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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세상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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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연재수 :
113 회
조회수 :
121,070
추천수 :
1,878
글자수 :
625,145

작성
23.07.1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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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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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글자
12쪽

신을 죽이는 늑대 펜리르

DUMMY

아마테라스의 몸에서 열기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그 열기는 거대한 늑대의 몸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열기를 느낀 늑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태양의 신이라면서 고작 이 정도란 말인가?]


거대한 늑대의 몸에서 갑자기 차가운 냉기가 쏟아져 나왔다. 냉기는 녹아내리던 것을 순식간에 다시 얼려버렸다.

따뜻해지던 대기는 다시 냉기를 머금었다.

피어오르던 수증기마저 순간 얼어버리면서 작은 얼음알갱이가 되어 주변에 흩날렸다. 녹아서 바닥을 흐르던 물줄기가 그 모습 그대로 얼어버렸다.

거대한 늑대가 내뿜은 냉기에 아마테라스가 뒤로 밀려날 정도였다.


“크흑! 감히 근본 없는 몬스터 주제에 신에게 대항하는 것이냐?”


아마테라스의 인상이 일그러졌다.


[근본이 없다? 내가 보기엔 네가 더 근본이 없어 보이는 구나.]

“닥쳐라!”


아마테라스가 손을 뻗자 활이 나타났다. 그리고 다른 손에는 화실이 나타났다.

활에 화살을 먹였다.

열기를 머금은 화살이 활시위에 단단히 고정되었다.


“후회할 것이다. 살길을 열어주었으나 거부한 것은 그대이니 나를 원망치 말아라.”


아마테라스가 활시위를 놓았다.

뜨거운 열기를 내뿜으며 화살이 빠르게 거대한 늑대를 향해 날아왔다.

화살의 위력은 강했다. 거대한 늑대가 내뿜은 냉기를 찢으며 날아왔다. 속도도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아마테라스는 승리를 확신했다. 태양의 힘을 담은 화살이다. 냉기 정도는 모두 날려버리고도 남을 힘이다.

화살이 냉기를 찢고 날아가 그대로 거대한 늑대의 몸에 닿았다.


툭!


그러나 화살은 거대한 늑대의 몸에 부딪친 후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거대한 늑대는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몸에 부딪힌 후 바닥에 떨어진 화살을 바라봤다.


열기를 머금었던 화실은 어느새 차갑게 식어 평범한 화살이 되어있었다.

두 눈으로 봐도 믿지 못할 일이 벌어진 것에 아마테라스는 납득하지 못했다.


“어떻게 태양의 힘을······ 그대는 누구지? 그냥 몬스터가 아니구나.”


아마테라스가 이제야 거대한 늑대의 존재에 관심을 가졌다.

사실 이곳에 와서 맞서기 전에 조금 더 알아봤어야 했다. 이 산을 지키는 존재의 정체를.


[나를 만난 것이 그대의 실수다.]

“실수?”

[그래. 나는 신을 죽이는 늑대. 팬리르다.]


거대한 늑대는 다름 아닌 요르문간드의 형제이며 반신인 팬리르였다.

몸의 크기를 자유자재로 늘리거나 줄일 수 있었고, 심지어 하나의 세상만큼 커질 수도 있는 팬리르였다. 요르문간드에 비해서 전혀 밀리지 않을 정도의 위력을 가진 존재다.


“그, 그대가 패, 팬리르? 이, 이런 말은 없었는데.”


팬리르라는 이름을 들은 아마테라스는 눈에 띄게 당황했다.


[아마테라스라고 했던가? 나는 신을 죽이는 늑대. 나에게 칼을 들이댄 신을 그냥 보낼 순 없지. 아니 활인가?]


팬리르가 입을 벌리고 포효했다.


크아아아-


포효 소리는 산맥은 물론 유럽 대륙 전역에 들릴 정도로 우렁찼다.

그 바람에 아마테라스는 날려져 바닥을 뒹굴었다.


“커헉! 이 정도의 힘이라니.”


겨우 정신을 차린 아마테라스가 몸을 일으켰다. 그런 그녀의 앞에 어느새 팬리르가 서 있었다.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는 팬리리는 당장 아마테라스를 물어뜯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나, 나는 신이다. 진정 이 세상에서 신인 나를 주, 죽이려는가?”


아마테라스가 당황하며 외쳤다.


[말했지 않나? 나는 신을 죽이는 늑대다.]


팬리르가 입을 크게 벌리고 다가갔다.

그 순간 여인의 몸에서 무언가 빠져나왔다. 바로 아마테라스의 의식이었다.

신의 의식이 한 여인의 몸에 들어가 아마테라스의 화신으로 삼았던 것이다. 덕분에 여인은 의식을 잃은 채 바닥에 쓰러졌다.

의식이 빠져나오면 팬리르라고 해도 어쩌지 못 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여인을 당장이라도 먹어버릴 것 같던 팬리르의 시선이 점점 아마테라스의 의식으로 향했다.

평범한 눈으로 볼 수 없는 신의 의식을 팬리르는 보고 있었다.


[내가 보이는 것인가?]

[신을 죽이는 늑대니까.]

[사, 살려다오.]

[늦었다.]


허공에 떠 있던 아마테라스가 도주하려 몸을 돌렸다. 그러나 그 순간 그대로 팬리르의 입이 덥석 아마테라스를 물었다.

의식뿐이라 하더라도 아마테라스는 팬리르의 입에 물린 채 빠져나가지 못했고, 결국은 팬리리의 입 안에서 그대로 소멸해 버리고 말았다.


짝! 짝! 짝! 짝!


갑자기 박수 소리가 들렸다.

팬리르가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그곳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류신이 서서 박수를 치고 있었다.


“잘했어! 잘했어! 듣보잡 신이긴 하지만 그래도 없어지는 게 낫지.”


류신이 박수를 치며 기뻐하고 있었다.


[그대는······ 에흐예?]


팬리르 역시 긴장하며 류신을 봤다.

류신은 신의 대리인이다. 케테르의 신의 대리인 에흐예니까.

아무리 신을 죽이는 늑대 팬리르라 하더라도 에흐예는 다르다. 아마테라스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긴장하지 마. 너랑 싸우러 온 거 아냐. 대화나 좀 하자고 온 거야.”


류신은 아무 일 아니라는 듯이 말하며 바닥에 쓰러진 여성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아마테라스의 의식이 빠져나간 후 현재는 의식을 잃은 채 눈 속에 쓰러져 있었다.

다행히 아직 죽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런 추위 속에 놔둔다면 당연히 얼마 지나지 않아 목숨을 잃을 게 뻔했다.

류신이 여인을 안아 들었다.


“우선 너네 집으로 가자. 여기 두면 얼어 죽을 거야.”

[내가 왜 그래야 하지?]


팬리르가 류신을 경계하며 물었다.


“너는 신을 죽이는 존재지 인간을 죽이는 존재는 아니잖아.”


류신의 말에 팬리르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


어디선가 두런두런 대화 소리가 들렸다. 따뜻한 기운도 느껴졌다. 하지만 등은 아팠다.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바닥에 누워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인은 천천히 눈을 떴다. 일렁이는 불빛에 사람이 만든 게 아니라 자연적으로 형성된 벽이 보였다.

여인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어? 일어났네.”


목소리에 여인이 고개를 돌려 봤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나뭇가지에 무언가 알 수 없는 고기를 끼워 구워 먹고 있는 두 명이 보였다.

한 명은 낡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가죽으로 만든 팬티만 걸친 모습이었다.


“누, 누구세요? 그리고 여긴 어디예요?”


여인이 두리번거리며 물었다. 아무리 봐도 이곳은 동굴 안이기 때문이다.


여인은 우선 자신의 몸을 살폈다. 별다른 이상은 없어 보였다.

여기저기 긁힌 상처는 있지만 치명적이진 않았다. 게다가 상처도 거의 아물어 아프지도 않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낯선 곳에서 남자 두 명과 함께 있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

게다가 불을 피웠다고 해도 동굴 안에는 거친 바람이 불어왔다. 이런 추위에 팬티만 압고 알몸으로 있는 것이 너무 비정상적으로 보였다.


여인은 자신의 팔을 어루만지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트레이닝복의 남자가 아무 말 없이 불 속으로 나뭇가지 몇 개를 더 집어 넣었다. 그러자 불길이 조금 더 오르며 열기가 약간 더 느껴졌다.


“먹을래?”


트레이닝복의 남자가 여인에게 나뭇가지에 꿰인 고기를 건넸다. 하지만 여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 그게 뭔지 어떻게 알고 먹어요?”

“그래? 그러면 먹지 마.”


트레이닝복의 남자는 굳이 다시 권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너무나도 맛있게 고기를 뜯어 먹었다.

여인의 입 안에 침이 고였다. 게다가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정말 엄청나게 크게 들렸다. 동굴 전체에 울릴 정도로.


“다시 생각해 보니까 제안을 거절하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네요.”


트레이닝복의 남자가 피식 웃으며 고기를 건넸다.

여인은 조심스럽게 고기를 살짝 베어 물었다.

까많게 탄 거라고 생각했는데 고기 색이 원래 검은색이었다. 게다가 고기의 육질이 굉장히 부드러웠다.

간은 살짝 싱거웠지만 충분히 먹을만 했다.


“와! 이거 무슨 고기예요? 정말 맛있는데?”


여인의 반응에 트레이닝복의 사내가 피식 웃었다.


“알려고 하지 마. 맛있으면 됐지.”

“아! 네.”


여인은 고기를 먹고 나니 이제야 주변의 상황을 조금은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트레이닝복을 입은 남자의 인상이 낯에 익었다.


여인은 계속 남자의 얼굴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물론 트레이닝복의 남자는 그런 여인의 반응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다 여인의 눈동자가 엄청나게 커졌다.


“아! 맞다! 당신······ 에흐예······ 님?”


여인이 드디어 류신을 알아봤다. 트레이닝복의 남자는 바로 류신이었다.


“신이야. 류신.”

“아! 맞아요. 그랬지. 그런데 여긴 어떻게······ 아니 제가 왜 여기에 있는 거죠? 절 구해주신 건가요? 아니면 납치를······ 하신 건가요?”


여인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류신은 그런 여인을 보며 피식 웃고 말았다.


“납치? 내가 왜?”

“그건 저도 모르죠.”

“그러니까 왜? 그런데 기억 안 나?”

“기억이요? 무슨 기억이요?”


여인과 류신의 말을 가죽 팬티만 입은 청년이 날카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여인도 류신과 대화를 하면서 청년의 시선에 신경이 쓰였다. 무척 날카로운 인상이어서 쉽게 다가가기 어려울 것 같았다.


“마지막 기억이 뭐야?”

“어······ 유적지에 있었어요. 저 고고학자거든요. 고대의 유물이 발견되었다는 말을 듣고 발굴에 나섰어요. 아! 맞다. 그 유물을 만지는 순간······ 그게 마지막 기억이에요.”

“그 유물이 뭔지 기억나?”

“태양이 새겨진 동판이었어요.”


순간 여인이 인상을 썼다. 기억을 떠올리려 하니 머리가 아픈 모양이다.

류신이 다가와 여인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따뜻한 기운이 여인의 머리를 감싸며 고통이 잦아들었다.


“감사합니다.”


여인이 꾸벅 고개를 숙였다.

류신의 질문은 계속 이어졌다.


“그래서 유물이 발견된 곳이 어딘데?”

“일본 교토 외곽에서요. 아! 그러고 보니 여긴 어디예요? 추운 거 보니까 홋카이도인가요?”


그녀는 자신이 있는 곳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여기는 스칸디나비아 산맥이야. 정확한 위치는······ 나도 모르고.”

“네? 스칸디나비아? 유럽이요?”


여인이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그녀는 자신이 일본에서 어떻게 이곳까지 왔는지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모르는 게 당연했다. 신에 빙의되어 지냈으니까.


“어, 어떻게 된 거죠? 제가 왜 여기에 있는 거죠?”


여인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마테라스.”


그때 팬티만 입은 청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아마테라스요? 아마테라스를 아세요?”

“잘 알고 있다.”

“와! 아마테라스를 아는 외국인을 만난 건 처음이에요. 사실 아마테라스는 일본의 국가 신이라고 해야 할까? 제가 발견한 유물도 아마테라스와 연관된 고대 유물이라고 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알아요?”

“내가 죽였으니까.”


청년의 말에 여인이 멍한 표정을 짓더니 피식 웃었다.


“에이, 농담도 잘하시네요. 아마테라스는 그냥 신화적 존재예요. 그런데 어떻게 죽어요? 그만 놀려요.”

“진실이다. 아마테라스는 죽었다. 그대는 아마테라스에 빙의되어 나를 찾아왔다. 지금은 신들이 난무하고, 신화가 현실이 되는 세상이다. 그대의 신이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지.”


여인은 그제야 지금의 상황이 전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표정이었다.


“그러는 당신은 누구죠? 신을 죽였다니?”

“나는 팬리르. 신을 죽이는 늑대다.”

“팬리르?”


여인이 화들짝 놀라며 손에 들고 있던 고기를 떨어트렸다.

그만큼 여인에게 지금의 상황은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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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타보트와 세 괴수 +1 23.08.03 525 12 12쪽
80 레비아탄 +1 23.08.02 504 12 12쪽
79 타보트 +1 23.08.01 567 10 13쪽
78 경매장 +1 23.07.31 552 12 12쪽
77 win win +1 23.07.28 642 12 13쪽
76 다시 모인 사고뭉치 형제들 +1 23.07.27 549 11 12쪽
75 지옥의 혈투(2) +1 23.07.26 547 13 11쪽
74 지옥의 혈투(1) +1 23.07.25 556 14 11쪽
73 헬(Hel) +1 23.07.24 565 11 12쪽
72 지옥 투어 +1 23.07.21 569 11 12쪽
71 더블 제안 +1 23.07.20 594 12 12쪽
70 형제들은 다 똑같다 +2 23.07.19 616 14 13쪽
69 끼어들면 죽어 +1 23.07.18 612 12 12쪽
68 펜리르의 분노 +1 23.07.17 634 11 13쪽
» 신을 죽이는 늑대 펜리르 +1 23.07.14 644 12 12쪽
66 형제를 찾는 여행 +1 23.07.13 668 11 12쪽
65 두 조직 +1 23.07.12 696 12 13쪽
64 진정한 쇼고스 +1 23.07.11 701 13 13쪽
63 어울리는 죽음(2) +1 23.07.10 683 16 12쪽
62 어울리는 죽음(1) +1 23.07.07 718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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