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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세상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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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연재수 :
113 회
조회수 :
121,046
추천수 :
1,878
글자수 :
625,145

작성
23.07.2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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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지옥의 혈투(1)

DUMMY

헬의 주먹이 팬리르를 향해 날아들었다. 팬리르는 몸을 재빨리 피하며 오히려 헬의 팔뚝을 물어버렸다.


콰득!


팔을 물린 헬은 그러나 태연했다. 오히려 팔이 물린 채로 휘둘렀다. 거대한 팬리르를 휘두를 수 있을 정도로 헬의 완력은 대단했다.

결국 팬리르의 무게를 버티지 못한 헬의 팔이 떨어져 나갔다. 팬리르는 바닥에 사뿐히 착지한 후 헬의 팔을 바닥에 뱉어버렸다.


[맛이 없어서 먹을 맛도 안 나는군.]


팬리르가 도발을 했다.


[맛은 몰라. 그냥 난 싸울 수만 있으면 되니까.]


헬은 잘린 팔이 다시 자라나 어느새 원래대로 돌아왔다.

헬이 다시 달려들었다. 아까와 같은 패턴.

주먹을 휘둘렀고, 피한 팬리르가 헬의 팔을 물었다.


딱!


물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엔 헬이 팔을 피했다.

비어있는 공간을 물어버린 팬리르의 이빨이 부딪치는 소리가 유독 크게 들렸다.

덕분에 팬리르의 옆구리가 비었다. 빈틈을 놓치지 않고 헬의 주먹이 파고들었다.


퍽! 쿠당탕!


강한 괴물의 주먹을 맞은 팬리르가 바닥을 굴렀다. 그러나 팬리르도 몇 번 바닥을 구르더니 벌떡 일어나 다시 맞섰다.

이젠 팬리르도 제대로 열받은 모양이다.


이 삼 형제의 특징은 평소에는 이성적인 것처럼 보이다가도 열받으면 본능만 남아버린다는 점이다.

물론 반신이라는 점도 고려를 해야 한다. 온전한 신이 아닌 신적 존재라는 점이 이들이 가진 마이너스 요소다.

지금도 헬에게 제대로 맞은 팬리르의 이성이 날아가고 있었다.


[끝까지 가자는 거냐? 나는 용서가 없다.]

[끝까지 가야 하는 싸움 아니었나? 그리고 네가 뭔데 나를 용서하지?]


다시 둘이 격돌했다.

치열한 싸움이다. 전략 따위는 없다. 그저 치고, 박고, 물고, 뜯는 것이 이들의 싸움이었다.

헬이 주먹으로 치고 잡아서 집어던지면, 팬리르는 물고 흔들어버린다.

살점이 떨어지고 피가 튄다. 넓은 공간이지만 그들이 싸우는 충격은 고스란히 사방으로 퍼지고 있었다.

그나마 류신이 투명한 보호막을 펼쳐 놓아 류민은 안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류민은 흥미진진했다. 이런 싸움을 안전한 상태로 도대체 언제 볼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류민은 헬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왠지 헬이 화를 내는 것도, 성격이 저런 것도 류민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둘의 싸움은 지치지도 않고 계속되었다. 싸움을 지켜보는 류신도 점점 지루해지고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류신과 루시퍼의 시선이 위로 향하며 인상이 일그러졌다.


“이 새끼들 봐라!”

“뭐야? 뭔데? 왜?”


류민이 두리번거리며 물었다. 물론 류민에게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고 보이지 않았다.

그때 천장이 무너지며 누군가 나타났다. 나타난 것은 혼자가 아니었다.


[여기들 있었구나. 귀여운 것들.]


엄청난 포스를 지닌 존재가 천장을 뚫고 서서히 내려오고 있었다. 번개가 몸 주변을 채우고 있었고, 안광이 번쩍였다.

팬리르와 헬도 싸움을 멈추고 서서히 내려오는 존재를 봤다.


“나 제우스가 이런 땅속까지 내려와야 한다니 자존심이 상하는군.”


지옥의 마지막으로 내려온 존재는 자신이 제우스라고 했다. 그리고 제우스 뒤로도 몇몇이 더 나타났다.

거대한 검을 들고 투구를 쓴 남성이 하나, 검과 방패를 들고 갑옷을 입은 여성이 하나, 그리고 뭔가 걱정이 많아 보이는 소심한 남자 하나였다.


[발두르! 당신도 이들과 함께인가?]


팬리르가 으르렁거리며 외쳤다.

세 명의 시선이 한 명에게 모였다. 맨 마지막에 내려온, 소심해 보이는 남자였다.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나에게 묻지 마라. 나 또한 마음이 편치 않다.”


발두르는 대답을 회피했다.

넷은 모두 신이라는 이름을 가진 존재들이었다.

제우스라고 자신을 밝힌 자가 류신이 있는 곳을 봤다. 그러나 이내 관심 없다는 듯이 팬리르와 헬에게 다시 시선을 던졌다.


“그대가 호루스를 죽였는가?”

[호루스? 그게 누구지?]


팬리르가 고개를 갸웃하며 되물었다.

제우스의 인상이 일그러졌다.


“태양신 중 하나였던 호루스가 그대에게 죽었다. 신을 죽이다니 불경한 놈이구나.”

[내 이름이 신을 죽이는 늑대다. 그러니 그대가 신이라면······ 물러나길 권한다. 그대도 죽을 수 있다.]


팬리르가 제우스를 보며 말했다. 그 순간 제우스가 크게 웃었다.


“하하하! 나를 죽이겠다고? 어이가 없구나. 널 데리고 오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아무래도 그냥 이 자리에서 처리되는 게 좋겠구나.”


제우스의 손에 거대한 에너지가 뭉치기 시작했다.

사실 전기를 사용하는 자들은 많이 봐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기가 아니었다.

말 그대로 번개였다.

자연이 일으키는 최고의 전기 에너지, 파괴력과 위력이 역대급인 자연의 번개가 제우스의 손에 형태를 갖추며 맺혀 있었다.


파직! 파직! 꽈르르!


제우스의 손에서 떠난 번개가 그대로 팬리르와 헬에게 작렬했다.

어두운 동공에 번개로 인해 불빛이 번쩍였다.


“아테나! 아레스! 너희들은 저 구석에 있는 놈들을 처리해라. 이 둘은 내가 맡을 테니. 아! 발두르라는 저놈도 데리고 가라.”

“네. 제우스!”


검과 방패를 든 여신이 말했다.

그녀는 바로 지혜의 여신인 아테나였고, 그녀의 옆에 거대한 검을 든 남성은 바로 전생의 신 아레스였다.

아테나와 아레스, 발두르가 류신이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발두르는 지금도 무척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그들이 다가올 때까지 류신과 루시퍼는 기다렸다. 물론 그들 뒤에 숨어있는 류민을 제외하고 말이다.


“젠장! 어디 숨을 데 없어? 온다! 온다!”


류민 혼자 흥분해 마구 떠들어대고 있었다. 결국 참다 못한 류신이 류민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았다.


빡!


류민은 그 한 방에 그대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제야 좀 조용해진 분위기였다.


“고맙군. 조용히 시켜줘서.”

“시끄러웠으면 네가 하지.”

“그대의 동생 아닌가.”

“상관없어. 마구 다뤄. 죽여도 돼.”

“형제란······ 참 묘한 관계군.”


루시퍼가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때 아테나와 아레스, 발두르가 앞으로 다가왔다.


“오랜만이구나. 하데스. 그리고 너는······ 그래. 기억이 난다. 한껏 기고만장해 세상을 향해 선전포고를 했던 놈이구나.”


아테나가 가소롭다는 듯이 류신을 보며 말했다.

하지만 류신의 관심은 오히려 팬리르와 헬에게 향해 있었다. 둘은 제우스와 싸우는 중이었다.


“한눈을 팔다니.”


아레스가 류신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아레스의 검은 루시퍼, 아니 하데스에 의해 막혔다.


“내 왕국에서······ 누구 마음대로 검을 휘두르는 거지?”

“흥. 땅속에나 처박혀 있는 놈이 나에게 감히 말을 거는 것이냐?”


루시퍼이자 하데스의 손에 빛이 맺히기 시작했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악마의 왕이자, 저승의 주인인 루시퍼이자 하데스가 신의 은총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하데스는 제우스, 포세이돈과 형제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서도 루시퍼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역시 이래서 신들은 마음에 들지 않아. 내가 네 놈 아버지의 형제다. 그게 무슨 말인지는 알고 있는 거냐?”


루시퍼이자 하데스가 아레스를 보며 물었다. 순간 아레스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 그게 무슨 상관이지?”

“그런 걸 패륜이라고 하는 거다. 신이란 것들은 패륜도 너무 당당하게 저지르는 것 같군.”


루시퍼이자 하데스가 아레스의 검을 밀어냈다.

아테나는 루시퍼와 아레스의 싸움에는 관심이 없는 듯 류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대는······ 도대체 뭐지?”


아테나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물론 류신은 대답 대신 미소만 지었다.


“그대에게선 어떠한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다. 고작 인간? 아니, 인간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조차도 느껴지지 않아. 인간이 맞는 건가?”

“내가 뭐라는 건 알고 있잖아. 내가 보낸 선전포고도 봤으면서 그걸 모르는 거야?”

“그렇다면 그대가 정말 에흐예인가? 우리와 함께하고 있는 엘로힘과 같은?”


류신의 인상이 일그러졌다. 역시 신들이라는 것들은 엘로힘과 함께하고 있었다.

엘로힘은 독특하게 지구의 신들을 모으고 있었다.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고작 이 정도의 신들을 모아서 무엇을 할까 싶었다.


“진지하게 충고하는데······ 엘로힘과는 손 떼는 게 좋아. 그냥 예전처럼 사람들 입에나 오르내리는 수준으로 만족하는 게 좋을 거야.”

“이유가 뭐지?”

“신이란 신은 내가 다 죽일 거니까.”


류신이 싸늘하게 웃었다. 순간 아테나는 소름이 돋았다.

아무런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 존재임에도 무시할 수 없는 압박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본능적으로 아테나가 검과 방패를 움켜쥐었다. 물론 류신은 아무런 자세를 취하지 않았다.


“방금 그건 경고였어. 멈추지 않으면 지금 이 자리에서 너희들은 모두 죽어.”


류신의 말에 아테나가 옆을 봤다. 발두르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발두르가 류신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러더니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꼭 그렇게까지 말해야 합니까?”

“너도 죽고 싶어? 끼워줘?”

“아뇨. 난 사양합니다. 원래 끼고 싶어서 낀 것도 아니니까.”


발두르가 손을 휘휘 저으며 물러났다.

아테나는 깜짝 놀랐다. 발두르와 류신이 서로 알고 있는 것처럼 대화했기 때문이다.


“발두르! 그대는 저자를 알고 있나?”

“케테르의 에흐예. 아테나 당신도 이젠 알잖아.”

“그걸 묻는 게 아니다. 언제부터 에흐예를 알고 있었지?”

“꽤 오래되었는데.”

“왜 말하지 않은 건가?”

“너희들이 언제 내 말을 듣기는 하고?”


발두르가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아테나가 긴장한 표정으로 류신을 봤다.

그녀가 검을 내렸다. 마치 싸울 의지가 없다는 듯이. 그러나 그것은 페이크였다.

갑자기 검을 역수로 쥔 채 빠르게 류신을 향해 달려들었다.


***


제우스가 날린 번개가 팬리르와 헬의 몸을 휘감았다.


파지직! 파지직!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팬리르와 헬의 움직임이 둔탁해졌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제우스가 번개를 손에 움켜쥐었다. 번개가 어느새 검의 형태가 되어 있었다.


“이제 너희들의 생명을 취하마.”


제우스가 빠르게 팬리르와 헬을 향해 달려들었다.

원거리에서 번개만 쏘다가 드디어 번개의 검을 들고 직접 달려든 것이다.


그 순간, 팬리르와 헬의 표정이 날카로워졌다.

분명 번개에 맞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던 그들이었다. 그러나 제우스가 직접 달려들자 그들은 마치 한 팀인 듯 움직였다.


헬이 먼저 팔을 뻗었다. 단단해 보이는 괴물 팔이 제우스를 향해 날아들었다.

제우스가 번개의 검으로 팔을 잘라버렸다.


서걱! 파지직!


“하하하! 그 정도로 날 막을 수는······”


헬의 팔을 잘라낸 제우스가 신나서 떠들다 멈췄다. 바로 뒤에 팬리르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팬리르가 입을 크게 벌렸다. 그대로 제우스를 삼키려는 듯 보였다.

순간 당황했던 제우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흥! 이 몸을 삼키려고? 네 몸의 모든 곳을 난도질 해주 마.”


재우스가 번개의 검을 휘두르며 그대로 팬리르의 입을 향해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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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타보트와 세 괴수 +1 23.08.03 525 12 12쪽
80 레비아탄 +1 23.08.02 503 12 12쪽
79 타보트 +1 23.08.01 567 10 13쪽
78 경매장 +1 23.07.31 552 12 12쪽
77 win win +1 23.07.28 642 12 13쪽
76 다시 모인 사고뭉치 형제들 +1 23.07.27 548 11 12쪽
75 지옥의 혈투(2) +1 23.07.26 547 13 11쪽
» 지옥의 혈투(1) +1 23.07.25 556 14 11쪽
73 헬(Hel) +1 23.07.24 565 11 12쪽
72 지옥 투어 +1 23.07.21 569 11 12쪽
71 더블 제안 +1 23.07.20 593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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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형제를 찾는 여행 +1 23.07.13 668 11 12쪽
65 두 조직 +1 23.07.12 696 12 13쪽
64 진정한 쇼고스 +1 23.07.11 700 13 13쪽
63 어울리는 죽음(2) +1 23.07.10 683 16 12쪽
62 어울리는 죽음(1) +1 23.07.07 718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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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뒷정리 좀 하자 +2 23.06.30 769 1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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