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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미 님의 서재입니다.

빙의했더니 검신이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봉미
작품등록일 :
2024.03.1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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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2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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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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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6화 보타산

DUMMY

청룡단은 절강을 따라 움직였다. 백량문과 낙여홍을 제외하면 모두가 내륙지방의 출신자. 그들의 눈에는 절강의 마을들은 무언가 달라보였다.


물가이기 때문일까?


색이 화려하다고 해야 할지, 퇴폐적이라고 해야 될지는 모르겠지만 들리는 마을마다 무언가가 달랐다.


“그렇게 신기하게 볼 것 없다. 사파와 흑도들의 영역이란 그런 법이니까. 더군다나 장강 이남의 강남이기도 하고.”


“...똑같은 무림인데도...이렇게나 다르군.”


“...그들은 욕망을 강제하지 않으니까. 욕구에 충실하다는 것은 그만큼 정파와는 다른 강점이 있다는 거다. 애송이 단주 놈아.”


사파와 흑도들이 지배하고 있는 지역이라 그런지 기루는 물론 객잔까지 무척이나 화려했다.

다른 민족들과 섞일 수밖에 없었던 북방의 사람들에게 장강 이남, 그것도 강동이라 불리는 곳은 옷차림부터가 별세계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들리는 말이 언제부터인가 귀에 들어오지 않기 시작했다. 말이 통하지 않을 때마다 백량문이 나서서 말을 해야 할 정도였다. 지금도 객잔의 방을 잡는 단순한 일에 말이 통하지 않아 그가 나선 참이었다.


“골치 아프군. 그게 다 들리오?”


방을 잡고 돌아온 백량문에게 용운휘가 물었다.


“이 정도 방언은 적당히 귀에 익을 정도로 익혀두면 되는 거다. 나도 옛날에 잠깐 익혔던 가락으로 대화하는 거지.”


“그런 건 나중에나 생각해볼 문제고 이렇게 놈들의 뒤를 따라 물가로 따라가도 되는 거요?”


“...개방이 알려온 소식대로 가는 데 뭔가 문제라도 있는 거냐?”


“글쎄. 쫓기는 놈들답지 않은 움직임이라고 해야 할까.”


“..,함정일 가능성을 생각하는 거냐?”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소. 단지 말할 수 있는 건 놈들의 의도를 지금 알 수가 없다는 이야기요. 적어도 놈들의 의도도 모르고 쫓아가는 건 위험한 짓이오.”


“흠...”


용운휘의 지적에 백량문이 잠시 고민했다.


‘말인즉슨 틀린 건 아니지.’


군사부에서도 그냥 소식이 들어왔으니 그대로 전했을 뿐. 마공의 화후가 깊어지기 전에 소식을 듣자 냅다 쫓아 나오긴 했지만 상대는 혼자도 아닌 사교란 미친 집단이 버티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즉 앞으로 어떠한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마냥 기다릴 수도 없다. 자칫하다 탐영혼륜공(貪嬰渾淪功)이 최후까지 가버린다면...그때야말로 인세의 지옥이 열릴 테니까.”


“...대성한다면 그렇게 강해지는 것이오?”


“...강해진다. 강해진다고 볼 수도 있겠지.”


“?”


무언가 걸리는 말투였다. 그렇다면 강해진다는 것 말고 다른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마공이 마공인 이유는 외도의 극치를 달리는 수련방법인 탓도 있지만, 종국에는 결국 정신이, 정신과 마음이 붕괴되어 결국 인간성을 상실한다는데 있다. 특히나 탐영혼륜공 정도라면...”


“정도라면?”


“대지가 피로 신음하겠지. 소유자의 몸을 말 그대로 지배하기 시작한 탐영혼륜공의 마성이 갓난아기를 찾아 헤맬 테니까. 설사 소유자의 인성은 물론 기억이 깡그리 사라져도 말이야.”


“...과거에 비슷한 일들이 있었소?”


“많았지. 그렇기에 만마공들이 분류된 것이고. 마공의 극에 다른 이가 한 명 나왔다 하면 그 지역은 아주 뒤집어졌다고 지금도 전해지고 있으니 말 다한 것 아니겠느냐.”


“흠...”


“어찌되었든 우리는 놈들을, 마공을 익힌 교주를 쫓을 수밖에 없어.”


“그거야 뭐...”


“...노파심에서 말해두지만 너, 아니 청룡단에게 기회는 한번 뿐이라고 생각해라. 빈손으로 맹으로 돌아갔다간 맹안에 있는 이들이 모두 이때다 싶어 물어뜯기 시작할 테니까.”


“...알고 있소.”


당연한 사실이었다. 정치적 투쟁의 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곳에서 한번 실패한 사냥견을 다시 쓸리는 없었다. 설사 군사가 비호한다고 해도 두 번 이상은 힘들 것이 틀림없었다.


“...”


용운휘가 한동안 침묵에 빠졌다. 용운휘가 애써 머리를 굴리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백량문은 잠자코 기다렸다.


“왜.”


“응?”


용운휘의 짧은 의문에 백량문이 반응했다.


“왜 여기였을까?”


그 물음은 누구를 향한 것이 아니었다. 바로 자신에게 묻는 물음. 그것을 모를 백량문이 아니었지만 용운휘의 물음에 끼어들 수밖에 없었다.


“놈들도 마공을 익히면 무림공적임을 모를 리는 없을 거다. 물론 지금 신중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생각에 빠져 멈춰버리면 죽도 밥도 안 된다.”


“...한 가지만 묻겠소.”


“...뭐냐?”


백량문의 눈썹이 씰룩였다. 예감했기 때문이다. 무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임무가 먼저요. 단원이 먼저요.”


“...”


용운휘의 질문에 백량문의 입이 막혔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로서도 뜻밖의 질문이었다.


“무슨...의미냐.”


“말 그대로의 의미요. 미리 말해두겠는데...나는 청룡단이라는 위상에 사로잡혀 여기에 있는 이들을 모두 죽이면서까지 임무수행을 완수할 생각은 없소.”


“...”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할 생각은 없다는 것을 미리 말해두고 싶었소.”


백량문에겐 많은 고민을 던지는 말이었다. 자신이 젊었을 적 청룡단은 어땠던가. 잠시 과거를 떠올리던 백량문이 말문을 열었다.


“...설마 내가 청룡단이라는 이름에 사로잡혀 여기 있는 이들을 죽이기라도 할 것 같다는 말이냐?”


“그런 의미가 아니오. 지금 이 단의 위치나 여건이 좋지 않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소. 하지만 지금 막 탄생된 단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기엔 너무나 이른 시기일뿐 아니라 적들은 크고 강하다는 말이오.”


“...”


“적어도 지금 놈들의 목적을 모르고서 함부로 행동하는 일은 지금 막 걸음마를 시작한 청룡단에겐 좋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오.”


“...놈들의 의도를 짐작하는 것이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


백량문의 질문에 용운휘가 고개를 끄덕였다.


“흠.”


백량문이 인상을 찡그리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왜, 절강이냐고 한다면...”


백량문은 절강성이란 거대한 땅덩어리를 놓고 생각하자니 바로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항주를 지나고 있다는 첩보를 생각하면 배로 도망을? 저 멀리 바다를 타고 아예 다른 지역으로 옮길수도 있다. 허나...다시 생각해본다면 남해에 별천지처럼 많은 섬에 숨어들어도 될테고.


그저 가능성에 불과한 일들을 떠올리자니 수많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하지만 백량문 스스로로 알고 있듯이 그저 자신의 머릿속에서만의 일이었다. 어느 것 하나 정답이라고 여길만한 것은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떠오른 단 하나의 생각이 그의 머리를 치고 지나갔다.


그 생각을 떠올린 백량문은 그 즉시 몸을 떨었다.


“설...마...”


“뭔가 짚이는 것이라도 있소?”


“이런...말도 안 되는...”


후드드드득.


백량문의 감정의 동요에 따라 저절로 발산되는 기가 땅과 대기를 뒤흔들었다.


“...혼자만 알고 있지말고 알려주시오.”


“...보타산. 보타산 일지도 모른다. 놈들의 목적지가.”


“...보타산? 왜 거기를?”


“보타산에는 보타문이 있다. 허나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라 그곳은 불문의 성지라는 것이 중요하다.”


“...불문의 성지라면...놈들이 거기를 향할 이유가 된다는 말이오? 그게 무-”


용운휘가 말을 멈추었다. 그도 백량문의 도달한 결론에 뒤늦게 도달한 탓이다.


“불문이라는 곳은 임산부들이 기원을 올리고자 항상 붐비는 곳이다.”


“이런...빌어먹을.”


용운휘의 욕을 들은 백량문이 그 즉시 움직였다.


“모두 불러라. 말을 빌려서 즉시 보타산 쪽으로 가야한다. 기우라면 다행이겠지만...만약의 일이 벌어진다면...생각하기도 끔찍한 결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아아. 그러겠소.”


용운휘가 즉시 단원들을 모으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젠장...”


백량문의 입에서 무거운 한숨이 흘러나왔다. 사태가 시급한 정도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 탓이었다.



***



여섯 마리의 말이 땅을 질주했다. 말들은 모두 등 뒤에 사람을 태운 채로 쏜살처럼 달렸다. 분타에서 빌린 명마라 그런지 평범한 말들과는 비교를 불허할정도로 빠르고 체력도 강했다.


항주로 향하던 발길을 돌려 회계산 쪽을 지나는 길로 계속해서 달리고 또 달렸다. 몇 번인가 사파의 삼류 무인들이 청룡단이 지나가는 것을 막아보려 했지만 삼류 수준인 무사들에게 그럴만한 실력이 있을 리는 없었다.


그들이 다가오기도 전 백량문의 비도에 모두 급소를 당해 나가떨어지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평소라면 백량문으로서도 가능하면 사파와의 시비는 귀찮음이 동반되기에 그냥 피해가는 쪽이었으나, 지금의 그에겐 그럴 여유가 없었다.


“후우...”


백량문은 소흥현에 들고 나서야 말을 멈춰 세웠다. 말들이 지친 탓도 있지만 소흥현은 공식적으로 흑도들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이 시간에 여기인가.”


백량문이 인상을 찡그렸다.


“여기에 무슨 문제라도 있소?”


용운휘가 묻자 백량문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흥현이라는 곳인데...흑무련의 분타인 곳이다.”



“...하룻밤만 조용히 지내고 나갈 생각 아니오?”


“그렇긴 하지. 혹시나 시끄러워지진 않을까 해서 말이다. 상황도 여의치 않은 마당에.”


“말들이 있는 마당에 노숙을 할 수도 없지 않소.”


“안다. 후...”


백량문은 말의 몸에서 일어난 거품을 손으로 떼어내며 손가락으로 비비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진해까지는 어떻게든 말을 타고 가야 할 터이니. 진해 쪽으로 가는 길에 위병이 없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나...”


천천히 객잔으로 향하는 백량문을 따라 청룡단 모두가 움직였다.


끼이이이익.


객잔에 도착한 백량문이 문을 열자 나무문에서 마찰음이 흘러나왔다.


“어서 오십시오.”


한 명의 점소이가 일행을 맞이했다.


“여섯이 자고 갈려고 하는데 방 두개 있나?”


“예. 물론입니다. 안으로 드시지요.”


점소이는 웃으며 일행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이미 한밤중인데도 피곤한 기색도 없이 싹싹하게 안내하는 점소이였다. 백량문은 방안에 들어와 이불까지 펴놓은 점소이에게 동전을 몇 개 꺼내 건넸다.


“감사합니다.”


“음. 요 앞에 말들을 세워놓았는데 돌봐줄 수 있겠나?”


“물론입니다.”


동전을 받아든 점소이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음 부탁하지. 그리고 바쁜 일이 있어 내일 객잔을 바로 나서고 싶은데. 미리 값을 치룰 수 있겠나?”


“아...미리 값을 치르려고 하시는 거군요. 제가 주인께 말씀 드리고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음. 고맙군. 뭐 하나 묻지.”


“네.”


“급한 일이 있어 진해 쪽으로 갈려고 하는데. 그쪽 길에 위병들이 많이 있나?”


“아...진해 쪽이라면...음...그게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어서...”


“그런가? 알겠네. 나가도 좋네.”


“예. 그럼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불러주십시오.”


고개를 숙인 점소이가 허리를 굽히고는 방을 빠져나갔다.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다라...하늘에 빌어야 하는 것인가.”


백량문은 공중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다음날 새벽이 되자마자 일행을 객잔을 빠져나와 진해 쪽으로 향했다.


진해로 향하는 길에 들어서자 몇몇 위병들이 보였다.


‘젠장.’


백량문은 속으로 혀를 한번 차고는 말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 관문쪽으로 향했다.


[그냥 가는 것이오?]


용운휘가 전음으로 물었다.


[한시가 급한 상황이니 어쩔 수 없지 않느냐. 어차피 저런 무사들이 내 얼굴을 알리도 없고. 해볼만한 도박이다.]


백량문은 흑무련의 무사들과 얼굴을 마주하게 되자 적당히 용건을 말하고 지나가기를 청했다.


“진해 쪽. 여섯 명이라. 지나가도 좋-”


“잠깐.”


성량은 크지만 어딘가 발음이 어눌한 목소리가 위병을 만류했다.


작가의말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집안에 일이 있는데다 잠이 부족한 상황이 계속인지라 글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글을 써보려고 이것저것 고민해봤는데 성적이 좋지 못해 새 글로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아마 이 글은 비정기 연재로 일주일에 두 세번만 연재하게 될 것 같습니다.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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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77화 칠 야차 묵혼주 +1 24.07.22 104 7 12쪽
» 76화 보타산 +1 24.07.13 133 7 12쪽
75 75화 협 +1 24.06.30 190 8 11쪽
74 74화 첩보 +1 24.06.26 194 8 11쪽
73 73화 시험종료 +1 24.06.23 214 9 12쪽
72 72화 시험 +2 24.06.22 197 7 13쪽
71 71화 재능 +1 24.06.20 212 6 14쪽
70 70화 경악 +2 24.06.18 235 8 11쪽
69 69화 수련 +1 24.06.15 243 10 11쪽
68 68화 신입 +1 24.06.12 249 10 12쪽
67 67화 상단전 +2 24.06.11 266 11 13쪽
66 66화 청룡단원 일호 +2 24.06.09 234 9 11쪽
65 65화 백량문 +1 24.06.08 257 10 11쪽
64 64화 도전 +2 24.06.06 262 11 12쪽
63 63화 청룡단 +2 24.06.04 316 12 11쪽
62 62화 독대 +1 24.06.03 353 13 11쪽
61 61화 명가(名家) +1 24.06.01 355 13 12쪽
60 60화 자충수 +1 24.05.31 396 12 11쪽
59 59화 무림맹의 회의 +2 24.05.30 388 13 12쪽
58 58화 일월신교의 행방 +1 24.05.29 425 14 12쪽
57 57화 검강 +1 24.05.28 444 14 12쪽
56 56화 본 모습 +2 24.05.25 423 19 11쪽
55 55화 탐영혼륜공(貪嬰渾淪功) +1 24.05.24 452 15 12쪽
54 54화 마공 +1 24.05.23 449 18 15쪽
53 53화 사로잡히다 +1 24.05.21 455 15 12쪽
52 52화 일월신교의 난입 +1 24.05.20 466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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