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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KaHaL 님의 서재입니다.

극랑전(極狼傳)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KaHaL
작품등록일 :
2023.10.09 20:25
최근연재일 :
2024.07.05 18:00
연재수 :
28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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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79,404

작성
24.04.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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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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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6쪽

68화. 부처님 손바닥 (2)

DUMMY

“딱 맞췄군요.”


용마루 위에 앉은 설총은 하늘 위에 뜬 별을 바라보며 말했다. 양성진은 횃불을 들고 종종걸음으로 점점 멀어져 가는 집주인 노인장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보다, 가도록 내버려 둬도 되는 건가?”

“어쩌시게요?”

“잡아다 묶어 두기만이라도 하면···.”


설총은 고개를 저었다.


“그럼, 저 노인은 죽습니다.”


양성진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렇기야 하겠지만 말일세. 어차피 우리가 사라진 걸 알게 되는 순간 해코지를 당하는 건 피할 수 없는 일 아니겠는가?”

“흔적을 좀 남겨주면 노인장을 해코지하기보단 우리 뒤를 쫓을 생각부터 하겠지요.”

“대신 피를 볼 생각인가?”

“저 노인장도 피해자잖습니까.”


담담하기 그지없는 설총의 목소리에 양성진은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 역시 협이란 글자에 대해 깊은 고민을 안 한 게 아니다. 그러나 소협(小俠)을 대협(大俠)보다 앞세울 수는 없는 법이다. 대의(大義)란 두 글자로 모든 행위를 합리화할 생각은 없지만, 때론 불가피한 선택이란 것이 있는 법 아닌가?


“자네가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네만, 사람은 현실 속의 생물일세. 눈에 밟히는 모든 이를 구할 수는 없는 법일세.”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니 도리어 사소한 일, 제 능력이 닿는 일에는 선의를 앞세워야 하는 거지요.”

“그러니까 그게···.”

“상대방이 어찌 나올지 알면서 멍청하게 당해주는 취미 같은 건 없습니다. 교활한 책략에는 더욱 교활하게 되갚아줘야죠. 그래서 보내주자는 겁니다.”


양성진은 설총의 말에 구미가 당기는지 눈을 크게 뜨고 휘유, 휘파람을 불었다. 설총은 씩, 웃어 보이고 말을 이었다.


“신밀현 근교에서 말을 바꿀 생각입니다. 정확하게는 말은 정주 방향으로 달리게 하고, 우린 신밀현을 통과해 관도로 정주에 입성하는 거죠.”


그럴싸했던 제안에 비해 계획이 영 엉성했는지, 양성진의 이맛살이 살짝 밀려 올라갔다.


“너무 단순한데? 그런 걸로 속을까?”

“속이려는 게 아닙니다. 어차피 목적지가 정주라는 점을 모를 리는 없잖습니까? 뭐가 목적인지 아는 상대를 속일 수야 없는 노릇이지요.”

“그럼?”

“도착할 시간을 좀 뒤틀어볼 생각입니다. 이쪽의 이동 경로와 시기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되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전서구를 이용하더라도 시간 차가 없을 수는 없겠지요.”

“지금까지 백련교도들의 포진을 생각해보면···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위치 정보를 얻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포진 아닌가?”


설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귀가 빠르긴 하죠. 하나 그게 다는 아닐 겁니다.”

“다는 아니다?”

“단지 그것뿐이었다면, 이런 번거로운 방법을 쓸 이유가 없습니다. 나는 네가 어디로 갈지를 훤히 다 들여다보고 있다는 식으로 자랑이라도 할 생각이 아니라면, 그냥 압도적인 병력을 미리 주둔시켜놓고 가로막으면 됩니다. 급하게 준비한 탓에 병력을 모을 시간이 없었다면 숭산 앞이나 등봉현 근교에서 막을 것이 아니라, 정주 근교에서 진을 치고 기다리는 편이 낫죠. 즉, 이들의 목적은 우리로 하여금 정주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아닙니다. 정주에 입성하게는 두되, 그 시간을 지연시키려는 거지요.”


양성진은 설총의 말을 가만히 곱씹고는 바닥을 향해 퉤, 침을 뱉었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우릴 가지고 노는 중이다, 이거로군.”

“정확합니다. 마치 부처님 손바닥 안에 갇힌 손오공 취급당하는 기분이로군요.”

“아아, 그러게 말이야.”


조용히 분노에 찬 시선을 교환한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입 꼬리를 씩, 말아 올렸다.


“어지간히 극적인 연출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이쪽에서도 극적으로 한 번 가보지요.”



* * *



“그럼, 나는 날이 밝기 전 즈음에 자하당을 이끌고 소의당주를 뒤따르도록 하겠네. 하루 정도 차이가 나지만··· 가는 길에 훼방이 없다면 금방 합류할 수 있겠지.”


황보문성의 말에 연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자하당주님께서 그리해주신다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이후, 상황을 봐서 저희 혜화당까지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해두지요. 광희당주님?”


남궁세가의 소가주, 남궁성은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


“광희당은 전에 의논했던 대로 이곳에서 추이를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연화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주목해주셔야 할 점은 모두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원종대사의 거취, 둘째는 수정전에 속한 인원들의 거취, 셋째는 쌍비인의 행방. 단···.”


연화는 의도적으로 말을 흐렸다. 확인하고 싶었던 탓이다. 그리고 그녀의 예상대로, 남궁성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만, 그의 눈가로 붉은 살기가 스치듯 일렁이는 것을 그녀는 볼 수 있었다.


“쌍비인의 거취를 확인하게 되더라도, 움직이지는 마시길 부탁드려요. 가능하면 맹에 보고하는 것도요.”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당주님께서 직접 하신 말씀이니 믿겠어요.”


진짜로 믿었다면 굳이 믿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사실은 연화만이 아니라 남궁성도 잘 알고 있었다. 생각이 많아진 모양인지, 그의 눈빛이 복잡해졌다. 두 사람 간의 미묘한 기류를 지켜보던 황보문성이 큼, 헛기침을 냈다.


“어제도 말했지만, 쌍비인의 무위를 생각하면··· 내가 남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오.”


연화는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숭산에는 이미 쌍비인을 제압할 수 있는 고수가 둘이나 있으니까요. 물론 걸협 어르신께서는 그 일행과 함께 가급적 빨리 숭산을 떠나셔야만 할 테니 쌍비인의 일을 그분께 맡기는 건 어렵겠지만··· 가능하면 그편이 최선의 해결책이 되겠지요. 어쨌거나 쌍비인은 우리 신진삼세가 취해야 할 목표 중에서 그 우선순위가 낮다는 점에서 자하당주님 급의 전력을 여기에 투입하는 것은 불가한 일입니다. 또한···.”


연화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을 맺었다.


“정주에서 만약의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희생자가 발생하는 것만은 막아야 하지 않을까요?”

“신산의 말씀이 옳습니다. 당주님께서는 부디, 미덥잖더라도 숭산의 일은 제게 맡겨주십시오.”


황보문성은 잠시 눈을 감고 생각을 한 뒤에 답했다.


“···신산과 광희당주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더는 이견을 제시하지 않겠네. 하나···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절대 감정에 좌우하여 일을 그르치지 않도록 주의, 또 주의를 기울여주시게.”

“여부가 있겠습니까. 세가의 이름에 누가 되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황보문성은 짧게 고개를 끄덕이고 입을 다물었다. 남궁성의 자질이야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그것도 상대 나름인 게다. 이 경우에는 남궁성이 미덥지 않은 것이 아니라, 쌍비인이 주의 또 주의를 기울여도 모자란 인물인 탓이다. 그것을 지적하려 했던 말이지만, 남궁성은 아직 젊다. 상대의 역량이 어떠한가보다, 자신의 역량이 어떠한지에 더 주목할 수밖에 없는 나이다.


아무렴, 시간과 경험이 해결해주기를 기대할 수밖에. 세가의 이름까지 꺼내 든 마당에 이 이상 말을 꺼낼 수야 없는 노릇 아닌가?


“그럼,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자하당 휘하의 단주님들께서는 동호에게 황련(黃蓮)과 금은화(金銀花)를 각각 열 포씩 받아 가시길 바랍니다.”

“해독제가··· 의미가 있겠는가?”


황보문성의 물음에 연화는 고개를 저었다.


“패혈산 등의 괴사독에는 의미가 없겠지만, 사독파파가 주로 사용하는 독은 뱀독이니까요. 사독파파 본인과 직접 대면하지 않는 이상에는 의미가 없지는 않을 거예요.”

“그렇군.”


황보세가 측에 속한 자하당의 단주들이 삼비를 따라 밖으로 나가자, 남궁성이 따라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가주님.”

“하실 말씀이 남으셨습니까, 신산?”


연화가 고개를 끄덕이자 남궁성은 광희당 사람들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앞서가시지요. 곧 가겠습니다.”

“예, 말씀 나누십시오.”


연화도 혜화당 사람들에게 같은 말을 했다. 곧 둘만 남게 되자, 연화가 먼저 입을 열었다.


“소혜 언니는 잘 지내고 있어요.”

“···그러냐.”


남궁성은 짧은 답을 끝으로 입을 다물었다. 원래도 과묵한 편이지만 남궁소혜의 이야기가 나오면 더욱 과묵해지는 것이, 아무래도 제갈창과의 갑작스러운 혼인이 이 사내에게는 여간 불만스러운 일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전일 동안은 천하지회 기간이라 사적인 안부를 전하기에는 자리가 썩 좋지 않···.”

“민아가 소림에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연화는 당장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던 말을 입 안에서 한 차례 굴린 후에야 말했다.


“···사실이에요.”

“언제까지 소꿉놀이나 할 셈이냐.”

“소꿉놀이라뇨?”


남궁성은 미간을 좁혔다.


“너는 제갈민이 아니다. 그리고 제갈민은 연화가 아니지. 그러나 지금은 네가 제갈민을, 제갈민이 연화를 자칭하고 있으니 이것이 소꿉놀이가 아니면 무엇이냐?”


연화는 침묵했다. 대신 뚫어져라 남궁성을 쳐다보았다. 마치 거울처럼 그녀의 시선을 마주하며 침묵하던 남궁성은 이내 고개를 돌렸다.


“···내 표현이 지나쳤음을 인정한다. 미안하구나.”

“사실을 말씀하셨으니 표현이 심했다곤 할 수 없겠지요. 다만 소가주께서는 이 상황에 충분한 사유가 있음을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나도 아무 이유가 없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한 식구라 할 수 있는 우리까지 속이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연화는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 알았죠?”


남궁성은 흠, 헛기침을 내뱉고서 말했다.


“오늘 낮.”


연화는 관자놀이를 짚었다. 아무래도 제갈민이 연화의 이름을 자칭하고 입산했을 때를 말하는 것이리라. 화제의 인물인 ‘주규’가 걸협 일행과 함께 입산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파다하게 퍼진 후니, 그 일행에 연화란 소녀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쯤은 남궁세가에서도 얼마든지 파악할 수 있는 일이니까.


“민아가 철이 들 수는 있어도, 화아가 천방지축이 될 일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후우.”


기어코 연화의 입 밖으로 한숨이 터져 나오고 말았다.


“누가 또 알까요?”

“숙부께서 넌지시 떠보시더군.”


오늘 낮의 일을 보고, 황보문성이 먼저 남궁성을 은근히 떠본 모양이다. 남궁성의 말대로, 연화 행세를 하는 제갈민을 몰라볼 리는 없으니까.


“그 외에는?”

“글쎄.”


만약 그 사실을 알아챌 사람이 또 있었다면, 남궁성은 저런 애매모호한 답변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연화는 적잖이 안심하고 말을 이었다.


“계획의 입안은 제가 했지만··· 스승님께서도 용인하신 일이에요.”


연화는 품에서 패 하나를 꺼내 보였다. 대천성패를 본 남궁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이야기가 좀 돌아왔지만,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고 싶었던 것인지는 대충 짐작하시겠지요.”

“그래.”

“소가주님의 성정을 믿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 일이 소가주님께 아직은 아물지 않은 상처가 아닐까 싶어요. 아니, 어쩌면 앞으로도 아물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남궁성은 묵묵부답으로 연화를 쳐다보았다. 그의 시선에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음울함을 느낀 연화는 서둘러 말을 맺었다.


“그러나 쌍비인의 말은 격장지계에 불과해요. 아무 의미도 없는, 단지 도발에 불과한 그런 말에 너무 과도하게 사로잡히는 건···.”

“후후···.”


남궁성의 낮은 웃음소리에, 연화는 입을 다물었다. 잠시 음울한 눈으로 쓴웃음을 흘리던 남궁성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전부터 생각했던 거지만, 나는 화아 너야말로 신산(神算)이란 이름이 어울린다고 본다.”

“···.”

“그리고 안 그런 척하지만, 상냥하지.”

“···소가주님.”

“하나, 이걸 알아둬라.”


남궁성은 입가의 웃음기를 거두고 말했다.


“정답이 늘 맞는 답인 것은 아니다. 또 상냥함이 도리어 가시덤불일 때가 있지. 내가 해줄 말은 여기까지군.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신산.”


말을 마친 후, 가볍게 포권을 취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서던 남궁성의 발이 멈칫, 멈추었다.


“···.”


잠시 복잡한 눈으로 연화를 일별한 남궁성은 이내 묵묵한 발걸음으로 문을 나섰다. 그런 남궁성의 뒤를 씁쓸한 눈으로 뒤쫓던 연화는 문이 닫힘과 동시에 눈을 감았다.


‘차라리 말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자책하며 연화는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남궁성은 바보가 아니다. 그녀가 말하지 않았어도 자신의 감정쯤은 다스릴 수 있는 사내다. 그러나···. 남궁소혜의 일은 그에게 역린이다.


‘차라리 다른 누군가가 쌍비인을 먼저 확보하기를 기원할 수밖에···.’


심란함을 감추지 못하고 눈을 감은 그대로 긴 한숨을 내쉬며 미간을 꾹꾹 눌러대던 연화는 곧 눈을 떴다. 인기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약포를 모두 전달했습니다. 자하당주님께는 말씀하신 예의 그것 또한 전달해두었습니다.”


연화 앞에 선 이는 삼비였다. 연화신산의 호위무사 동호로서 보고를 마친 그는, 곧 제갈세가의 세 번째 그림자로 다시 돌아가려는 듯 입을 다물고 침묵을 종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 떠오른 어떤 생각을 연화는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민아의 일인가요?”

“···예.”


삼비는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 연화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무슨 일이죠? 혹시 무슨 사건이라도?”

“그건 아닙니다. 단지··· 개인적인 의문이 조금 있을 뿐입니다.”


남궁성만으로도 충분한데, 삼비까지? 연화는 자꾸 이어 나오려는 한숨을 간신히 붙들어 맸다. 한숨을 내쉬는 습관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무엇이 궁금하죠?”


연화가 질문을 허락하자, 삼비는 지체없이 그녀에게 물었다.


“아가씨께서 소문주님께 전달한 첩지는 어제저녁에 작성하신 것이 아닙니까?”

“맞아요.”

“하면··· 그 첩지에는 염라왕의 죽음은 적혀 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오늘 오전에 벌어진 일이니까요.”

“그 또한 맞아요.”

“소문주님께 그런 중요한 정보를 알리지 않은 까닭을··· 소신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군요.”


연화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되물었다.


“의문은 그것이 끝인가요?”

“···예.”


답을 해주지 않을 요량으로 보이자, 삼비는 다시 입을 다물고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연화의 성격상, 질문을 허락한 것도 어찌 보면 변덕이다. 그러나 그런 삼비의 기대를 배신하고, 곧 연화가 입을 열었다.


“그 아인 너무 여려요.”

“예?”

“삼비. 당신의 충의는 누구를 향하죠?”


연화의 질문에 삼비는 굳은 자세를 바로 했다.


“소신의 충의는 오직 신기천성의 대의를 향합니다.”

“그렇다면, 신기천성이 불의한 길을 걸어도 그 길에 참예(參預)할 수 있나요?”

“소신은 이미 오래전부터 신기천성의 손과 발이었습니다.”


연화의 질문에 답한 삼비는, 곧 연화가 무엇을 의도했는지 깨닫고 말았다.


“···설마.”

“그래요. 나는 염라왕의 백단을 손에 넣을 생각이에요. 그게 불가능하다면, 적어도··· 하오문의 정보망이라도.”


연화는 참았던 한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다.


“민아가 이런 내 생각을 알면··· 가만히 있지 않겠지요. 절대로.”

“아가씨···.”


삼비는 그 말을 끝으로 침묵했다. 그가 알고 있는 그 어떤 위로의 말로도 지금 연화의 연용(娟容) 위로 떠오른 슬픔을 위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작가의말

주말간 평안하셨습니까? 아무래도 신작을 구상한다는 건 생각보다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일 같습니다. 어째 첫 발을 떼기가 영 쉽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사내가 한 번 목표를 정했으면, 무라도 썰어야 도리 아니겠습니까? 물론,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극랑전에 전념할 생각이니, 지금은 그저 극랑전을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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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68화. 부처님 손바닥 (3) 24.04.02 198 2 15쪽
» 68화. 부처님 손바닥 (2) 24.04.01 203 4 16쪽
224 68화. 부처님 손바닥 (1) 24.03.29 235 5 16쪽
223 67화. 잿더미 속에도 새싹은 튼다. (2) 24.03.28 221 6 15쪽
222 67화. 잿더미 속에도 새싹은 튼다. (1) 24.03.27 201 7 14쪽
221 66화. 정진(正進) (3) +2 24.03.26 207 6 16쪽
220 66화. 정진(正進) (2) 24.03.25 213 6 16쪽
219 66화. 정진(正進) (1) 24.03.24 210 7 13쪽
218 65화. 진정이 아니라 가속을 택하였으니 (6) 24.03.23 207 6 16쪽
217 65화. 진정이 아니라 가속을 택하였으니 (5) 24.03.22 211 3 16쪽
216 65화. 진정이 아니라 가속을 택하였으니 (4) 24.03.21 205 8 17쪽
215 65화. 진정이 아니라 가속을 택하였으니 (3) 24.03.20 200 7 14쪽
214 65화. 진정이 아니라 가속을 택하였으니 (2) 24.03.19 202 8 14쪽
213 65화. 진정이 아니라 가속을 택하였으니 (1) 24.03.18 208 7 14쪽
212 64화. 엇갈림 (4) 24.03.17 218 6 15쪽
211 64화. 엇갈림 (3) 24.03.16 206 8 16쪽
210 64화. 엇갈림 (2) 24.03.15 207 6 16쪽
209 64화. 엇갈림 (1) 24.03.14 219 7 15쪽
208 63화. 인과의 칼날 (4) +2 24.03.13 211 8 15쪽
207 63화. 인과의 칼날 (3) 24.03.12 215 8 15쪽
206 63화. 인과의 칼날 (2) 24.03.11 231 8 18쪽
205 63화. 인과의 칼날 (1) 24.03.10 224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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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62화. 반격 (4) 24.03.07 236 5 13쪽
201 62화. 반격 (3) 24.03.06 246 7 13쪽
200 62화. 반격 (2) 24.03.05 248 7 14쪽
199 62화. 반격 (1) 24.03.04 260 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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