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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미 님의 서재입니다.

빙의했더니 검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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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미
작품등록일 :
2024.03.10 12:07
최근연재일 :
2024.07.22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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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9,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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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4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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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5화 탐영혼륜공(貪嬰渾淪功)

DUMMY

강호에 마공이라고 불리는 무공들은 너무나 많아 그 모두를 일컬어 만마공(萬魔功)이라 하노니.


마공이라 불리는 것들 어느 하나 허투루 볼 수 없으나 그 중 가장 경계해야할 만마공의 으뜸이 있으니 이리 남기노라.


사영공(事嬰功)


원영을 탐하고 갈구하다 이윽고 법도와 자신을 잊고,


경계의 저편을 넘보다 마침내 경계 그 자체를 부수고 나아감이니


태아를 대가로 만마의 주인이 되나 결국 그 주인은 스스로를 잃어버렸도다.


그렇게 자신을, 모든 것을 잃어버렸기에 사영공(事嬰功)은 이렇게도 불리노라.


탐영혼륜공(貪嬰渾淪功)


죽어서도 잊지 말지어다.

마성에 철저히 빠진 자는 사람이 아니며,

그 사람이 아닌 자에겐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모두 적이나 다름없으니


탐영혼륜공의 수련자가 나타난다면 지극히 경계하고 피할지어다.



강호에 연륜이 깊은 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옛 이야기였다. 물론 이제 와서는 퀴퀴한 옛 이야기에 지나지 않았으나 곰팡내 나는 옛 이야기는 스스로 그 먼지를 털고 현실에 나타났다.


터엉!


제단에 있던 교주가 뛰어내렸다.


“으...”


그 모습을 본 악유어가 공포에 떨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악인촌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좌도방문(左道傍門)의 무공을 닦는다 해도 그것은 엄연히 마공에 비할 수는 없는 것이었기에.


어려서부터 지식이 풍부한 자신의 숙부 중 한 명에게 옛 일들을 들은 그녀였기에 그 무서움을 잘 알 수밖에 없었다. 또 그녀는 선천적으로 상단전이 반쯤 열려 있기에 직감과 기감은 보통의 이들에 비할 바가 아니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거기에 더해 그녀는 용운휘를 찾으며 우연히 본 임신부들의 수를 기억하고 있었다. 영민한 그녀는 이미 사태가 어느 지경에 이르렀는지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요 며칠 들려오는 귀곡성은 물론 남아있는 임신부의 숫자로 미루어보아 일월신교의 교주의 화후가 이미 깊을 대로 깊어졌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는 그녀로서는 일월신교의 앞을 막아서려 하는 용운휘를 욕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허나 어쩌겠는가. 이렇게 마주하게 된 것에는 서둘렀던 자신의 실수도 있음이니.


그녀는 뱀 앞의 개구리처럼 바싹 얼어붙은 채로 앞으로 걸어 나가는 용운휘를 뒤에서 지켜보았다.


“으....아아아아아.”


교주가 신음했다. 마치 미친 이처럼 말이다.


“뭐야 이건.”


용운휘는 제대로 말도 잊지 못하고 입가에서 침이 떨어지는 교주를 보고 의아함을 터트렸다.


[...그녀가 익힌 무공은 마공이라고. 보아하니 지금 새로이 나아간 경지에 취해있는 것 같은데...이 틈에 도망치자고.]


‘도망치자고?’


용운휘가 위를 쳐다보자 이곳을 한 번 바라보고 물러나는 십이사도 두 명이 눈에 들어왔다. 십이사도의 실력을 짐작하고 있는 용운휘는 그것도 여의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째서 내려오지 않지?


교주에 대한 먹잇감으로 자신들을 바쳤단 말인가?


‘빌어먹을.’


용운휘의 마음속에서 저절로 욕이 튀어나왔다.


그 순간 교주가 용운휘에게 손을 휘둘렀다.


퍼벅!


전처럼 암경에 가격당한 용운휘가 뒤로 날아갔다.


쿨럭.


용운휘의 입에서 선혈이 흘러나왔다. 단 일 수뿐이었는데도 감당할 수 있을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뱃속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끓어오르고 있다는 것이 있었다.


“제길...”


죽어도 물러서지 않는다.


용운휘의 결심에 반응한 것일까?


빛이 없었던 교주의 눈동자이 빛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너...너는...”


파르르르.


교주의 입과 치켜든 손가락이 파르르 떨렸다.


“핫!”


용운휘가 곧장 달려들었으나 교주가 암경을 쏘자 앞으로 달려드는 속도보다도 빨리 뒤로 날아갔다.


“커헉.”


땅바닥을 다시 뒹굴었다.


[야. 무리라고.]


‘검만...검만 있었어도.’


“너어어...휘? 용운휘?”


“그래. 나다. 빌어먹을 괴물아.”


용운휘의 전의와 살기에 반응해 교주의 정신은 점차 깨어나고 있었다.


“왜...왜 나에게 대항하느냐.”


“니 꼬라지를 보고 말해.”


“내...모습?”


“한 인간으로서 수많은 인간을 잡아먹은 괴물을 보고도 넘어갈 수야 있겠어?”


“인간? 인...간이라...”


교주는 무얼 생각하는지 잠시 멍하니 있었다. 그 틈을 용운휘는 놓치지 않았다.


일진광풍(一陣狂風)


한줄기 사나운 바람처럼 용운휘가 달려들었다. 뒷일은 생각지도 않는 듯 십이성의 공력을 전부 발휘하고 있었다.


허나 그럼에도 둘 사이에 있는 격차는 너무나도 컸다.


정신이 조금 돌아왔기 때문일까. 교주의 손에서 뿜어져 나온 장력은 지금까지 중에 가장 강했다.


퍼엉!


“크헉.”


마치 광풍에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용운휘의 몸이 공중에서 춤추며 날아갔다.


터엉! 텅! 텅! 쾅!!


그 기세는 몇 번이나 땅과 부딪치고도 죽지가 않아 용운휘는 몇 번이나 땅과 부딪치며 날아갈 수밖에 없었다.


“...”


교주가 잠시 눈길을 다른 쪽으로 돌렸다. 그 곳은 좀 전까지 악유어가 있던 자리였다.


“야. 야.”


악유어는 어느새 용운휘를 뒤 쫓아와 그를 깨우고 있었다.


“으...”


“정신 차려.”


그녀는 몇 번이나 용운휘의 뺨을 때렸다.


“큭.”


정신이 든 용운휘는 전신에 내달리는 격통에 신음했다.


“이제 충분하지? 지금이라도 도망쳐야 돼. 저러다 진짜 원영을 수습하고 나면 빼도 박도 못한다고.”


“검만...검만 있었어도.”


“이런 미친...”


악유어로서는 이 지경에 이르러서도 투지를 불태우는 용운휘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설마 하니 이 바보는 아직도 저 괴물을 어떻게 해보기라도 할 생각인가?


“못 이겨. 저건 천재지변이라고 멍청아!”


“그...말...대로다.”


흠칫!


“너...너도 강...호인이 아닌가. 어째서 강...자를 거역하려고 하..지?”


“킥. 강자라고?”


“...”


“진정한 강자는 힘이 강한 것만이 아니다. 이 혼란스런 세상에서 언제든 자신의 의지대로 행도할 수 있는 이가 강자다. 내가 봐왔던 이들은 모두 그러했다. 설사 너에게 턱없이 못 미치는 일류의 고수라고 해도 그들은 자신의 손과 자신의 역량으로 자신이 행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려고 한다. 헌데 너는 뭐냐!!!”


“나...나는...”


“넌 강자가 아냐. 너는 그저 그 마공의 노예일 뿐. 약해빠진 노예에 불과하다.”


뻐어억!


“컥.”


잠자코 듣고 있던 교주가 손을 쓰자 용운휘가 다시 바닥을 나뒹굴었다.


“미...친 소리. 일고의 가치도...없는 말이다”


흙과 먼지가 비산했다. 교주는 먼지가 가라앉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먼지가 가라앉은 후 교주가 주위를 살폈지만 용운휘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교주의 눈이 좀 전까지 악유어가 있던 자리로 향했다.



***



“우에에엑.”


악유어에게 업혀있는 용운휘가 피를 토했다.


“으...제기랄.”


스스로가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악유어는 오늘따라 자신이 멍청해진 것처럼 느껴졌다. 뭣 때문일까? 이 무모하게 달려드는 머저리를 내버려둘 수 없는 이유는?


설마하니...자신이 이 멍청이의 말도 안 되는 오기에 감동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그럴 리가...그럴 리가 없어.


“검만...”


“그놈의 검 타령은. 으으으. 미치겠군.”


어째서 이렇게 된 것일까? 그저 이 멍청이를 탈출시키고 장난감 삼아 지난번의 빚을 갚을 생각이었는데.


흠칫.


악유어는 통로를 빠져나왔음에도 갑자기 밀려드는 사기에 사지가 움츠러드는 것을 느꼈다.


경공이라면 강호의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고 나름 자부하던 그녀는 그 자부심이 부서져가는 것을 알았다.


하나 이대로 잡힐 수도 없는 노릇. 다시금 발에 힘을 주고 내달리기 시작했다.


교도들은 교주를 피해 모두 숨어버렸는지 그녀의 앞을 가로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정상에서 최하층까지 내려왔음이니 이제 위로 올라가기만 하면 분명 도망칠 수 있을 터였다.


분명 그러해야 했다.


하지만 그녀의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고 있음이니.


교주가 마치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눈앞에 서있었던 것이다.


좀 전의 자신의 등 뒤에서 일어난 기류의 흐름은 교주가 이미 앞지르고 있음을 말해주었던 것이다.


“제...법 빠르구나.”


“으으으...”


악유어는 벌벌 떨었다. 정면에서 닥쳐오는 사기와 위압감은 상단전이 열린 그녀에겐 하늘이 내린 재앙과 다를 바가 없었다.


“머...멍청아. 우...움직여.”


용운휘가 속삭이자 악유어는 손과 발에 힘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핫.”


그녀가 보법을 펼치자 마치 미끄러지듯 뒤로 물러나는 것처럼 보였다. 능히 절세의 보법이라고 불릴만한 경지였지만 교주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저 교주가 손을 한번 손짓하자 그녀와 용운휘는 그대로 튕겨져 나갔다.


“꺄아아아앗!!!”


“큽!!”


둘의 몸은 튕겨져 나가 등 뒤에 있던 문을 부술 정도였다. 바닥을 뒹굴던 용운휘가 일어나기 위해 손으로 바닥을 짚었다.


‘이..곳은?’


용운휘의 주위를 둘러보았다. 들어온 곳의 안에는 각종 무기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용운휘는 재빨리 눈을 돌려 주위를 살폈다.


어서. 어서. 어서.


용운휘는 벽면의 처음부터 끝까지 눈으로 살폈지만 검으로 보이는 물건은 없었다.


그 순간이었다. 굉음이 들린 것은


콰앙!


“쥐새끼처럼...아...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


“치잇.”


용운휘가 목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신형을 급하게 돌렸다.


“흐으음.”


교주는 조금 전보다 정신이 더 들었는지 조금 더 또렷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무엇을 봤는지 연신 용운휘를 살폈다.


“재...재미있구나. 무엇이 나의 흥미를 끌었는지 몰랐는데, 너는 이미 한번 죽었던 존재구나. 아...아니 분명 죽었어야 하지.”


“뭐?!”


교주가 손가락을 들어 용운휘의 머리를 가리켰다.


“네 사...상단전은 열려있음이니. 평범한 이라면 즉시 죽었을 터. 하...하하하. 웃기는구나.”


“뭐가 웃기지?”


“너...너나 나나 똑같은 역천의 존재임이 확실하니 웃기지 않을 수가 없구나. 너와 나는 별반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내가 끌렸음이라.”


“개소리.”


“다...시 한번 말하겠노라. 용운휘여. 나에게 오라. 네가 원한다면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의 자리를 주겠노라. 무엇이든 네가 바란다면 이뤄질 것이니, 설령 이 육신이라 해도 말이다.”


교주가 자신의 가슴팍을 살짝 헤치며 말했다.


“웃기는군.”


용운휘의 냉소어린 답에 교주의 신형이 흠칫 떨렸다.


“남자인지도 여자인지도 모를 괴물딱지 밑에 들어갈 생각은 없다. 태아의 골을 빼먹는 네년을 섬길 바엔 차라리 시체들을 뜯어먹고 사는 도굴꾼을 섬기는 것이 낫겠지.”


“네놈!!!”


교주의 몸에서 기가 요동쳤다. 자신의 제안을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모욕하는 용운휘의 말을 참을 수 없었음이라.


그 순간이었다. 어디선가 긴 막대기가 빙글 돌며 용운휘에게 날아든 것은.


터억!

[거...검이다. 멍청아.]


용운휘의 손에 막대기가 들린 순간 악유어의 전음이 동시에 날아들었다. 용운휘의 손에 든 것은 길다란 보검이었다.


열흘 넘게 떨어져 있던 사문의 보검이었다.


웅!!


검이 떨려왔다.


검을 잡고 있는 용운휘의 앞에서 가공할만한 경기가 느껴졌다. 분노를 참지 못한 교주가 전신의 공력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핫!”


용운휘의 앞으로 해일과도 같은 경력이 날아들었다. 좀 전까지라면 당해낼 엄두도 내지 못했을 터지만 지금은 달랐다.


용운휘의 손에 있던 검이 뽑히며 한 차례 번뜩였다. 거센 경력이 좌우로 찢어지며 용운휘의 좌우를 거세게 휩쓸었다.


용운휘는 서 있던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은 채로 검을 우뚝 세웠다.


“이제 제대로 해보자고.”


작가의말

재밌게 보셨다면 선작 추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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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65화 백량문 +1 24.06.08 257 10 11쪽
64 64화 도전 +2 24.06.06 262 11 12쪽
63 63화 청룡단 +2 24.06.04 317 12 11쪽
62 62화 독대 +1 24.06.03 353 13 11쪽
61 61화 명가(名家) +1 24.06.01 355 13 12쪽
60 60화 자충수 +1 24.05.31 396 12 11쪽
59 59화 무림맹의 회의 +2 24.05.30 388 13 12쪽
58 58화 일월신교의 행방 +1 24.05.29 426 14 12쪽
57 57화 검강 +1 24.05.28 444 14 12쪽
56 56화 본 모습 +2 24.05.25 423 19 11쪽
» 55화 탐영혼륜공(貪嬰渾淪功) +1 24.05.24 453 15 12쪽
54 54화 마공 +1 24.05.23 450 18 15쪽
53 53화 사로잡히다 +1 24.05.21 455 15 12쪽
52 52화 일월신교의 난입 +1 24.05.20 467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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