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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러브 님의 서재입니다.

레벨업 하는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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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러브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29 16:42
최근연재일 :
2024.06.20 20:20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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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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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1,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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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3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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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화. 사장 성도윤

DUMMY

1화. 사장 성도윤




“도윤아. 너 이 카페 한번 해보지 않을래?”


취업준비 7개월 차,

아르바이트하던 가게 사장님의 제안이었다.


“네..? 갑자기 그게 무슨..”


이해할 수 없다는 내 반응에,

사장님의 설명이 이어졌다.


“아니. 어제저녁에 부모님이 편찮으시다고 연락이 왔거든. 아무래도 내가 내려가 봐야 할 것 같아.”

“아..”

“그래서 빨리 정리해야 할 거 같은데. 오픈 때부터 함께해온 너보다 이 가게 돌아가는 거 잘 아는 사람이 어딨겠냐? 만약에 네가 한다고 하면, 나도 그냥 싸게 넘기고 내려가려고.”


이 곳은 '총각커피'라는 이름을 가진 13평 정도의 작은 개인 카페로, 이제야 조금씩 동네에서 자리를 잡아 가는 중이었다.

그런데,


‘내가 사장이 된다고..?’


의문과 당황스러움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머릿속에는 이미 오늘 찍힌 매출로 가득했으니까.


‘이거.. 잘되면 취직할 필요도 없잖아?’


종종 창업해서 잘나가고 있는 선배들 소문도 들리던데,

나도 그 소문의 주인공이 될지도 모르는 거 아니겠어?


그래.

이건 기회야!


“얼마나 싸게 주실 건데요?”


물론, 그때의 내 선택은.


.

.

.

.

.


“이번에는 대왕커피냐..”


앞치마를 두른 성도윤이 카페로 출근하며 본 인테리어 공사 현장을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그레이트커피, 빅커피, 거기에다가 이제는 대왕커피까지.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예요..”


어떻게 내가 사장이 되고 나니까,

약속이라도 한 듯이 주변에 카페들이 생기는 거냐고..


덕분에 매출은 토막 나 버렸고,

나는 다시 취업준비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당장 내일이 면접인데..’


몰려오는 스트레스에 성도윤이 눈을 감고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

그때, 가게 문이 열리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장님!”


아르바이트생 김예나였다.

김예나가 반짝이는 눈으로 손을 흔들며 들어왔다.


“일찍 왔네?”

“당연하죠. 일하기 전에 카페인 충전은 놓칠 수 없거든요. 참, 그리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연스럽게 커피머신 앞에 서서 커피 내릴 준비를 하는 김예나.

진짜 카페인 중독자 아니랄까 봐.


곧이어,

쪼르르- 소리와 함께 말이 이어졌다.


“오면서 보니까, 길가에 대왕커피 생긴대요!”


알아. 알고 있다고.

그렇게 해맑게 말하지 말라고.


내려갔던 혈압이 다시 올라오는 기분이다.


“나도 봤어.”

“아~ 알고 계셨구나? 저는 또 사장님이 모르는 줄 알았죠. 거기 딸기라떼 완전 맛있는데!”

“예나야. 너..”


성도윤이 ‘너 우리 카페 알바생이잖아. 임마.’라고 튀어나오려던 말을 삼켰다.


순간 잊을 뻔했어.

이 녀석 원래 이런 4차원이었지.


“그.. 내일 잊지 않았지? 나 면접 있는 거.”

“그럼요. 여기는 제가 지키고 있을 테니, 걱정하지 말고 다녀오세요."

“너 그러다가 알바자리 없어질 수도 있는데?"

“에이~ 그건 그날의 김예나에게 맡기면 되죠.”


별일 아니라는 듯한 쿨한 대답.

역시 너 답네.


“그래. 그럼, 내일 부탁 좀 할게. 무슨 일 생기면 카톡으로 연락하고.”



* * *



다음 날.

성도윤은 면접시간보다 조금 일찍 나와 부동산을 방문했다.

어제저녁에 갑자기 걸려 온 전화 때문이었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커피집, 오늘 무슨 일 있나 봐? 멀끔하게 차려입으니 인물이 사네.”

“아, 오후에 약속이 좀 있어서요. 그런데, 무슨 일 때문에 보자고 하셨어요?”

“다른 건 아니고 어제 상가 주인한테서 연락이 왔는데···”


이야기를 듣던 성도윤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러니까... 월세를 올리겠다고요?”


가뜩이나 매출이 떨어져서 유지하기도 벅찬 상황인데,

이젠 월세까지 올려 달라고?


‘대체, 불경기라면서 월세는 왜 안 내려가는 건데!’


내 표정이 안 좋아서였을까.

부동산 사장님이 재빨리 사족을 붙였다.


“너무 걱정하지 마. 그냥 커피집이 주변 시세보다 좀 싸게 들어갔잖아. 그래서 그런 거야. 내가 커피집 사정 모르는 것도 아니고 주인분이랑 잘 이야기해 볼게.”

“네. 감사해요. 사장님.”


성도윤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러고는 되물었다.


“그런데, 그.. 혹시, 요새 카페 보러 다니는 사람은 없나요?”

“요즘 우리도 워낙 불경기라 손님이 없어서.. 가끔 쬐그만 상가 찾는 사람들이 있긴 한데, 카페는 좀..”

“아..”

“커피집도 잘 알잖아? 이 주변에 카페가 몇 개나 있는지.”


맞는 이야기다.

더군다나 대왕커피도 합류하는 중이었으니.


“차라리 매출이라도 좀 나오면 내가 적극적으로 어필해 보겠는데.. 쩝.”


사장이 아쉽다는 듯이 혀를 차며 답했다.


“그럼, 금액을 낮춰도 안 될까요?”

“얼마나?”

“사장님이 보시기에 어느 정도에 내놔야 할지..”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 상황에서 시설비는 포기하고, 권리금으로 잘 이야기해서 한 백에서 이백 정도가 최선이지 않을까 싶은데. 괜찮겠어?”


뭐? 백에서 이백이 최선이라고?

난 알바로 모은 전재산에 대출까지 받아 들어왔다고!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처음에 카페를 인수했을 때에는 조금 삐걱거리기도 했지만,

금세 제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찾아오는 손님들과 매일매일 늘어나는 매출.

직원도 늘리고 직접 일도 가르치며 보람찬 날들이었다.


일이 너무 쉽게 풀렸던 탓일까.

한때는 말도 안 되는 생각도 해봤다.


잘나가는 사장.

나아가 소속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뭐 그런.


‘내가 미쳤었지.’


지금 나에게 남은 것은 떨어진 매출로 팔리지도, 팔 수도 없는 카페.

그리고 늘어날 월세뿐이었다.


딸랑- 거리는 종소리에,

성도윤이 짧은 상념에서 깨어났다.


부동산 문이 열리면서 한 쌍의 남녀가 들어왔고,

사장님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을 반기며 말했다.


“아이고, 오랜만에 손님이 오셔서 일어나 봐야겠네. 커피집도 약속 가야 한다며?”


그래.

지금은 일단 면접부터 잘 보고 난 뒤에 생각해보자.



* * *



면접장 대기실.


성도윤이 순서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취업 걱정 안 하고 살 줄 알았는데,

돌고 돌아 다시 면접장이라니.


괜히 인생은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는 게 아니었네.

어쨌든 정신 바짝 차리고,


‘준비한 대로만 해보자.’


그때, 안주머니에 있는 스마트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응? 가게에 무슨 문제라도 생겼나?


성도윤이 재빨리 스마트폰을 꺼내 확인했다.


[성도윤 님이 지원 예비대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동의하시면 아래 링크···.]


‘어?’


얼마 전, 정부에서 창업한 청년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서 신청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솔직히 별 기대도 안 해서 잊고 있었는데,

이게 됐다고?


사람 죽으란 법은 없다더니.


정부에서 운영하는 지원프로그램은 한정된 예산으로 진행되다 보니,

종종 선착순 방식으로 마감시키는 일도 흔하다고 했지?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장소와 타이밍이 썩 좋지 않았지만,

성도윤이 힐끔힐끔 주변 눈치를 살피며 빠르게 스마트폰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름과 카페 이름.

그리고 주소까지.


그렇게 후다닥 동의신청을 끝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작된 면접.


‘떨리네.’


확실히 대기실보다 무거워진 공기가 흐른다.

여러 번의 면접 경험이 있어도 떨리는 것은 매번 같았다.


그런데 그때,


【대상자 ‘성도윤’님이 프로그램 사용에 동의하였습니다.】


성도윤의 눈앞에 푸른색의 반투명한 메시지가 나타났다.


‘어?’


이상한 느낌이었다.

마치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것 같은.


성도윤이 눈을 비볐다.

그런데도 여전히 허공에 떠있는 메시지.


그래서 성도윤은 눈앞에 보이는 메시지를 향해 천천히 손을 뻗기 시작했다.

확인해 보고 싶은 본능적인 움직임이었다.


손끝이 메시지에 거의 닿으려고 하기 바로 직전.


“성도윤 씨?”


어디선가 나지막하게 들려오는 목소리 쪽을 바라보니,

마주 앉은 면접관의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이 시야에 들어왔다.


‘어..?’


그 순간, 눈앞에 나타났었던 푸른색 메시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고,

마주 앉아있던 면접관들의 따가운 시선만이 남아 반기고 있었다.


‘조졌다.’


아니나 다를까.

정면에 앉아 있던 면접관이 눈을 가늘게 뜨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면접이 장난입니까?”


아니.

그게 아니라,


“죄송합니다..”



* * *



그날 저녁.


성도윤의 면접을 핑계로 친구들이 모였다.

대학생 시절 때부터 다니던 가성비 좋은 고깃집이었다.


치이이익-


고기 굽는 소리를 뚫고,

한 친구의 물음이 날아온다.


“야, 성도윤. 너 오늘 면접장에서 사고 쳤다며?”


뭐야.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그 말에 앉아있던 친구들이 먼저 반응한다.


“사고?”

“어. 오늘 친한 후배한테 들었는데, 그 후배 친구가 같은 곳에 면접 보러 갔었다더라고.”

“그래서?”

“들어보니까, 어떤 면접자가 면접장에 들어가서 대뜸 면접관한테 ET처럼 손가락을 내밀더래.”

“설마.. 아니겠지?"

"맞아."


ET라니.

그냥 눈앞에 환각이 보여서 진짜인지 확인해 보려고 그런 건데.


그러거나 말거나,

친구들은 신나서 낄낄거리며 웃는다.


“난 좋은 전략이었다고 본다. 의외로 합격할지도 모르잖아? 드라마 안 봤어? 이거 일부러 그런거라고. 내 말 맞지 도윤아?”


이 오덕 녀석아. 설마, 전략이었겠냐? 뒤에 대답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나왔는데.

그리고 그런 건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라고.


“도윤아. 나중에 할 거 없으면 그냥 이 형이랑 같이 일하자. 우리 회사는 진짜 가족같이 일한다니까?”


거기 너희 아버지 회사잖아 임마.


답답한 마음에 성도윤이 술잔을 입가에 가져다 대려는데,


【지원프로그램 ‘사장 만들기’ 시스템이 시작됩니다.】


이름 : 성도윤 / 사장

레벨 : 1

스킬 : 사장의 눈(임시)


[사장의 눈(임시)]

사업장의 기본적인 관리 상태를 별점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친!


또, 메시지가 나타났다.

의문을 품을 새도 없이 새로운 메시지가 이어진다.


【튜토리얼(1) 진행을 위해 스킬 ‘사장의 눈(임시)’이 활성화됩니다.】


동시에, 성도윤의 눈앞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불판>

상태 ★★★☆☆


<집게>

상태 ★★★★☆

···


‘와 시발 깜짝이야. 이게 다 뭐야. 별점?’


테이블부터 시작해 고깃집 곳곳에 나타난 별점들.

성도윤은 본인도 모르게 멍하니 그것들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이거 진짠가..?”


아니지.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면접장에서의 일이 떠오른 성도윤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 중얼거림에 옆에 앉은 친구가 반응했다.


“뭐가 진짜야? 잠깐, 얘 눈 풀렸는데?”

“걔 원래 술 잘 못 마시잖아. 네가 옆에서 잘 좀 챙겨.”

···


친구들이 뭐라고 하든지 말든지,

성도윤의 눈은 한쪽에 떠오른 메시지에 고정되어 있었다.


【사장 만들기 시스템 설명서】

【퀘스트를 완료하고 경험치를 모아 레벨을 올리세요! 획득한 스킬 포인트를 사용해 스킬들을 해금하세요! 해금한 스킬들을 활용하여 당신이 꿈꾸던 사장이 되어 보세요!】


‘설명서?’


성도윤이 그것을 천천히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퀘스트를 깨서 레벨을 올려 스킬을 얻어라.

그리고 그 스킬들을 활용해서 성공하라는 거네.


‘이거 완전 게임이잖아?’


술 때문인가, 스트레스 때문인가.

이런 환각들도 다 보이고.


하긴 면접준비하랴, 매출고민하랴.

요새 스트레스를 많이 받긴 했지.


그때,


【튜토리얼(2) 진행이 불가합니다. 튜토리얼(2) 진행을 위해 해금된 장소로 이동해 주십시오.】

【해금된 장소 (1) : 카페 / ??? / ···】


또다시 새로운 메시지가 나타났다.


동시에, 성도윤의 눈앞으로 푸른빛의 화살표가 나타나 반짝이는 중이었다.

마치, 길 안내를 해주는 것처럼.


‘이거 지금.. 나보고 따라오라고 하는 거야?’


어쩌면.. 환각이 아닐지도 몰라.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직접 확인해 보면 알겠지.


성도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대로 화살표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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