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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세상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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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연재수 :
1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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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05
추천수 :
1,878
글자수 :
625,145

작성
23.08.1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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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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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2쪽

도난

DUMMY

아담과 릴리스가 서로 떨어졌다.

릴리스는 재빨리 자신의 발과 목에 채워진 사슬을 끊으려 했다. 지금의 그녀라면 충분히 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아담이 그런 그녀를 말렸다. 그리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왜? 왜 말리는 거지?”

“그대로 있어. 내 말대로 해. 너에게 해가 가는 일은 벌이지 않아.”


릴리스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아담을 봤다.


“날 믿어. 널 일부러 찾아오기까지 한 나야. 고작 인간의 몸으로.”

“네 계획이 뭔데?”

“내가 알려주는 대로 할 수 있겠어?”


아담이 릴리스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녀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러면 아무것도 하지 말고 있어. 나는 너를 풀어준다는 조건으로 엘로힘에게 합류할 거야. 아마 내 활용도를 놈들이 알아냈을 테니까.”

“미쳤어?”

“아니. 난 미치지 않았어. 그러니까 내 말대로 해.”


릴리스는 아담의 설명을 듣고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제대로 알려줘.”

“아니. 넌 아직 알면 안 돼. 모르는 게 좋아.”


아담이 빙긋 웃었다.

그 미소를 릴리스는 명하니 바라봤다.


첫 남편, 첫 인간, 그리고 첫 연인이었다.

신이 맺어준 사이. 신의 피조물이었던 둘은 그래도 한때 행복했다.


하지만 릴리스는 늘 앞서 나갔다. 평온한 것보다는 새로운 것을 원했고, 더 자극적인 것을 찾았다.

신에게 새로운 것을 요구해도 신은 들어주지 않았다. 결국 릴리스는 아담을 떠나 새로운 것을 찾아갔던 것이다.


혼자 남은 아담을 신이 불쌍히 여겨 새로운 여자를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그 여인은 아담의 일부로 만들어졌다. 일종의 복제인 셈.

그러니 결국 두 번째 여인은 뭔가 어리숙하고 사고를 치는 일을 자주 저질렀다.

그렇게 낙원에서 쫓겨나 인간이 되었고, 자식을 낳았지만 자식들도 정상은 아니었다. 최초의 살인자가 태어났으니까.


그런 살인자로 세상을 떠돌던 아들을 아담은 그냥 두고볼 수 없었다.

결국 그를 대신해 신의 죄를 떠안게 되고, 그 대가로 신의 가호를 받으며 세상을 떠돌게 된 것이 아담의 지금이었다.

그리고 늘 그리웠다. 릴리스가.


“약속해.”


아담이 릴리스를 보며 말했다.


“알았어. 네가 뭘 하려는 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나와 내 세상을 파괴하려는 건 아니라고 믿어.”

“맞아. 난 세상을 파괴하지 않아. 그건 걱정 안해도 돼.”


아담이 웃었다.


“그리고 얼굴 보니까 좋네.”


아담의 말에 릴리스가 고개를 돌렸다.

그녀도 가끔 생각이 났다. 아담은 자상한 남자였으니까.

늘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고, 늘 자신을 위해 움직이는 남자였으니까.

루시퍼와는 또 다른 감정을 갖게 하는 남자였으니까.


아담이 일어나 방을 나가려 했다.


“아담!”


릴리스가 나가려는 아담을 불렀다. 아담이 돌아봤다.


“죽지 마.”


릴리스의 말에 아담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

불안했다. 죽지 않는 몸이라고 했지만, 왠지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그 불길함의 정체를 그녀는 알 수 없었다.

아담이 방을 나오자 밖에 아누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야기는 잘 끝냈나?”

“그래. 잘 끝났어. 내 조건은 같아. 그녀에게 상처 하나 남기지 않는 것.”

“그래. 그대가 우리가 요구하는 것만 잘 해낸다면 약속을 지킨다. 어길 이유가 없지.”


아누비스가 앞장서고 아담이 다시 그 뒤를 따랐다.

그렇게 아담은 다시 엘로힘 앞에 섰다.


“잘 할 수 있겠나?”


엘로힘이 물었다.


“난 아무도 죽일 수 없어. 나를 죽일 수 있는 건 나에게 저주를 내린 신······ 본인뿐이야..”


아담이 대답했다. 엘로힘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


드디어 결전의 날이 되었다.

류신의 주변에는 생각보다 많이 모여 있었다.

아홉 영웅들과 유리엘, 자심도 보였다. 거기에 멜렉과 이영철, 세로, 요르와 팬리르, 헬까지. 한쪽에는 루시퍼와 케르베로스가 보였다. 다른 악마들은 보이지 않았다. 이것이 전력의 전부였다.

드래곤들이 오겠다는 것을 말렸다.


“이 전력으로 가능해요?”


세로가 조금은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왜? 충분하지 않아?”


류신은 주변을 둘러봤다. 하지만 류신을 제외한 모두는 불안한 표정이긴 했다.


“저기······ 저희가 조사하기로는 엘로힘의 주위에 신들이 모여있다고 합니다. 각 세게의 신들이요.”

“그래서?”

“그게 아무래도 신을 상대하는 거라 조금 힘들지 않을까 해서요. 조금 더 전력을 모으는 게······”

“괜찮아. 충분해.”


류신은 아무리 주변에서 걱정을 해도 자신만만했다.


“그럼 가볼까?”


류신이 포털을 열었다. 그리고 모두를 포털로 밀어 넣었다.


“나는 세계수를 지켜야 한다.”


요르문간드가 가지 않으려 했지만 그녀도 류신이 포털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정작 자신은 남았다.


“아직 시간 좀 남았으니까 기다려. 금방 갈게.”


류신이 모두를 보내놓고 포털을 닫았다.

그리고 나서 류신은 세계수의 안으로 들어갔다가 나왔다. 그러자 드래곤 하나가 나타났다.

드래곤 로드 카이엔이었다. 이젠 제법 성체가 되어 있었다.


[준비 되셨습니까?]

“그래. 준비됐어. 가자. 시베리아로.”


카이엔이 류신을 태우고 날아올랐다.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허공을 질주했다.

말 그대로 세계수는 텅 비어 버렸다.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지키는 존재도 없이 세계수는 무방비 상태가 되었다.


그곳에 누군가 다가오고 있었다. 아담이었다.

아담이 다가서자 세계수가 반응을 했다.


쏴아- 쏴아-


세계수의 반응에 아담이 빙긋 웃었다.


“걱정하지 마. 널 해코지 하려고 온 게 아냐.”


쏴아- 쏴아-


세계수의 가지가 요란하게 흔들렸다.

아담은 태연했다.

그는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세계수로 다가갔다. 그러자 세계수가 저절로 공간을 만들었고, 아담이 그 안으로 들어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아담이 드디어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의 손에는 상자가 들려 있었다 바로 타보트였다.


엘로힘이 아담에게 요구한 것은 타보트를 찾아오는 것이었다.

아즈모데우스는 타보트가 류신에게 있다는 정보를 엘로힘에게 알렸고, 타보트를 찾으러 쳐들어가는 것 보다는 빼낼 방법을 고민하던 차에 아담이 나타났던 것이다.


아담은 신의 가호를 받는 몸이라 타보트에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는 태평하게 타보트를 옆구리에 꼈다.

그리고 손을 뻗자 포털이 열렸다.

타보트는 포털로 이동할 수 없다. 하지만 아담은 달랐다.

신의 은총을 직접 받은 존재는, 그리고 신의 보호를 받는 존재는 신이 만들어놓은 모든 패널티를 무시할 수 있는 사기적인 능력이 있었다.

그래서 타보트를 들고서도 포털을 만들고, 그 안으로 통과할 수 있었다.


아담이 포털로 사라졌다. 그가 나타난 것은 바로 베르샤유 궁전 안이었다.

그곳엔 이미 엘로힘과 아누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사슬에 묶인 릴리스도 함께였다.


“돌아왔군.”


엘로힘이 아담을 반갑게 맞이했다.


“나는 약속을 지켰소.”


아담이 상자를 내려 놓으며 말했다. 그리고 릴리스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 전쟁 준비가 다 되었군.”


엘로힘도 미소를 지었다.


***


시베리아의 허허벌판에 두 세력이 마주보고 서 있었다.

하나는 류신을 중심으로 한 세력이었고, 다른 하나는 엘로힘을 중심으로 한 세력이었다.

인원 차이에서는 확실히 엘로힘측이 앞섰다.

그렇다고 숫자가 압도적인 것은 아니었다.

지구의 신이라고 할만한 존재의 숫자는 한정되어 있었고,그들을 모두 끌어 모은 것도 아니었다.


엘로힘 측의 숫자는 대략 100을 조금 넘어선 수준이랄까.

그에 비해 류신 측의 숫자는 너무나도 적었다.

우선 레인, 세로와 이영철, 루시퍼와 케르베로스, 요르와 팬리르, 헬, 유리엘과 자심, 아홉의 용사들이 전부였다.

남태현과 황미연이 가겠다고 우겼지만 그들은 끌어들이지 않았다.

물론 이곳에 자심은 불만이 가득했지만.


“그들이 저보다 더 강하단 말이에요.”

“그들이 네 소환수보다 강해?”


물론 이 물음에 자심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류신은 테이머 금지라는 명령까지 내렸다. 신들을 상대하는 데 몬스터는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테이머 능력이 봉인된 자심은 자신이 왜 이곳에 왔는지 이유를 알지 못한다는 표정을 지은 채 두려움 때문인지, 추위 때문인지 모를 정도로 벌벌 떨었다.

그런데 정작 류신은 보이지 않았다.


엘로힘이 앞으로 나섰다.


“오랜만이군 멜렉.”


엘로힘이 레인에게 아는 체를 했다.

세로와 이영철이 걱정되는 표정을 지었지만 괜찮다고 손사래를 치며 레인도 앞으로 나섰다.


“오랜만이네. 엘로힘.”

“그런데 너 뿐인가? 에흐예는? 류신이라고 했던가?”

“걱정 마. 오고 있어.”


류신은 레인에게 말해두었다. 자신이 오기 전에 싸우지 말라고.


“오고 있다라······ 무서워서 도망간 건 아니고?”


엘로힘이 웃자 그 뒤에 서 있던 신들이 조롱하듯 따라 웃었다.


“그대의 앞에 혼자 나타났었다고 들었는데 아니었나?”


레인의 말에 이번엔 엘로힘의 표정이 굳었다.

엘로힘 뒤의 신들은 전혀 모르는 이야기였다.

그러고 보니 갑자기 전쟁을 약속했다고 하고, 장소도 정해졌다고 했던 게 이상하긴 했다.

그러나 이 싸움은 이긴 싸움이라고 신들을 생각했다. 다시 자신들의 세상이 도래할 거라 생각해 그냥 넘어갔다.

안 넘어가면 어쩌겠나. 엘로힘의 현재 무력이 신들을 넘어서는데.


“그러면 이제 어쩌지? 기다려야 하나?”


엘로힘이 비아냥거리듯 물었다.


“그래줬으면 좋겠네. 엘로힘은 그 정도 아량은 있다고 생각하니까.”


레인이 한방 먹였다.

비아냥과 칭찬을 교묘하게 섞은 말장난이었다. 엘로힘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슈브 니구라스나 슈드 뮤엘과 같은 쓰레기와 나를 동일하게 생각하지 마라. 난 그들과 달라.”

“그러니까 기다려 주겠지? 그들과 다르니까?”


압도적인 차이를 앞에 두고 있으면서도 레인은 여유로웠다.

오히려 저 여유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엘로힘이 조금씩 초조해졌다.


“좋아. 기다려 주지. 기꺼이. 류신 그 놈은 내 손으로 직접 뭉개 버리고 싶으니까.”


엘로힘이 호기롭게 제안을 받아들였다.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온 엘로힘을 아누비스가 맞이했다.


“초조해 보이십니다.”

“뭔가 꿍꿍이가 있어.”

“그래도 걱정 마십시오. 그 물건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저희에겐 비장의 수도 있습니다.”

“그래. 그렇지. 우리가 질 수는 없지.”


엘로힘은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잠시 기다리자니 멀리서 무언가 날아왔다.

그것은 하늘을 점점 채웠다.

드래곤들이었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드래곤들의 모습에 가장 표정이 밝아진 것은 레인이었다.

제일 앞에 카이엔이 보였고, 류신이 그 등 위에 타고 있었다.

그 뒤로는 시무스를 비롯해 캐틀린, 유라크 등 드래곤 전사들이 포진해 있었다.


드래곤들이 서서히 내려와 바닥에 착지했다.

카이엔의 등 위에서 류신이 내려왔다.


“늦어서 미안.”


류신이 빙긋 웃었다. 그리고 엘로힘을 보면서도 손을 흔들어 줬다.

엘로힘이 인상을 썼다.


“다행히 먼저 안 붙었네. 괜히 먼저 붙을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류신이 레인을 보며 말했다. 레인이 빙긋 웃었다.


“누구 명령인데.”

“좋아. 그럼 이제 제대로 해봐야지. 너희들은 모두 세계수로 돌아가.”


갑작스러웠다.

레인늘 비롯해, 아홉 용사들, 유리엘, 자심, 세로와 이영철도, 그리고 요르, 팬리르, 헬도 어리둥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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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난 +1 23.08.10 485 9 12쪽
85 처음의 인간 +1 23.08.09 492 9 12쪽
84 전쟁의 약속 +1 23.08.08 504 9 12쪽
83 얼굴 보고 얘기하려고 +1 23.08.07 557 10 13쪽
82 타보트는 세계수로 +1 23.08.04 528 10 12쪽
81 타보트와 세 괴수 +1 23.08.03 525 12 12쪽
80 레비아탄 +1 23.08.02 503 12 12쪽
79 타보트 +1 23.08.01 567 10 13쪽
78 경매장 +1 23.07.31 552 12 12쪽
77 win win +1 23.07.28 641 12 13쪽
76 다시 모인 사고뭉치 형제들 +1 23.07.27 548 11 12쪽
75 지옥의 혈투(2) +1 23.07.26 547 13 11쪽
74 지옥의 혈투(1) +1 23.07.25 555 14 11쪽
73 헬(Hel) +1 23.07.24 564 11 12쪽
72 지옥 투어 +1 23.07.21 569 11 12쪽
71 더블 제안 +1 23.07.20 593 12 12쪽
70 형제들은 다 똑같다 +2 23.07.19 615 14 13쪽
69 끼어들면 죽어 +1 23.07.18 612 12 12쪽
68 펜리르의 분노 +1 23.07.17 634 11 13쪽
67 신을 죽이는 늑대 펜리르 +1 23.07.14 643 12 12쪽
66 형제를 찾는 여행 +1 23.07.13 668 11 12쪽
65 두 조직 +1 23.07.12 696 12 13쪽
64 진정한 쇼고스 +1 23.07.11 700 13 13쪽
63 어울리는 죽음(2) +1 23.07.10 682 16 12쪽
62 어울리는 죽음(1) +1 23.07.07 718 15 12쪽
61 누가 이딴 걸 여기에 둔 거야? +1 23.07.06 715 14 12쪽
60 조용한 곳으로 갈까 +1 23.07.05 700 14 12쪽
59 상대가 누구인지는 알아야지 +1 23.07.04 733 14 13쪽
58 통치한다는 의미 +1 23.07.03 732 17 13쪽
57 뒷정리 좀 하자 +2 23.06.30 768 1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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