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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터짐 님의 서재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사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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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터짐
작품등록일 :
2024.08.17 01:32
최근연재일 :
2024.09.1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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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9.02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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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삭>자.

DUMMY

14-


“무슨..”


몬스터가 신성력을 사용한다는 이야기 들어본 적이 없었다.


애초에 신성력이라는 것 자체가 몬스터에게 안 좋은 영향을 주지 않았던가?


‘저게 뭐야.’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와 함께 알고 있는 지식을 총동원해봤다.


던전과 몬스터가 나타난 대격변.

귀환자들 무리와 인류가 싸웠던 2차례 내전까지.


인류가 겪었던 멸망 위기 속에.

저런 모습은 단언컨대 단 한번도 겪어본 적이 없었다.


“모. 몬스터가 신성력이라고?”


주민경의 손이 덜덜-떨리는 게 눈에 보였다.


마탑 소속 출신 마법사답게.

저게 지금 얼마나 말이 되지 않는지 깨달은 것.


키에에에에- 그런 그녀를 비웃듯 리자드맨이 다시 한번 괴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놈의 지팡이에서는 새하얀 빛이 터져나왔고

그것은 첨탑 아래에 있던 리자드맨에게 향하는 모습.


빛이 놈들에게 닿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근육과 피부가 꿈틀거리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2배 정도 덩치가 커졌다.


“버프?”


정하나가 저것에 대한 정체를 알려주었다.


“물러나야 합니다.”


그와 함께 이성적으로 그녀가 지시했고

그것에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뒤로 물러나야 했다.

창천이든 정부든 주변의 대형길드든.


서둘러 저것에 대해 말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했거든.


‘뭐지?’


그러나 저 빛을 본 순간 어째서인지 가슴이 답답했다.


몬스터가 신성력을 사용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저 수천에 달하는 거대한 무리에 긴장해서일까?


‘지울 수 있을 거 같은데?’


답답함을 지워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놈이 터트리는 신성력을 정화하듯 지우는 것이....


콰가가강- 생각에 잠겨있던 것도 잠시.


옆에 있던 건물이 박살 나며 수십 마리의 리자드맨이 출몰했다.


놈들의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코앞까지 달려들었고

그것들은 첨탑에 있는 것들처럼 2배 이상 몸집이 커져 있었다.


정하나가 놈들과 수십합을 겨누었다.


자잘한 상처가 그녀의 몸에 생겼지만, 어렵지 않게 잡아낼 수 있었다.


“놈이 우리를 발견한 거예요!”


첨탑 위에 있는 신성력을 사용하는 리자드맨.

놈이 어째서인지 우리를 보는듯한 기분이 들었고

다시 한번 놈이 소리치자 수천에 달하는 몬스터들이 일제히 우리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쿵-쿵- 거대해진 덩치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진 움직임


지축을 뒤흔들기 시작했고

그것은 곧 순식간에 심리적 압박으로 다가왔다.


“길드에서 연락이..”


콰가가강- 주민경이 뭐라고 옆에서 소리쳤지만, 박살 나기 시작한 주변 건물들에 묻혔다.


“홍성택씨 조심하세요!”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놀라는 정하나.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자 어느새 내 뒤까지 쫓아온 리자드맨이 악의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건..’


피할 수 없었다.

놈이 내지르는 녹슨 창.


순식간에 다가온 그것을 피할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살아남기 위해서는 막거나 반격할 뿐.


머릿속이 잠시 복잡해졌다.


사제인 내가 몸을 굴려 몬스터를 잡아낼 수 있을까?


복잡해진 머릿속을 정리했다.

그리고 수도원을 통해 쌓아 올린 힘, 체력, 민첩 같은 다른 스탯을 믿어보기로 했다.


“기침 소리가 들리는 거 같네.”


두려움을 잊기 위해 스스로에게 농담을 했고

콘웰의 지팡이를 있는 힘껏 휘두른 것.


쾅- 어떤 파공음이 났다.


지팡이와 놈의 창이 부딪치며 나는 소리.


“말도 안 돼..”


“어떻게. 사제가 몬스터를..”


눈앞에 나타난 것은 내 창에 막혀 뒤로 물러난 리자드맨의 모습.


‘이게 되는구나.’


그동안 쌓아 올린 신성력을 제외한 다른 스탯.

콘웰의 지팡이, 세브라스의 염주 같은 성유물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던 것.


밀려난 리자드맨이 잠시 휘청거리는 게 눈에 들어왔다.


‘잠시만..’


그 모습에 무언가 떠올랐다.


사제였지만, 몬스터를 때려잡는 어떤 직업군이.


‘이대로 성장하면 그것도 가능한 거 아니야?’


뭉크, 수도사 등으로 불리는 존재들.


주먹, 철퇴 등으로 몬스터를 때려잡고

사제 역할까지 하는 그런 존재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했거든.


“일단 뒤로 물러나야 해요!!”


우선 살아남는 게 먼저였다.


다행히 주민경의 연락이 닿았는지 1시간 있으면 길드의 증원이 도착한다는 이야기.


1시간.

정확히 60분 정도만 저것들에게서 살아남으면 됐다.


“지역을 이탈하는 걸 우선으로 합니다.”


정하나가 미친 듯이 검을 휘두르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마나를 신경 쓰지 않는 주민경에게 텀블러를 맡기며 그 뒤를 내가 따르는 모습.


“아껴 드세요.”


“이. 이건.”


텀블러 안에 들어있는 수도원에서 기른 물은 앞으로 500ml 정도.


주민경의 계산으로는 앞으로 3성급 마법 20번 정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도.’


절망적인 상황인 것은 변하지 않았다.


뒤에서 몬스터가 달려오는 와중에도

기다렸다는 듯 사방에서 놈들이 덮쳐왔으니까.


그럴 때마다 가장 선두에 있던 정하나의 온몸에 상처가 생겨났다 사라졌고

내 지팡이에는 리자드맨의 피와 살점이 덕지덕지 붙기 시작했다.


‘젠장.’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이번만큼 수도원에서 신성력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에 한탄한 적도 없었다.


만약 버프라도 배웠다면 지금 정하나를 더 서포트해줄 수 있을 텐데.

그게 아니라면 다른 초인들처럼.

신성력으로 이루어진 화살, 검, 창 등을 소환해 싸울 수 있었다면!

이 난국을 해결 할 수도 있었을 텐데!


후회가 물밑듯이 몰렸다.

어쩌면 안심하고 있었는지 몰랐다.


세계는 평화롭다고 생각했고

얻은 능력은 편리하기만 했으니까.


후회의 후회가 꼬리를 물었다.

그게 아니었으니까.


가진 능력을 모두 활용해야 했다.

어떤 순간에 떨어질지 모르고

사실 세상은 평화로운 것처럼 보였으니까.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러나 복잡한 것과 별개로 어째서인지 평온했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위기 속에서 지금 내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깨달았으니까.


‘후회는.’


앞으로 내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원동력으로 작용하면 그만.


바꿀 수 없는 일에 집착할 필요가 없었거든.


우선 이곳에서 살아남는다.


이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그리고 강해져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만든다.


이것이 앞으로 할 일.


그렇다면 망설임은 없었다.

결심했다면 행하면 그만.


“성택씨.. 당신 몸에 빛이 나요.”


이것도 깨달음으로 인정해줬는지 단전이 살짝 넓어졌다.

경지의 상승은 없었지만, 신성력이 더 강화됐고

이전보다 빠르게 정하나와 주민경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


“감사합니다.”


정하나에게 남은 김밥과 주먹밥도 건네줬다.


신성력을 쏘아줄 수 없을 때.

그녀가 표션대신 사용할 수 있도록.


길을 뚫는 속도가 빨라졌고

무리 없이 40분은 버텨냈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꺄...꺄아아아아악!!!!!!”


뒤에서 들려온 비명소리.

두 눈에 들어온 것은 허벅지에 창이 관통당한 주민경의 모습.


“사. 살려줘..”


순식간에 패닉에 빠진 그녀가 울먹이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제가 창을 빼겠습니다.”


아무리 높아진 근력 수치라고 하지만, 이것을 빼내게는 역부족이었기에.

정하나가 창을 빼내기 위해 달려들었다.


그 틈에 지팡이를 휘둘렀다.

격투술이라고는 군대에서 배운 특공무술이 전부.


그러나 살기 위해서는 나뭇가지라도 휘둘러야 했거든.


“젠장. 오지마!”


지팡이가 휘둘러질 때마다 끝에 달린 수정이 반짝였고

그곳에 쓰여있는 범자가 눈에 들어왔다.


‘저건.’


지금 상황에 도움이 될까?

약사여래의 힘을 매개체로 해서

치료 효과를 가진 능력을 상승시키는게?


“크.크아아아아!!!”


창이 뽑혔는지 다시 한번 비명을 내지르는 정하나에게 신성력을 사용했다.


울먹이던 그녀는 상처가 치료되는 것과 동시에 표정이 멀쩡해졌고

자신조차 놀랐는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뭐야.. 방금 나는 공황에 빠졌는데..”


내가 가진 신성력은 육체적 상처뿐 아니라 정신적인 상처도 치료해줬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그런가?]


갑자기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몬스터가 말을 한다고?”


그와함께 주변의 리자드맨들이 멈췄다.

마치 저 첨탑 위에 있는 존재의 명령을 듣겠다는 듯!


[너는 그런 방식인가?]


흥미로운 듯 나를 보는 리자드맨 사제와 눈이 마주쳤다.

그제야 놈의 얼굴이 제대로 확인 가능했다.


녹아내린 피부는 원래 형체를 알 수 없었고

구부러진 허리와 썩어 문드러진 팔에는 천과 붕대가 감겨있었다.


[그렇다면 너는 살려주겠다.]


나만 살려준다는 이야기.


[같은 방식으로 힘을 사용하는 네게 보내는 배려니까.]


그와 함께 리자드맨의 무리가 갈리더니

이윽고 들어왔던 철책이 눈에 보였다.


그 물음에 대답할 필요도 없었다.

애초에 이들을 버린다는 선택지는 내게 없었으니까.


‘그건.’


내가 생각하는 사제의 길이 아니었다.

깨달았던 결과와도 달랐다.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적의를 드러내자 어깨를 으쓱거리는 놈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다면.]


[살아남아 봐라.]


다시 놈들이 달려들었다.

사방에서 창이 날아오기 시작했고

그것들을 주민경의 마법 정하나의 검이 모두 막아낼 수 없어 보였다.


“아. 안돼.....”


“여기서 놈들이 강해지지만 않았어도.”


신성력으로 인해 강해지지만 않았어도

상대가 되지 않았을 거라는 정하나의 말.


뒤에서 신성력을 계속 쏘아댔다.


그러나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고

걸음을 멈춘 대가로 내 몸 곳곳에 상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저 신성력을 지워내야 했다.

놈이 터트리는 신성력을 지워내고

평범한 리자드맨 상태로 돌려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하나 언니!!”


생각에 잠겨있을 때 정하나의 어깨에 창이 스쳐 지나갔고

비틀거리는 그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지팡이를 들어 올렸지만, 내 빛은 리자드맨의 빛에 감싸여 사라지는 모습.


[신성력은 이렇게도 사용할 수 있다.]


다른 빛으로 다른 빛을 감싼다.

다른 기적으로 내 기적을 정화하는 원리.


신성력이 발동되지 않았다.


“이건 꿈이야...”


더 이상 기적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을 알자 주민경이 주저앉는 모습.


“정화.”


우습게도 몬스터의 말에 무언가 깨달았다.


놈이 내 신성력을 봉인한 것처럼.

나도 그렇게 하지 않을까?


생각이 잠깐 꼬릴 물었지만,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방법이 없었다.


[<부>자를 지웠습니다.]

[콘웰의 지팡이의 등급이 하락합니다.]

[같은 곳에 다른 범자를 새길 수 없습니다.]

[사용할 수 있는 범자의 개수가 1개입니다.]


[그건 뭐지?]


놈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콘웰의 지팡이에 범자를 새기지 못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나 자신.’


나 자신뿐.

가장 가까이에 있는 손등에 내가 알고 있는 글자를 적었다.


[대체 그건 뭔데 빛이 나지?]


“삭.”


[뭐?]


관세음보살을 의미하는 범자 <삭>자.

그것이 손등에 새겨진 것도 잠시.


[범자가 각인됐습니다.]

[<삭>자의 기운이 영구적으로 몸에 깃듭니다.]

[정화와 관련된 효과가 100%상승합니다.]

[버프와 관련된 효과가 100%상승합니다.]

[신성력이 30% 강화됩니다.]

[힘 10 민첩 10 체력 10 마나 10이 영구적으로 상승합니다,]


“?!?!?”

눈앞에 나타난 놀라운 메시지.

그리고 손등에서 빛이 나기 시작한 <삭>자가 리자드맨이 만든 신성력을 순식간에 몰아내기 시작했다.


[말도 안돼.. 어떻게 그분의 믿음을...]


놈이 당황스러워했고

순식간에 버프가 풀린 수천 마리의 리자드맨이 탈진한 듯 비틀거리는 게 눈에 들어왔다.


[대체 그것이 무엇이길래 내 신성력을 몰아냈단 말이더냐!!]


당황하기 시작한 놈의 얼굴에서 살점이 후두둑 떨어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몬스터가 신성력을 사용하는 것에 거대한 부담감이 있는 듯했다.


“기적.”


[뭐?]


“너를 죽일 기적.”


사제인 내가 아직 서 있었다.


주저앉았던 정하나와 주민경이 나를 바라보았고

그녀들을 향해 신성력을 사용했다.


‘아직 숨이 붙어있다면.’


다시 싸울 수 있게 만들 수 있었다.

그게 사제의 역할이었으니까.


‘마하-아델.’


어째서인지 그런 성호를 속으로 중얼거렸다.

KakaoTalk_20240901_195211982.jpg


작가의말

관세음보살을 상징하는 <삭>자입니다. 참고 문헌은 <조상경>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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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 24.09.03 2,617 67 14쪽
» <삭>자. +2 24.09.02 2,707 78 12쪽
14 범자 +5 24.09.01 2,821 86 12쪽
13 정화 +4 24.08.31 2,907 91 13쪽
12 성기사 +2 24.08.30 3,001 88 11쪽
11 원통보전 +1 24.08.29 3,184 102 12쪽
10 마하야나 +2 24.08.28 3,321 100 13쪽
9 속리산 +3 24.08.27 3,509 96 12쪽
8 농사 +2 24.08.26 3,660 101 13쪽
7 세트 24.08.25 3,786 104 12쪽
6 3D프린터 +2 24.08.24 3,813 104 12쪽
5 수도원 건물 +2 24.08.23 3,972 109 14쪽
4 불화(佛畫) +5 24.08.22 4,118 1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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