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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터짐 님의 서재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사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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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터짐
작품등록일 :
2024.08.17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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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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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속리산

DUMMY

8-


[필요한 재료가 부족합니다.]


“?”


[3성급 마석 0/1]

[2성급 몬스터 파편 0/100]


“??”


[소요 경비 0/10,000,000원]


“???!”


전각을 추가로 건설하는 데 필요한 비용.


“이건 또 뭐야.”


마석.

멸망 위기까지 갔던 인류가 버틸 수 있게 해준 희대의 발견물.


마석은 다른 에너지 자원을 대체할 수 있었다.

심지어 아티펙트, 영약 제작 등 현 인류에 필요한 모든 곳에 사용됐기에.

인류 생존을 위한 필수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3성급 정도라면 충분히 현금으로 구할 수 있었다.


“무시해볼까?”


나머지 요구 조건들은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기에.


무시하고 사제들을 시켜 전각을 건설하면 되는 게 아닌가 했다.


[새로운 전각을 말입니까?]


[세존이시어. 저희도 방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하-아델 거행하겠나이다!]


실제로 사제들도 의욕을 가지고 건설했던 것도 잠시.


[따.땅속에 몬스터가 있었다!!!]


[크.크아아아아!! 막아라..막아!!!]


[어...? 갑자기 왜 태풍이?]


[말도 안 돼 어떻게 태풍이 딱 저 건물만 휩쓸고 지나간단 말인가..]


“........”


그러나 건설이 시작되자마자 몬스터 혹은 자연재해로 불가능해진 것.


‘구해야겠네.’


전각을 새롭게 건설하기 위해서는 저것들이 꼭 필요했다.


[세존이시어. 실망하지 마시옵소서.]


유타르가 너털거리며 외쳤다.


[사제들의 첫 수확물을 바치니 이걸로 노여움을 푸시지요!]


사기적인 성장 속도로 1주일 만에 벼가 익은 것.


벼를 내게 바치자 그릇에 담긴 새하얀 쌀이 책상 위에 나타났다.


딱 봐도 품질이 좋아 보이는 쌀의 모습.

빠르게 밥을 지은 다음 그 위에 여러 나물을 올려 비벼 먹어본 것도 잠시.


“어?”


입안에서 느껴지는 찰진 단맛에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맛있다...”


[오오! 이게 뭐야? 엄청 맛있는데?!]


[말도 안 돼.. 예전 귀족들 초대로 먹어봤던 그때 그 밥보다 맛있잖아?]


[이것 또한, 기적이다!! 기적이야!!!]


사제들도 식사하기 시작했는지 기분 좋게 외치는 모습.

심지어 몇몇 사제들은 밥을 먹으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하하.. 이정도일 줄이야.”


생각 이상의 효과에 기분이 좋아졌고

앞으로 복장물을 통해 다른 작물의 씨앗도 보내주기로 결정했다.


[세브라스 수도원에서 재배한 쌀을 먹었습니다.]

[체력 1, 민첩 1이 상승합니다.]

[체력이 회복됩니다.]


“!?!?!?!”


밥을 다먹자 놀라운 메시지가 눈앞에 나타났다.


“이. 이게 무슨.”


쌀밥을 먹고 스탯이 오른 것도 모자라 포션처럼 체력을 회복했다는 이야기.


슬쩍 몸 상태를 바라보자 전날 밤을 새웠던 피로가 거짓말처럼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잠깐만 그러고 보니까..”


믿기지 않는 효과에 무언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약사여래와 관련된 경전에서 쌀밥과 관련된 내용이 하나 있었거든.


<밥이 보약이다> 라는 말을 약사여래경에서 전했고

실제로 몇몇 작품에서는 약사여래가 쌀밥을 지물로 쥐고 있기도 했다.


‘이거라면..’


애써 포션을 사서 들고 다닐 필요가 없는 것.


얼마 전에 정부에서 왔던 공문이 떠올랐다.


각성자 동원 일정.

던전 근처에서 복무하는 대가로 일당 100만 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


특수 직종인 사제였기에 가능한 금액이었고

전각 건설에 필요한 재료를 수급하기 좋은 기회임이 분명했다.


“몇 가지 준비해야겠네.”


쌀밥을 보며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김밥, 주먹밥 등.

그런 것들이 머릿속에 떠올랐거든.


***


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


한때는 거대한 산맥으로 이루어져 있던 곳.


‘변했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대학원에 있을 때 이곳에 있는 산성, 사찰 조사에 나선 적이 있었다.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조사해보는 거다.

-저기는 절벽인데요?

-저기에 왠지 사찰 터가 있을 거 같단 말이지.

-교수님 저기는 절벽인데요?


그때 기억이 떠오르자 입가에 씁쓸함이 맴돌았다.


대학원 추억이 떠올라서가 아니었다.

당시 기억을 떠올릴 흔적이 대부분 남아있지 않았거든.


산맥 군데군데는 운석을 맞은 듯 움푹 파여있었고

울창했던 나무들은 대부분 말라비틀어진 모습.


“마기 저항 패드 사세요!”


“저항 마스크 하나에 10만 원입니다!”


“좀비 면역 스프레이 팝니다! 마탑에서 제작한 거예요!”


조금만 둘러보아도 서양식 묘지, 거대한 첨탑과 구덩이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와 함게 주변에서 언데드와 관련된 장비들을 파는 상인들까지.


단순히 수백개 이상의 던전이 생긴 결과가 아니었다.

아예 다른 차원이 간섭했다고 전해졌고

수많은 전투의 결과 이전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진 모습.


이전에 대추로 속을 가득 채웠던 찐빵, 대추차, 등 보은과 관련된 것들은 그다지 보이지 않았다.


느껴지는 것은 피부를 저릿하게 만들 정도의 사기와 대기 중에 녹여있는 마기뿐.


<정기 동원 일정 알림>


수도원에 새롭게 전각을 추가하려는 계획이 망가진 그 순간.


기다렸다는 듯 핸드폰에 정기 동원 일정 메시지가 전송됐다.


[(구)속리산 인근 좀비 토벌 일정 알림]

[문의 사항은 아래의 링크...]


다시 봐도 예비군 동원 메시지와 비슷한 형식.


이곳에서 내 역할은 정부 소속 사제로 1주일간 복무하는 형태인 듯했다.


그 대가로 일당 100만 원에 몬스터를 잡으면 부산물도 주었기에.

고수익 알바라고 생각해도 좋았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아무 말 없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정하나.

대형길드인 <창천>길드 소속의 신입.


허리춤에 차고 있는 검이 그녀가 기사와 관련된 직업에 적성이 있음을 알려주었다.


‘조금 특이하긴 하네.’


이곳에 동원되고 난 이후.

조원으로 배치된 사람이 대형길드 소속의 신입이라는 사실이 조금은 신기했다.


특히나 창천이라면 대한민국 10대 길드 중 하나에 들었기에.

거기서 파견된 사람들끼리 조를 이루는 게 보통이거든.


“메이킨 길드 이쪽으로 모이세요!”


“정부 소속 일용직들 이쪽입니다!”


“서쪽 능선 요새화 작업에 동원될 겁니다. 정부 소속 일용직 분들은 장비 점검 부탁드릴게요.”


바로 지금처럼.

동원 방식에 따라 조들이 달라졌다.


정부에서 직접 고용된 사람들은 대부분 길드 소속보다 능력이 떨어지기 마련.

이들은 잡일이나 1,2성급 몬스터를 토벌하는데 동원되는 것뿐.


대부분 고수익을 얻거나 살짝 위험한 지역에는 길드 소속의 헌터들이 파견됐다.


이곳에서 정하나와 내가 맡은 업무는 순찰.


속리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특이사항을 보고하고

가끔 나타나는 몬스터를 다른 각성자들과 함께 처리하는 것이 전부일 뿐.


“좀비다!!!”


“....”


“좀비다!!좀비다!! 좀비다!!”


“?”


가끔이라는 말을 정정하고자 한다.


한걸음 내딛으면 수백 마리의 좀비들이 땅 밑에서 나타났다.


두 걸음 내디디면 다른 좀비들이 또다시 달려들었기에.

수색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토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근데 쟤는...’


옆에서 검을 휘두르는 정하나를 바라보았다.


‘안 힘드나?’


수백 마리 좀비를 상대로 작은 상처 하나 입지 않았고

숨조차 고르지 않았다.


듣기로는 벌써 4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하니.

창천길드에 영입될만한 재능을 증명한 모습.


더 놀라운 건 전투가 끝나고 쉬지 않고 검을 휘두른다는 사실.


살짝 쉬자고 묻자 정하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강해져야 해요.”


몇 차례 더 말을 걸었지만, 똑같은 말을 반복할 뿐.

이쯤 되자 나도 말하는 걸 그만두었다.


애초에 이곳에서 새로운 친구를 구할 생각은 없었으니까.


‘내 목표는.’


2성급 몬스터 파편 100개.

3성급 마석 1개.

1000만 원의 현금뿐.


모두 수도원의 새로운 전각을 세우기 위한 재료들.


좀비들이 중 간혼 2성급 이상의 존재가 나타났기에.

파견된지 이틀 만에 벌써 20개에 달하는 파편을 모았다.


“좋네.”


이정도 속도라면 다음 파견 때 재료를 모두 모을 수 있을 게 분명했다.


그렇게 미리 준비한 김밥을 먹고 있던 것도 잠시.

묘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정하나와 눈이 마주쳤다.


‘음... 뭐지?’


그녀는 평상시에 먹고 있던 유명 요리사가 만든 샐러드를 먹고 있었다.

그러나 시선은 어째서인지 내 김밥에서 떨어지지 못하는 모습.


“먹을래요?”


그 모습에 살짝 권유하자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궁금하기도 했고.’


세브라스 수도원에서 재배한 쌀을 섭취하면 스탯이 올랐다.

과연 이 능력이 다른 사람에게도 적용될지 궁금해진 것.


“어라? 이건...”


김밥을 처음 먹자 눈을 크게 뜨는 정하나.


“말도 안 돼 이런 맛이라고? 대체 이거 어떻게 만든 거죠?”


“지난번 길드 회식 때 먹었던 5성급 호텔 주방장도 이런 식감 못 만들었어요.”


“.....”


“잠시만. 체력이 회복되잖아! 이거 성택 씨 스킬인가요?”


원래 저렇게 말이 많은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혼자 떠들던 정하나는 이내 무언가 눈치챘는지 살짝 얼굴을 붉히는 모습.


“대단해요. 이 맛, 이 능력.”


체력은 회복되나 스탯은 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사기적인 능력임은 분명했다.


체력포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공정, 재료, 금액들이 필요했던 것과 달리.

나는 사제들을 시켜 쌀을 재배하면 그만이었거든.


“길드에 말하면 아마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요.”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 정하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대형길드에 이 쌀밥을 납품한다면.

분명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지난번 요리사로 각성한 사람도 이런 비슷한 능력을 발휘했거든요.”


“요리사요?”


“가끔 그런 특이한 직업에 적성을 가지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번에 길드에 영입한 요리사가 만든 요리를 먹으면 일시적으로 스탯이 증가하는 능력이 있었거든요.”


“그렇군요.”


‘대박인데?’


일시적으로 능력을 상승시켜주는 것과 다르게.

나는 영구적으로 능력이 올라갔다.


수도원의 능력에 대해 다시 한번 감탄사를 내는 것도 잠시.


“좀비다!!!”


또다시 좀비들이 출몰했다는 이야기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동안 정하나가 상처 하나 안 입어 신성력을 사용할 일이 없었지만, 그래도 보여주기식 일은 해야 하잖아?


“젠장! 저게 뭐야!?”


“사. 산이 움직이잖아!?”


“후퇴!! 후퇴하라!!!”


‘무슨...’


선두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이전과 다른 상황임을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었다.


산맥을 바라보았다.

죽은 나무들이 가득했던 그곳에서는 점으로 이루어진 무언가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


마치 산맥 전체가 움직이듯 파도처럼 쏟아지는 좀비들.


“퇴로가 막혔다!”


누군가의 중얼거림에 뒤를 돌아보았다.


반대편 산맥에서도 좀비들이 미친 듯이 쏟아지고 있었고

그들이 움직이는 방향 그대로 검은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모습.


“마기?”


지난번 수도원을 덮친 그 기운과 비슷했기에.

어렵지 않게 저 먹구름의 정체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크.크아아아아아!!!”


“젠장.. 마기라니!!”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몇몇 사람들은 마기에 노출돼 괴로워했고

패닉에 빠져 대열을 이탈해 도주하는 사람도 눈에 보였다.


“정하나씨 우리도 어서...어?”


3성급 헌터인 정하나와 내 신성력이면 이곳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녀는 그런 무위를 가지고 있었고

내 기적은 그것을 뒷받침해줄 능력이 있었으니까.


‘뭐야.’


그러나 옆을 보자 마치 겁먹은 아이처럼 웅크리며 덜덜-떠는 정하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엄마..”


“정하나씨?”


왜 이런 모습을 갑자기 보여주는 걸까?

머릿속은 복잡해졌고


콰가가가강- 사방에서는 무언가 터지는 듯 파공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엄마.. 살려줘..”


“........”


정하나의 중얼거림.

그것이 지금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았다.


작가의말

이건 저작권 때문에 올릴수가 없네요. 고려 불화중 약사여래 변상도 한번 찾아보세요. 거기에 지물로 부처님이 쌀밥을 들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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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 24.09.03 2,617 67 14쪽
15 <삭>자. +2 24.09.02 2,707 78 12쪽
14 범자 +5 24.09.01 2,821 86 12쪽
13 정화 +4 24.08.31 2,907 91 13쪽
12 성기사 +2 24.08.30 3,001 88 11쪽
11 원통보전 +1 24.08.29 3,184 102 12쪽
10 마하야나 +2 24.08.28 3,321 100 13쪽
» 속리산 +3 24.08.27 3,510 96 12쪽
8 농사 +2 24.08.26 3,660 101 13쪽
7 세트 24.08.25 3,786 104 12쪽
6 3D프린터 +2 24.08.24 3,813 104 12쪽
5 수도원 건물 +2 24.08.23 3,972 109 14쪽
4 불화(佛畫) +5 24.08.22 4,119 1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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