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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 KHA, and THA

하 카 그리고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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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호수.
작품등록일 :
2020.08.11 20:00
최근연재일 :
2021.02.2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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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3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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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쪽

4-인터루드1. "한편, 권역에서는 1"

DUMMY

“참나~ 이거야 원... 오늘도 별 일 없이 서로 쳐다만 보다가 끝났구만~ 우리 차도스의 존재 가치를 세상에 제대로 보여주고 싶은데 말이지.”


“그러게나 말입니다. 그라이스 장군께선 최근에 복귀하셨다고 알고 있는데, 모처럼 전선에 오셨는데도 꽤나 무료하시겠어요.”



“에이, 그 정도까진 아냐~ 솔직히 말하자면, 용병인 우리야 이렇게 싸우지도 않고 어영부영하다가 봉급만 받으면 좋기는 하지. 그래도 굳이 할 말을 해야 한다면, 이번 전시가 이상하리만치 한가하다는 느낌이랄까-? 그게 너무 낯설어서 마음이 괜히 어수선한 것 같기도 해.”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쉬는 것도 적당히 해야지, 어쩌다가 전투가 벌어진다 해도... 죄다 소규모 교전에 불과해서 싸우는 둥 마는 둥 하다 말았다니까요? ‘바사크리아나’가 잠잠한 건 그렇다 쳐도, 우리 차도스랑 트레이브스까지 이렇게나 소극적이라니...”



“야, 야, 야~ 그래도 너무 그런 식으로 말하지는 말어. 괜히 부정 탄다니까 그러네? 이렇게 안전하게 세월을 보내며 돈을 벌 수 있을 때가 그리워질 순간이 느닷없이 찾아오면 어쩌려 그래, 자네의 입방정 때문에~”


“하긴... 항상 왕 옆에서 매번 생사의 갈림길을 왔다 갔다 하시는 근위부장께서는 지금과 같은 시간이 정말로 달콤하겠어요. 다른 나라에서 근위부를 맡으셨다면 가장 안전한 곳에 계셨을 텐데, 항상 왕께서 선봉만 서시다 보니 반대로 가장 위험한 위치를 맡고 계신 거잖아요.”




“...어이, 어이. 소식 못 들었나봐?”


“소식...? 무슨 소식을요?


“나, 짤린지가 언젠데 이제 와서 뒷북을 치고 있어~ 지금은 데케가 근위부장이라고~”


“아앗! 저, 정말요?!! 그러면 장군께서는...”



“딱히 맡은 보직 없이 그냥 발령 대기인 상태야. 편제상으로는 일단 펠리오니스 제1편대의 편대원으로 돼 있고.”


“헉... 명색이 장군인데, 일반 편대원으로 돼 있다고요? 자세한 내용은 몰라도, 전시를 앞두고 예상치 못하게 부상을 당하셔서 이탈하셨다가 다시 돌아오셨다고는 건너 건너 들었습니다만...”




“...하여튼 간에 사정이 있긴 한데, 말하자면 길어~ 전시 끝나고 한가해지면 술이나 한 잔 하면서 이야기 나누자고.”


“좋죠! 그라이스 장군이야, 저는 언제든 환영입니다~”


“하하, 고마워. 그나저나 이야기 나누다 보니 금세 내 천막에 도착했네?”


“오, 그렇군요. 오랜만에 장군을 만나서 정말로 반가웠습니다!”



“어때...? 미룰 것 없이, 그냥 오늘 한 잔 할까~? 간만에 만났는데, 서로 이야기나 나누면서 배포나 풀자고.”


“하하하, 여전하시군요. 저도 그러고 싶은데, 오늘 제 중대원들이랑 전열 유지 및 변형 훈련을 잡아 둬서요.”


“차암나아아~ 그렇게 열심히 한다고 월급 더 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아, 장군 직함을 빨리 달려고 그러나? 자네 정도면 진급이 느린 게 아니라고~”



“그렇게 제 진급이 걱정되시면, 얼른 전사하셔서 빈자리 하나 만들어 주시지요! 그래야 제가 빨리 올라갈 것 아니겠습니까?! 하하하하!!”


“크흐하핫!!!! 죽을 땐 죽더라도, 최소한 ‘작은국가’의 이름있는자 정도는 돼 보고 나서 죽어야 하지 않겠어?!”



“으이그... 이름을 못 얻는 게 아니라 일부러 안 얻는 거시면서, 지나친 겸손은.”


“캬하- 사회생활 참 잘해, 2중대장은~ 듣기 참 좋은 말이구만 그래.”


“별 말씀을요! 그러면 저는 이만 가 보겠습니다, 형님!!”


“그래, 그래~ 이제야 형님 소리가 저절로 나오네. 아까는 그렇게 형님이라 부르라 해도 못 부르더니~”



“하하... 오랜만에 뵙다 보니, 입이 잘 안 떨어지더라고요. 오다가다 조만간 또 봬요!”


“그려~ 살펴 가고~!”




펄럭.




...미친 새끼인가.


뭐라고? 나보러 빨리 뒤져 버리라고?



그래야 빈자리가 생기니까


본인 진급이 더 앞당겨진다고?!



희희낙락하며 이야기 좀 들어 주고,


눈높이 몇 번 맞춰 주며 말 섞어 줬더니...



이제는 똥오줌도 못 가리면서 깝치려 드!...




...진정해, 진정.


저딴 피라미한테 발작하면 어쩌겠다는 거야?



명심해, 여기서 나는 항상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는 사실을.



지금까지 애써 쌓아 왔던 것들,


단번에 싹 다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을.



내 정체를 숨기기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지금까지 잘 극복해 왔잖아.



단 한 순간의 방심도 용납될 수 없어,


항상 마음 단단히 붙잡고 있으라고.




저벅, 저벅, 저벅, 저벅...




그나저나 나도 명색이 지부장이란


상급 간부 직책을 달고 있는데,



언제까지 첩자 역할을 계속 해야 하는 건지...



갑자기 뒤숭숭해지는 마음에,


천막 안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게 된다.



이런 생활, 상당히 지긋지긋하긴 하지만...


막상 위에다가 하소연할 수도 없는 상황.



나뿐 아니라 모든 지부장들이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로


각 나라에 잠복해 있는 상태이기 때문.




에휴, 언제쯤이면 우리 ‘우월한평등’이


세상에 떳떳하게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까.



정말로 저 기라성 같은 하스테리아를 누르고


우리들의 세상을 이룩해 낼 수 있을까?



만 번 양보해서, 하스테리아를


완벽하게 꺾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그와 견주어 볼 수 있는 위치까지 성장해서


번듯한 간판을 달고 양지로 나올 수 있을까?




털썩.




그래, 너무 조바심 내지는 말자.



하스테리아에 비하면 너무나 나약하다지만,


그래도 하나의 나라를 우리들 것으로 만들었어.



그것도 작은국가나 보통국가 정도가 아니라,


무려 ‘경계국가’를 손아귀에 넣었단 말이지.



이것 하나만으로도 꿈과 같은 일이야,


충분히 자부심을 느낄 만한 업적이다.



우리들 중 누가 감히 상상할 수 있었겠어,



라마이카나이로부터 텔리니오라마이카를 빼앗아


우리들의 나라를 세우게 될 수 있었을 줄을...




그러니, 그저 ‘아버지’를


무조건적으로 믿고 따르며 기다리는 거다.



간부 중 하나인 나조차 실제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엄청난 역량을 지니신 분이라는 건 확실해.



게다가 그분의 위대함은 그의 계략과


지성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고!



맨 처음 내가 조직에 들어오게 된 이유도,


아버지의 막강함에 매료돼서였잖아!!



정말로!!! 그분과 함께라면!!!



하스테리아와 하기아의


썩어 빠진 흉물들을 걷어내고는,



우리 인간만의 진정한 세계를


건설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어떠한 의심도 품지 않고,


그저 그분이 내게 주신 임무를 묵묵히 수...




...?



자, 잠깐만?


내 책상 위에 웬...




!!!!!!!!!!!!!!!!!!!!!!!!!!!!!!!!!




덥썩.



탁탁탁탁탁.


펄럭! 펄럭.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저벅.



털썩.



너, 너무나도 놀란 마음에...


천막 밖으로 나가 출입구 주변을 살폈어!



그, 그, 그리고 다시 내 책상 앞으로 돌아와


내 품에 급히 넣었던 물건을 다시 확인한다...



...



그래, 맞아. 확실해!


이건 우리 조직의 ‘비상연락망’.



예전에 교육으로만 받아봤지,


실제로 접한 건 이번이 처음이야...



외관상으로는 나리카 용기처럼 보이지만,


일반적 경우와 달리 검정색이 살짝 덜 진해.



내 생각이 맞다면,


이 안에 편지가 있다는 건데...



일단은 확인부터 해 보자.



찰랑, 찰랑...

딸깍.



...딸깍.




?!!!!!!!!!!!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맨 처음 뚜껑을 열었을 때까지만 해도,


평범한 나리카 통처럼 보이지만...



뚜껑 윗면과 아랫면을 한 번 더 비트니


그 속에서 압축된 프르슈이가 나왔...



...!!!!!!!!!!!!!!!!!!



갑자기 나에게 배달된 서찰을 살피며,


새삼스레 우리 조직의 은밀성을 재확인한다.



생각해 보니 소름이 돋네...


이 편지, 도대체 누가 어떻게 전달한 거냐고!



나는 평단원이 아니라, 명색이 간부야.



그런데 지부장도 알지 못하는 비밀 경로로


조직원에게 지령을 내릴 수가 있다니...



다시 말해, 멀리 갈 것도 없이 이 차도스에도


내가 모르는 조직원들과 보고 계통이


버젓이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겠지.



“만에 하나 배신한다면,

‘코루’도 ‘데이’도 모르게 배신자를

죽여 버릴 능력이 조직에게 있다“



...이런 식의 협박으로도 여겨질 수 있겠군.




야, 야. 그라이스.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얼른 내용부터 확인해 보자.


처음으로 접하는 비상연락망이니까.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




흐음, 두 개나 되는군.


하나는 평소에 주고받는 것처럼 짧고,



다른 하나는 정식 서면 회의에서나 주고받는


꽤나 긴 내용의 문서야.



일단, 짧은 것부터...




--------------------------------------------------------


발신: 1

수신: 권역 전 지부



현 시간부로, 모든 활동과 임무를 중지.

동시에, 자신들의 신분을 숨기는 데에만 총력.


해당 지시는 본인으로부터

별다른 명령이 있기 전까지 유효.


--------------------------------------------------------




...뭐지?


혹시라도 조직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무슨 영문인지는 모르지만,


예상치 못했던 긴급 사태가 터진 건 확실해.



발신자로 ‘아버지’가 아닌,


다른 단어로 돼 있으니까.



이런 적이 없어서 다소 당혹스럽긴 하지만,


예전에 들었던 내용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만약 발신자나 수신자에


우리들이 알고 있는 대상과 다른 단어가 오면,



그 대상과 관련한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는 걸 전달하기 위함이라 그랬어.



우리들을 가리키는 수신 부분은 그대로인데,


누가 봐도 아버지가 보낸 이 지령의 발신인...



...그 부분이 ‘1’로 돼 있다는 것은?!



분명히 아버지 또는 어머니를 비롯한


조직 최상부에 무슨 일이 생긴 거야.



그게 아니라면, 아버지나 조직 최상부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일이 벌어진 것.




아, 그래.


하나가 더 있었지.



바스락, 바스락...



!!!!!!!!!!!!!!!!!!!



우, 우왁?!


이렇게나 길다고?!!




...아냐, 오히려 좋아.



예전부터 내가 맡은 임무라든가


조직의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항상 궁금해 왔잖아.



후후... 이거, 상당히 기대가 되는데?




--------------------------------------------------------


브라키스테리아 중부지부장에게.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해당 편지는 전체 지령과 별개로

지부장에게만 보내는 서찰입니다.


읽은 즉시, 세절 후 소각하세요.


그리고 한시가 급하니

곧바로 답장을 보내셔야 합니다.


제가 요구하는 정식 보고서는 일주일 내,

즉 5일 내로 보내세요.


그 이후로는 일주일 간격으로

후속 보고서를 작성해서 보내세요.



지금부터 지부장이 맡은 임무를 설명합니다.

끝까지 집중하시기를 바랍니다.


이 편지는 처음 끝 가릴 것 없이

내용 전체가 중요하니,


반드시 꼼꼼히 읽으세요.




브라키 중부지부장에게

이렇게 별도의 편지를 보낸 이유,


두 가지 측면에 있어 저의 관심이

지부장에게 쏠려 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부터 말씀드리자면,


우리가 최근에 가장 큰 움직임을 보인 곳이

바로 브라키 중부지부라는 점이지요.


지금은 저희뿐만 아니라 저희도 알지 못하는

하스테리아의 다른 잠재적 적대 세력들도

무조건 몸을 사려야 하는 시기인 만큼,


저희 역시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합니다.


이처럼 저도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이유에서

이렇게 장문의 편지를 보내는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을

잘 들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일단은 지금 일어난 비상사태의

배경부터 설명하겠습니다.


이번에 열릴 예정이었던 하이파공의회의

갑작스러운 취소가 그 시발점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하스테리아가 발표한

공식 입장을 간략히 말하자면,



‘다수의 하이파들에게 불의의 사고가

잇따라 각각 발생하면서 취소가 불가피‘



저희 정보통에 의하면,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취소 자체는 사실이나,

그 이유가 실제와 다릅니다.


공의회로 모인 수십 명의 하이파가

대놓고 공격당했다는 첩보를 입수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덮기 위해

하스테리아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스테리아가 이 사태를 대체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설정한 시나리오에 따라,


신성수호국이 나서서 이번 사태에 연루된

수십 수백 명의 카를 조작했으며,


대체 시나리오의 현실 구현을 위한

모든 조건들을 억지로 재구성했다고 합니다.


상당히 낯선 이야기처럼 들리실 테지만,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내용이라고 치부하며

그냥 대충 넘기려 하지는 마십시오.


옛날부터 하스테리아가

자주 사용해 왔던 방식이니까요.



백 번 천 번 양보해서 여기까지는

하스테리아가 해 왔던 전통이니,


이러한 방식 자체에 대해서는

제가 놀랄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만.


이번 사태의 핵심은

조작의 ‘규모’와 ‘목표물’입니다.


민중이나 일국의 조직이 아니라,

심지어 하나의 국가를 넘어!


무려, ‘하이파공의회‘에게 가해졌다는 점...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닌

수십 명의 하이파에게

동시에 벌어졌다는 점!


이렇게만 따져 본다 해도,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사건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공의회 예정 당일에

목숨을 잃은 하이파의 숫자,


지금까지 확인된 수로만 6명이나 됩니다.


권역을 좌지우지하는 최고 권력자들 중

6명이나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것입니다.


더 나아가, 안타깝게도...


저희 ‘시민의나라’ 하이파 역시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하스테리아의 집중치료본부에서

치료를 받고는 있다지만,


아직까지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하이파 6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는 것뿐만으로도

막중한 일이 아닐 수 없는데,


현실은 이보다 더 심각합니다.


부상자의 수는 제대로 파악조차

불가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하스테리아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부상자 1명에 사망자만 6명이라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니라는 게

저희 측 분석입니다.


다중 카이파로 인해 당시 공의회에 있던

거의 전 인원이 크고 작은 내상을 입었다는

첩보까지도 들어온 상태입니다.


하지만 대놓고 사경을 해매고 있는

시민의나라 하이파를 제외하면,


외관상으로는 이를 확인할 길이 없어

물증 확보는 어려울 것입니다.


다른 부상자들에 대해서는

저희가 도저히 알아내지 못하는 방도로

몰래 치료한 듯합니다.


그들의 기억 조작과 더불어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안타깝고 짜증나는 건...


사망하거나 부상한 하이파의 국가들 역시

하스테리아의 입장을 곧이곧대로 믿는다는 것.


의심되면서도 억지로 믿는 건지

몰라서 진짜로 믿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네이와 브라키의 어느 나라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어떠한 문제 제기나

반발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평소 같았으면 저희 우월한평등은

이러한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고

하스테리아를 궁지에 몰 지렛대로 삼았겠지요.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럴 수 없겠습니다.


반대로 지금은 더더욱 몸을 낮추며,

폭풍이 지나가기를 바라는 수밖엔 없습니다.



이쯤 되면 눈치 채셨겠지요.


이번 사태를 덮으려고 하스테리아가

이렇게까지 노력한 이유를 말입니다.


하이파들이 무더기로 기습을 당했는데,

이 일을 하스테리아가 억지로 덮으려 한다?


어린아이조차 정황만으로도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지요.



네, 저희도 지부장과 같은 관점에서

이 사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앞서 내용에서도 간접적으로

이야기하기는 했지만...


목숨을 잃은 하이파들은

알려진 것처럼 ‘사고사‘가 아니라,


하스테리아가 직접 나서서

‘배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부상자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스테리아가 척살을 실패할 일은 없으니,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준 것이지요.




다시 강조합니다.


수십 명의 하이파를

다중 카이파로 공격한 주체,


저희처럼 제3의 조직이 아니라!


권역의 최정상 권력인

하스테리아라는 겁니다.


‘권역의 다수 국가에 대한

하스테리아의 직접 처벌‘


즉 이번 일은 하스테리아가 직접 주도한

‘정치적 숙청’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물론, 아직까진 어떠한

확증도 물증도 없습니다만...


이를 뒷받침해 줄 만한 정황과 심증이

하나둘씩 수집되고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만약 하스테리아가 저희 분석대로

대대적인 숙청을 벌였던 거라면,


확실한 ‘증거‘를 잡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일을 벌였을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무소불위의 하스테리아라지만,

어떠한 명분도 없이 하이파들에게

무차별적 위해를 가할 수는 없었을 터.



‘이번 일에 대한 뒷수습이 실패한다 해도,

그에 따른 후폭풍을 국제정치적으로

감당해낼 수 있는 확실한 카드가 있다‘



...현재 상황과 저희 입장에서는

이렇게밖에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지요.


그 방법이 너무나도 터무니없이

무모하고 거칠었기 때문입니다.


각각의 하이파를

비밀리에 각개 격파하는 식이 아니라,


다들 한 장소에 모인 상황에서

한꺼번에 일망타진한 것입니다.


그것도 때와 장소가

하스테리아와 권역에 있어

가장 중대하다고 말할 수 있는...



...‘하이파공의회‘에서 말입니다.



이 모든 사안들이 정말로 사실이라면,

우월한평등은 이번 사태에 있어 절대로

하스테리아와 척을 져서는 안 됩니다.


이번 사태,

과거의 사례에선 절대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엄중한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저희 조직에 있어서는

하키온최고법원의 ‘이의신청’ 이후로 직면한

가장 큰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스테리아가 왜 하이파공의회에서

하이파를 대놓고 집단 척살한 이유,

아직까지 밝혀진 건 하나도 없습니다만...


전 세계의 최고 권력자들조차도

아무렇지도 않게 배제되는 이 상황에서

저희 조직이 하스테리아의 목표물로 설정된다면!


우월한평등은 말 그대로 추풍낙엽처럼

순식간에 위태롭게 돼 버릴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하스테리아의 ‘징계 대상’에

저희 시민의나라도 포함됐다는 걸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들의 동료, 시민의나라 하이파가

이 때문에 사경을 해매고 있습니다.


저희 우월한평등, 적어도 지금만큼은

바닥에 납작 엎드려야 할 것입니다.


시민의나라에 있어 어떤 점이 마음에 안 들어

경고의 메시지를 주려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우월한평등과 시민의나라는

하스테리아에 대해 초긴장 상태입니다.


우리 쪽 하이파가 의식을 되찾는다 해도,

기억이 이미 지워졌거나 조작됐기 때문에...


우리가 진실을 밝혀내는 데에 있어

별 도움을 받지 못하겠지요.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에 대한

하스테리아의 ‘적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목적 하에...


우월한평등과 시민의나라 수뇌부에선

‘내통자 색출 작업’이 한창입니다.


우리의 본체, ‘우월한평등’에 대해서

하스테리아가 눈치를 챘기 때문에

시민의나라 하이파가 당한 게 아니냐는

중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충분히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분석입니다.


저희 역시 온힘을 기울여

배신자를 솎아내고 있으며,


지금까지 적발된 수만 30명에 육박합니다.


목숨만 겨우 붙어 있을 정도로

온갖 고문을 가하고 있으니,


조만간 뭐라도 건지지 않겠습니까.


제 살을 도려내는 것 같아

저 역시 마음이 아프지만,


저희의 대의를 위해서는

그 어떤 것이라도 감수해야겠지요.




다시 본론으로 넘어와서,

수긍하기 힘들고 어려운 사실이나...


지금은 저희의 고귀한 뜻을 잠시 내려 두고

생존을 위해 자세를 바짝 낮출 때입니다.


특히나, 최근 들어 대규모 국제 공작을 시도했던

브라키 중부는 더더욱 몸을 사려야 할 것입니다.


주변 단속, 확실히 부탁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이번 긴급 전체 지령의

배경을 설명 드린 것이니,


신중히 참고하시기를 바랍니다.



주목하세요, 지부장.


위의 내용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만,

뒤에 오는 내용은 더더욱 중요합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왜 브라키 중부지부장이

큰 역할을 해 줘야 하는지를 설명하려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가 지닌 정보력을 총동원해도

이번 일의 진위를 전혀 파악치 못했습니다만,


한 가지 특이 사항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건 당일, 차도스의 하카이트가

이동수송관리부를 비롯한

하스테리아의 어떠한 부서에게도 통보치 않고...


무단으로 테세카라테세를 시전해

하스테리아로 입국했습니다.


(당연히 아시겠지만 노파심에 말씀드리면,

테세카라테세는 순간이동술로

일단은 받아들이시면 되겠습니다.)


게다가 일반적 경우처럼

터미널로 들어간 게 아니라,


핵심시설 중 한 곳으로

무단 침입을 했다고 합니다.


하의 법을 심각하게 위배한 행위이며,


당시엔 중앙지휘통제실에 경보가 걸릴 정도로

심각한 사건이었다는 첩보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테세카라테세에 자기 자신만 탄 게 아니라

한 명 이상의 인원을 태우고

핵심시설에 무단으로 침입했다고 합니다.


하카이트가 침투에 동반한

단수 또는 복수의 일당,


현재 신성수호국이 신병을 확보하고

직접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보고 받았습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이 일보다 하이파공의회 건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분위기입니다)


대외적으로는 엄청 좋은 방향으로 포장돼

거주민들 사이에서 소문이 돌고 있다지만,


전부 위장입니다.


이에 대한 정황으로, 영내 거주권이 없는

방문객 및 관광객 전원에게

추방 명령이 내려졌다 합니다.


다시 말해 신수국이 구금 중인

‘하카이트의 수하‘를 제외하면,


‘외부인’은 전부 하스테리아를 떠나게 된 것.


이 정도만 이야기해도

하카이트의 핵심시설 침투 건 역시

보통 큰일이 아님을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하카이트를 따랐다가 체포된 일당,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하의 법을 명백히 어겨 신수국에 들어간 이상,

아마도 살아서 나오지는 못하겠지요.



반면에 하카이트는 다행히

목숨을 건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하스테리아의 집중치료본부에서

사경을 해매고 있다고 합니다.


며칠 째 깨어나지 못할 만큼 중상이며,

언제 의식을 되찾게 될 지조차 모를 정도로

상태가 상당히 안 좋다고 합니다.


볼 것도 없이, 하스테리아에게

철저히 응징당한 것이겠지요.


아무리 날고 길다는 ‘팔린기의 명인’도

하스테리아에게 제대로 걸리게 되면

뼈도 못 추린다는 걸 권역에 보여준 겁니다.


또한 ‘하기아의 적통‘이란 명패 따위는

하나도 신경 쓰지 않는다란

엄중한 경고이기도 합니다.


하긴, 자신들의 체계 ‘이름있는자’에서

최상 계층인 하이파들을 일말의 자비도 없이

제대로 초토화시킨 것만 봐도...


하카이트의 경우에 있어

놀랄 이유는 전혀 없겠지요.



안타깝게도 저희가 수집한 정보는

여기까지입니다만,


저를 비롯한 수뇌부는

‘하카이트 무단 침투 사건’과 ‘공의회 사변’이

일련의 관계를 지닌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희의 오판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희 쪽에선 이를 기정사실로

확정하는 분위기입니다.


정보가 터무니없이 부족한 현 시점에 있어,

하스테리아의 대규모 하이파 숙청과

견줄만한 위력의 사건 및 요인은...


하카이트 사건이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이 가정이 사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현재 저희 입장에서는 이렇게밖엔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란 뜻이지요.




지금까지의 설명,

충분히 길었습니다.


그런 만큼, 이쯤 되면 제가 지부장께

무슨 의도를 전하려는 지를

완벽히 숙지하셨을 거라 믿습니다.


그러므로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차도스의 하카이트가

어떠한 영문에서 그런 일을 벌였는지를

철저히 조사한 후 빠짐없이 보고하세요.


이 일과 관련된 사안이 아니라 하더라도,

절대 본인 임의로 누락하지 마세요.


이번 조사 및 보고 임무에 있어

지부장의 판단할 권리를 박탈합니다.


하카이트에 관한 거라면

사소한 것 하나 빠지지 않고

그대로 보고하라는 명령입니다.



조직에 꽤 오랫동안

몸을 담으셨으니 잘 아시겠지만,


제가 이런 식의 편지는

웬만해선 보내지 않습니다.


이 장문의 편지,

다른 지부에는 보내지 않았으며 오로지

브라키 중부지부장에게만 보낸 겁니다.


지부장에게 이처럼

앞뒤 상황을 상세하게 서술한 이유는,


지부장께서 맡으신 역할과 임무가

그야말로 막중하기 때문이지요.


어쩌면 정말로 저희 우월한평등의 앞날이

지부장의 손에 달려있다 말해도

결코 과언이 아닙니다.


최전선에서 임무를 수행할 최고책임자는

최대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비로소 맡은 바를 훌륭히 감당할 수 있지요.


그러니 제가 친히 드린 정보들을 바탕으로

10,000 카트로드 이상의 효율을

자신의 임무 수행에서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편지 내용이 상당히 길어진 만큼,

다시 한 번 요점을 정리해 드리지요.


1.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임무를 중지,

그리고 위장 및 잠복에 전념.


- 최근까지 가장 활발히 활동한

브라키 중앙지부는 더더욱 몸을 사릴 것.


2. 하카이트가 왜 하스테리아로

무단 침입을 했으며, 침투 당시

누구를 데려 갔는지를 철저히 조사


- 일단은 하카이트와 관련된 정보라면

무엇 하나 가릴 것 없이 죄다 보고할 것.



추가로, 예전에 서신을 주고받았을 때

사용한 채널을 절대로 사용치 마세요.


해당 서신에 대한 답장은

지부장이 해당 서신을 받게 된 경로의

역순으로 보내시면 됩니다.


실수, 절대로 없어야 합니다.


이번 임무가 요구하는 보고서를

어떻게 보낼지에 대해서는

차후 다른 경로로 알려 드리겠습니다.


상황이 지금보다 빠른 속도로 악화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치닫게 되면,


제가 곧장 지부장을 찾아가서

직접 대면 보고를 받겠습니다.




나의 소중한 친구, 그라이스에게

기대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저를 실망시키는 일,

절대로 없게 하세요.


이번 사태와 지금 상황에 있어,

용서와 관대가 자리 잡을 곳은 없습니다.



저의 실망은 곧

지부장의 죽음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



스그스그스그... 탁.



편지를 읽고 있는 중에는


집중을 하고 있어서 몰랐는데,



마지막 문장이 눈에 들어오고 나서야


뒤늦게 알아차린다.



편지를 쥐고 있던 내 왼손,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음을.



오른손으로 왼손을 붙들자,


프르슈이가 떨리며 만드는 소리가 멈춘다.




맞아, 처음이야.



이런 일, 내가 조직에 들어간 이후로


처음 겪는 일이라고.



내가 말하려는 건 다른 게 아니다.



하이파공의회니,


테세카라테세니.



알 게 뭐야, 저런 것들.



그런 것들은 나와 전혀 동떨어져 있으니,


나 따위가 신경 쓸 게 전혀 아니라고.




내가 처음이라며 놀라워하는 이유,


아버지가 나에게 보낸 ‘장문의 편지’다.




아버지가 나에게 보낸 서찰의 길이가


길다는 점도 확실히 놀랍긴 하지만,



내가 더욱 의미를 두고 있는 부분은...



나에게 맡겨질 임무에 있어 이렇게까지


상세하게 설명해 줬다는 사실이야.



지금까지는 어떠한 경우에서도,



무조건적인 명령만 있었고


무조건적인 복종만 있었을 뿐.



그런데 오늘에서야 비로소 처음으로!



내가 맡은 임무의 의의와 배경 따위를


이토록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주다니.



평소였다면 나는 이 편지를 받은 뒤


펄쩍 펄쩍 뛰며 기뻐했을 것이다.



나의 위상이 이 정도로까지 올라갔다며,


조직이 나를 이렇게까지 인정해 준다며.




그러나,



어린 아이 조차도


이 편지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작금의 엄중함‘



아버지로부터 처음 받아 본 장문의 서찰은


현재 조직이 큰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고,



이러한 위기에 있어서


내가 맡은 임무와 역할은


내 목숨보다 무겁다는 걸 깨닫는다.



마치, 아버지가 조직의 무게 전부를


한꺼번에 내 어깨에다가 지어준 느낌...




...그런 건가,


둘 중 하나라는 건가.



이번 기회에 내 가치를 입증해서


위로 크게 도약하느냐,



아니면



이번 위기를 내 역량이 감당치 못해


한줌의 흙으로 돌아가 버리느냐.




어쩌면 오늘 일은 예전부터


정해졌던 것일 수도 있겠군.



내가 지난 번 임무를 실패한 순간,



다스트쿠트와 차도스-트레이브스를 활용해


대륙간 전쟁을 일으키는 데에 실패한 순간.



내가 바랄 수 있는 더 이상의 면책과


사면 및 징계 유예는 없어졌던 거야.



게다가 상황이 이렇게나 심각한 만큼,



더 이상의 실수와 실패는


곧바로 죽음으로 직결되겠지...





...뭐하는 거야, 그라이스.


고민할 필요, 전혀 없잖아.



어차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이번 임무를 거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고.



무조건 맡게 돼 버린 이상,


무조건 성공하는 수밖엔 없어.



반드시 조직에 보탬이 돼서


조직으로부터 보답을 받고는,



앞으로 건설될 새로운 세계에서


대대손손 부귀영화를 누리는 거다.



흔들리지 말자...


해 내면 되는 거니까...




...휴, 이렇게 다짐을 해 버리고 나니


마음이 조금 안정되는 것 같긴 하네.



그나저나, 우리도 우리가 지닌


고귀한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수단과 위험도 안 가린다지만...



하스테리아, 역시나 ‘명불허전’이군 그래.



하스테리아를 표현하는 데에 있어


‘잔인하다’, ‘무자비하다’ 등의 표현이


왜 단골로 사용되는지를 새삼스레 깨닫는다.




아무리 우리 우월한평등이


엄청난 성장세를 이룩해


목표 궤도에 올라와 있다 해도,



차라리 일국의 왕을 건드렸음 건드렸지


하이파를 목표물로 설정치는 못했을 터.



그런데 하스테리아는...



자신들의 머리이기도 한 하이파를


집단으로 죽여 버렸다.



솔직히 말하면, 믿겨지지 않을 정도...




아, 나에게는 하이파공의회 건보다


이 일이 더 크게 느껴지기는 해.



예전부터 내가 모시고 지켜 봐 왔던


하카이트가 중태에 빠졌단 일말이야.



나야 물론 하카이트가 싸우는 걸


단 한 번도 보지는 못했지만,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책임의굴레’에 대한 두려움을 던져 버리고


제대로 각을 잡고 싸울 시엔


차도스 왕보다도 훨씬 강하다고 하던데.



왕의 막강함은 전장에서 수도 없이 봤기 때문에,


하카이트의 위력을 간접적으로나마 가늠해 본다.




하긴, 브라키의 세 개 지부를 통틀어서


가장 우수했던 요원조차도...



하카이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으니까.



내가 아껴두고 아껴뒀던 절호의 카드였는데,


하카이트 때문에 너무나도 허무하게 잃었어.



그런데!



그토록 엄청난 힘을 자랑하는 하카이트를


세상이 알지도 못하게 비밀리에 제압했다?



하스테리아의 무지막지함에 대해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




...잠깐?


뭔가 이상한데?



단순 무력으로만 따졌을 때,


유일무이 최강자인 ‘친구’를 제외하면...



하카이트보다 강한 존재가 있어?


친구 빼면 없는 걸로 난 알고 있는데?



아니, 지난번 꼬리에서 있었던 선제공격은


우리가 예상치 못하게 기습한 거니


어느 정도 타격을 줄 수 있었던 거였어.



게다가 처음부터 하카이트에게


극강의 상성을 지닌 요원을 설정해


꼬리에 급파한 거니까,



그 정도의 선전은


납득 가능한 범위였다고 볼 수 있겠지.



하카이트에게는 너무나 낯선


‘바깥사람’이었을 테니까,



한동안은 정보의 비대칭을 이용해


상당 부분 우위를 점했을 수 있었을 터.



하지만 결론만 가지고 말하자면,


하카이트가 그러한 상성조차도 씹어 먹고


끝내는 내 요원을 죽인 거잖아.



과정이야 어찌됐든 마지막에는


역량의 근본적 격차를 끝내 극복하지 못해


내 요원이 패배할 수밖에 없었던 거잖아.



상성이고 나발이고,


그냥 절대치에서 밀려 버렸던 거겠지...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런 식의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하스테리아의 누군가가 하카이트와


정면으로 대적해서 그를 체포해야 했다면?



도대체 누가 하카이트와 맞섰다는 거지?!



뿐만 아니라, 도대체 누가 하카이트를


그 지경으로까지 만들었다는 거지?!!



하카이트, 명색이 ‘권역의 현자’라고도 불리는


하스테리아의 이름있는자 칭호라고.



하스테리아의 다른 실력자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꿰뚫고 있을 거 아니겠어?



그렇다면, 우리가 했던 것처럼...



기습이나 정보의 비대칭 따위의


‘요행’은 전혀 바랄 수가 없었잖아.



결국은 순수 역량으로 하카이트와


정면 승부를 벌였다는 건데,



하카이트와 맞닥뜨려서 이길 수 있는 상대...



권역 내의 하기아 외 종족 중에서


있을 수 있냐는 말이지, 내 말은.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그래.



백 번 양보해 하카이트의 힘을 몇 단계나


평가절하해서 억지로 생각해 본다 해도,



최소한 ‘하기아’가 나선 걸로 따져 봐야


겨우겨우 합리적 추론이 가능할 것이다...




사실이 그런 만큼, 이번 일에 있어


하기아들이 나섰다고 가정해 보자.



단순히 무력만 놓고 비교하면,


어불성설 수준까지는 아닐 터.



당연히 하카이트가 우위를 점하겠지만


어떻게든 비빌 수준까지는 될 테니,



수적 우위 등을 살려서


어떻게든 해 볼 수는 있었을 거야.




하지만 내가 의아해 하는 건 따로 있어.



이게 현실에서


성립할 수 있냐는 거지, 내 말은.



자신들의 적통 지도자이자 차기 명령권자가


될 수도 있는 인물에게 위해를 가한다?



이거, 걔네들 종족의 체제상에서


구조적으로 아예 불가능하지 않아?



‘친구’의 ‘절대명령권‘까지는 아니더라도,



걔네들은 우리 인간의 자유의지를 초월하는


‘수직적 메커니즘’ 하에 놓여 있지 않았나...?



나도 전문가가 아니라


정확하게는 모르겠다만...




...흐음, 어찌됐든 간에


이런 논리적 흐름을 따라가서!



타 종족에서는 하카이트를 대적할 상대가 없고,


하기아들은 물리적으로 그게 불가능하다면?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역시나 단 한 가지뿐.



‘하스테리아 내에서 하카이트가

누군가에게 제압당했다면,

그 존재는 분명 ‘친구’였을 것이다‘




다시 짚어 보는 거지만...



다른 종족의 개체는 그럴만한 무력이 없고,


같은 하기아 종족은 그게 물리적으로 불가.



그러므로, 친구가 하카이트를 제압한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결론을 내려 버리면


또 다른 문제가 튀어나와 버리잖아.



아니, 하카이트는 친구의 아들 아니었어?



아버지인 ‘친구‘가 아들인 ’하카이트’를


사경을 헤매도록 만들어 버렸다고?!



그럴 리가 있나...


게다가, 나도 오다가다 들은 게 있다고.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친구’는


자신의 아들을 끔찍이 편애했다는 걸.




천 번 양보해서,


‘공은 공, 사는 사’라는 가치를 받들어!



사사로운 부자 관계를 따지지 않고,



하의 법을 어긴 하카이트를


냉정한 자세로 체포했다 치자.



그렇게 가정한다 하더라도...



하카이트가 사경을 해매고 있을 정도로


중태에 빠졌다는 게 전혀 설명되지 않잖아!




깊이 생각할 것도 없이,


친구가 하기아 개체에 지니고 있는


‘절대명령권’ 때문에라도...



하카이트를 무력으로 제압할


필요와 이유가 전혀 없었을 거야.



그냥 말 한 마디면 하카이트는 반항은커녕


찍소리도 하지 못하고 순순히 체포됐겠지.



하지만 하기아 종족의 ‘절대명령권’에 대해선


내가 아는 게 거의 없으니,



이 부분에 대해선 일단 그냥 넘어가자고.




일단은 ‘친구‘가 지닌


‘절대명령권’을 차치하더라도,



친구가 하카이트를 그 정도로까지 가혹하게


무력으로 제압했다는 가정 역시나...



...납득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야.



하카이트가 아무리 강해봤자,


결국 ‘강함’이란 개념은 상대적이다.



비교 대상이 ‘친구’라면 그토록 날고 길다는


하카이트마저 갓난아이와 같게 돼 버려.



성인이 갓난아이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고


손쉽게 잡아서 들어 올릴 수 있는 것처럼,



하카이트에게 별 다른 부상을 입히지 않고


손쉽게 체포할 수 있을 정도로!



친구의 무력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란 말이지...



원래대로라면 '권역부’에 이어 두 번째로


‘하’의 칭호를 받아야 하는 존재.



다시 말해 우리들과 같이 평범한 존재에게는


창조주 ‘하’와 다름없다는 수준의 존재이기에,



이 세상을 지은 초자연적 존재와


똑같은 칭호를 공유한다는 개념...



그러므로, 정말로 ‘친구’가


자신의 아들을 제압했다면?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로 손쉬웠을 텐데, 그럼


하카이트가 지금 같은 상태로 될 이유가 없잖아...





...어라? 뭐지?


이거, 이야기가 제자리에서 돌게 되는데?!



하카이트를 제압하고 중태에 빠뜨린 존재,



다른 하기아 개체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란 게 확정됐다 치면...



결국엔 내가 맨 처음에 생각했고


곧바로 거부해 버렸던



‘하기아 외의 종족 개체가

하카이트에게 법을 집행했다‘



...라는 선택지로 돌아오게 돼 버리잖아?!



아니, 이거는 아예 불가능한 거라


애초부터 배제해 뒀던 거라니까 그러네?!!



친구를 제외하면 하기아 내에서조차도


하카이트를 이길 자가 없는데!!



하기아 외에서는 더더욱 없!!!...




...역시, 하스테리아는 높고


권역은 넓다 이건가?



아직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은둔 실력자들이 많다는 말인가?



일대일로는 하카이트를 당해낼 수 없다 해도,



전술이나 책략 따위로 그 차이를 극복해


하카이트를 이겼단 말인가?!




하긴, 하스테리아의 신비로움과


권역의 광대함을 생각하면...



거기에 더해, ‘책임의굴레’가 주는


무서움과 압박감까지 고려한다면...



...아예 터무니없는 발상은 아닌 듯.



아앗?!! 어쩌면 물량 공세를 동원해


하카이트에 대항했...





...아냐, 아냐.


쪽수로 밀어 붙인 건 절대 아닐 거야.



수적 우세도 강함의 정도가 어느 정도로


비교 가능의 수준이라야 성립하는 거지,



무력이 압도적으로 차이 나 버리면


아무리 수가 많아 봤자 무의미하다고.



힘의 차이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벌어지면...



병력이라든가 군대의 규모 따위가


변수를 만들어 낼 수 없게 된다는 말이다.



하카이트에게 있어 ‘수적 우세‘가 유의미하려면,


적어도 하기아가 집단으로 상대해야 할 거야.



하지만 이번에 하카이트를 제압한 건


하기아가 아닌 다른 종족이라고 결론을 도출했...





에잇, 집어 치우자.



하카이트가 누구한테 당했는지,


솔직히 엄청 궁금하긴 하지만...



지금 내 상황에서는


그보다 더 급한 것들이 많아.



나의 첩보 활동에 있어 급선무인 부분은



‘왜 하카이트가 그런 무단 침입을 했으며

그와 동행했던 인물 및 조직은 누구인가‘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조사에 임해야 해.



물론, 가장 큰 그림에 있어서


핵심을 꿰뚫는 본질은



‘하이파에 대한 하스테리아의

대대적 숙청 이유, 그리고 이 사태가

하카이트의 일과 어떠한 형태로 관련됐는가‘



...이기는 한데,



여기는 어디까지나 아버지와 하스테리아에서


활동 중인 동료들이 맡아줘야 할 부분이다.



아버지가 편지를 통해 지시한 것처럼,



나는 어디까지나 하카이트에 관련된 정보만


닥치는 대로 캐내서 보고하면 되는 거야.




생각난 김에, 아버지가 적어준 요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본다.



바스락바스락...




‘하카이트가 왜 하스테리아로

무단 침입을 했으며, 침투 당시

누구를 데려 갔는지를 철저히 조사‘


‘일단은 하카이트와 관련된 정보라면

무엇 하나 가릴 것 없이 죄다 보고할 것‘




...제기랄.


상당히 어려운 임무가 되겠어.



안 그래도 하카이트 본인이


상당히 치밀한 놈인 데다가,



그 자식이 차도스에서 마지막으로 활동한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라고.



그뿐만 아니라, 나 역시 지난 임무 당시에


터져 버린 돌발 상황을 수습하느라


예기치 못한 살인을 하는 바람에...



한동안 몸을 숨기고 있다가


얼마 전에야 다시 차도스로 돌아왔잖아.



정보 수집은 고사하고


내 입지부터 다시 다져야 할 판국이라니까...



그래도 예전처럼 근위부장의 위치에 있었다면,



왕의 최측근에 있다 보니


뭐라도 하나쯤 건질 수도 있었겠지만...



내 직책도 데케가 가져가 버려서


하는 것 없이 발령 대기인 상태.



게다가 전선 상황조차도, 나에게 너무나 불리해.



전투라도 활발히 벌어지는 추세여야


내가 어떻게든 공을 세워서


이런 분위기를 반등할 기회를 노릴 수 있는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이 정도로 전선이 소강상태였던 적은


처음 보는 것 같으니까.



하필 개인적으로 최악인 상황에,


정말이지 최악의 임무가 내려지다니...




...아흐, 머리 아파.


그래, 오늘은 쉬자.



되지도 않는 일 붙들고 있어 봤자,


머리털만 빠지는 거 아니겠어?



오늘은 이만 쉬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임...




!!!!!!!!!!!!!!!!!!!!!!!!!!!!!!!!!!!!!!!!!!!!!!!!!!!!




쾅, 콰당!!!

우지끈! 터덕, 터더덕!

뎅그랑-! 데, 뎅그라앙-!!




“뭘 그렇게 놀라고 그러시나요. 오랜만에 장군과 대화를 나누려고 이렇게 찾아온 것인데.”




마, 마! 마!!


말 도 안 돼!!!



어, 언제부터 와, 왕이


내 뒤에 와 이, 있었던 거야?!!!!



“엉덩방아를 세게 찧으셨는데, 다치신 데는 없나요? 책상에서 쏟아져 내린 것들은 다시 주우면 되지만, 의자가 심하게 부서져 버렸군요.”



자, 장난 치지 마!!


지금 그, 그딴 게 중요해?!!



“아!... 그!!... 어...”



내 이, 입은 또 왜 이러는 거야?!!


이렇게 어버버해 버리면 어쩌라는 거냐고?!!



아니, 다른 걸 다 떠, 떠나서!!!


어, 언제부터 내 옆에 있었던 거냐고!!!



천막에 들어오는 소리는커녕!!!!


카마즈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



“표정을 보아하니, 언제부터 장군 옆에 있었냐고 묻고 싶어 하시는 것 같군요.”



크, 크흑! 제, 제발!!...


편지를 다 이, 읽고 나서 왔다고 말해줘...



편지만큼은 읽지 못했다고 마, 말해달...



“우월한평등이라... 멋진 이름이군요.”




!!!!!!!!!!!!!!!!!!!!!!!!!!!!!!!!!!!!!!!!!!!!!!!!!!!!!!!!!!!!!!!!!!!!!!!!




큰일.


났다.



조직의.


존재가.



노출됐다.




“뭐... 장군을 우월한평등이란 조직의 첩자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지요? 저희 차도스에 잡입한 첩자.”




뿐만 아니라.


나의 정체도.



고스란히.


발각됐다.



펄, 펄럭!



“자, 장군! 무슨 소란입!!... 헉! 와, 왕께서?!!”

“와, 와, 왕께서 그라이스 장군 천막엔 왜!...”




“마침 잘 됐군요, 안 그래도 헌병을 부르려던 참이었는데.”




천천히.


흐르는.



내 주변.


시공간.




나는.


지금.



책상을.


등지고.



왕을 올려다보면서.


무력하게 앉아있다.




내 옆에.


의자는.



부서진 채로.


나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바닥에 흩어진.


책상 위 물건들.



마치.



산산조각 나서.


떠돌아다니는.



나의 생각들 같아.





큰일이다.


정말로 큰일이다.



내통자란 낙인이 찍혀.


여기서도 죽게 생겼고.



기적의 기적의 기적이 일어나.


이곳에서 살아 돌아간다 해도.




결국엔.


어차피.




나의 조직에게.


참살될 것이다.






느려진 시공간 속.


저들을 바라보며.



나의 앞날을.


재확인한다.








이렇게나.


저렇게나.



어차피 나는.


죽게 됐음을.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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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4-28. "신성수호국 2" +1 20.12.19 65 5 34쪽
115 4-27. "신성수호국 1" +2 20.12.15 61 8 48쪽
114 4-26. "하늘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며 3" +3 20.12.12 59 5 63쪽
113 4-25. "하늘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며 2" +3 20.12.10 57 6 45쪽
112 4-24. "하늘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며 1" +2 20.12.08 58 5 41쪽
111 4-23. "예기치 못한 사투 2" +3 20.12.05 58 8 44쪽
110 4-22. "예기치 못한 사투 1" +2 20.12.03 61 6 22쪽
109 4-21. "드디어 외출 4" +2 20.12.01 58 4 42쪽
108 4-20. "드디어 외출 3" +2 20.11.28 62 4 36쪽
107 4-19. "드디어 외출 2" +5 20.11.26 128 3 28쪽
106 4-18. "드디어 외출 1" +4 20.11.24 77 6 27쪽
105 4-17. "내 친구들 전부, 내 손으로 죽였어 2" +4 20.11.21 80 9 38쪽
104 4-16. "내 친구들 전부, 내 손으로 죽였어 1" +1 20.11.19 81 9 67쪽
103 4-15. "처음부터 확정돼 있었던 죽음 5" +1 20.11.14 75 6 33쪽
102 4-14. "처음부터 확정돼 있었던 죽음 4" +1 20.11.12 64 7 37쪽
101 4-13. "처음부터 확정돼 있었던 죽음 3" +4 20.11.10 57 5 43쪽
100 4-12. "처음부터 확정돼 있었던 죽음 2" +8 20.11.07 82 7 32쪽
99 4-11. "처음부터 확정돼 있었던 죽음 1" +1 20.11.05 72 7 35쪽
98 4-10. "피할 수 없다면, 당당해야 한다 3" 20.11.03 77 3 26쪽
97 4-9. "피할 수 없다면, 당당해야 한다 2" +2 20.10.31 66 6 30쪽
96 4-8. "피할 수 없다면, 당당해야 한다 1" +2 20.10.29 80 4 44쪽
95 4-7. "죽음의 광야 4" +2 20.10.27 75 4 26쪽
94 4-6. "죽음의 광야 3" +3 20.10.24 77 7 27쪽
93 4-5. "죽음의 광야 2" +2 20.10.22 83 7 21쪽
92 4-4. "죽음의 광야 1" +3 20.10.20 84 7 23쪽
91 4-3. "아직 끝난 게 아니잖아 3" +2 20.10.17 114 5 17쪽
90 4-2. "아직 끝난 게 아니잖아 2" +2 20.10.15 96 10 17쪽
89 4-1. "아직 끝난 게 아니잖아 1" +3 20.10.13 114 8 23쪽
88 4-프롤로그6. "하이파공의회 6" +13 20.10.10 147 10 43쪽
87 4-프롤로그5. "하이파공의회 5" +4 20.10.08 162 10 26쪽
86 4-프롤로그4. "하이파공의회 4" +9 20.10.06 173 10 37쪽
85 4-프롤로그3. "하이파공의회 3" +13 20.10.03 211 11 35쪽
84 4-프롤로그2. "하이파공의회 2" +4 20.10.01 184 9 40쪽
83 4-프롤로그1. "하이파공의회 1" +1 20.09.29 195 12 47쪽
82 3-에필로그3. "하스테리아 견문록 3" +5 20.09.28 145 15 24쪽
81 3-에필로그2. "하스테리아 견문록 2" +2 20.09.27 176 12 24쪽
80 3-에필로그1. "하스테리아 견문록 1" 20.09.26 151 12 20쪽
79 3-31. "하의 뜻이었다 3" +2 20.09.25 211 12 33쪽
78 3-30. "하의 뜻이었다 2" 20.09.24 122 9 25쪽
77 3-29. "하의 뜻이었다 1" +5 20.09.24 123 13 19쪽
76 3-28.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4" +1 20.09.23 122 15 39쪽
75 3-27.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3" 20.09.23 159 10 27쪽
74 3-26.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2" +3 20.09.22 122 11 35쪽
73 3-25.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1" +1 20.09.22 138 12 26쪽
72 3-24. "순례자의 격(格) 3" +4 20.09.21 146 10 28쪽
71 3-23. "순례자의 격(格) 2" +2 20.09.21 131 11 32쪽
70 3-22. "순례자의 격(格) 1" +1 20.09.20 178 11 29쪽
69 3-21. "세상의 중심에서 4" 20.09.20 146 13 21쪽
68 3-20. "세상의 중심에서 3" 20.09.19 142 14 21쪽
67 3-19. "세상의 중심에서 2" +2 20.09.19 135 9 24쪽
66 3-18. "세상의 중심에서 1" +1 20.09.18 155 12 16쪽
65 3-17. "새 친구와 함께, 시공간을 접어 2" +1 20.09.18 155 14 22쪽
64 3-16. "새 친구와 함께, 시공간을 접어 1" +3 20.09.17 145 17 29쪽
63 3-15. "재회 3" 20.09.17 160 14 19쪽
62 3-14. "재회 2" +1 20.09.16 131 15 19쪽
61 3-13. "재회 1" 20.09.16 136 16 20쪽
60 3-12. "나는야 등산왕" +1 20.09.15 218 15 18쪽
59 3-11. "진실을 찾으러, 차도스 성으로 3" +1 20.09.15 124 15 17쪽
58 3-10. "진실을 찾으러, 차도스 성으로 2" 20.09.14 150 12 23쪽
57 3-9. "진실을 찾으러, 차도스 성으로 1" +2 20.09.14 134 14 22쪽
56 3-8. "기나긴 잠에서 깨어나 3" +2 20.09.13 151 11 16쪽
55 3-7. "기나긴 잠에서 깨어나 2" 20.09.13 185 13 18쪽
54 3-6. "기나긴 잠에서 깨어나 1" 20.09.12 167 14 16쪽
53 3-5. "하느느" +1 20.09.12 139 15 17쪽
52 3-4. "원수에서 친구로 4" +2 20.09.11 141 18 22쪽
51 3-3. "원수에서 친구로 3" +1 20.09.11 137 18 17쪽
50 3-2. "원수에서 친구로 2" +1 20.09.10 169 17 19쪽
49 3-1. "원수에서 친구로 1" 20.09.10 146 15 15쪽
48 3-프롤로그2. "숨어 있던 세력의 등장 2" +4 20.09.09 158 12 19쪽
47 3-프롤로그1. "숨어 있던 세력의 등장 1" +1 20.09.09 199 14 16쪽
46 2-에필로그. "하스테리아 조사관의 보고서" +1 20.09.08 162 14 19쪽
45 2-25. "죽음의 문턱에서 3" 20.09.08 153 11 13쪽
44 2-24. "죽음의 문턱에서 2" 20.09.07 138 15 14쪽
43 2-23. "죽음의 문턱에서 1" 20.09.07 149 13 14쪽
42 2-22. "감금, 그리고 진실 공방 3" 20.09.06 157 11 18쪽
41 2-21. "감금, 그리고 진실 공방 2" 20.09.06 143 15 16쪽
40 2-20. "감금, 그리고 진실 공방 1" 20.09.05 145 13 16쪽
39 2-19. "은밀한 거래 2" +2 20.09.05 159 15 18쪽
38 2-18. "은밀한 거래 1" 20.09.04 158 14 14쪽
37 2-17. "니신에서 홀로 3" +1 20.09.04 167 14 15쪽
36 2-16. "니신에서 홀로 2" 20.09.03 188 14 15쪽
35 2-15. "니신에서 홀로 1" 20.09.03 205 17 15쪽
34 2-14. "아무도 보지 못했다 4" +2 20.09.02 180 18 19쪽
33 2-13. "아무도 보지 못했다 3" 20.09.02 183 16 16쪽
32 2-12. "아무도 보지 못했다 2" 20.09.01 194 19 15쪽
31 2-11. "아무도 보지 못했다 1" +3 20.08.31 228 16 14쪽
30 2-10. "시공간의 시공간 4" +1 20.08.30 208 20 17쪽
29 2-9. "시공간의 시공간 3" +2 20.08.29 191 19 17쪽
28 2-8. "시공간의 시공간 2" +1 20.08.28 205 17 16쪽
27 2-7. "시공간의 시공간 1" 20.08.27 198 18 15쪽
26 2-6. "다른 시공간에서 3" 20.08.26 224 20 16쪽
25 2-5. "다른 시공간에서 2" 20.08.26 217 22 14쪽
24 2-4. "다른 시공간에서 1" +1 20.08.25 256 19 16쪽
23 2-3. "진실은 미궁 속으로 3" 20.08.25 230 22 14쪽
22 2-2. "진실은 미궁 속으로 2" +1 20.08.24 212 22 13쪽
21 2-1. "진실은 미궁 속으로 1" +5 20.08.24 254 20 14쪽
20 1-에필로그. "이야기의 시작" +6 20.08.23 289 23 13쪽
19 1-18. "하, 카, 그리고 타" +1 20.08.23 286 25 13쪽
18 1-17. "우정의 다리 4" +5 20.08.22 277 26 14쪽
17 1-16. "우정의 다리 3" +1 20.08.21 269 24 12쪽
16 1-15. "우정의 다리 2" +2 20.08.21 290 25 12쪽
15 1-14. "우정의 다리 1" +1 20.08.20 296 23 13쪽
14 1-13. "혼란의 혼란 3" +11 20.08.20 325 28 13쪽
13 1-12. "혼란의 혼란 2" +3 20.08.19 322 32 10쪽
12 1-11. "혼란의 혼란 1" +3 20.08.19 347 35 14쪽
11 1-10. "바깥사람 2" +7 20.08.18 378 30 12쪽
10 1-9. "바깥사람 1" +2 20.08.17 415 37 16쪽
9 1-8. "이상한 꿈" +5 20.08.17 413 39 15쪽
8 1-7. "운명과 운명의 충돌 3" +14 20.08.16 452 37 13쪽
7 1-6. "운명과 운명의 충돌 2" +6 20.08.15 462 33 16쪽
6 1-5. "운명과 운명의 충돌 1" +5 20.08.15 518 34 13쪽
5 1-4. "차도스의 충신 2" +2 20.08.14 593 39 14쪽
4 1-3. "차도스의 충신 1" +6 20.08.13 694 40 10쪽
3 1-2. "뜻하지 않았던 이별 2" +5 20.08.13 799 44 11쪽
2 1-1. "뜻하지 않았던 이별 1" +40 20.08.12 1,669 67 27쪽
1 프롤로그. "협곡의 풋내기 산적단" +57 20.08.11 3,462 10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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