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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군 님의 서재입니다.

괴인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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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군
작품등록일 :
2023.05.10 10:30
최근연재일 :
2024.05.3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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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1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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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11화

DUMMY

‘칸의 후예’는 소수정예의 마적단이었다.


정확히는 아주 소수만 살아남은 몽골 출신의 능력자들이 뭉쳐 만들어진 집단으로 처음에는 용병으로 살아가던 이들은 점차 마적단으로 변모했다.


잃어버린 나라와 사라진 가족과 동료들.


‘군단’에 대한 당시 몽골의 잘못된 대처로 인해 그들이 잃어버린 것들이었다.


처음에는 용병으로 활동하며 던전과 몬스터에게 풀었던 이들의 분노는 점차 같은 사람을 향하기 시작했다.


그들과 다르게 나라와 사랑하는 이들을 가진 존재들.


테이머들에 버금가는 ‘길들이기’ 실력과 그렇게 길들인 말의 형태를 한 몬스터를 타고 펼치는 ‘기마술’, 과거부터 유명했던 몽골의 궁술을 비롯한 무기술이 합쳐져 끔찍한 마적단이 탄생했다.


몽골이 멀쩡했을 때는 몬스터를 휩쓸던 기술들이 사람을 향해 펼쳐졌고 이들을 잡기 위해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다.


‘칸의 후예’는 절대 명문이나 거대길드와 연관된 곳은 건드리지 않았고 피해를 입는 이들 대부분은 중소규모의 길드와 정말로 힘이 없는 약자들.


그 행보에 몇몇 거대길드에서 나서기도 했으나 빠른 기동력을 가진 그들을 쫓는 것은 길드의 정예들이 아닌 한 무리였다.


그렇다고 정예를 움직이자니 마적단 따위에 정예까지 움직이는 것에 대한 평판이 신경 쓰인 이들은 포기했고 더 활개치기 시작한 ‘칸의 후예’의 끝은 한 성기사의 끈질긴 추격에 의해 막을 내린다.


2대 심판자.


성기사들 중 가장 뛰어난 자만이 심판자의 칭호를 가진다.


1대는 그 힘을 오직 몬스터를 죽이는 것에만 사용했지만 2대 심판자, ‘신 발렌타인’은 사람들을 위해 사용했다.


아직 억제기가 보급되기 전, 심판자의 칭호를 받은 지 얼마되지 않은 ‘신 발렌타인’은 세상을 떠돌며 이야기 속의 기사와 같은 행보를 보였다.


악인을 심판하고 힘 없는 자를 구하는 이야기 속의 존재처럼.


그런 ‘신 발렌타인’은 작은 마을을 약탈하고 떠나던 ‘칸의 후예’를 보게 되었고 마을의 참상을 본 심판자는 온 힘을 다해 그들을 쫓았다.


‘칸의 후예’는 활을 쏘거나 기동력을 살려 농락도 했지만 분노한 심판자의 추격을 떨치지 못했고 이 술래잡기는 유라시아를 한 바퀴 도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심판자의 끈질긴 추격에 ‘칸의 후예’의 수장이 목이 잘렸고 간부들은 신체의 일부를 잃었으며 그 수하들조차 힘줄이 잘린 채 ‘바티칸’으로 끌려갔다.


이 일로 ‘바티칸’의 명성은 높아졌지만 2대 심판자 ‘신 발렌타인’은 모든 힘을 다한 추격의 영향인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고 많은 이들이 그를 추모했다.


그렇게 사라진 ‘칸의 후예’의 특징을 대놓고 들어낸 이들이 현무의 앞에 있었다.


2대 심판자 ‘신 발렌타인’이 ‘바티칸’의 감옥에 처넣은 범죄자들이 ‘바티칸’의 손에 의해 다시 세상에 나온 것이다.


시뻘건 눈을 가진 바이콘들이 속도를 높이며 다가왔다.


- 두두두두!


- 히히힝!!!


겨우 열다섯의 기병이었지만 그 압박감은 그 이상.


“영웅 놀이는 저승에서나 해라. X신 새끼야!!”


- 하하하하하!!!


가장 선두에서 달리는 해적대장의 외침에 주변의 모두가 현무를 비웃었고 그 웃음소리에 가려진 화살이 떨어져 내렸다.


어느새 쏜 곡사가 머리 위로 떨어졌고 그 화살들을 글레이브로 쳐내자 금세 가까워진 바이콘을 탄 기병들이 무기를 휘둘렀다.


- 챙! 챙! 창! ....


돌진해온 속도와 능력자의 힘이 그대로 담긴 파괴적인 위력.


완숙한 능력자라도 막기 힘든 공격을 현무는 모두 쳐낸다.


그가 ‘만독지’에서 도달한 감각은 모든 감각의 틈을 파악했고 높아진 능력과 수백개의 하급 던전을 소멸시키며 증가시킨 능력은 감각이 파악한 틈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기마병들이 휘두른 무기를 쳐내면서도 글레이브는 정확히 상대의 목숨을 끊어낸다.


- 푸확!


“하?”


바이콘을 타고 돌진해온 열다섯의 기병 중 여섯 인마의 목이 하늘을 날았고 잘린 목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 스윽


그를 지나쳐간 기병들을 향해 몸을 돌린다.


자신있게 돌격했던 이들의 몸이 경직되었다.


경직된 이들을 향해 이번엔 이쪽에서 돌진했다.


이세진의 가르침을 다시 떠올려 단련한 현무의 몸놀림과 기술은 기병의 돌진보다 빠른 움직임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걷기/달리기’, ‘돌진’, ‘각력’ 등의 기술들이 하나처럼 동시에 발동되어 폭발적인 힘을 만들었고 그 힘을 바탕으로 가까워진 기마병들에게 높은 능력치를 바탕으로 ‘무기술’과 ‘전투기술’이 연계된 글레이브를 자연스레 움직인다.


- 푸확!


다시 한번 인마의 머리가 허공에 떠오르고.


- 팡!


- 푸확!


공기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또다시 기마병의 목숨이 사라진다.


“이런 X발! 움직여! 이대로 있다간 죽는다! 놈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나!”


- 푸확!


상황을 파악한 대장이 소리치지만 그보다 빠르게 사람과 바이콘의 머리가 하늘을 날아다닌다.


“이런 X새끼가!!!”


- 채앵!!!!


기마병의 숫자가 겨우 넷이 남았을 때 현무의 움직임을 쫓아 대장이 무기를 부딪혀 다른 기병의 목숨을 구하지만.


“크윽!!”


- 카각!


현무의 글레이브가 불길한 소리를 내며 맞부딪힌 장검의 날을 파고 들었다.


- 히히힝!!!


주인의 위기에 바이콘이 주둥이를 들이밀며 현무를 씹으려했지만 양손으로 잡고 있던 글레이브에서 한 손을 땐 그의 손아귀에 뭉개진다.


“대장! 놈을 공격해!!”


대장을 제외하고 살아있던 3명의 기마병이 덤벼들어오지만 그보다 먼저 대장이 탄 바이콘의 머리를 뜯어내고 무기를 맞대고 있는 놈의 숨통을 틀어쥔다.


“컥!!!”


힘을 조절해 잠깐 의식을 빼앗은 놈을 방책의 입구로 던지고 대장을 구하려 달려든 인마를 정리했다.


- 푸확!!


- 쿵....


현무의 글레이브에 목을 잃고 돌진한 인마가 방책에 부딪히며 소리를 내었고 대장을 제외한 ‘칸의 후예’로 생각되는 기마병을 처리한 그가 방책으로 시선을 향했다.


잠시 멈췄던 싸움은 현무와 기병이 부딪히며 다시 시작되었지만 오히려 돌격하는 인마의 목을 날려버리는 모습에 또다시 싸움이 멈췄었다.


해적들을 이끌고 왔던 이는 의식을 잃고 방책 입구 근처에 널브러졌고 나머지 기병마저 정리된 모습에 슬그머니 도망치려는 자, 무기를 내리고 항복하려고 하는 자들이 보인다.


현무는 글레이브를 고쳐잡으며 움직였다.


우선적으로 처리할 대상은 도망치려고 움직이는 자들.


‘이세르니아’에 처들어온 자들 중 숨을 붙여놓을 자는 한 명이면 충분했다.



************



1시간도 되지 않아 끝난 싸움.


- 아아아아아아아!!!!


싸움이 끝난 ‘이세르니아’의 한 구석에서 비명이 울려퍼진다.


듣는 이의 몸이 움츠러들고 털이 쭈뼛해지는 비명에 전장을 정리하던 이들은 몸을 떨었다.


호기심에 비명의 진원지를 확인한 이들은, 비명이 들리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 속을 게워냈다.


“우웨에엑!”


“아 X발! 저 새끼는 보지 말라니까 괜히 보고와서 저 X랄이네!”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이는 법이지.”


“호기심이고 나발이고! 다른 놈들의 행동을 보면 딱 봐도 위험하다는 생각이 안 드는 건가!?”


“어쩔 수 없잖나. 이 싸움을 손쉽게 끝낸 이가 어째서 그 놈만 살렸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


- 으아아아아아아아!!!!!!!!!!!!!


“으으! X발! 나는 소리만 들어도 상상이 되고 몸이 떨리는데 그 모습을 꼭 보고싶다고!?”


“으음....”


이는 전장에 참여했던 이들만이 느끼는 감정이 아니었다.


‘이세르니아’를 엉망으로 만들었던 이들이 다시 왔을 때 마을에 남은 이들은 끝이라고 생각했다.


방책입구에서 호송차량에 거래를 요청하던 이들이 지난번보다 배나 되는 인원이 처들왔다고 떠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싸움에서 몇십의 인원에 마을이 엉망이 되었는데 그때보다 배나 되는 인원이 왔다는 소리에 아이들은 울었고 어른들은 그런 아이들을 끌어안은 채 소리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공포에 빠진 마을 사람들이 이상함을 깨달은 것은 방책의 종이 울리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금세 밀고 들어와 학살을 자행거라 생각했던 해적들이 단 한명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 이상함에 호기심을 참지 못한 이들이 움직였고 싸움이 끝났음을 소리쳐 알렸다.


지난 싸움에서 큰 부상을 입은 자들을 제외하고 움직일 수 있는 모두가 방책으로 향했고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마을의 경비대를 보았다.


그런 경비대와 함께 열려 있는 방책의 입구.


‘어?! 아직 오시면 안돼요! 정리가!’


‘우욱!’


‘저게... 다 피인가...?’


지난 마을에서의 싸움보다 처참한 광경이 입구 너머로 펼쳐져 있었다.


수십의 해적들 모두가 토막난 채 죽어있었고 경비대는 그런 시체를 모아 태우고 있는 와중 한 사내가 댕겅 잘린 머리 십여개를 손에 든 채 나타나 불구덩이 속으로 던져 넣었다.


사내를 본 경비대들이 더 빠르게 움직였고 그런 경비들에게 사내가 입을 열어 물었다.


‘심문은 끝났나?’


‘예?! 아. 네!! 심문은 이미 끝났습니다! 능력자님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고맙군.’


전신에 피칠갑을 한 사내가 입구로 다가왔고 마을 사람들은 그가 다가올수록 머리를 어지럽힐 정도의 혈향을 맡을 수 있었다.


그 압도적인 모습에 사람들이 물러났고 사내는 사람들을 지나쳐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장소, 일시적으로 범죄자들을 가두는 건물을 향해 움직였다.


사내가 그곳에 들어가고 잠시 후 방책 앞에 펼쳐진 광경을 잊게 만드는 끔찍한 비명이 마을에 울려퍼졌다.


비명의 주인공이 마을을 공격했던 이들을 이끈 자라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사람들은 제발 저 비명이 어서 끝나기를 빌었다.


그런 생각이 들만큼 모골을 송연하게 만드는 비명은 1시간도 안되 끝난 싸움보다도 길게 들려왔고 마을 전체에 퍼지던 비명은 수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사그라 들었다.


비명이 사그라든 건물로 마을의 치안을 담당하고 방책 위에서 지휘를 내리던 사내, ‘호린’이 다가갔다.


이탈리아에선 잡힌 범죄자의 대부분을 ‘바티칸’으로 보내기에 마을에는 감옥이라 불릴만한 시설은 존재하지 않는다.


범죄자를 데려갈 ‘바티칸’의 성기사와 사제가 올 때까지 잠시 구속시키는 장소가 존재할 뿐.


마을의 경비대장 호린은 그런 장소로 사용하는 건물의 입구를 여는 순간 코를 찌르는 혈향을 맡았다.


낮의 싸움에서도 충분히 맡았다고 생각했지만 건물 안에서 맡은 혈향은 느낌이 달랐다.


혈향 속에서 이 피를 쏟아낸 자의 고통과 절망이 선명하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윽!!”


머리를 몇 번 흔든 호린이 건물 안으로 들어섰고 곧바로 이 모든 일을 만든 남자를 볼 수 있었다.


- 철컥 철컥


작은 상자에 사용한 도구를 정리하던 남자가 고개를 돌려 호린을 바라봤다.


“무슨 일이지?”


“끝난건가?”


“그래. 충분한 고통을 준 뒤 죽였다.”


“그렇군.”


“용건은?”


“그, 정식거래소의 건물에서 작은 파티를 열었다. 당신이 호송한 물건이랑 해적 놈들이 가지고 있던 물건으로 말이야. 지난 전투에서 해적 놈들이 마을의 식량을 태워버려서 굶고 있던 이들이 많았거든.”


“....”


“아무튼 이번 싸움에서 활약한 당신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고 말이야. 그래서...”


“미안하지만 바로 떠날거다.”


“어? 이봐. 당신이 강한 건 알지만 호송 중에도 별로 쉬지 않았다고 들었어. 거기에 오늘의 싸움이랑 지금까지 쉬지 않고..”


“호의는 고맙지만 가봐야 할 곳이 있어서.”


“그런가..., 그럼 이걸 받아줘!”


비명이 사라진 것을 깨달은 호린은 그를 파티로 데려가기 위해 찾아왔지만 사내는 곧바로 마을을 떠나려했고 그런 그의 행동에 작은 뱃지 하나를 건넸다.


“별 건 아니야! 그냥 이탈리아에서 약간의 편의를 얻을 수 있는 증표 같은 거니까. 편하게 사용해줘. 당신이 주고 싶은 사람한테 줘도 상관없어!”


“‘올리브 가지’인가. 평화의 의지를 상징하는 것을 나 같은 이에게 주어도 괜찮은 건가.”


“알고 있구나? 하하하! 이건 뜻밖인데! 그리고 당신 같은 이에게 주는 게 뭐가 문제라고. 이 ‘이세르니아’에 평화를 가져왔으니 주는 거라고!”


“... 그래. 고맙군.”


“이쪽이야 말로 받아줘서 고마워! 이곳은 내가 정리할테니까 떠나려면 어서 가보도록 해!”


“다시 한번 고맙군.”


“이쪽이 더 고맙다니까!”


사내는 호린이 건넨 ‘올리브 가지’ 뱃지를 손에서 굴리다 품에 넣으며 감사를 전했고 호린도 싸움이 끝난 후 계속하고 싶었던 말을 건네며 작별을 고했다.


- 저벅 저벅 탁


사내는 건물의 입구로 나가다 멈춰섰고 피로 범벅인 건물을 어떻게 정리할지 고민하는 호린에게 말했다.


“주변을 조금 정리해주겠다. 그럼....”


- 휙!


“뭐? 이봐!!”


제대로 묻기도 전에 사내는 사라졌고 호린은 그가 말한 주변 정리가 무엇인지 조금의 시간이 흐른 후 알게 된다.


몰려드는 피난민과 그들이 짊어진 많은 물자를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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