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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미 님의 서재입니다.

빙의했더니 검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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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미
작품등록일 :
2024.03.10 12:07
최근연재일 :
2024.07.22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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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9,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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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0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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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2화 일월신교의 난입

DUMMY

충돌 덕분에 피어오른 흙먼지가 가라앉자 양 측의 상황이 일행의 눈에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충돌은 격렬했지만 격돌의 승자라고 할 만큼 양 자 간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굳이 표현한다면...


‘양패구상...인가?’


겉으로 보기엔 양 측 모두 피해를 입고 주저앉은 상태였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승패는 일목요연했다. 용운휘 또한 입가에서 피를 흘리는 것을 보면 내상을 입은 상태였다. 하지만 그 정도가 가벼워 지금이라도 다시 일전을 벌일 수 있지만 상대는 그렇지 못했다.


“하아. 하아...읔.....크으으으.”


남궁욱은 내상 덕에 손가락하나 움직일 수 없는 처지였다. 그저 날뛰는 난폭한 기의 흐름과 혈맥을 가라앉히고자 온 심력을 다하고 있는 상태였지만 그마저도 잘 되지 않아 줄다리기만 할 뿐이었다.


스으윽.


용운휘는 손등으로 입가의 피를 훔치고 일어났다. 자리에서 일어난 용운휘는 남궁욱을 잠시 바라보았다.

‘큿...크으으으으.’


남궁욱은 그저 눈을 희번덕거릴 뿐 일어나기는커녕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용운휘는 무심한 눈길로 그런 남궁욱을 지켜보다 신형을 돌려 일행들에게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승부는 다음까지 미뤄두도록 하지.”


용운휘는 걸어가며 남궁욱에게 말을 전했다. 그로서도 찝찝했던 것이다. 싸우는 방식은 그저 판에 박힌 듯 뻔했기에 흥미가 끌리지는 않았지만 마지막, 마지막의 그 수법만큼은 용운휘의 흥미를 끌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펼친 그 수법을 다시 만난다면 자신이 이길 수 있을까? 그런 흥미가 용운휘의 관심을 끈 것이다.


게다가 애초에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된 시비. 굳이 남궁세가의 관계자의 목숨을 끊어 원한관계를 만들 필요도 없었기에 담담히 자리를 떠나는 용운휘였다.


“뭐야, 벌써 끝인가?”


흠칫!


장내에 깨 있는 이들의 몸에 전율이 흘렀다. 누군가가 기척도 없이 나타났다. 그 사실만으로 충격적인 일이었다. 이 자리에 있는 이들 중 절정 고수가 아닌 이들이 없었건만 그런 이들의 이목과 기감을 속인 채 와 있었단 말인가?


“그러게...영 재미없는걸.”


“...!!”


이 자리에 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용운휘와 일행은 뒤와 앞에서 울려오는 목소리에 긴장감이 최고조로 올랐다.


“아니, 아니지. 검기로 검강을 꺾었잖나. 그렇게 볼 것만은 아니라고. 이 머저리들아.”


“그거야 억지로 검강을 펼치던 놈이 힘이나 집중력이 달려 제풀에 풀어버린 거겠지.”


“그래. 그거지. 검기로 검강을 꺾는다니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검강이 뉘 집 개 이름도 아니고.”


사방에서 목소리가 울려왔다. 그 목소리는 모두가 달랐고 들려오는 위치 또한 달랐다. 곽지성의 주먹은 어느 순간 주먹을 쥔 상태였고, 그 손에서 땀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다른 일행이라고 딱히 다른 반응을 보인 건 아니었다. 모두가 알 수 없는 내방자들에게 온 정신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산서에서 검기로 검강을 꺾었다는 소문이 돌지 않았어? 그러니까...경천검기였던가?”


“경천은 개뿔. 무슨 검신이라도 되나? 검기로 검강을 꺾게.”


“그러고 보니 제 이 사도가 산서로 가지 않았어?”


“교주님이 말씀하기론-”


“그만.”


마지막에 나지막이 울린 말에 어지러이 울리던 말들이 일순간에 멈추었다.


내공도 그다지 많이 실리지 않은 나지막한 음성이었지만 그 음성은 마치 이 일대를 흔드는 것처럼 울렸다.


그 기묘한 느낌에 용운휘는 오싹함을 느꼈다.


“...일월신교인가?”


용운휘가 나지막이 말하자 기묘한 압력이 용운휘에게 집중되었다.


‘큿!’


“너구나. 사도명을 죽인 이가.”


“...”


용운휘는 아무런 대꾸로 할 수 없었다. 마치 전신을 죄이는 듯한 느낌에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었다.


상대방의 기세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내공을 끌어올리고 있는 지금 자신의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을 리가 없었다.


‘설마...마주한 것만으로 내가 패배를...죽음을 직감하고 있는 건가?’


마치 심연의 무저갱을 마주하고 있는 듯한 느낌에 용운휘는 전력으로 내공을 운기하기 시작했다.


그의 입속에서는 검기혼탈무의 내공 구결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찰나의 순간. 하지만 용운휘에게 있어서는 억겁의 시간이나 다름없었다.


파앗!


용운휘가 움직였다. 일행 어느 누구하나 얼은 채로 있었건만 그만이 움직이자 마치 멈춰진 세상 속에서 그만이 움직이고 있는 듯했다.


“헤에...”


사방에서 지켜보던 십이사도 중 한 명의 입에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교주의 압박을 이겨내는 것은 자신들로서도 힘겨운 일이거늘. 자신보다도 밑줄이 분명한 용운휘가 그런 일을 했다는 것에 대한 경탄이었다.


“훌룡하군.”


“...”


용운휘는 말없이 쥐고 있던 검을 들어 올려 자세를 취했다.


터엉!


경쾌한 울림이 울려 퍼졌다. 용운휘의 앞에 호리호리한 체구의 사내가 갑작스레 나타났다.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 그 쾌절한 보법 앞에 일행은 언제 나타났는지조차 제대로 파악한 이가 없을 정도였다.


“쓸만하군.”


호리호리한 체구와는 어울리지 않는 중후한 음성이었다. 사내의 얼굴은 얼굴 위를 덮고 있는 검은 복면 탓에 보이지 않았다.


“...”


용운휘는 아무런 대꾸도 없이 쥔 손에 힘을 불어넣었다. 어차피 그들과 자신의 관계는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어떻게든 빈틈을 노려 일행과 함께 탈출의 시도라도 해봐야만 했다.


‘설마하니 이런 괴물이 나타날 줄은 몰랐군.’


용운휘는 담담히 어떻게 도망칠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여기에 모인 이들 모두 하나하나 정면으로 붙어서도 승산은 높지 않았다. 특히나 눈앞에 있는 괴물은 그 밑바닥조차 보이지 않았다.


용운휘는 어떤 초식들을 연거푸 펼쳐 이목을 집중시키고 도망을 칠지 생각하던 중 눈앞의 사내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오는가?’


꾸욱.


용운휘의 생각과는 달리 사내는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낼 뿐이었다.


‘암기?’


용운휘의 예상과는 달리 사내가 손에 든 것은 천이었다. 사내가 천을 놓은 채 손을 물렸다. 허나 천은 아무런 지지대가 없음에도 공중에 떠 있는 채였다. 허공섭물이었다.


허공섭물로 떠오른 마니교의 복식이 용운휘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 모습은 마치 유령이 옷을 입고 다가가고 있는 모습이라 모르는 이가 봤다면 기괴함에 도망칠 듯한 모습이었다.


“산서의 용운휘. 그 옷을 입어라.”


“...뭐?”


“거부는 너에게 허락되지 않는다. 네가 할 수 있는 대답은 네 뿐이다.”


“...”


용운휘는 황당함에 어안이 벙벙했다.


“설마 하니 날 입교시키겠다는 말인가?”


“그렇다. 비어버린 십이사도의 빈자리를 네가 채워야겠다.”


“...”


용운휘는 살짝 머리가 아파오는 듯한 느낌에 말문이 닫혔다.


“교주님 그게 무슨!!”


일월신교의 교주가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향해 몸을 돌리고 손을 휘두르자 벽공장(劈空掌)이 공기를 가르고 지나갔다.


쾅!!


마치 일진광풍이 지나간 듯 벽공장이 지나간 후의 자리는 처참한 흔적이 남았다.


“큽...”


흔적이 남은 곳에는 십이사도 중 한명이 피분수를 뿜으며 간신히 서 있었다.


교주의 몸이 다시 용운휘가 있는 곳을 향했다. 그의 앞에 여전히 떠 있는 복장은 중들이 있는 가사와 흡사했다. 단지 차이라면 가사의 가장자리에 금색의 무늬가 있는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사도광도 입고 있던 것을 떠올려 보면 이 가사가 십이사도들의 복장이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가사가 그대로 공중으로 떠오르더니 한 바퀴 회전하며 용운휘의 등뒤로 찰싹 붙었다. 몸 밖으로 방출한 외기를 그만큼 자유자재로 부린다는 증거였다.


가사가 용운휘의 등뒤와 어깨를 덮었다.


“일월신교에 중죄를 지은 너는 죄인이다. 내 말에 절대 복종해라. 그것이 너의 죄를 씻는 길이다.”


“...”


“설사 그 명령이 신을 죽이는 것이라고 해도 너는 따라야 한다. 죄악은 물론 어둠으로 가득찬 이 세상에서의 구원을 바란다면 나를, 일월신교를 따라라. 스스로 생각하여 어떻게 하면 자신의 죄악을 씻어야 될지를 항상 생각하고, 교를 위해 임기응변으로 임해라. 설사 교를 위협한다면 황제라도 가서 목을 딸 수 있도록 신심을 길러라.”


미친 소리였다. 용운휘는 듣고 있자니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 같았다.


“손을 사선으로 들어라.”


용운휘는 무슨 생각인지 교주의 말대로 손을 들어올렸다.


가사가 저절로 용운휘의 팔로 들어갔다. 그야말로 절묘한 허공섭물이었다. 마치 가사가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광경.


용운휘는 손을 들어 올려 가사의 옷깃을 매만졌다.


“이제 너는 벽력일무문의 용운휘가 아니라 일월신교의 용운휘다.”


“사...사제.”


악령화는 용운휘의 행동에 말을 걸었지만 이후에 어떤 말을 해야할지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자신의 사제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분명 저들에게 목숨을 잃을 터. 하지만 이대로 보낸다면 사제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안타까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흡!!”


용운휘는 가사의 한쪽 옷깃을 잡아 그대로 잡아 뜯었다.


뿌우우욱!


“이런. 옷이 맞지 않는 것 같군. 다른 옷은 없어?”


“...”


교주는 이런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는지 용운휘를 잠시 응시했다.


“내 생각에는 당신이 입고 있는 옷이 나에게 어울리는 것 같은데.”


용운휘가 웃으며 교주를 도발했다. 그 순간-


뻐어어억!


‘컥!’


거대한 충격이 용운휘를 꿰뚫었다.


“커.커억.허..헉....후우...”


‘뭐였지. 방금 것은. 벽공장? 아니 암경(暗勁)...인가?’


용운휘는 혼미한 정신으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애써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바보같은 놈. 구세를 버리고 본교에서의 권력조차 차버리다니. 네놈을 벌해 일벌백계로 삼겠다.”


“후우. 퉷. 그래. 누가 당할지는 두고 봐야지?”


용운휘는 자신만만하게 내뱉었다.


교주와 용운휘는 잠시 대치했다.


“먼저 와라. 애송이.”


“...뭐?”


“네놈 같은 하수를 상대로 먼저 손을 쓰는 것은 수치지. 본 교주의 제안을 거절한 것을 지옥과도 같은 고통에서 후회하게 해주마.”


“...그거 참 대단한 배려시군.”


용운휘가 말을 끝내자마자 갑작스럽게 출검했다. 그가 선택한 것은 서하검기의 유라돈좌(瀏灕頓挫) 어지러움으로 상대의 눈을 어지럽히려는 의도였다.


“소용없는 짓.”


교주가 손을 내젖자 경력의 파도가 용운휘를 덮쳤다. 날카로운 변화들이 경력의 파도를 헤치며 점점 느려졌다.


‘칫.’


“단순한 변초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교주가 말하며 동시에 발을 강하게 내디뎠다.


콰앙!!


마치 대지가 쪼개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용운휘와 교주 사이에 있는 대지가 위로 솟구쳤다.

“크읍!”


밟고 있던 지형의 갑작스런 반응에 용운휘도 반응이 한 박자 늦어 다리와 복부를 솟아오르는 땅에 얻어맞아 그대로 위로 떠올랐다.


“잘 가라.”


떠오른 용운휘의 앞에는 마치 천신처럼 서있는 그림자가 있었다. 공중에 떠있는 교주가 강하게 주먹을 내질렀다.


콰직!


용운휘의 가슴 정중앙을 주먹이 꿰뚫었다. 아니. 그래야만 했었다.


“흡!!”


교주는 뻗은 손을 급하게 거두며 얼굴 앞을 가렸다.


차앗!!


교주의 복면과 손의 장갑이 무형의 암경에 찢겨져 피부가 그대로 드러났다.


뒤로 날아가는 용운휘의 눈에 교주의 얼굴이 어렴풋이 비쳤다.


‘....여..자?’


용운휘가 정신을 잃어가는 와중에 떠오른 말이었다.


작가의말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재미있게 보셨다면 선작 추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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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66화 청룡단원 일호 +2 24.06.09 234 9 11쪽
65 65화 백량문 +1 24.06.08 257 10 11쪽
64 64화 도전 +2 24.06.06 262 11 12쪽
63 63화 청룡단 +2 24.06.04 316 12 11쪽
62 62화 독대 +1 24.06.03 353 13 11쪽
61 61화 명가(名家) +1 24.06.01 355 13 12쪽
60 60화 자충수 +1 24.05.31 396 12 11쪽
59 59화 무림맹의 회의 +2 24.05.30 388 13 12쪽
58 58화 일월신교의 행방 +1 24.05.29 425 14 12쪽
57 57화 검강 +1 24.05.28 444 14 12쪽
56 56화 본 모습 +2 24.05.25 423 19 11쪽
55 55화 탐영혼륜공(貪嬰渾淪功) +1 24.05.24 452 15 12쪽
54 54화 마공 +1 24.05.23 449 18 15쪽
53 53화 사로잡히다 +1 24.05.21 455 15 12쪽
» 52화 일월신교의 난입 +1 24.05.20 467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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