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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보칼수없 님의 서재입니다.

환생한 헌터는 농사 천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햄보칼수없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5
최근연재일 :
2023.07.20 22:45
연재수 :
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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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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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57,252

작성
23.07.08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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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글자
17쪽

60화. 불꽃 놀이

DUMMY

후욱··· 후욱··· 후욱···!


로버트 핼포드는 검에 묻은 피를 닦아 검집에 꽂아 넣으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잔뜩 피를 뒤집어쓴 그의 형상은 흡사 귀신. 과거 전장의 귀신이라 불리던 검객 그 자체였다.


“후··· 운동을 안했더니··· 살이쪄서 너무 느려졌어.”


그는 자조섞인 혼잣말을 내뱉었지만 그 자리에 있는 모두는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봤다. 죽은 병사의 반수 이상이 그의 검에 쓰러졌다는 것을···.


‘역시 괴물이다!’


부관 윌리엄은 온몸에 피칠갑을 한 채 진흙밭을 누비던 그의 모습을 떠올리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는 그 모습을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몰랐다. 그저 ‘강함’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하기엔 뭔가 부족한···


‘그래··· 이 감정은 공포다. 로버트 핼포드의 검은 두려움을 자아낸다.’


그가 아니더라도 강한 기사와 모험가는 얼마든지 있었다. 하지만 그가 검을 들면 왠일인지 뼛속까지 얼어붙는듯한 공포가 느껴졌다.


그는 피칠갑을 한 얼굴을 들어 윌리엄을 돌아보며 웃었다.


“크하하하! 내가 뭐랬냐? 체크메이트잖냐!”


그가 웃을 때마다 턱수염에서 핏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의 말대로였다.


지금이 아니면 왕과 성기사들이 분리될 기회를 갖기 어렵다고 판단한 그의 판단력의 결과, 우린 왕과 성기사 한 명, 그리고 근위대를 모두 벨 수 있었다.


으으···


“살려줘···.”


윽!


싸움은 핼포드 기사단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리안의 기사들은 쓰러져 신음하고 있는 적군을 일일이 검으로 찔러 숨통을 끊고 있었다.


하지만 군인들과는 달리 모험가들은 형세가 불리해지자 무기를 버리고 투항을 택했다.


“윌리엄, 백룡섬에 간 성기사들은 지금 뭘하고 있지?”


“한창 오크 군대와 교전 중입니다.”


“드디어 적의 본대와 맞붙었군. 전황은 어때 보이나?”


윌리엄은 별동대에 소속된 하이디 파티에게 준 나무 인형을 통해 전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직까진 성기사들과 상급 기사들 그리고 보라색의 모험가들의 전력이 압도적입니다. 하지만 그들도 슬슬 마나가 고갈될 시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핼포드 남작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눈알을 굴렸다.


“왕의 죽음이 알려졌으니 지금쯤 노보스는 난리가 났을 터. 아직까진 우리가 왕을 죽였다는 걸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저 자들을 제외하면.”


남작의 시선이 포박당한 모험가들을 향하자 그들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그들을 노려보던 영주가 부관에게 물었다.


“입막음을 하려면 지금 죽이는 게 가장 확실하겠지. 하지만 저들에겐 딱히 원한도 없고 모두 아까운 인재라 죽이고 싶진 않아.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아! 그전에 추수를 해야겠군.”


그는 포로들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나 로버트 핼포드는 이 나라를 뒤집을 거다. 내게 가담할 자는 그대로 앉아 있어라. 하지만 내게 반대할 자는 그 자리에서 일어서라!”


그러자 포박당한 모험가들 중 하나가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왕가에 반역을 하겠다는 겁니까? 만약 가담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어쩌실 겁니까?”


남작은 왼손으로 검막을 밀어 검을 살짝 빼놓으며 대꾸했다.


“그러면 나한테 죽지.”


모험가는 얼어붙은 표정으로 다시 자리에 앉았다.


“자네들은 지금 당장 선택하길 바란다. 내 편에 설지 아니면 왕가의 편에 설지. 양자택일의 문제다. 애석하게도 중간은 없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윌리엄은 속으로 생각했다.


‘사실상 양자택일도 아니지. 반대편에 서겠다고 하면 죽인다고 했으니···.’


핼포드 남작은 씨익 웃으며 모험가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잘 생각했구나! 그대들은 이제부터 핼포드가의 가신들이다. 헥토르!”


그가 집사장 헥토르를 부르자 헥토르는 품에서 종이 꾸러미를 꺼냈다.


“피의 서약서다. 각자 여기에 피로 도장을 찍어라.”


그가 나눠주는 서약서를 받아든 모험가들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그 서약서에는 왕에 대한 반역을 맹세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지장을 찍는 순간 너희도 공범이 된다. 만약 마음이 바뀌었다든가 협박에 의해 어쩔 수 없었다든가 하는 식으로 빠져나갈 생각은 하지 마라. 너희가 왕을 위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지금쯤 내 검에 목이 잘려있을 테니까.”


헥토르는 남작의 말을 받아서 설명을 이어갔다.


“이 서약서는 마법 아이템이다. 서약서의 내용을 어기거나 어기려는 조짐만 보여도 이 서약서가 불타오를 것이다. 그러면 이 결계가 즉시 그자의 심장을 쥐어터뜨리겠지.”


헥토르가 손바닥을 마주치며 주문을 외자 모험가들의 심장에 하얗게 빛나는 결계가 생겨났다.


“저도 준비해온 게 있습니다.”


윌리엄은 주머니에서 작은 붉은색 열매를 꺼내며 말했다.


“이건 붉은겨우살이의 열매입니다. 사람이나 짐승의 몸속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기생 식물 중 하나죠. 만약 몸속에 뿌리를 내렸는데도 그대로 방치하면 상상도 못할 고통을 맛보다가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그는 포로들에게 열매를 먹이며 설명을 이어갔다.


“물론 여러분을 죽일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서 죽음에 이르기 전 성장을 멈추고 휴면에 빠지도록 할 겁니다. 하지만 조건부로 급속 성장이 재개 되게 해놓겠습니다.


첫 째, 핼포드가에 배신의 마음을 품었을 때,

둘 째, 시전자인 저 윌리엄 애커만이 죽었을 때,


아시겠죠? 여러분은 우릴 배신할 수 없습니다. 아예 생각조차 하지 마세요.”


윌리엄의 설명을 들은 포로들은 체념한 표정으로 붉은겨우살이 열매를 삼켰다.


그들 모두가 열매를 삼키자 그는 스킬을 시전했다.


“발아. 급속 성장. 대상 붉은겨우살이.”


끄으윽!

으악!


이윽고 발아한 씨앗의 뿌리가 위장을 뚫고 온몸에 퍼지기 시작하자 그들은 어마어마한 통증에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기생 식물이 숙주를 그리 쉽게 죽게 할 리는 없었다.


“으윽! 그··· 그만! 그만!”


사실 겨우살이의 뿌리에는 숙주의 상처를 치유하는 약물이 분비되기 때문에 뿌리가 뚫고 지나간 천공은 자연스레 뿌리와 융합하여 치유되기 시작했다.


“성장 중지.”


식물이 성장을 멈추자 바닥을 구르던 모험가들의 움직임도 멈췄다. 윌리엄은 그들을 향해 건조해진 목소리로 덧붙였다.


“여기까지는 맛보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생식물의 뿌리가 장기를 침범하기 시작하면 차라리 죽는 게 나을 정도로 고통스러우니까요.”


그런 윌리엄의 어깨를 치며 남작이 말했다.


“크하하하! 이제 한식구가 됐는데 뭘 그렇게 겁을 주고 그러나? 응? 그냥 좋은 말로 잘 얘기하면 다 알아듣겠구만.”


그 때 확인 척살을 마친 브란과 던컨이 영주에게 와서 물었다.


“영주님, 죽은 자들의 시신과 장구들의 처리는 어떻게 할까요? 검상을 보면 분명 핼포드식 검술에 당한 거란 걸 금방 들킬텐데요.”


“시신과 포로에 대한 처리는 부관 윌리엄에게 일임하겠다.”



···



윌리엄은 우선 죽은 자들의 몸에 지니고 있던 모든 무기와 방어구들을 따로 한곳에 모으게 했다.


“기사들이 쓰던 무기는 다 최상품입니다. 특히나 재보는 쉽게 구하기 힘든 비싼 물건. 잘 손질해서 따로 모아두세요.”


그는 늪지대 주변으로 씨앗을 뿌리고 스킬을 시전했다.


“식물 발아. 급속 성장. 대상 네펜데스.”


그러자 진흙을 뚫고 싹이 나더니 이내 거대한 식인 식물로 성장했다.


“옷가지를 벗겨낸 시신은 전부 이 안에 넣으세요.”


그는 거대한 통발처럼 보이는 식물의 포수낭(捕獸囊)을 가리키며 말했다.


“다 소화시키는데 다섯 시간 정도 걸릴 겁니다. 한 포수낭에 두 명분 이상 넣으면 안됩니다. 씨앗은 얼마든지 있으니 잘 분배해서 처리해주세요.”


윌리엄의 지시에 따라 사후처리가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시신은 모두 식인식물에게 흡수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고, 무기 등의 장구류는 두더지 마수에게 삼키게 하여 따로 저장해 두었다.


“이제 포로들만 안보이게 숨기면 끝나는군요.”


그는 그림자늑대 수인의 종족 특성을 이용하여 자신의 그림자를 확장시켰다.


“그림자술. 그림자 감옥.”


길게 뻗어나간 그림자가 모험가들의 몸에 닿자 그들의 몸이 그림자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잠시만 그 안에 계세요. 일이 마무리되면 꺼내드릴게요.”


모험가들이 그림자 속으로 완전히 빨려들어가자 그의 그림자가 다시 정상적인 크기로 돌아왔다.


“이걸로 흔적은 완전히 지웠습니다.”


핼포드 남작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수고했다. 이제 느긋하게 기다리기만 하면 되겠군 서리용이 이길지, 토벌대가 이길지 말이야.”



***



같은 시각, 백룡섬의 평원.


왕의 죽음을 까맣게 모르고 있던 토벌대의 소수 정예들은 오크의 군대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있었다. 성기사단의 필두인 오릭스는 끝도 없이 몰려오는 오크들의 군대에 내심 당황하고 있었다.


오크는 본래 지능이 낮아 작은 단위의 부락으로밖에 모여살지 않는 마물. 이정도의 숫자가 무기까지 제대로 갖춘 채 잘 훈련된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은 그의 상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일이었다.


‘누군진 모르지만 이만큼의 오크들을 무장시켜 이정도까지 훈련시키다니!’


이만한 군대를 유지할 정도로 섬의 자원이 충분해 보이진 않았다. 무기는 고사하고 식량만 하더라도 그들을 부양할만한 공급처가 안보였던 것이다.


‘젠장! 누구지?’


그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우리가 지면 끝이다. 노보스에서 지원군이 올 때까지 버텨야 한다.’


그는 단원들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성기사단! 전원 마나를 아껴라! 오크를 상대할 땐 재보 대신 일반 무기로 싸워라!”


당연한 얘기지만 성기사들은 각자 무기를 한 가지 이상씩은 달인 수준으로 익힌다. 검을 기본으로 해서 철퇴나 도끼, 창이나 활 따위의 무기를 그야말로 손에 달라붙을 때까지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는 것이었다.


“체력도 보존해라! 지원군이 오기 전까진 지쳐선 안된다!”


오릭스는 뇌명검 대신 그의 보조 무기인 사슬추를 꺼내들었다.


붕- 붕- 붕-


그가 사슬을 늘어뜨린 뒤 빠르게 돌리자 육중한 쇠뭉치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붕- 콰직!


촤르륵!


붕- 붕- 붕


오러가 실린 쇠뭉치에 원심력까지 더해지자 직격 당한 오크 병사의 머리가 투구째로 박살났다.


붕- 쾅!


그는 사슬의 길이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오크들의 관자놀이에 철추를 정확히 꽂아 넣고 있었다.


콰직!


오크를 죽이는데에는 이정도의 타격만으로도 충분했다. 재보는 마나 소모가 극심하기에 효율이 극도로 떨어지는 무기. 적의 수가 많고 장기전으로 접어들수록 오히려 보조 무기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질 수 밖에 없었다.


“화살이 떨어졌다!”


“나도!”


“예비 화살 남은 사람?”


궁수들은 준비해온 화살이 바닥나자. 적의 몸에 박힌 화살을 뽑아 재활용하거나 검을 들고 육탄전에 가세하는 등 필사적으로 적을 상대하고 있었다.


캬아아악!


그 때 섬의 중앙에 자리한 서리엄니 화산의 분화구로부터 수백 마리의 와이번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캬아악! 캬악!


이 저주스런 짐승들이 내는 날카로운 울음 소리에 그들은 간담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기사는 육중한 갑옷을 입은 자들. 원래라면 하늘을 나는 적을 상대할 방도가 없었다. 단, 서풍의 성기사는 예외였다.


“걱정마. 내가 처리할게.”


성기사 제롬이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자 토벌대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오! 제롬이다!”


“과연 제롬! 든든하다!”


“공중은 맡길게!”


하마터면 비고 모리스도 안도할 뻔했다. 제롬은 늘 한결 같이 강한 동료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그는 제롬이 하늘로 날아오르기전 마나 포션을 마시는 걸 봤기 때문이었다.


폭염의 성기사는 환호하는 기사들을 향해 소리쳤다.


“바보들아! 남에게 멋대로 맡기지마! 저 녀석도 이미 한계야! 저런 범생이는 기대받으면 분명 무리하는 법이다!”


비고의 예상대로 제롬은 큰기술을 쓰지 않고 아슬아슬한 곡예 비행으로 와이번 사이를 날아다니며 검을 휘두르며 싸우고 있었다.


‘젠장 내가 좀 더 강했다면 저녀석이 무리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비고는 서리용의 군세를 깔봤던 과거의 자신이 한없이 미워졌다.


‘방심하지 말고 좀 더 철저히 준비했더라면··· 내가 그 때 그 부관의 말을 들었더라면···.’


그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후회는 패배자들이나 하는 것이다! 어떻게든 생각해 내라! 니가 천재라는 걸 증명해라!”


그의 재보는 불을 다루는 대천사의 화염검. 그동안 비행과는 무관한 능력이라 생각해왔다. 하지만 제롬의 다리가 와이번의 날카로운 이빨에 물리는 순간 그의 눈에서 불꽃이 타올랐다.


“제롬! 내가 간다!”


사람은 극한의 상황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능력을 개화하기도 한다. 비고에겐 지금이 그순간이었다.


펑! 펑! 펑! 펑!


그는 발밑에 화염 폭발을 연속으로 일으키며 허공을 밟고 뛰기 시작했다. 폭발의 충격과 고열로 인해 발바닥에 불이 붙었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공중으로 뛰어 올랐다.


“놔 이새끼야!”


서걱!


그는 제롬의 다리를 물고 늘어지는 와이번의 목을 단칼에 베어냈다.


“야 범생이! 혼자 폼잡다가 꼴좋게 됐구나!”


비고의 말에 제롬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너야말로 발바닥에 불이 붙었는데 괜찮아?”


“난 누구처럼 와이번한테 물리진 않았거든?”


제롬은 그런 비고를 보며 마지막 남은 마나 포션을 한꺼번에 들이켰다. 그 모습을 본 비고가 놀라며 소리쳤다.


“너···! 미쳤어?”


마나 포션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편리한 아이템이 아니었다. 사람의 생명력을 깎아 마나로 변환하는 마약의 일종. 게다가 연속해서 두 병을 마시게 되면 각종 부작용에 시달리게 된다.


그는 각오를 다진 얼굴로 말했다.


“비고! 우리 예전처럼 연계공격으로 가자.”


“단장이 마나 아끼랬잖아?”


“아끼다가 똥돼.”


제롬의 말에 비고는 웃음을 터뜨렸다.


“풉! 야 이번 건 좀 웃겼다. 그래! 싸움도 결국 기세! 찔끔찔끔 싸우는건 전혀 사나이 답지 못하지. 마지막엔 우리 식대로 화려하게 가보자.”


제롬은 고개를 끄덕이고 온몸의 마나를 끌어올렸다.


쿨럭!


그는 피를 한바가지 토해냈다.


“야! 괜찮아?”


“어. 덕분에 몸이 가벼워졌어.”


제롬은 늘 생각해왔다. 공중에서 싸우는 건 외로운 일이라고. 하늘을 날 수 있는 기사는 전 대륙에 자신 밖에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외로운 싸움을 싸워나가는 건 신이 자신에게 부여한 책무라고···. 하지만 지금은 동료가 등을 맞대고 있었다. 그러니 두려울 게 없다고 생각했다.


“바람 장벽. 공기 압축.”


그가 일으킨 거대한 바람 방벽이 와이번의 접근을 막는 한편 그는 각 와이번의 위치를 중심으로 공기를 압축시키기 시작했다. 그는 공기를 압축시키며 산소의 농도를 급격히 높이고 있었다.


“준비되면 말해!”


“아직이야.”


그는 목숨을 불살라 인생 최대의 불꽃놀이를 준비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가 겪어온 수많은 전투는 어쩌면 지금 이순간을 위한 준비 동작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지금이야! 비고! 화려하게 불태워라!”


비고가 대천사의 화염검을 들고 스킬을 시전했다.


“화염 폭발.”


화르륵!


와이번의 주변에 불길이 일어나는듯 하더니 이내 고막을 찢을듯한 굉음이 하늘을 뒤덮기 시작했다.


콰앙! 쾅! 콰과광! 쾅! 쾅!


지상에서 싸우던 기사들조차 잠시 싸움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불의 장막이 온 하늘을 뒤덮은 채 폭발을 거듭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폭발에 휘말린 와이번들은 고열과 고압에 온몸이 갈갈이 찢어져 새까만 숯덩이로 변했다.


수백 마리의 와이번이 재로 변한 뒤 상승 기류를 타고 올라가 눈이 되어 다시 떨어졌다.


이윽고 지상에서 싸우고 있던 자들의 머리 위로 검은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



개구리섬. 핼포드 기사단의 진영.


윌리엄은 핼포드 남작에게 전황을 간략히 보고했다.


“성기사 제롬 슈타이너가 방금 사망했습니다. 성기사 비고 모리스는 마나 고갈로 리타이어. 이로써 싸울 여력이 되는 자는 성기사 다섯, 상급 기사 둘, 그리고 모험가 둘이 전부입니다.”


“그렇군. 결국 서리용과 싸우는 건 그 아홉명이 전부인가?”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사단원들을 둘러보며 외쳤다.


“이제 결착이 머지 않았다! 모두 죽음을 각오해라! 누가 이기든 저 섬에서 최후에 서 있는 건 나 로버트 핼포드와 리안의 기사들이 될 것이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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