 힘을 주자 희미하게 위에서 아래로 이마가 갈라지고 방미정은 두 눈이 커진다.

"이게 뭐예요?"

주소희의 세로로 갈라진 이마의 흔적이 사라지고 그네에 앉는다.

"나도 아빠처럼 능력이 있는데 문제가 나와 신체 접촉을 하면 그 사람의 기운을 하나도 빠짐없이 흡수한다는 말이었어. 왜 나에게 이런 능력이 생겼는지 아빠도 모른다는 얘기를 하시네. 이제야 첫사랑을 만났는데 이건 너무해"

주소희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며 어깨를 들썩인다. 방미정은 손을 내밀고

"아가씨 제 손을 잡으세요. 과연 제 힘도 아가씨가 흡수하는지 확인해요"

주소희는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며 손을 잡는다. 방미정의 표정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자 미소를 띄운다.

"아가씨 저는 아무런 느낌이 없어요. 보통 사람들에겐 괜찮다는 말인데 그럼 보통 남자를 만나세요"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솔직히 아빠의 명령도 있었지만 남자들에게 관심이 없는 것도 사실이야. 처음으로 심장이 뛰고 황홀한 경험을 선물한 유일한 남자는 성일씨 뿐이었지. 앞으로 어떻게 견디고 참아야 하는지 벌써 맘이 아파"

"우선 섣불리 판단하지 마시고 침착하게 상황을 살피며 문제점을 해결해요. 분명히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으니까"

주소희는 손을 내밀고 방미정의 손을 잡는다.

"고마워. 너는 5살에 이 집에서 나와 같이 지냈지. 나를 경호하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견디고 우린 자매처럼 자랐어. 너의 생각대로 분명히 해결 방법이 있을 거야. 우리 힘을 합쳐 노력해보자"

두 여자는 달빛 아래 눈빛으로 굳은 맹세를 한다.


뜨거운 아침 햇살에 이미애는 걸음을 멈추고 수건으로 얼굴을 문지른다.

"하아. 오늘 더럽게 덥네"

백성일은 뒤돌아 다가온다.

"오늘은 여기까지 운동 그만하자. 날씨가 갈수록 더 더워지네"

"백형사"

두 사람은 소리가 들리는 바다로 시선을 돌리자 작은 고무보트에 노를 젓더니 호동이 손을 들어 올리며 흔든다. 백성일은 멍한 표정을 보이더니 머리를 흔든다.

"아냐 이건 꿈이겠지"

호동이 고무보트를 모래사장에 올려놓고 밝게 웃으며 걸어온다. 가까이 다가오더니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말한다.

"어때? 10년 전에 구입했는데 아직 창고에 있더라. 오늘을 위해 나를 기다린 거야"

"야 저걸 타고 바다로 나간다고? 파도가 덮치면 뒤집어 지겠는데 다른 배는 없니?"

"아직 바다를 모르고 지껄이는데 은밀하고 조용히 접근하는데 최적의 배야. 하여튼 나를 믿어봐. 저 예쁜 누나 밥은 먹었나요?"

이미애는 수건으로 얼굴을 문지르고 수건을 비틀자 물이 흘러 나온다.

"아직 안 먹었는데 왜 요?"

"미녀와 밥을 먹으면 다시 동안의 얼굴을 가진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백성일은 한심하게 쳐다본다.

"아침부터 쓸데없는 소리는"

호동은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연다.

"장항마을 동쪽 산 밑에는 바위 두 개가 나란히 서 있었다고 하는데 총각바위와 처녀바위가 있었지. 엄청난 미녀의 처녀를 마주하자 총각바위는 갈수록 빛이 나고 윤기가 철철 흐르자 동네의 처녀들이 집을 나가고 마을에 난리가 났지. 그래서 사람들이 총각바위에 밧줄을 감아 배와 연결해서 바위를 떼어버렸다는 전설이 있는데 믿지 못하면 주민들에게 확인해봐 내 말이 거짓인지 아니면 사실인지. 한마디로 미녀와 얼굴을 가까이 마주하면 내 얼굴도 윤기가 철철 흐르고 마을 처녀들이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닌 다는 말이야. 하하"

이미애는 눈살을 찡그린다.

"나는 반대로 폭삭 늙겠네요. 전 혼자서 멀리 떨어져 먹겠습니다. 안녕"

이미애는 발걸음을 옮기고 호동은 눈을 가늘게 뜬다.

"지 잘난 맛에 사는 여자군. 하기야 난 뜯어 고친 얼굴은 별로야"

백성일은 손으로 호동의 어깨를 두드린다.

"어쨌든 저 훌륭하고 거대한 배를 구한다고 고생했다. 내가 마주 보며 즐겁게 식사를 같이 하지. 가자"

"에잇 밥맛 떨어지는데 그래도 할 수 없지"

두 남자는 걸어가고 펜션으로 들어간다. 문득이 밝은 얼굴로 손을 흔든다.

"호동아 같이 밥 먹자"

"그래. 차라리 너하고 마주 보며 먹는 게 잘 넘어가겠네"

입구에 김일자의 모습이 보인다.

"박선장 이제 밥 먹나? 요즘 매일 늦네"

박봉팔은 고개를 떨구고 이달순이 매섭게 노려본다.

"어제 최이장과 또 술 처먹고 늦게 디비 자더니 아침에 늦게 일어났어. 빨리 먹었소"

"알았다. 밥 먹을 때 개도 안 건드린다고 하는데"

"당신이 개가? 밥상을 뒤집기 전에 후딱 드이소"

김일자는 머리를 흔들며 나가고 해변가에 있는 벤치에 앉는다. 한참을 기다리자 화자의 모습이 보이고 나머지 사람들도 입구에 나타난다. 최건이 다가오더니

"저 펜션에 백성일씨가 계십니까?"

"누군데 백형사를 찾나요?"

최건의 얼굴이 순간 굳어진다.

"가덕도에서 유명하다고 소문을 들었습니다."

김일자는 손벽을 친다.

"아하. 다포리 축제 때문에 백형사가 유명해졌네"

김일자는 펜션 입구를 쳐다보자 나대오, 호동과 같이 서 있는 백성일을 바라보더니 손가락을 내민다.

"그래도 저 남자들 중에 제일 잘생긴 남자가 백형사죠. 지금 보니 한 명은 아귀같이 생겼고 저 호동이는 두꺼비 같이 생겼네. 에휴. 지지리 복도 없지. 근데 왜"

김일자는 벤치에서 일어나 주위를 둘러본다.

"어? 이 인간이 언제 갔노? 내가 귀신에 씌었나"

화자가 오토바이에 오르더니 외친다.

"이모 빨리 오이소"

"알았다."

김일자는 뛰어가고 최건은 방파제 뒤에서 얼굴을 내밀더니 매서운 눈초리로 백성일을 바라본다.

"저 놈이군. 하지만 형사라? 이거 귀찮게 되었네"


백성일은 세 사람을 번갈아 본다.

"다시 말하지만 오늘 밤 11시에 여기서 출발합니다. 도착하면 계획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움직여야 성공한다는 것을 모두 명심하세요. 전 지금 호동이와 갈 때가 있습니다. 호동아 가자"

"어디를 가는데?"

"가면서 말할게"

두 남자는 걸어가고 이미애는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째려본다.

"선배 정신 바짝 차려야 해요. 청룡아가리파 첫 번째 꼬리를 자르려면 오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시겠죠?"

"내가 얼라가? 얼마나 중요한 임무인지 귓구멍이 마르고 닳도록 들어서 귀에 딱지가 들어 붙어 바늘로 쑤셔도 안 나온다. 하여튼 너도 몸 안 다치도록 조심하고"

"고마워요. 선배 우리 잘해봐요"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더니 미소를 보인다.


호동은 손을 내민다.

"저기가 우리 집이야. 근데 돈은 가져왔니?"

"응"

"어머니가 예의와 돈의 값어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거든. 가자"

작은 한옥의 대문을 열고 들어간다.

"어머니 손님을 데려왔어요"

오색 천으로 만든 한복을 입고 50대 중반의 여성이 얼굴을 내민다. 강해 보이는 눈매에 백성일은 긴장하고 고개를 숙인다.

"안녕하세요. 백성일 입니다."

숙희는 일어나더니 손을 까닥거린다.

"이름은 필요 없고 들어 오시게. 호동아 마당에 소금 뿌려라"

호동은 눈이 커진다.

"손님이 오셨는데 소금이라니 이 사람은 귀신이 아니고 사람입니다."

숙희는 눈을 부릅뜨고 말한다.

"귀신이 수십 명은 같이 왔는데 너하고 내가 살려면 그것도 천일염으로 한 포대 뿌리 거라. 에헴"

"알았어요"

백성일은 조심스럽게 들어가고 음침한 방안의 기운을 느낀다. 벽에는 온갖 종류의 사람 얼굴이 그려져 있고 숙희는 매섭게 노려보더니

"여기에 앉아요"

"네"

백성일은 맞은편에 자리를 잡는다. 숙희는 예리한 눈빛을 날리더니

"방금 들었지만 천일염 한 포대 가격만 8만원 들고 관상 보는 가격까지 합치면 10만원 입니다. 아주 공정한 거래고 합당한 처사죠. 제 말을 이해했나요?"

"호동이가 2만원이라고 했는데 죄송합니다. 나머지는 카드로?"

숙희는 머리를 세차게 흔든다.

"안됩니다. 안돼. 무조건 현금으로 거래를 하는 것이 저의 철학이죠. 나머지 현금은 호동이에게 직접 전달하세요"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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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신의 재주로 불치병을 이겨내다. 24.09.09 12 0 9쪽
44 최대의 적수가 모래알 24.09.05 14 0 9쪽
43 전설의 소나무 비밀 24.09.03 14 0 9쪽
42 강 대 강의 만남 24.09.02 14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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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닮은 친구 만들기 24.08.27 16 0 9쪽
39 생명의 씨앗을 그대에게 24.08.26 18 0 9쪽
38 검은 권력의 암투 24.08.23 13 0 10쪽
37 물랑루즈 클럽 24.08.21 16 0 9쪽
36 밝게 빛나는 도검의 위력 24.08.20 17 0 9쪽
35 내 길은 형사다. 24.08.19 20 0 10쪽
34 병실에서 인연은 이어지고 24.08.17 24 0 9쪽
33 최건과 백성일의 혈투 24.08.16 25 0 9쪽
32 연인 아닌 친구 24.08.15 23 0 9쪽
31 제일기업 가족 모임 24.08.14 20 0 9쪽
30 기운을 보충하다. 24.08.14 22 0 9쪽
29 원수와 은인의 사이 24.08.13 20 0 9쪽
28 심증과 물증을 확인하다. 24.08.13 18 0 9쪽
27 해저 선물을 찾아라 24.08.12 22 0 9쪽
» 은밀하게 침착하게 24.08.12 23 0 9쪽
25 블랙홀 능력자 주정철 회장 24.08.11 28 0 9쪽
24 완벽한 만남 완벽한 계획 24.08.10 24 0 9쪽
23 우연과 인연의 만남 24.08.10 21 0 9쪽
22 백성일 비밀이 밝혀지다. 24.08.09 2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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