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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세상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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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연재수 :
1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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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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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145

작성
23.07.2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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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다시 모인 사고뭉치 형제들

DUMMY

펜리르와 헬과 싸우던 제우스가 멈췄다. 그들은 충격파가 날아온 방향을 바라봤다.

아테나가 쓰러져 있었다.

루시퍼이자 하데스가 겨우 서 있었고, 아레스와 발두르가 저만치 나가떨어져 바닥을 굴렀다.

오직 류신만이 도도하게 서 있었다. 아테나를 내려다보면서.


“아테나를 건드리면 너는 내 손에 죽는다.”


제우스가 자신의 기운을 그대로 유지한 채 류신에게 달려들었다. 번개의 속도로 날아간 제우스였다.

하지만 류신이 날아드는 제우스의 목을 낚아채 그대로 바닥에 내리꽂았다.


쾅!


제우스도 사이 좋게 아테나 옆에 드러누워 버렸다.


“크흑!”


제우스의 몸에 깃들어 있던 번개의 기운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그만큼 큰 충격이었다.

제우스의 몸에 손을 댄 류신은 너무나도 멀쩡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변했다.

이제까지 조금은 장난스럽게 농담도 던지던 그였다면, 지금은 아니었다. 세상 차가운 표정으로 제우스와 아테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내가 지구에 돌아와서 한 가지 맹세한 게 있어. 그게 뭔지 알아?”


류신이 바닥에 쓰러진 제우스와 아테나를 보며 말했다. 그러나 둘은 대답하지 않았다.

제우스는 류신을 노려보고 있었고, 아테나는 정신을 아직 제대로 차라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신을 죽이는 거였어. 난 사실 하나만 죽이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 이 지구엔 신이라고 불리는 존재들이 너무 많아. 그게 문제야.”


류신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제우스는 죽음을 직감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어떻게든 빠져나가야 했다.


“자, 잠깐! 엘로힘의 계획을 알고 있다.”

“엘로힘?”


결국 이 신들이란 존재들도 모두 엘로힘을 따르는 자들이었다. 호루스도 그랬다.

아무래도 곧 엘로힘을 만날 것만 같았다.


“필요 없어. 어차피 만나서 밟아버리면 되니까.”


류신이 제우스의 제안을 거절했다.


“아냐. 엘로힘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다.”


제우스가 다시 외쳤다.

이거는 솔깃하다. 비장의 무기라.


“비장의 무기? 그게 뭐지?”

“말하면 살려주나?”

“살고 싶어?”

“사, 살고 싶다.”


비굴했다. 올림푸스 최고의 신이라는 제우스가 이런 비굴한 모습이라니.


“후후후. 제우스. 너도 끝났구나.”


어느새 다가온 루시퍼이자 하데스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큭! 하데스 너······”

“하데스라고 부르지 마라. 이제 너희들의 알량한 친목 모임에서는 빠져나와야겠다. 너무 부끄러워서. 나는 루시퍼다.”


루시퍼이자 하데스, 아니 루시퍼가 제우스를 향해 절교를 선언해버렸다.

제우스의 눈동자가 커졌다. 꽤 큰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그래서 비밀 무기가 뭔데?”


류신이 재촉했다.


“사, 살려준다면 말하겠다.”

“죽고 싶다는 말로 해석하면 되겠지?”


류신이 주먹을 들어 올렸다. 그냥 주먹이었다. 그러나 제우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주먹이기도 했다.


“마, 말하겠다.”


류신이 주먹을 멈췄다.


“빨리 말해. 주먹이 점점 무거워지고 있어.”


류신이 주먹을 든 채 말했다.


“마, 말하지. 지금 엘로힘은 신의 무기를 모으고 있다.”

“신의 무기?”


류신의 인상이 일그러졌다.


“그래. 신들의 힘을 모으는 거지. 그래서 우리들을 불러내 인간의 몸에 빙의시키는 것이다. 그것으로 자신의 전력을 삼으려는 것이지.”

“그건 알아. 그런데 신의 무기라니?”

“얼마 전에 지팡이를 하나 구했다. 암시장에서 구했다고 하더군.”

“지팡이?”


왠지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모세라는 자가 사용하던 지팡이라고 했다. 세상 무엇이든 가를 수 있고, 불덩어리와 회오리바람을 부를 수 있다고 했다.”


모세의 지팡이. 이집트에서 탈출해 신의 계시라는 것을 돌판에 새겨 받은 바로 그 모세. 그가 사용하던 신의 의지가 담긴 지팡이를 말하는 것이다.

확실히 지팡이라면 쇼파르보다는 더 위력적이다. 고작 성벽 하나 무너트린 것과 바다를 갈라버린 것과는 차이가 크니까.


“그리고 조만간 새로운 신의 무기가 또 암시장에 올라온다고 했다. 그것을 구하려 할 거다.”

“새로운 신의 무기? 그건 뭐지?”

“나도 잘은 모른다. 상자라는 것밖에.”


상자? 상자인데 신의 무기가 있다?

어쩌면 타보트(Tabot)일지도 모른다. 신의 계시가 새겨진 돌판을 담았다는 상자.


그 상자는 가히 세상을 멸망시킬 수도 있다고 했다.

그것이 진짜인지는 모른다. 신이라도 만날 수 있다면 물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도대체 왜 그딴 걸 인간들에게 자꾸 주는 거냐고.


“너희들 잘 들어. 너도.”


류신이 구석에 멀뚱 앉아 있던 아레스를 가리켰다. 그러자 그가 재빨리 자세를 바로잡아 무릎을 꿇었다.


“이번엔 장난스럽게 대해준 거야. 하지만 다음에 만나게 되면 그땐 봐주지 않아.”

“네. 네.”

“만약 다시 내 눈앞에 지금처럼 적의를 가진 채 나타난다면······ 그땐 어떠한 설명도 듣지 않고 곧바로 세상에서 지워버릴 거야.”

“아,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어차피 지금 너희들이 빙의했던 인간들을 살아남기 힘들겠지?”

“그, 그렇습니다. 죄, 죄송합니다.”


루시퍼는 옆에서 피식 웃었다.

올림푸스 최고의 신에게서 죄송하다는 말까지 나왔다.

상대가 류신이니까 이해는 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최고 신으로서의 자존심 따위는 내다 버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꺼져! 내 말 명심하고.”

“네! 감사합니다!”


제우스와 아테나, 아레스는 재빨리 인간의 몸을 버리고 떠나버렸다. 한때나마 신을 품었던 인간의 몸은 신들이 떠나자 급격하게 붕괴되어버렸다.

신이 빙의된 인간의 최후는 아름답지 않았다.


“그냥 죽여버릴 걸 그랬나.”


붕괴하는 인간의 육체를 보면서 류신이 중얼거렸다. 그만큼 끔찍한 광경이기도 했다.


제우스 일행들이 정리되고 발두르만 남았다. 그는 빙의가 아니라 발두르 자체였다.

류신이 주저앉아 있던 발두르에게 다가갔다.


“넌 왜 저놈들에게 합류한 거야?”


류신이 물었다. 발두르가 힐끗 류신을 보더니 엉덩이를 털며 일어났다.


“협박당했거든.”


발두르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협박? 너 정도가 협박에 굴복한다고? 저런 것들에게?”


어느새 팬리르와 헬이 싸움을 멈추고 다가와 물었다.


“아니. 엘로힘에게.”


엘로힘에게 직접 협박을 당했다면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발두르가 류신을 봤다.


“엘로힘······ 조심해야 할 거야. 아무리 해도 가늠이 안 되는 놈이야. 뭘 생각하는지도 모르겠고.”


진심 어린 조언이었다. 하지만 류신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듯했다.


“뭘 생각하는지 모르겠는 놈들은 대부분 그냥 생각이 없는 놈들이던데. 어쨌든 다시 돌아갈 건 아니지?”

“이대로 어디론가 숨고 싶지만 아마 놈이 다시 찾아내겠지. 나도 잠시만 의탁할 수 있을까?”

“너 정도 전력이라면 환영이지.”


선택된 용사 정도의 실력을 가진 발두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요르문간드, 팬리르, 헬과 함께 발두르가 가세한다면 지배자 하나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


“여기 일도 마무리됐으니까 이제 올라가 볼까?”


류신이 모두를 보며 말했다. 특히 팬리르와 헬을 봤다. 둘은 어색하게 류신을 보다가 시선을 피해버렸다.


***


포털이 열리고 밖으로 우르르 몰려나왔다.

류신과 루시퍼를 포함해 발두르, 거기에 팬리르와 헬, 마지막으로 정신을 아직 차리지 못해 비틀거리는 류민까지.


포털 안에서 나오자 레인과 세로, 이영철이 다가왔다. 그리고 요르가 조금 거리를 두고 서 있었다.

케로는 여전히 까불거리며 류신의 주변을 뛰어다녔다. 그러면서도 절대로 팬리르 옆으로는 가지 않았다.

내심 지옥이 습격당하면서 이곳도 당하는 것은 아닌가 고민했었다. 하지만 다행히 여기까지 동시에 쳐들어올 생각은 못 한 모양이다.


“무슨 일 있었어?”


류신의 옷이 다시 엉망이 된 것을 보며 레인이 물었다.


“아! 밑에서 조금 일이 있었어.”

“그랬구나. 그런데 식구가 늘었네.”

“그렇게 됐어. 누군지 알지?”


레인이 빙긋 미소를 지으며 발두르를 봤다.


“오랜만이에요. 발두르.”


발두르는 레인을 보며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바라보기만 했다.


“멜렉?”


한참을 바라보던 발두르가 이제야 알아봤다.


“맞아요. 레인이라고 불러요. 그게 내 이름이니까.”

“아! 그랬군요. 세상에······ 이런 얼굴을 감추고 살았던 겁니까?”


발두르가 괜히 발끈했다. 하지만 그런 발두르의 시선에 요르가 들어왔다.


“이따가 얘기하시죠. 정말 오랜만입니다.”

“그래요.”


확실히 레인과 발두르는 오랜만에 만난 것 같았다.

그렇게 레인과 인사를 나눈 발두르는 요르에게 다가갔다. 역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섰다.

이제 요르와 대치하고 서 있는 것은 발두르뿐이 아니라 팬리르와 헬도 함께였다.

그나마 팬리르는 요르와 헬 사이 어디쯤 서 있어서 둘을 같이 바라보는 중이었다.


“요르문간드! 오랜만이오.”

“그러게요. 발두르. 하지만 지금은 당신과 담소를 나눌 수 없겠군요.”


발두르도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압니다. 형제들의 재회를 방해할 생각은 없어요. 그래도 인사는 해두려고.”


발두르는 기꺼이 뒷걸음질을 치며 떨어져 나왔다. 그리고는 잽싸게 레인에게 다가가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류신은 발두르와 레인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요르와 팬리르, 헬에게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의 옆으로 세로가 슬쩍 다가왔다. 그리고 정신을 차린 류민도 다가왔다.


“오랜만이구나. 동생들.”


역시 먼저 대화를 시작한 것은 요르였다.

물론 헬은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 마치 요르의 이야기는 듣기 싫다는 듯이.


“우리가 해야 할 사명이 뭔지는 알지?”


팬리르가 헬에게 물었다. 헬이 이번엔 팬리르를 날카롭게 노려봤다.


“흥. 너와는 아직 승부가 나지 않았어.”

“그래? 그러면 여기서 내보는 건 어때?”

“그것도 나쁘지 않네.”


신들의 습격으로 멈췄던 싸움을 팬리르와 헬이 다시 하려 했다. 류신이 인상을 썼다.

여기서 싸우려 한다면 강제로라도 말릴 생각이었다. 그때 요르의 기운이 느껴졌다.

거대한 기운이 팬리르와 헬을 덮쳤다.

서로 으르렁거리던 팬리으와 헬이 굳은 표정으로 요르를 봤다.


“너희들이 싸우든 말든 난 상관하고 싶지 않아. 그것은 너희들의 문제니까. 하지만 여기선 안 돼.”


요르의 화를 억누르는 듯한 목소리가 퍼졌다.

류민은 목소리만으로도 두려운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서로 죽이는 것도 안 돼. 세계수를 지켜내는 우리의 사명을 저버리는 것도 용납할 수 없어.”

“흥! 웃기네.”


요르의 분노에 찬 말에 헬은 콧방귀로 응수했다.


“언제부터 그렇게 사명에 신경을 쓰셨을까?”


확실히 헬의 말투는 비아냥이 가득했다.


“나는 한 번도 사명을 저버린 적이 없다. 사명을 저버린 것은 너희 둘이야.”

“그래. 그 사명이라는 것을 강요한 나머지 우리를 마치 종 부리듯 했지.”

“세계수를 위해서였어.”

“아니, 넌 자기만족을 위해서 그런 거야.”


대화가 점점 거칠어졌다.

류민이 옆에서 류신의 옆구리를 툭툭 쳤다. 류신이 돌아봤다.


“저기도 우리랑 닮았네.”

“우리랑?”

“그래. 서로 안 친한 거.”


류민의 말에 류신이 인상을 썼다.

지옥엘 데려갔다 왔는데도 여전히 정신 못 차린 동생이다. 아무래도 답이 없는 것 같다.


“너희들이야말로 자기만족을 위해 뛰쳐나간 것 아니었나? 사명을 무시하고?”

“웃기지 마. 넌 우리의 사명을 너의 사명으로 바꿔버렸어. 너만을 위한 사명으로. 우리는 너의 사명에 들러리에 지나지 않아.”


헬이 몸을 돌렸다.

팬리르가 그녀의 앞을 막았다.


“어디 가려고?”

“난 여기에 온다고 한 적 없어. 합류한다고 한 적도 없고. 둘이 잘들 해봐.”

“이럴 거야? 대화는 해볼 수 있잖아.”

“대화라는 거 방금 했는데 별거 없네.”


헬이 팬리르를 지나쳤다. 그때 거대한 뱀의 기운이 헬의 앞을 막았다. 요르였다.

요르는 분노에 찬 얼굴이었다. 이미 그녀의 몸 전체를 거대한 뱀의 기운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헬도 기운을 끌어 올렸다.

당장 세계수 바로 앞에서 거대한 싸움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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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처음의 인간 +1 23.08.09 492 9 12쪽
84 전쟁의 약속 +1 23.08.08 504 9 12쪽
83 얼굴 보고 얘기하려고 +1 23.08.07 557 10 13쪽
82 타보트는 세계수로 +1 23.08.04 528 10 12쪽
81 타보트와 세 괴수 +1 23.08.03 525 12 12쪽
80 레비아탄 +1 23.08.02 504 12 12쪽
79 타보트 +1 23.08.01 567 10 13쪽
78 경매장 +1 23.07.31 552 12 12쪽
77 win win +1 23.07.28 642 12 13쪽
» 다시 모인 사고뭉치 형제들 +1 23.07.27 549 11 12쪽
75 지옥의 혈투(2) +1 23.07.26 547 13 11쪽
74 지옥의 혈투(1) +1 23.07.25 556 14 11쪽
73 헬(Hel) +1 23.07.24 565 11 12쪽
72 지옥 투어 +1 23.07.21 569 11 12쪽
71 더블 제안 +1 23.07.20 594 12 12쪽
70 형제들은 다 똑같다 +2 23.07.19 616 14 13쪽
69 끼어들면 죽어 +1 23.07.18 612 12 12쪽
68 펜리르의 분노 +1 23.07.17 634 11 13쪽
67 신을 죽이는 늑대 펜리르 +1 23.07.14 643 12 12쪽
66 형제를 찾는 여행 +1 23.07.13 668 11 12쪽
65 두 조직 +1 23.07.12 696 12 13쪽
64 진정한 쇼고스 +1 23.07.11 701 13 13쪽
63 어울리는 죽음(2) +1 23.07.10 683 16 12쪽
62 어울리는 죽음(1) +1 23.07.07 718 15 12쪽
61 누가 이딴 걸 여기에 둔 거야? +1 23.07.06 716 14 12쪽
60 조용한 곳으로 갈까 +1 23.07.05 701 14 12쪽
59 상대가 누구인지는 알아야지 +1 23.07.04 733 14 13쪽
58 통치한다는 의미 +1 23.07.03 733 17 13쪽
57 뒷정리 좀 하자 +2 23.06.30 769 1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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