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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터짐 님의 서재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사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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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터짐
작품등록일 :
2024.08.17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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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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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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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불화(佛畫)

DUMMY

3-


[체력이 1올랐습니다.]


눈앞에 나타난 메시지에 두 눈을 깜빡였다.


“이게 뭐지?”


일반적인 고사리에 비해 줄기가 두꺼운 것뿐.

별다른 차이가 없는 고사리를 먹고 스탯이 올랐다.


‘이런 능력도 있는 건가?’


공양물을 섭취하면 스탯이 오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여러분 먹고 계신 고사리를 앞으로 제게 나눠주실 수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이 능력을 계속 활용할 뿐.


[이. 이런 공양물을 말입니까?]


[그러기에는 너무 질이 떨어지는데..]


난색을 표했던 사제들을 설득하자 매 식사마다 고사리를 공양하기 시작했다.


“음....”


아무런 양념은 돼 있지 않았으나 평소 먹는 고사리보다 식감이 좋았고

입안에 단맛이 가득 퍼져나갔다.


“하루에 한 번인가?”


며칠 동안 고사리를 공양받으며 많은 것을 알아냈다.


우선 섭취로 스탯이 오르는 것은 하루에 한 번뿐.

심지어 며칠 반복해서 먹자 스탯이 오르지 않는 날도 있었다.


‘다른 나물도 알려주면 될 거 같네.’


다행히 고사리 말고도 다른 나물은 많았기에.

우선 저들의 체력이 조금은 회복되면 알려주면 될 것 같았다.


“요즘 성택 쌤 몸 좋아진 거 같지 않아?”


“소문으로는 각성했다는데?”


“그래서 그런가? 그렇다고 하기에는...”


체력이 오르며 몸에 변화도 생겼다.


우선 매일 앉아있어 구부정했던 허리와 목이 점점 펴졌고

매일 시달렸던 요통 등이 느껴지지 않았다.


‘시력도 좋아졌고. 몸이 전체적으로 가볍다.’


30평생 공부만 했었기에.

이런 건강한 몸은 처음이었다.


“그런데 이거 어쩌지?”


손에 들린 등기를 보며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신인 각성자 연수 일정>


마치 예비군 훈련 통지서처럼 생긴 등기.

그곳에는 경기도 일산의 한 곳에서 각성자 연수가 진행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번 연수에서 우리 학원 출신들 대박이네.

-아니 해성 길드 소속 걔 누구임?

-하... 연수 망한 썰 푼다. 이제 인생도 망한 거냐?


연수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몇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우선 대부분 각성자들이 학원, 과외 등으로 기본적인 무기와 스킬을 사용하는 법을 배우고 온다고 했다.


그리고 연수에서 받은 평가로 앞으로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


“과외받을까?”


남은 기간은 1주일.

학원에 등록하기에는 늦었고 과외를 찾아본 것도 잠시.


평균 과외비 2,000만원 이상이라는 사실에 주먹을 꽉-쥐었다.


머릿속이 살짝 복잡해졌다.


무기를 휘둘러본 거라고는 의경 시절 방패술뿐.

심지어 사용할 수 있는 스킬 비슷한 건 전혀 없었다.


‘그때 프로그램 들을걸.’


직원이 추천해줬던 프로그램이 잠시 머릿속에 떠올랐으나 털어냈다.


과거의 일을 후회하기보다 앞으로 할 일을 정리하는 게 100배 나았으니까.


그렇게 머릿속에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던 것도 잠시.


[자 모여라 세브라스 수도원의 형제들이어!]


수도원 사람들의 법회(法會)를 바라보았다.


‘이것도 일단 처리하기는 해야겠네.’


주지 스님이 일단 조사하라고 주신 유물이었다.

그러나 이걸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는 없는 노릇.


어떻게든 내 개인 소유물로 바꿔 집에 가져가야 했다.


[세존께서 뗏목에 대해 말씀하셨다.]


수도원장인 유타르가 지난번 깨달음에 대해 설명해줬다.

그 모습에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때 나는 문득 깨달았다.]


그가 설교를 할 때마다 그의 지팡이에서는 새하얀 빛이 났다.


‘잠깐만..’


신성력.

신의 힘을 빌려 기적을 일으키는 힘.


“저거 배우면 되는 거 아니야?”


생각보다 답은 가까이에 있었다.


***


[신성력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달라는 말씀이십니까?]


[세존께서 신성력을?]


신성력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달라고 하자 놀라는 사제들을 모습.


하기야. 이들의 입장에서는 신이 자신이 힘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달라는 모습.


‘예수님이 기도하는 방법 알려달라는 거랑 비슷한 거지.’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세존이 아닙니다.”


정정해줬지만, 듣지 않는 모습.

그러나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유타르가 앞으로 나왔다.


[세존께서 원하신다면 세브라스 수도원의 모든 것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됐다!’


그 모습에 미소가 지어졌다.


인터넷에서 스킬 하나 배우는 데 수억 원 이상이 든다고 들었거든.


-파이어볼 하나 배우는 게 1억 맞냐?

-마탑새끼들 또 후려치는 거 아니야?

-내 친구는 사제라 정부 지원이 조금 나왔는데도 5000만원 이상이더라.


남들은 스킬 하나 배우기 위해 수억 원이 들었지만, 내게는 해당하지 않는 일.

평생 신성력을 사용했던 세브라스 수도원 사제들에게 직접 배우면 그만이었거든.


[처음 신성력을 사용하신다면 치유가 좋겠군요.]


유타르에게 처음 신성력을 사용하는 사제라 생각하고 가르쳐달라고 했다.


그의 말에 의하면 모든 기술을 한 번에 배우기보다 한가지 기술을 완벽히 익히고 다음 단계로 나가는게 좋다고 했다.


[이렇게 사용하는겁니다.]


“?”


그가 들고 있는 지팡이에서 새하얀 빛이 터져 나왔다.

그와 함께 살짝 상처 입은 다른 사제의 상처가 순식간에 치료되는 모습.


“주문 같은 건 안 외우나요?”


어떤 사제들은 경전을 읽거나 자신들만의 주문을 외웠던 것.


[그런 걸 외워야 하는 겁니까?]


들어보니 이들은 그런 행위는 하지 않았다.


[그저 상상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신의 형상.

혹은 치료되는 상상을 했던 것.


[저는 상상보다 찬가를 부릅니다.]


[세존이시어 제 방식은 다릅니다! 스스로에게 고통을 줍니다.]


“오...”


모든 사제들의 방식이 달랐다.


‘이런 식으로 신성력을 사용하는구나.’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을 사용하는 것.


경전을 중얼거려보았다.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내가 잘하는 거.”


가장 오래 했던 일.


절로 머릿속에 불화(佛畫)가 떠올랐다.


“될까?”


의구심이 들었다.

불화를 그리면서 신성력을 사용하다니.


‘누구를 그리지.’


유타르는 상상을 하라고 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수천 점이 넘는 불화.


한국, 중국, 일본 각국의 불화에서부터 각 시대별 작품들까지.


“역시 이분밖에 없다.”


치료라는 말에 단 한 부처님만 떠올랐다.


약사여래불.

12대원을 세워 부처가 됐고

치병(治病)과 관련돼 신앙의 대상이 되곤 했거든.


고려 불화에서 나오는 변상도, 설법도 같은 복잡한 그림은 쉽게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았다.


‘오히려.’


사찰 후불벽.

즉, 조각의 뒤에 걸린 간단한 그림을 떠올렸다.


먹으로 필선을 그리고 간단한 형상을 그렸고

수인은 한 손은 무릎 위에 올리는 촉지인(觸地印) 다른 손은 약합을 들고 있는 모습을 상상한 것도 잠시.


“어...?”


[초급 힐을 사용하셨습니다.]


놀라운 메시지가 눈앞에 나타났고.


“이게 뭐야.”


서 있는 바닥에 내가 상상한 약사여래불이 그려졌다.


믿기 어려운 모습에 눈을 크게 뜨던 것도 잠시.


[세. 세존이서!!]


갑자기 상자 안의 사제들이 소리치기 시작했다.


[방금 무엇을 하신 겁니까!?]


[하늘에..하늘에...]


[어떤 형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신성력을 사용하자 그들 세상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다는 이야기.


혼란스러워하던 그들 중 유타르가 앞으로 나왔다.


[세존이시어. 방금 보여주신 저것...저것을..]


[내려줄 실수 있으십니까?]


“약사여래도를?”


[저걸 보니 어떤 깨달음이 떠오른 것 같았습니다!]


[맞습니다. 세존이시어! 저분을 보니 어째서인지 신성력이 반응했습니다!]


[마하-아델!!! 저게 신의 모습인가!?!?!]


방금 그린 약사여래도를 내려달라는 이야기.

그러나 저들 세상에 내가 직접적으로 간섭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어떻게 하지.”


그렇게 잠시 고민했던 것도 잠시.


[세브라스 수도원과 사용자가 연결됐습니다.]

[세브라스 수도원에 보시(普施) 하시겠습니까?]


“?!”


놀라운 메시지가 눈앞에 나타났다.


***

“사제가 두 명이나?”


5성급 각성자 홍혜린은 눈을 반짝였다.

정부에서 진행하는 던전 연수.


등급이 낮은 던전에서 실전 경험을 쌓게 하는 프로그램.


과거 멋모르고 던전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정부 차원에서 만든 프로그램.


그런 취지도 있었지만, 홍혜린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있어 이런 꿀 알바 자리는 용돈벌이 수단에 불과했으니까.


‘크으.. 그때 코코 코인을 사는 게 아니었는데.’


폭락했던 코인만 아니었으면 이런 귀찮은 일도 나오지 않았을 거다.


어차피 이런 프로그램 참여하는 각성자들은 낮은 등급인 1,2성급 헌터뿐.


높은 등급의 각성자들은 길드에서 관리했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할 이유가 없었다.


“던전에 들어가셔서 몬스터를 상대하시면 됩니다.”


일산의 한 던전.

과거 거대한 빌딩이었으나 지금은 고블린들이 자리한 1성급 던전이었다.


홍혜린은 던전에 참여한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간단한 장비를 착용한 전사가 둘.

특이하게도 이번 기수는 사제도 두 명이었다.


‘사제들이나 봐야겠네.’


홍성택, 김유진.

그 중 홍혜린은 김유진에게 주목했다.

각성 등급이 2성급이었고 나이도 20대 초반이었기에.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했으니까.


‘그에 비해...’


30대가 넘었으며 던전과 관련된 직종에 종사하던 것도 아니었다.

각성 등급도 1성급이니 김유진에 비교가 되는 모습.


자신도 그것을 아는지 던전안에서 김유진은 어떻게든 자신의 눈에 들려고 하고 있었다.


“치유하소서. 그분께서 말씀하시기를 빛이 이 땅에 내려오고 천사들이 찬가를 부르니 악을 소멸하고 어둠을 밀어 내리라!!!!”


‘괜찮네.’


작은 빛이 김유진의 몸에서 일어났다.


신성력을 사용할 때 사용하는 주문도 짧았다.


홍혜린은 김유진의 이름을 머릿속에 기억하기로 했다.

저런 재능있는 사제는 자신의 길드에서 키울만한 가치가 있었으니까.


“좋습니다.”


이미 이번 기수는 김유진에게만 집중하기로 했다.

나머지는 그저 합격점을 주고 자격증만 발급을...


“치료되라.”


“?”


“치료되라. 치료되라. 치료되라!”


“??”


그러다 홍성택이 신성력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뭐.뭐하시는거에요?”


“신성력 사용하는데요?”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는 모습.


‘이.이게 뭐야?’


수많은 던전을 다녔고

수많은 사제와 함께 했다.


맹세하건대 방금 홍성택처럼 짧은 시간에 신성력을 사용하는 경우는 단 한번도 보지 못했다.

게다가 1성급이라는 게 믿기지 않게 순식간에 중상에 가까운 상처를 치료하는 모습.


‘저. 저게 뭐야 그리고.’


“치료돼라!”


바닥에서 신성력이 피어오르는 모습을 바라본 순간.

홍혜린은 눈을 떼지 못했고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지금 저 남자를 잡지 못한다면.

나중에 후회할 게 분명하다고!

P1040226.jpg


작가의말

아무리 찾아도 제가 찍은 촉지인에 약사여래도가 없네요.....조만간 다시 답사를 다녀오겠습니다... 사진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삼릉계 출토 석조약사여래좌상인데요. 오른손을 무릎위에 올리는 저 수인이 촉지인입니다. 그리고 왼손 위에 작은 구슬같은게 있는데 약사여래의 지물로 추정되는 물건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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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진언 +2 24.09.06 2,162 76 13쪽
18 수도원 입구 +6 24.09.05 2,281 74 13쪽
17 신중도 +5 24.09.04 2,388 90 12쪽
16 +1 24.09.03 2,617 67 14쪽
15 <삭>자. +2 24.09.02 2,707 78 12쪽
14 범자 +5 24.09.01 2,821 86 12쪽
13 정화 +4 24.08.31 2,907 91 13쪽
12 성기사 +2 24.08.30 3,001 88 11쪽
11 원통보전 +1 24.08.29 3,184 102 12쪽
10 마하야나 +2 24.08.28 3,321 100 13쪽
9 속리산 +3 24.08.27 3,509 96 12쪽
8 농사 +2 24.08.26 3,660 101 13쪽
7 세트 24.08.25 3,786 104 12쪽
6 3D프린터 +2 24.08.24 3,813 104 12쪽
5 수도원 건물 +2 24.08.23 3,972 109 14쪽
» 불화(佛畫) +5 24.08.22 4,119 117 11쪽
3 고사리 +5 24.08.21 4,237 12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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