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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세상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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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연재수 :
113 회
조회수 :
121,054
추천수 :
1,878
글자수 :
625,145

작성
23.07.2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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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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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더블 제안

DUMMY

류신은 어이가 없었다. 갑자기 나타나 모델을 해달라니.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네가 정말 미쳤구나.”

“내가? 천만에. 나보다 더 멀쩡한 사람 없어.”


류민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모델을 하라는 게 지금 정상이야?”

“너 말고.”

“뭐?”


류신이 다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류민이 류신의 팔을 뿌리쳤다.


“누가 너 따위 화면발 안 받는 녀석에게 모델을 제안해? 여기 있는 분들에게 제안하는 거지.”


그러면서 류민은 레인과 세로, 요르를 바라봤다. 거기에 가죽 팬티만 입은 청년도 포함이었다. 처음 보는 모습이지만 류민의 눈에는 꽤 강렬해 보였다.


류민이 레인에게 다가갔다. 그 앞을 이영철이 막아섰다.

류민이 이영철을 위 아래로 훑어봤다. 그러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당신은 아냐.”


류민의 말에 세로가 입을 틀어막았다. 분명 웃음을 참고 있는 것이다. 레인도 희미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류민은 세로와 레인, 그리고 요르에게 다가갔다.


“우리 류테크 제품 모델로 활동해 보는 건 어떻습니까?”


물론 레인과 세로, 요르도 어리둥절한 표정이긴 마찬가지였다.

류신이 류민 옆으로 슬쩍 다가갔다.


“너 쟤들이 뭔지는 알고 있냐?”

“뭔지가 뭐가 중요해? 화면에 잘 나가면 그만이지. 화면 잘 받겠는데 뭐.”


류신이 레인과 세로, 요르를 봤다.

확실히 화면 하나는 잘 받을 모습들이긴 하다. 얼굴과 몸매 뭘 봐도 빠지지 않으니.

게다가 셋이 모두 개성이 전혀 달랐다.

서구적이고 글래머이면서도 차분한 인상의 레인, 깎아 만든 조각 같은 세로, 차갑고 도도한 느낌의 요르까지.

류민이 팬리르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 청년도 괜찮네.”


류민의 말에 팬리르가 인상을 쓰며 으르렁거렸다.


“아서라. 너 저 녀석에게 먹힌다.”


류신이 킥킥 웃으며 충고를 해줬다.


“젠장. 뭔가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관리국하고 거래가 끊어져서 길드들도 우리 회사 제품을 피한단 말야.”


류민이 류신을 보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미친 새끼가, 그걸 왜 나한테 지랄이야?”

“네가 국장 바꾸는 바람에 그렇게 됐잖아.”

“네가 회사 운영을 잘했으면 그런 일이 생기나? 어디서 쓸데없는 짓만 배워가지고.”

“젠장. 몰라. 책임져.”

“책임? 그래 져주지. 너네 회사 전부 박살 내면 되냐?”

“그게 책임이야?”


류민과 류신이 모두들 보는 앞에서 언성을 높이며 싸웠다.

그 모습을 요르와 팬리르가 멀뚱멀뚱 바라봤다. 그러던 둘이 서로를 바라보더니 피식 웃고 말았다.


한바탕 소란이 있고 난 후 류민은 세계수가 만든 집 안까지 둘러보는 영광을 누렸다.

그는 집을 둘러보면서 별로 탐탁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그의 눈으로 보기엔 세계수가 지은 나무집 보다는 콘크리트 아파트가 더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이게 세계수가 지은 집? 내 눈엔 별론데?”


쏴아- 쏴아-


류민의 말에 세계수가 반응했다. 일반인의 말에 반응하는 것은 거의 없는 일이다. 그걸 류민이 해낸 것이다.

물론 세계수의 반응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류민은 여기저기 다니면서 평가를 내렸다.


“배수 시설은 괜찮은 거야? 급수 시설도 그렇고. 편의 시설은 뭐 없어? 집 안에 방만 나눠져 있다고 집이 아니야.”

“화장실에 샤워부스도 없네. 욕조도 없어.”

“전기는? TV도 없네.”


그 순간 화장실의 구조가 뿌드득거리며 바뀌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류민이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났다.

화장실의 구조가 바뀌며 욕조가 생겨났다.


“뭐, 뭐야?”


류민이 놀라며 뒤를 돌아봤다. 류신이 그런 류민을 보며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이게 세계수가 만든 집이다. 네가 좋아하는 아파트가 이런 거 할 수 있냐?”

“뭐 리모델링을 해야겠지만 이런 식으로는 아니지.”


솨아- 쏴아-


세계수에서 다시 반응이 나왔다.


“그래. 네가 이겼다.”


류신이 세계수를 보며 말했다. 그 모습을 류민이 의아하게 바라봤다.


“누구와 얘기하는 거야?”

“세계수하고.”

“나무하고? 대화를 한다고?”

“그래. 네 말도 알아듣고 욕조까지 만드는 나문데 대화는 못할 거 같냐?”

“그, 그런가?”


류민에게 이곳은 신세계였다.

게다가 류민은 레인이 멜렉이라는 사실도, 요르가 요르문간드라는 신적 존재라는 것도 이 자리에서 알게 되었다. 물론 팬리르가 거대한 늑대라는 것도 이 자리에서 처음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그런 그들에게 류민은 모델을 제안했던 것이다.


어찌 보면 류테크와 가장 잘 맞는 컨셉이기도 했다.

이세계의 기술들을 이용한 물건들을 파는 것인데 이세계의 존재가 광고에 나서는 것만큼 좋은 게 어디에 있을까.

어쩌면 다시 세계를 씹어먹을 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회사가 많이 어렵냐?”


류신이 놀리듯이 물었다.


“그래. 회사 주식이 반토막이 나서.”

“아하! 그렇군.”


확실히 류테크의 위기이긴 했다. 불법 약물을 암시장에 파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정식 계약을 다시 따내는 것이 핵심이다.


“모델 계약서도 제대로 작성하고 대우도 최고 대우로 해주겠다는 거야. 어때?”


류민은 꽤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물론 세로와 요르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오히려 레인이 관심이 있어했다.

레인은 멜렉이기 이전에 사람이니까 관심을 가질 만도 했다.


“혹시 능력을 보여주거나 그래야 하나?”


레인이 호기심을 느끼며 물었다. 물론 류신이 옆에서 진심이냐는 표정을 보냈지만, 레인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녀는 무척 재미있다는 표정이었다.


“능력? 절대로. 그냥 그 모습 그대로만 있어도 됩니다. 정말로. 그거면 돼요.”


류민은 능숙한 장사꾼으로 변해 레인을 설득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세로와 요르에게도 미끼를 던졌다.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카메라 앞에 서서 포즈만 취하면 돼요. 그게 끝입니다.”

“그 정도면 해볼 만한데?”


레인이 세로와 요르를 보며 말했다. 세로와 요르는 레인의 반응에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 하게요?”

“그래. 나는 관심 없다.”

“그러지 말고 함께 해보는 건 어때?”


레인이 이젠 오히려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 광경을 팬리르가 보더니 가세했다.


“나도 보고 싶네.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팬리르야 당연히 요르가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을 보고 싶어서 이러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의 기대를 류민이 산산이 깨버렸다.


“물론 당신도 함께 나가야 합니다.”

“뭐? 나도?”


팬리르가 화들짝 놀라며 류민을 봤다. 동시에 요르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꽤 차갑고 잔인한 미소였다. 보는 사람이 섬뜩해질 정도의.


“그래. 그거 좋겠네. 네가 하면 나도 하지.”


요르의 말에 팬리르의 얼굴이 굳어졌다.

다들 광고 모델 촬영의 일로 어수선해졌다. 이 이야기에서 소외된 것은 류신과 이영철뿐이었다.

이영철은 자신이 소외된 것에 내심 서운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류신은 아니었다. 이 대화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류신은 결국 테이블을 내리치고 말았다.


쾅!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모두가 멈추고 류신을 봤다.

류신이 내려친 태이블은 다행히 부서지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세계수이기도 해서 류신이 힘을 조절한 것도 있었다.


“다들 정신 차려. 이 새끼가 왜 여길 들어와 있는지도 모르겠네.”


류신의 말에 모두들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대도 형제 사이는 좋지 않은 모양이군. 우리처럼.”


요르가 한마디했다. 팬리르도 요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우리 문제야. 너희들 문제하곤······ 젠장.”


류신이 뭐라 말하려다가 멈추고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래. 형제 사이가 다 그렇지 뭐. 난 가족이란 걸 별로 느껴본 적이 없어. 오히려 세로와 함께 지낼 때가 더 가족 같았으니까.”


순간 세로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옆에서 레인이 미소를 지으며 세로를 바라봤다.


“그래서 난 이 새끼를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아. 형제도 아냐. 그러니까 그만들 해.”

“그러니까 그 말은 나와 요르문간드도 형제로 서로 인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그 말 아닌가?”


팬리르가 나섰다.

류신은 인상을 썼다. 괜히 팬리르를 데리고 올 때 형제니 뭐니 떠들었던 게 기억이 났다.


“형제 사이에 용서할 수 없는 일이 있을까? 있을 거야.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일이.”


팬리르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요르는 관심 없는 척 팬리르의 이야기를 들었다.


“용서하라는 게 아니잖아. 친하게 지내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목적만 이루면 되는 거잖아. 가족이라는 것도······ 형제라는 것도······ 그렇게 큰 의미 두지 않아도 되는 거니까.”


팬리르는 아직 요르에게 앙금이 남아 있는 듯했다. 물론 요르도 그런 팬리르를 차갑게 바라봤다.

하지만 둘은 이렇게 모였다. 서로 죽일 듯이 달려들 것 같은 둘이 모여있었다. 세계수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그대의 형제도······ 그대와 뭔가 이유가 있겠지. 정리할 수 있는 건 차라리 정리하는 게 낫지 않나? 그댄 그럴 힘이 있잖아. 우린 서로 정리하면 세상이 위험해지지만······ 그댄 아니니까.”


팬리르의 말을 들은 류신이 류민을 바라봤다.

그 시선에 류민이 흠칫 놀랐다.


“그래. 정리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어.”


류신이 류민에게 손을 뻗었다. 모두 류신을 봤다. 류민은 긴장한 표정이었다. 류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기에 자신이 저항할 방법은 없었다. 게다가 누군가 류신을 말려줄 것 같지도 않았다.


“혀, 형?”


류민이 류신을 불렀다. 위급할 때는 역시 형이라고 부르게 되는 법이다.


류신의 손이 멈췄다. 하지만 다시 움직였다.

류신의 형은 류민에게 다가가 어깨를 잡았다.

류민이 질끈 눈을 감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류신이 그저 어깨를 잡고 있을 뿐이었다.


“이 새끼와의 문제는 사실 다 부모라는 것들 때문이었지. 어쩌면 희생된 건지도 모르고, 아니면 즐겼을지도 몰라. 나에 대한 험담을 해 이간질했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건 애들이니까······ 철모르는 시절이었으니까.”


류신의 이야기를 류민이 멀뚱멀뚱 눈을 껌뻑이며 듣고 있었다.


“형제애를 복원한다느니 하는 일은 없을 거야. 하지만 기회는 주지. 다시 태어날 기회.”

“기, 기회?”

“그래. 이제부터 내가 너에게 제안을 하나 할 거야. 그 제안을 받아들이냐 받아들이지 않느냐에 따라 네 운명이 변해.”

“무, 무슨 소리야? 운명이 변한다니?”


류민은 긴장했다. 이제껏 이렇게 긴장한 적이 없을 정도였다.


“너네 회사에 있는 문제들······ 전부 해결해.”


류신의 말에 류민의 표정이 굳어졌다.


“무, 무슨 문제?”

“알잖아. 불법 인체실험, 개조실험, 실험 내용 비공개, 부작용 내용 비공개 등.”

“그, 그런 문제 없어.”


류민이 부정했다. 하지만 류신이 눈을 가늘게 떴다.


“내가 정말 모를까?”


류민의 눈을 류신이 뚫어지게 바라봤다. 류민이 시선을 피해버렸다.


“그것들을 전부 해결하지 않으면······ 너네 회사는 광고가 문제가 아닐 거야. 내가 모든 걸 다 밝혀낸 후에 그냥 흔적도 없이 세상에서 지워버릴 테니까.”


류신의 말에 류민이 침을 꿀꺽 삼켰다.

지금의 이 말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 반드시 이루어질 수도 있을 현실이었다.


“똑바로 살란 얘기야. 안 그러면 너 죽어서 지옥 가.”


류신의 마지막 말에 류민이 피식 웃었다.


“그까짓 지옥 뭐. 지옥 따위는 무섭지 않아.”


류민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그때였다.

세계수 밖에 어두운 기운이 느껴졌다.

모두 그 기운을 느꼈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류민도 불길한 기운을 느꼈을 정도였다.


류신이 제일 먼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고, 모두 따라나갔다.

그곳에 의외의 존재가 서 있었다. 바로 루시퍼였다. 아니 하데스라고 불러야 할 존재였다. 그리고 오랜만에 강아지 모습으로 변한 케르베로스가 왈왈 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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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도난 +1 23.08.10 485 9 12쪽
85 처음의 인간 +1 23.08.09 492 9 12쪽
84 전쟁의 약속 +1 23.08.08 504 9 12쪽
83 얼굴 보고 얘기하려고 +1 23.08.07 557 10 13쪽
82 타보트는 세계수로 +1 23.08.04 528 10 12쪽
81 타보트와 세 괴수 +1 23.08.03 525 12 12쪽
80 레비아탄 +1 23.08.02 503 12 12쪽
79 타보트 +1 23.08.01 567 10 13쪽
78 경매장 +1 23.07.31 552 12 12쪽
77 win win +1 23.07.28 642 12 13쪽
76 다시 모인 사고뭉치 형제들 +1 23.07.27 548 11 12쪽
75 지옥의 혈투(2) +1 23.07.26 547 13 11쪽
74 지옥의 혈투(1) +1 23.07.25 556 14 11쪽
73 헬(Hel) +1 23.07.24 565 11 12쪽
72 지옥 투어 +1 23.07.21 569 11 12쪽
» 더블 제안 +1 23.07.20 594 12 12쪽
70 형제들은 다 똑같다 +2 23.07.19 616 14 13쪽
69 끼어들면 죽어 +1 23.07.18 612 12 12쪽
68 펜리르의 분노 +1 23.07.17 634 11 13쪽
67 신을 죽이는 늑대 펜리르 +1 23.07.14 643 12 12쪽
66 형제를 찾는 여행 +1 23.07.13 668 11 12쪽
65 두 조직 +1 23.07.12 696 12 13쪽
64 진정한 쇼고스 +1 23.07.11 701 13 13쪽
63 어울리는 죽음(2) +1 23.07.10 683 16 12쪽
62 어울리는 죽음(1) +1 23.07.07 718 15 12쪽
61 누가 이딴 걸 여기에 둔 거야? +1 23.07.06 715 14 12쪽
60 조용한 곳으로 갈까 +1 23.07.05 701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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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뒷정리 좀 하자 +2 23.06.30 769 1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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