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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고블린 동굴

인자강 특) 격투기 피지컬로 함

웹소설 > 작가연재 > 스포츠, 현대판타지

글고블린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09.18 16:36
최근연재일 :
2024.01.02 13:2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42,666
추천수 :
743
글자수 :
239,870

작성
23.12.16 18:20
조회
1,046
추천
16
글자
16쪽

무기

DUMMY

난 내 닉네임을 부르는 게 누군지 확인했다.

뾰로통한 얼굴을 하고 있는 남자는, 첫 시합 때 잠깐 마찰을 빚었던 송충이눈썹이었다.

그때 완전 피떡이 돼서 실려 갔는데 일주일 만에 여길 또 왔다고?

여기도 정상인은 아니구나.

나와 눈이 마주친 송충이눈썹은 팔짱을 낀 채 말했다.


“역시 너도 올 줄 알았어. 저번에 내가 모두걸기로 너 못 넘겼다고 우습게 생각하고 있었지?”


몹시 자격지심 가득한 목소리였다.

나로서는 전혀 그런 마음이 없었으니 억울할 따름.


“아뇨, 저는 잡히자마자 깜짝 놀랐는데요?”


“음...?”


“그때 그냥 습관처럼 튀어나온 동작이었잖아요. 그런데도 순간 속이 철렁할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진짜 실력이 수준급이구나 싶었죠.”


“으흣.”


송충이눈썹은 내 기습 칭찬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요상한 콧소리와 꿈틀대는 광대뼈.

보기보다 순진한 사람이네.


“그리고 덕분에 그날 이길 수도 있었고요.”


“응? 그게 무슨 소리야?”


“그 와사바리, 아니 모두걸기인가 그걸 좀 응용했거든요. 제가 딱히 상대를 넘어트릴 방법이 없었는데 직전에 당했던 게 떠올라서 활용할 수 있었죠.”


난 나름 고마움의 표현이었는데, 송충이눈썹의 눈썹이 꿈틀거리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한테 당해봐서 모두걸기를 응용했다고...?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실제로 그랬으니까 말은 되죠.”


“아니, 뭐 지가 유도의 천재도 아니고.... 하, 됐다. 아무튼 내가 제대로 하면 너 넘기는 건 아무것도 아냐. 알겠어?”


누군가 말하길, 행복의 비결은 바보들과 논쟁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칭찬을 해줘도 과거를 물고 늘어지는 송충이눈썹에게 고개를 끄덕여줬다.


“예~ 그러시겠죠. 그나저나 전 어떻게 알고 있는 거예요?”


“너 투우양성소에 나왔었잖아? 원래 자주 보던 너튜번데 거기서 봤지. 그리고 그 상처.”


송충이눈썹은 내 눈 위 상처를 가리켰다.


“흉터 그대로 둔 거 보고 또 올 줄 알았어.”


과연 투우양성소는 운동하는 사람들한테 인지도가 높다 보니, 유도를 전문적으로 익힌 송충이눈썹도 구독자였던 모양이다.

이놈도 지난번 싸움에서 생긴 상처가 아직 남아있는 걸로 봐선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한 것 같았다.

상처가 생기게 된 걸 부끄럽게 여기고 항상 경계하자는....


“싸움의 상처는 남자한테 훈장이라고 할 수 있지!”


아니었다.

그냥 단순한 녀석이었을 뿐.

송충이눈썹보단 유도바보라고 부르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네.

내가 속으로 송충이눈썹에 대한 평가를 바꾸고 있는 사이, 녀석은 우물쭈물하며 날 보았다.


“너, 그... 음, 아니다.”


뭔가 더 말하고 싶은 기색이 역력한 송충이눈썹은 이내 입을 앙다물었다.


“이따 지지 마라. 그리고 혹시 나보다 먼저 시합 뛰게 되면 바로 가지 말고 잠깐 기다리고.”


자기 할 말이 끝나자 휙-하고 뒤도는 송충이눈썹.

볼일을 마쳤으니 제 자리로 돌아가려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난 아직 할 말이 남아있었다.


“잠깐만.”


“응?”


내가 붙잡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지, 송충이눈썹은 눈을 땡그랗게 뜨며 돌아섰다.

난 의자에서 일어나 녀석의 앞까지 다가갔다.

나보다 머리 하나는 작은 송충이눈썹이 자연스럽게 날 올려다보게 되었다.


“저번에 뒤지게 맞은 거 같아서 오늘은 시합에만 집중하게 해주려고 꾹 참고 있었는데, 안 되겠다. 너 왜 자꾸 나한테 말이 짧냐?”


“어...?”


예상치 못한 상황과 돌변한 내 태도에 송충이눈썹은 무척 당황했다.


“저기, 그게, 한 번 싸울 뻔도 했고.... 너도 말이....”


“내 말이 뭐? 나는 쭉 존댓말로 하는데 왜 넌 기본값이 반말이냐고. 사람이 예의를 지켜주면 고맙게 생각해야할 거 아냐. 너, 이씨, 어디 가게 가서 종업원들한테 반말지거리하고 그래? 예의 없는 건 지능 문제라던데, 지능 떨어져?”


“아니, 그.... 미안합니다. 저번에 나한테 시비 거는 줄 알았어요.”


송충이눈썹의 진한 눈썹이 축 처졌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한결같이 존댓말을 썼고, 처음 본 날도 싸움을 말렸을 뿐이라는 게 떠올랐겠지.

송충이눈썹은 사과를 하는 순간부터 표정이 조금 순해졌다.

그래, 무규칙 격투기 하면서 또 보게 될 수도 있는데 기싸움 한번 해줄 필요가 있지.

회사에서 상사한테 굽신거리는 것도 짜증나는데, 힘이 우선인 여기서는 져줄 생각 없어.


“그래요. 아무리 곧 싸워야 해서 날 서 있다고 해도 아무한테나 까칠하게 굴면 곤란하죠. 다음에 또 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땐 이렇게 얼굴 붉히지 말자고요.”


“다음.... 음, 알겠...어요.”


송충이눈썹은 우물쭈물하다가 이내 고개를 작게 꾸벅하고 자기 자리로 향했다.

그러다가 또 날 보더니....


“저기 근데! 나 진짜 어디 일하는 분들한테는 반말 안 해요.”


손까지 흔들어가며 변명하는 송충이눈썹.

굉장히 억울한 얼굴이었다.

나는 그런 녀석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났다.

사람 자체가 나쁜 인물은 아닌 거 같네.

송충이눈썹은 내 웃음을 보고 나서야 정말 자리로 돌아갔다.

그러고 보니까 서로 통성명도 안 했네.

쟤야 너튜브 통해서 내 이름을 알고 있겠지만, 나는 갑자기 날 넘길 수 있다는 소리만 들은 거잖아.

그냥 머릿속에 온통 자기 실력을 인정받겠다는 생각뿐이었나 보네.

녀석의 사고구조를 유추해보니 퍽 우스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심판장이 대기실에 들어왔다.

저번과 동일하게 룰을 설명하기 위해.


“반갑습니다. 저는....”


심판장이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 난 부지런히 글러브의 연화작업을 진행했다.

설명이 끝나고 곧 대기실에 있던 참가자들이 한 명씩 불려 나갔다.

그리고 오늘도 송충이눈썹이 나보다 먼저 경기에 나섰다.

녀석은 발로 바닥을 쓸어내는 듯한 동작을 몇 번 하더니 문이 열리자마자 빠르게 들어갔다.

그렇게 떠들어놓고 오늘도 박살나서 돌아오는 건 아니겠지?

시답잖은 생각을 하면서 글러브를 뒤틀고 있는데, 갑자기 경기장 쪽에서 묵직한 환성이 들려왔다.


-오오-


무언가 인상적인 상황이 나온 모양이었다.

그러고 잠시 후, 대기실의 문이 열리고 송충이눈썹이 돌아왔다.

경기장으로 갈 때와 그다지 변하지 않은 모습.

이마에 땀만 조금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이번에는 자신의 두 발로 복귀한 송충이눈썹은 내 쪽을 보며 턱짓했다.

봤지? 하는 듯이.

그러고 나선 자기 자리에 가서 뭔가를 부스럭거리며 꺼내왔다.


“나중에 한번 찾아와ㄹ...세요. 진짜 유도가 뭔지 보여줄 테니까.”


송충이눈썹이 내게 불쑥 내민 건, 명함이었다.

[신주섭 유도관]이라고 적혀 있는.

저놈 이름이 신주섭이었구나?

녀석은 여기까지가 스스로 생각하던 시나리오였는지 굉장히 만족하며 대기실을 떠났다.


“여러모로 웃기는 놈이네. 아, 쟤 때문에 미리 몸 푼다는 걸 깜빡했다.”


파이트쇼츠로 갈아입은 나는 부랴부랴 워밍업을 시작했다.

가볍게 섀도우복싱을 하면서 땀이 살짝 날 정도로 몸을 덥혔다.

적당히 관절들이 부드러워졌을 즈음, 안내원이 내 번호를 불렀다.


“3번 참가자, 이쪽으로 오십시오.”


이어진 밴디지 검사를 문제없이 통과하고 경기장으로 향했다.

어두운 통로를 걷는 이 순간만 되면 어김없이 두뇌에 전기라도 통하는 것처럼 찌르르한 감각이 느껴졌다.

불쾌하진 않고 신경이 첨예하게 곤두서는 기분.

두 동공은 확장되어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통로도 윤곽이 명확하게 보일 정도였다.


“후...!”


높게 설치된 관중석을 지나쳐 옥타곤에 올랐다.

오늘은 내 상대 선수가 먼저 들어와 있었다.

난 곧 피를 튀기며 싸워야 할 대상을 위아래로 훑었다.

구릿빛 피부.

나보다 10cm는 작을 것 같은 키.

말랐지만 근육이 도드라진 체형.

곧게 서있는 자세.

그리고 이국적인 얼굴.

어떻게 보면 순박한 시골 청년 같기도 한 인상이었다.

하지만 날 노려보는 눈빛을 본 순간, 이미지가 확 달라졌다.

굶주린 투견의 그것처럼 살기가 넘쳤으니까.


“....”

“....”


서로 살벌하게 노려보는 나와 상대.

심판장은 양쪽 다 준비가 끝났다고 판단하고 경기 시작을 알렸다.


“1라운드, 시작!”


난 시작 신호와 동시에 상대에게로 달려갔다.

나보다 리치가 짧은 사람이라 내가 잽으로 거의 때릴 수 있을 만큼 접근했다.

그 순간, 상대의 발이 움직였다.


-퍽!


난 내가 앞으로 나가던 속도만큼 빠르게 뒤로 밀려났다.

이거 뭐지?

생각지도 못한 리치.

상상을 넘어서는 속도.

체급을 무시하는 파워의 앞차기였다.

대미지가 크진 않았지만 싸움의 흐름이 탁 끊어져버렸다.

난 가드를 올리고 상대를 살폈다.


-톡, 톡, 톡


앞 손을 조금 멀리 뻗은 채, 왼발을 살짝 살짝 들었다 놓고 있었다.

무에타이인가...?


“후우!”


난 호흡을 고르며 몸에 남아있던 충격을 흩어버렸다.

다시 심기일전하여 전진.

상대의 다리에 신경 쓰며 우선 잽을 던져봤다.


-팡!


상대방의 왼손이 살짝 흔들렸다.

가드가 단단한 편은 아니야.

예전에 김민석 선수가 했던 것처럼 앞 손을 쳐내고 스트레이트를 꽂으면 충분히 통하겠어.

난 가볍게 앞 손 싸움으로 거리감을 점검했다.


-툭, 툭!


팔을 뻗어도 서로의 얼굴이 닿지 않는 위치에서 앞뒤로 슬쩍슬쩍 움직였다.

시종일관 냉정한 눈으로 날 쏘아보는 상대.

난 서로의 앞 손끼리의 간격으로 교전 영역을 가늠했다.

공방이 이루어지기엔 조금 멀다고 느껴지는 거리가 됐을 때.


-파앗!


난 기습적으로 도약하며 상대의 가드를 쳐내려고 했다.

하지만 노림수가 있는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상대는 내가 왼손에 집중하자마자 귀신 같이 왼발을 쑤셔 박았다.


-퍼억!


나보다 키가 작은데도 불구하고 내 잽보다 훨씬 더 먼 거리에서 킥을 날렸다.

이번에는 대미지도 무시할 수준이 아니었다.


“큽...!”


이 자식, 일부러 내가 들어가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어...!

카운터 치는 원리로 체급차를 줄인 거였다.

내가 기세를 잃고 주춤하자 이번엔 상대가 먼저 들어왔다.


-푹!


명치로 찔러 들어오는 킥.

분명 맨발인데도 군홧발로 차는 것 같았다.

난 폐가 짓밟히는 듯한 고통과 함께 뒷걸음질 쳤다.


“흐읍...! 헉....”


일방적으로 맞기만 했는데도 체력이 훅 빠졌다.

저 앞차기, 너무 까다로워...!

무슨 창처럼 멀리서부터 공격이 들어오는데, 용도가 변화무쌍했다.

밀어차서 거리를 벌릴 수도 있고.

잽 대신 견제용으로도 쓰이고.

카운터로 맞거나 깊게 찔러 들어오는 킥은 그 자체로 부담이었다.

이걸 어떻게 대응해야 하지?

스파링 중에 겪어보지 못한 상황.

난 우선 평소보다 상대방과의 거리를 더 멀리 잡았다.


-스윽


멀찍이서 대치하다가 가볍게 접근하자 곧장 발이 날아왔다.


-팟!


난 잽싸게 물러서 킥을 피했다.

상대는 강력한 발차기를 몇 번이나 날렸음에도 지친 기색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이 정도 거리가 깨지면 앞차기를 찬다는 건 알았다.

그럼 한번 다리를 잡아보자...!

다시 한 번 전진.

역시나 앞차기가 작살처럼 쏘아져 들어왔다.


-텁!


난 기다렸다는 듯 양손으로 상대의 발목을 붙잡았다.

이러면 킥을 찰 수 없겠지!

의기양양하게 반격을 시작하려던 난 서둘러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샤악!


한쪽 다리를 잡힌 상대가 빠르게 접근하며 팔꿈치를 올려쳐왔기 때문이다.

엘보우가 칼날처럼 허공을 갈랐다.

만약 대응이 조금만 느렸다면 얼굴이 박살날 뻔했다.


“하, 멀리선 앞차기. 붙으면 엘보우라고? 거의 뭐 필승 전략인데!”


분명 위기 상황이었는데 웃음이 나왔다.

문득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기분이 들었으니까.

세상에 완벽한 파이팅 스타일은 없어.

뭔가 방법이 있을 거야.

일정한 거리가 되면 어김없이 앞차기로 견제를 한다는 걸 알았으니 이걸 활용해보자.

난 상체를 말아 복근에 힘을 주고, 가드를 단단하게 올린 채로 돌진했다.


“흡!”


킥이 들어올 틈을 허용하지 않는 전법.

이러면 어쩔 거냐?

무지성으로 달려든 내 앞에 기다리고 있는 건 상대의 손바닥이었다.

...발바닥이 아니라 손바닥?


-덥석!


웅크린 자세에선 자연히 고개가 숙여진다.

머리의 위치가 낮아지는 것도 당연.

상대는 두 손으로 내 뒤통수를 감싸고 팔뚝으로 목과 가슴팍을 짓눌렀다.

넥 클린치였다.


-꾸욱...!


내 고개는 상대의 체중이 실려 바닥을 보았고, 목과 허리 또한 앞으로 굽혀졌다.

이어 자세가 흐트러진 내 복부로 니킥을 무자비하게 날리는 상대.


-퍽! 퍽! 퍽! 퍽!


배에 힘을 주고 있음에도 묵직한 충격이 연달아 들어왔다.

이대로 가다간 위험하겠다는 생각에 난 상대의 그립을 힘으로 뜯어냈다.

그렇게 겨우 자유를 얻었는데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클린치가 풀려 두 팔을 쓸 수 있게 된 상대가 이번엔 팔꿈치를 휘둘러왔기 때문.

난 가드를 바짝 올려 가까스로 참사를 막았다.


-콰득, 콱!


뼈끼리 부딪히는 살벌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어지는 화끈하면서도 차가운 감각.

상대에게 붙으려고 애썼던 나는 다시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에도 상대는 내 허벅지에 로우킥을 야무지게 때려 박았다.


-촤악!


발등이 다리에 휘감기며 채찍 맞는 소리가 났다.

요란하긴 했지만 큰 타격이 있지는 않았다.

이 자식, 죽어라 앞차기만 갈긴 이유가 있었구나?

상대의 주 무기가 앞차기임을 확인했다.

그 대가는....


-뚝, 뚝...


엘보우를 막았던 팔뚝의 피부가 쩍쩍 갈라져 상당한 출혈이 생겼다.

팔꿈치가 이렇게 무시무시한 무기였어...?

난 쓰라린 팔을 바짝 들었다.

막지 못했으면 얼굴이 이 꼴이 났을 테니까.


“후우...!”


신중해진 나는 상대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움직였다.

1라운드에 제대로 된 공격을 성공하지 못했다.

상대도 자신이 유리한 상황이라는 걸 알고 있는지 먼저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대책 없이 접근하면 변하는 건 없겠지.

그래도 이대로 판정패를 당할 순 없어...!


-삐익!


온통 상대에게만 집중하고 있었는데 돌연 전자음이 들려왔다.

이어 내 앞으로 심판장이 불쑥 들어왔다.


“그만. 1라운드 종료됐습니다.”


어느새 5분이 다 흘러가버린 거였다.

지지부진한 경기 내용 때문인지, 관객석에서 각자의 코너로 돌아가는 나랑 상대에게 야유가 터져 나왔다.


“너희들 뭐하냐?”

“둘이 뭐 소개팅 나왔어? 씨발 그렇게 눈싸움 하다가 눈 맞겠다!”

“그따위로 할 거면 때려치워라!”

“우우!”


난 비난과 욕설을 들으면서도 상대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만약 진다면 저것보다 더 심한 취급을 받게 될 거야.

BJ빡꾸 때 봤잖아?

대중이 패배자한테 한없이 잔인해지는 거.


“스읍, 후-”


난 최대한 차분하게 숨을 골랐다.

1라운드엔 계속 상대의 영역에서만 싸워 금방 체력이 빨렸다.

1분의 쉬는 시간동안 최대한 회복을 해놔야 했다.

다행히 호흡은 금방 돌아왔다.

팔뚝의 상처도 링닥터가 들어와 지혈을 해줬다.

제법 출혈이 있었지만 그 덕에 오히려 머리가 차분해진 것 같기도 했다.


“2라운드에 어떻게든 승부를 내야 돼.”


난 맞은편에서 쉬고 있는 상대를 살폈다.

한 라운드동안 사용한 왼발을 풀어주고 있었다.

발목을 돌리기도 하고, 신중한 얼굴로 발가락을 오므렸다 펴보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보던 내 머릿속에 불현듯 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아...!”


김민석 선수랑 싸울 때 했던 게 통한다면 저 치사한 앞차기를 봉인할 수도 있겠다!

난 추리소설에서 범행도구를 발견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살인범인 입장이지만.


작가의말

범인은 이 안에 있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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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통했다 +2 23.12.28 724 16 13쪽
31 23.12.27 740 15 12쪽
30 혹시 쉬운가...? 23.12.26 786 14 14쪽
29 이제는 더 이상 안 참아 23.12.25 820 17 15쪽
28 나쁘지 않게 했구나 +1 23.12.24 838 18 16쪽
27 실행에 옮길 날 23.12.23 842 16 11쪽
26 한상헌 23.12.22 863 13 11쪽
25 치명적인 +1 23.12.21 882 16 12쪽
24 뭐하는 놈이야, 이거 23.12.20 953 16 14쪽
23 이런 게 행복이지 23.12.19 951 16 13쪽
22 너무 치사하다 +1 23.12.19 985 16 13쪽
21 세상 더럽게 불공평하네 23.12.18 1,004 19 12쪽
20 꿈만 같았다 +3 23.12.17 1,039 18 13쪽
» 무기 23.12.16 1,047 16 16쪽
18 누구 말이 맞는 거지? 23.12.16 1,080 15 17쪽
17 소싸움 23.12.15 1,107 19 11쪽
16 난 아무것도 안 했다니까 23.12.14 1,114 20 15쪽
15 투우양성소 23.12.13 1,168 18 18쪽
14 사고 쳤다...! +1 23.12.13 1,203 19 14쪽
13 BJ빡꾸 23.12.12 1,177 22 14쪽
12 복싱이 뭐냐 23.12.11 1,183 21 16쪽
11 생각이 없었다 23.12.10 1,225 21 20쪽
10 스위치 23.12.09 1,291 22 15쪽
9 하고 싶은 이유 23.12.09 1,368 16 17쪽
8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지 +1 23.12.08 1,504 22 14쪽
7 아까워서 그래요 +1 23.12.08 1,579 21 11쪽
6 이게 되네? +2 23.12.07 1,667 28 18쪽
5 재능충 23.12.06 1,720 24 16쪽
4 처음 +2 23.12.05 1,786 30 17쪽
3 불씨 +1 23.12.04 1,952 27 13쪽
2 제 무덤을 팠구나 +4 23.12.03 2,194 2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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