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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터짐 님의 서재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사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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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터짐
작품등록일 :
2024.08.17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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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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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신중도

DUMMY

16-


“오늘 수확물입니다. 수도원장님.”


“하하하 마하-아델. 이 모든 것이 세존께서 주신 홍복일세.”


바구니에 가득 담긴 옥수수와 감자가 눈에 들어왔다.


대륙을 떠돌며 먹었던 옥수수와 감자보다 4배는 더 컸고

맛은 비교조차 하지 못했다.


“수도원장님 창고가 가득 찼습니다.”


“창고를 또 지을까요?”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밀, 쌀, 고사리를 비롯한 여러 작물들이 창고 안에 가득 차 있었다.


[저기에 있는 숙주. 저거랑 깻잎 이것도 요리하면 먹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이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까?]


평상시에는 잡초, 독초라 생각했던 풀.

그것들을 세존의 가르침에 따라 조리하자 먹을 수 있게 된 것.


유타르는 어제 먹었던 비빔밥이라는 게 떠올랐다.


비록 세존께서 알려주신 고추장이라는 것은 없었지만, 기름, 숙주, 고사리, 깻잎과 쌀을 비벼 만든 그것은 평생 잊기 힘든 맛이었으니까.


‘이 모든 것이.’


세존께서 주신 기적이었다.


굶주림에 죽어갔던 사제들의 얼굴에 생기가 가득했고

얼마 뒤에 닥칠 겨울을 버티고도 남을 음식들이 창고에 저장되고 있었다.


“마을에서 고아들을 데리고 오는 게 어떻습니까?”


“수도원의 본분을 행해야 합니다.”


“수도원장님 이것 보세요. 도시에서 밀을 팔아치웠는데 시세보다 4배는 더 받았습니다!”


“이걸로 양초 수천 개는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배고픔이 사라지자 여유가 생겼다.


수도원 본분을 지키기 위해.

마을의 고아들을 데려와 사제로 교육시키자는 이야기서부터.

남은 작물을 팔아치워 이득을 봤다는 이야기까지.


‘형제들이..’


아직도 대륙 어딘가에 숨어있는 형제들.

그들이 이 이야기를 듣고 찾아온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유타르는 기쁘면서도 입가에 씁쓸함이 맴돌았다.


“모두 뜻대로 행하게. 대신 아이들은 엄격하게 선별해서 데려오게나.”


세브라스 수도원의 전성기 시절.


수천 명의 사제들과 성기사들이 있었고

고아원에는 대륙 각지에서 모인 아이들이 있었다.


문제는 그렇게 모인 아이들과 형제들 중 교단에서 보낸 첩자도 있었던 것.


세존의 가르침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는 그들의 입을 통해 교단에 들어갔고

이단으로 몰려 대륙을 떠돌게 된 것은 모두 그것에서부터 시작된 일.


똑같은 일을 반복할 생각은 없었기에.

유타르는 글을 모르고 세상에 대해 무지한 이들만 우선 받기로 결정했다.


“하하하 좋습니다. 그러면 숙소를 지어야겠군요!”


예전 풍채를 거의 되찾은 시보르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드워프제 제품들을 구매를 완료했습니다.”


“그러면?”


“예. 이제 세존께서 알려주신 술을 빚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에밀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남은 곡식으로 맥주, 막걸리라는 술을 빚을 수 있게 된 것이었다.


“하하하 이 모든 것이 기적이다.”


유타르는 기분 좋게 웃어 보였다.


[아 여러분 들리시나요?]


그러다 세존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과연 오늘은 어떤 가르침을 들려주실까?

그런 기대감을 가진것도 잠시.


“세존이시어. 들립니다.”


[우선 자리를 오래 비워 죄송합니다. 필요한 재료를 구하기 위해 어디 좀 다녀왔거든요.]


“성유물 제작에 필요한 재료를 벌써 다 모으셨단 말입니까?”


“마하-아델! 대체 어떤 일을 겪으셨기에?”


리자드맨 가죽 100장.

5성급 마석 1개.


결코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수도원에서도 장사를 통해 그것들을 구하기로 결정했던 것.


‘참으로 대단하신 분이다.’


유타르는 다시 한번 감탄사를 냈던 것도 잠시.


[잠시만요. 이제 보내드릴게요.]


새하얀 빛과 함께 무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라?”


“이건..?”


“세존께서 그려주시는 불화라는 거 아닌가?”


제단 위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전각에 그려진 불화들.


유타르는 한 장, 두 장, 심지어 수십 장이 넘는 불화들 계속해서 나오자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이. 이게 무슨..”


사람이 어떻게 수백 장의 그림을 그릴 수 있단 말인가?


그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기에.

유타르가 하늘에 대고 소리치자 이해되지 않는다는 대답이 들려왔다.


[거기는 대학원이 없나요?]


“예?”


이상한 대답.

그러나 어째서인지 모든 것이 이해가 되는 답변이기도 했다.


“대학원 그게 뭐지?”


“어감은 어째 마계의 소굴 같은 느낌인데..”


“세존께서는 대학원을 통해 강해지신 건가?”


[아닙니다.]


정색을 하는 세존의 목소리에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허어.. 그런데 이 아까운 그림들을...”


리자드맨의 가죽에는 모두 불화가 그려져 있었다.


몇몇 개에는 세존께서 보내주신 씨앗을 담은 통도 함께 있었고

주변에는 범자가 새겨진 것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을 전각에 봉안하고 성유물로 보관하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세존에게 필요한 것들은 성유물.

그렇기에 안타까운 마음에 이것들을 모두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


[아참. 그런데 제가 이번에 범자를 통해 이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범자를 통해서 말씀이십니까?”


세존의 이야기를 들었다.


범자를 성유물이나 몸에 새기자 신성력이 강화됐다는 이야기를.


“그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대륙을 떠돌다 몇몇 주술사들이 몸에 문신을 새기고 강해졌다는 이야기를.”


“그건 민간전승이라 생각했는데. 그 모든 게 잊혀진 가르침이라니!”


“잠시만, 내 신성력도 강화됐다! 형제들이어 세존이 알려준 글자를 어서 몸에 새겨보게!!”


‘이건 말도 안 되는..’


범자를 몸에 그리자 강화되는 사제들의 모습.

심지어 몇몇 성기사들은 검을 휘두르는 속도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


[역시 여러분들도 그러시군요. 하하하 다행입니다.]


[그러면 여러분 저도 여러분들의 가르침이 필요합니다.]


“무엇이든 말씀하시지요!”


손등에 적힌 빛나는 범자를 보며 유타르가 소리쳤다.


[버프 거는 방법 어떻게 하는 건가요?]


***


‘그렇게 하는구나.’


[아쉽게도 제가 쓸 수 있는 기술은 이런 거 뿐입니다.]


[다른 수도원 형제들은 이보다 많은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세존이시어. 조금만 기다려주시지요.]


아쉽게도 지금 수도원 사제들이 쓸 수 있는 기술은 총 세 가지.


치료, 정화, 근력 강화 정도였다.


“근데...”


턱을 쓰다듬으며 사제들이 버프를 사용하는 모습을 봤다.


성기사들의 몸을 감싸기 시작한 신성력.

그것을 받자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검을 내려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누구를 그려야 하지?”


문제는 내가 신성력을 사용하는 방식은 그림을 그리는 걸로 기적을 부른다는 것.


치료는 그것을 상징하는 약사여래로.

정화는 마찬가지로 관세음보살을 그리며 그것들을 구현했다.


‘힘... 힘이라.’


힘과 관련된 불교의 존재들이 떠올랐다.


사천왕(四天王), 범천(梵天), 제석천(帝釋天), 위태천(韋馱天)부터 예적금강 같은 다른 신장들.

즉 불교의 호법신들이 먼저 생각났다.


“누가 좋지.”


그중 힘과 관련된 신이 누가 있을까 생각했다.


‘아니면...’


곰곰이 이것들을 떠올린 것도 잠시.


“다 그리면 되는 거 아니야?”


방금 생각난 불교의 호법신들.

저것들을 한곳에 모아 그린 그림이 없는 게 아니거든.


“신중도(神衆圖).”


‘될까?’


문제는 저 작은 그림 하나하나에 적게는 4명, 많게는 수십 명의 존상이 그려진다는 사실뿐.


내가 신성력을 사용하는 방식의 장점은 속도에 있었기에.

무리가 아닌가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우선 작은 존상부터 시작한다.”


간단한 신중도를 몇 개 떠올렸다.


가운데 위태천을 중심으로 그 위에 범천 제석천이 있는 삼각형 구도의 불화.

그것을 그려본 것도 잠시.


[신중도를 그렸습니다.]

[신성력이 2증가합니다.]


[초급 근력 강화를 사용했습니다.]

[힘 스탯이 50% 상승합니다.]


“?!?!?!?!”


이전보다 힘이 강해진 것이 느껴졌다.

심지어 힘 스탯이 50% 증가했다는 사실에 두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던 것.


“아니.. 이게 무슨.”


인터넷에서 버프에 대해 검색해봤다.


5성급 사제들도 겨우 30% 스탯 증가의 효과가 나타난다는 이야기뿐.


-5성급 이상 던전부터 사제는 필수임.

-버프 뽕맛 잊지 못한다... 아 그때 나 날아다녔는데.

-귀족 사제님들 부럽다...


다른 사제들보다 더 강한 효과를 준다는 사실에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이거라면.’


거기다 그 버프 대상에 나도 포함됐기에.

지난번 리자드맨과 같은 위기는 이제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었던 것.


몸에 버프를 걸고 콘웰의 지팡이를 휘둘러보았다.


강화된 힘을 증명하듯 소름 끼치지는 파공음이 그곳에서 터져 나왔다.


“아참. 이걸 나 혼자만 즐기고 있을 게 아니지.”


신중도 두 폭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 신중도라는 게 사찰 전각 대부분에 들어가거든.

사찰에 들어가면 가운데 불상이 있고 양옆에 불화가 걸려있잖아?


그중 부처님 기준 좌측 벽면.

즉 중단(中壇)이라 불리는 위치가 신중도의 자리였다.


[이. 이건?!]


[세존이시어 이것이 대체 무엇이란 말입니까!?]


[이것을 전각 각각에 봉안하라는 말씀이십니까?]


[대체 이런 체계는.....]


혼란스러워하는 사제들에게 신중도에 대해 설명해줬다.


부처님과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신들이라는 역할에서부터.

분화에 있 신들의 이름과 명칭까지.


[그런..]


[예전 고문서에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위대한 장군 바즈라라는 장군에 대한 사실을요.]


[이곳 문서에는 전설적인 성기사로 기억돼 있었는데. 그분들이 모두....]


저쪽 세상에서는 이들이 전설 속의 성기사, 기사 등으로 기록된 것 같았다.


[신중도가 세브라스 수도원 전각에 장엄(莊嚴)되었습니다.]


“?”


장엄이라는 말에 눈을 깜빡였다.


“이건 또 무슨.”


장엄이라는 어원.

이건 꾸민다는 의미가 있지만, 불교적인 의미는 조금 다르거든.


[어라?]


[이게 뭐지?]


변화를 먼저 알아차린 것은 성기사들.

그들은 갑자기 빛을 내는 자신들의 몸을 보며 놀라워하고 있었다.


[에밀리 형제! 자네 경지가 오르다니!]


[이럴 수가 깨달음 없이 이게 가능하단 말인가!?]


[잠시만. 어제 마을에서 데려온 이 아이. 자세히 보니 성기사가 되기 적합한 무골아닌가!]


놀랍게도 성기사들의 경지가 올랐고

마을에서 데려온 고아들 중 몇몇이 성기사가 되기 적합한 육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


[약사전, 원통보전이 50% 완성됐습니다]

[모든 전각의 효과가 20% 증가합니다.]

[세브라스 수도원에서 성기사 양성이 가능해집니다.]

[세브라스 수도원 성기사들의 모든 능력치가 50% 증가합니다.]

[세브라스 수도원을 찾는 방랑 기사들이 늘어납니다.]

[세브라스 수도원의 실전됐던 검술들을 되찾습니다.]


“미친..”


눈앞에 나타나는 놀라운 메시지.


[세존이시어 이것을!]


그중 에밀 리가 자신을 검을 들어 올렸다.

그 새하얀 대검에는 어떤 문장이 빛을 내뿜고 있는 모습.


[수도원 성기사 단장 대대로 전해져 오는 대검 알트레입니다. 이것에 이런 비밀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이것이라면 잊혀진 수도원의 검술을 재현할 수 있습니다!]


“그렇군요.”


성기사들이 강해지는 것은 좋은 소식이었다.


수도원을 수호할 직접적인 무력이 강화된 것이었으며 대륙을 떠돌며 살아남은 다른 사람들을 구출할 수 있을 테니까.


[수도원에 전각을 추가적으로 건설 할 수 있습니다.]

[수도원 입구 형성이 가능해집니다.]


“?!”


사제들이 기분 좋게 떠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던 것도 잠시.


수도원의 입구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두 눈을 깜빡였다.


“이건 또 무슨.”

IMG_7390.jpg


작가의말

사진에 보이는 불화가 신중들을 그린 신중도 입니다. 사진은 청주 보살사 신중도로 20세기 약효가 그린 근대 불화로 분류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한번 안에 있는 신중들의 이름을 맞춰보세요! ㅠㅠ추천과 선작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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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화전민 +4 24.09.07 1,997 58 13쪽
19 진언 +2 24.09.06 2,161 76 13쪽
18 수도원 입구 +6 24.09.05 2,281 74 13쪽
» 신중도 +5 24.09.04 2,388 90 12쪽
16 +1 24.09.03 2,617 67 14쪽
15 <삭>자. +2 24.09.02 2,706 78 12쪽
14 범자 +5 24.09.01 2,821 86 12쪽
13 정화 +4 24.08.31 2,906 91 13쪽
12 성기사 +2 24.08.30 3,001 88 11쪽
11 원통보전 +1 24.08.29 3,184 102 12쪽
10 마하야나 +2 24.08.28 3,321 100 13쪽
9 속리산 +3 24.08.27 3,509 96 12쪽
8 농사 +2 24.08.26 3,659 101 13쪽
7 세트 24.08.25 3,786 104 12쪽
6 3D프린터 +2 24.08.24 3,813 104 12쪽
5 수도원 건물 +2 24.08.23 3,971 109 14쪽
4 불화(佛畫) +5 24.08.22 4,118 117 11쪽
3 고사리 +5 24.08.21 4,237 12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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