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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러브 님의 서재입니다.

레벨업 하는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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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러브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29 16:42
최근연재일 :
2024.06.20 20:2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11,022
추천수 :
470
글자수 :
131,773

작성
24.06.0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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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1화. 너무 좋아하시는데

DUMMY

11화. 너무 좋아하시는데




최태평이 차를 세운 뒤 내리면서 중얼거렸다.


“주차장은 따로 없나 보군.”


테이크아웃 전문점도 아닌데,

요즘같은 시대에 주차가 제공되지 않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마이너스 요소다.


그렇게 조금 걸어서 도착한 총각커피 앞.

지난번 1+1이벤트 때와 얼핏 보기에는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모습이었다.


'외관은 크게 달라진 게 없군.'


그때도 지금처럼 테이크아웃을 하기 위해 사람들이 줄서있었으니까 말이다.

물론, 그전과는 다르게 일부러 한적한 시간을 골라 온 차이는 있었다.


이번에는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온 만큼,

매장으로 직접 들어가 확인할 생각이었으니까.


딸랑- 거리는 소리와 함께

총각커피 입장.


“어서 오세요.”


명쾌한 인사 소리가 먼저 맞이한다.

이어서 안을 둘러보며 자리를 찾는 최태평.


‘한적한 시간인데도 사람이 꽤 많네.’


그만큼 자리를 잡았다는 뜻이겠지.

구석 쪽으로 1인석의 된 빈자리가 하나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과 의자의 사용감을 보니,

최근에 들여놓은 자리인 듯싶었다.


'공간을 잘 활용했어.'


최태평이 테이블위로 핸드폰을 올려두고 카운터로 향해 줄을 섰다.


줄을 서며 자연스럽게 메뉴판 체크.


아메리카노와 라떼로 커피 2종류.

간식거리인 토스트 하나로 이루어진 단 세 개의 메뉴.


요즘 체인점들과 비교하면 단촐하기 그지없는 수준이다.

그런데, 가격을 보니 생각보다 저렴했다.


'토스트가 2000원?'


이거 하루에 100개팔아봐야 얼마나 남는다고.

게다가 커피도 가격이 별로 비싸지 않았다.


대충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데,


“주문 도와드릴게요.”


친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느새 자신이 차례가 된 것이었다.


최태평이 잠시 고민하다가 카운터의 여자에게 물었다.


“여기 커피는 어떤 스타일인가요?”


커피가 어떤 스타일이냐는 물음.

정말 별거 아닌 것 같은 질문이지만, 대답하기에는 생각보다 까다로운 질문이었다.


당장, 자신이 운영하는 매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찾기 어려웠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아, 저희 커피는 아메리카노랑 라떼용으로 두 종류의 원두를 직접 블렌딩해서 사용하거든요. 그래서 아메리카노는 약간 약한 산미와 함께 깔끔한 맛에 집중된 스타일이고, 라떼는 반대로 찐하고 묵직한 스타일입니다.”


한치의 망설임없이 들려오는 대답에,

최태평이 살짝 놀랐다.


이 여자가 사장인가?


“혹시, 사장님이신가요?”

“아, 아니요. 저는 그냥 아르바이트생. 사장님은 저기 저분.”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는 남자가 토스트를 굽는 중이다.

아르바이트생이 이렇게 대답을 한다고?


“그렇군요. 그럼 그 토스트랑 먹을 땐 어떤 음료가 좋을까요?”

“개인적으로는 깔끔한 아메리카노를 추천드립니다.”

“그럼, 그렇게 주세요.”

“네. 결제도와드릴게요. 카드 이쪽으로 넣어 주시고.”


여자가 카드를 건네며 말을 이었다.


“앉아 계시면, 가져다 드릴게요.”


완벽한 응대. 게다가 신속하기까지.

일단 알바생이 보통이 아니다.


게다가 메뉴를 직접 가져다 준다니?

물론, 요즘에도 메뉴를 가져다 주는 카페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그 카페들이 이 가격은 아니지 않던가.

그래서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왠지모르게 대접받고 있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기분 좋게 테이블로 향한 최태평이 본격적으로 오밀조밀하게 하나씩 뜯어보기 시작했다.

13평의 작은 카페라고 하기에는 생각보다 그리 좁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조금 신기한 것은 이곳에 있는 가구들이었는데,

서로 일정한 모양의 세트가 아니라 다 각자가 다른 모양의 가구들이라는 것이다.


마치, 그때그때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구해다가 채운 느낌이랄까.

그런데, 그게 생각보다 별로 거슬리거나 하지 않는다.


하나씩하나씩 뜯어보다 보니,

이 카페에서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토스트를 굽는 사장과 커피를 내리는 알바생과의 호흡.


‘둘이 무슨 로봇이라도 되는 건가?’


둘의 움직임은 솔직히 조금 놀라울 정도로 경이로웠다.

아무리 메뉴가 적다고는 하지만, 저렇게까지 서로 움직일 수가 있는걸까 싶을 만큼.


내 매장 사람들도 저렇게 움직일 수 있다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토스트와 커피가 담긴 트레이를 든 남자가 이쪽으로 향했다.


‘내가 시킨 메뉴구나.’


“주문하신 아메리카노와 토스트 나왔습니다.”


성도윤이 메뉴들을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토스트는 뜨거울 때 드셔야 더 맛있어요.”


뭐지 이 친절함은.

그렇게 처음 얼굴을 마주한 최태평.


그런데, 그의 얼굴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젊은 친구가 왜 몇십 년은 장사해온 사장님같은 느낌을 풍기는 걸까.


‘이거.. 단순히 운이 아니야.’


아니지. 아직 단정짓기에는 일렀다.

가장 중요한 과정이 하나 남아있었으니.


뜨거울 때 먼저 먹으라고 했지?

왠지 모르게 머릿속에 남아있는 설명에 최태평의 손이 자연스레 토스트로 먼저 향했다.


그렇게 한 입.

최태평의 눈이 부릅떠졌다.


‘이게 진짜 2000원이라고?’


말도 안 돼.

입안에서 느껴지는 이 풍부한 맛.


이어서 커피로 향한 손.

빨대로 쭈욱 빨아들이자,


아까 알바생이 설명했던 그대로 입안이 깔끔해져 버린다.


이쯤 되자,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이거 같잖게 여론전이나 이런 방법으로는 어림도 없어.

이건... 그래. 차라리, 여기를 인수하는 게.. 아니지 그냥 내가 체인점을 문의해볼까?


최태평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그때,

성도윤은 눈앞에 나타난 메시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업적포인트 +1 를 획득하였습니다.】

【감동포인트 +1 를 획득하였습니다.】


저 아저씨 너무 좋아하시는데?



* * *



총각커피 영업종료.


성도윤이 오늘 경험으로 두 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먼저 ‘사장의 얼굴’은 일종의 패시브 스킬이라는 것.


처음에는 오해도 조금 있었다.

오늘따라 일하면서 몇몇 손님들과 자꾸 눈이 마주쳤기 때문이다.


‘오해할 뻔했잖아.’


나에게도 영화 같은 일이,

벌어지는 줄 알았었지.


덕분에 알 수 있었던 감동포인트 획득 조건.

맛, 서비스 등 어떤 쪽에서든 손님이 만족에 따라서 얻을 수 있는 그런 포인트였다.


그래서,


【보유한 감동포인트 : 19】


오늘 획득한 포인트.

이 정도면 얼마 안 가서 곧 명부 살 수 있겠는데?


그때, 들려오는 김예나의 목소리.


“사장님. 저, 이번 주 일요일에 알바 못 나올 것 같아요.”


그리고 이어지는 날벼락 같은 선언.

뭐..?


아니, 장군님이 안 계시면 저는 어찌합니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할머니 생신이셔서, 가족 행사 있거든요.”

“그, 그렇구나.”


그래. 가족은 어쩔 수 없지.

그래도 희망은 있다.


“알았어. 근데, 예나야 혹시 주변에 너 대신에 땜빵 올 친구는 없어? 너처럼 일 좀 잘하는 친구로.”


성격이 이상한 건 내가 어떻게든 견뎌볼게.


“에이, 저 같은 사람이 어딨어요? 차라리 이참에 알바생을 뽑는 건 어때요? 우리 휴일도 없이 달려왔는데.”


맞는 말이었다.

나도 내가 언제 쉬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안 그래도 이번 달에 정산하고 나서 알바생을 뽑을까 고민 중이긴 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흘러갈 줄이야.


‘그래. 그냥 뽑자.’


어차피 매출은 어느 정도 올라온 상황.

예전처럼 알바생을 쓰기가 버거울 만큼 돈에 쪼들리는 것도 아니잖아.

오히려, 이제부터 앞으로 더 나아가려면 꼭 해야 할 일이었다.


“좋아.”

“정말요?”


쉴 수 있다는 말 때문일까.

김예나의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


“그래서 말인데.”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 한 가지 더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바로, 알바생보다 더 중요한 직원 만들기.


특히, 일 잘하는 김예나 같은 녀석을 놓칠 수는 없지.

성격은 좀 이상하지만,


“예나야. 너 우리 카페 알바생 말고, 직원 할래?”

“직원이요?”

“어. 알바 말고, 직원.”

“사장님..”


김예나의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녀석. 감격했나 보구나? 내가 사람 보는 눈은 있다니까?


“그런 건 먼저 급여부터 말해주는 게 순서죠."


어, 아.. 그렇지.

내가 잠시 김예나 라는 걸 잊고 있었네.


그렇게 직원이 된 김예나.

첫 업무는 알바생 모집 글이었다.


[총각커피 아르바이트생 모집]


장점 : 음료무제한, 간식무제한, 시급 높음

단점 : 힘듦

자격요건 : 경력자 우대, 초보자도 가능.


“어때요?”

“괜찮은 것 같긴 한데.. 단점을 꼭 적어야 할까? 그러다가 지원자가 없으면?”

“걱정하지 마세요. 시급 높으면 알아서 다 찾아올 테니까.”



* * *



며칠이 지났다.


【보유한 감동포인트 : 72】


좋아.

조만간 상점을 사용해 볼 수 있겠어.


이어서 퀘스트와, 여러가지 메시지 체크를 끝낸 성도윤이 오늘 찍은 매출을 확인했다.


‘매출이 살짝 떨어지기 시작하네.’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이전에 비해서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다.


체감상으로도 토스트를 만들면서 느껴지는 게,

재료소진으로 솔드아웃 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났으니까 말이다.


처음처럼 폭발적인 반응이 사라졌다고나 할까.


그래서 일단은 그 대책으로 김예나의 샌드위치를 개량하는 중이었다.

이게 부족한 매출을 메꿔 주겠지.


“어때요?”


김예나가 새로 만든 샌드위치를 내밀었다.

한입 베어 물자,


<예나‘s 샌드위치>

맛 ★★★★★


역시나 별이 다섯 개.

하지만 그다지 좋아할 일은 아니었다.


이미 이 샌드위치가 별점이 5점이 된 지는 꽤 지났으니까.

중요한 것은 오히려 단가였다.


“맛있네. 그래서 단가는?”


김예나가 스마트폰을 보며 자신있게 답했다.


“이번엔 1600원!”


1600원?

이 정도면 진짜 많이 낮췄다.


처음 가져왔을 때는 얼마였더라?

대충 한 3천원도 그냥 넘어갔던 거 같은데.


“그래서 얼마에 팔고 싶은데?”

“한.. 3천원?”

“오케이. 딱, 깔끔하네. 근데, 너 이거 몇개나 만들 수 있겠어?"

“음.. 하루 20개?"

“오케이. 그럼, 이것도 한정판매로 시작해보자. 이름은 생각해 봤어?”

“네. 우리 가게이름이 총각커피니까 총각마요 어때요?”


총각마요라.

카페이름도 들어가있고, 마요네즈 베이스 샌드위치니 괜찮아 보이네.


“그거로 하자.”


그럼, 등록한다?


【카페 안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메뉴가 탐지되었습니다. 메뉴를 등록하시겠습니까? Y/N】


<총각마요>

맛 ★★★★★


【별점 5개짜리 메뉴개발로 경험치 +100를 얻었습니다.】


공짜경험치는 언제나 환영이지.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그보다 오늘도 온다고 했었지?


3일간 매일같이 이어진 알바 면접.

그럼에도 아직까지 알바생을 구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왕커피에서도 일했던 친구도 있었고 별다방에서 일했던 친구도 있었지만,


김예나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니,

모두 표정이 굳으며 연락이 끊겼다.


’그러니까 너무 겁주지 말라니까.‘


그러면 누가 여기서 알바하려고 하겠냐고?

너 당장 이번주에 가족행사 있다며.


그때, 딸랑- 거리는 소리와 함께,

한 남자가 들어왔다.


한눈에 봐도 압도적인 피지컬.

딱 벌어진 체형과 굵직한 몸 그리고 째진 작은 눈.


어디선가 본적있는 이 느낌.

정답! 돌골렘!


카페 면접 보러 온 거 맞겠지..?


“안냐쎄요. 면접 보러 왔는데여.”


그런데, 그 큰 덩치와는 다르게 수줍다는 듯이 볼이 발그레해진다.

뭐야? 이 캐릭터는 또 뭔데?


“네. 어서 오세요. 이쪽으로 앉으시겠어요?”


김예나가 남자를 안내했다.

그렇게 마주 앉은 세 사람.


“커피라도 한잔 드릴까요?”

“네. 좋아여.”


성도윤이 커피를 내리러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김예나를 째려봤다.

야, 이 말투 어쩔 건데.


“오진호씨 맞으시죠?”

“네. 오진호라고 해여.”

“반가워요. 저는 사장 성도윤이라고 합니다.”

“네. 사장님 반갑습니다."


일단 예의는 바르네.

좀 많이 수줍어하는 거랑 말투 빼고.


“여기 커피요. 드시면서 천천히 이야기하세요.”


김예나가 커피를 테이블 위로 올리고는,

성도윤에게 속삭였다.


“사장님. 비고란 비고란.”


비고란?

아, 이력서의 비고란을 말하는 건가.


그때, 이력서를 살펴보던 성도윤의 눈이 커졌다.


개인 카페운영 경력 2년.

사장님이셨었어?


그리고 그 아래,

바리스타 대회 우승.


'뭐..? 대회 우승?'


그러면 엄청난 전문가라는 소리잖아?

게다가 매장 운영 경력까지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만능.


“오? 여기 커피 맛있네여.”


눈앞에서 조심스럽게 감탄하는 그의 모습이,

돌골렘이 아니라 황금골렘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선생님. 말투도 참 귀여우십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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