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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64_leedong76 80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재능러의 탑 정복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딜1런
작품등록일 :
2021.11.25 23:49
최근연재일 :
2023.01.12 13:44
연재수 :
300 회
조회수 :
209,826
추천수 :
2,319
글자수 :
1,564,721

작성
22.06.13 21:30
조회
391
추천
3
글자
11쪽

161화

DUMMY

시간을 조금 돌려, 나르시아와 채린이 만나기 전.


“방금 마브드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놈들을 놓쳤다고요.”

“으음~? 마브드가? 그 덩치가 놓쳤다는 건 상상이 잘 안 가는데에.”


베르의 말에 나르시아는 능청스럽게 대꾸했다.

나르시아는 마브드의 실력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다소 막무가내인 느낌은 있지만, 해야 할 때는 하는 확실한 실력파였다.


그런 마브드가 놓쳤다니, 대체 뭐 하는 놈들이기에.

얼마나 비밀스럽게 키워 왔으면 마브드를 능가하는 건지.


“물론 전부 놓친 건 아닙니다. 총원 넷에 다다르는 인원 중, 한 명은 붙잡아두는 데 성공했으며 현재 교전 중이라군요.”

“이기고 있데?”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애매한 교착 상태인 모양인지라.”


엘리나의 비밀병기를 붙잡기 위해 마브드가 나섰으나, 유의미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한 명을 붙잡아 두는 것이 고작이며 현재 이길 수 있을지조차도 모르는 상황. 다시 말해, ‘실패’나 다름없는 결과에 나르시아의 얼굴이 찡그려졌다.


하아암-.


이윽고 자신의 피곤을 방증하듯 하품하며 손을 올렸지만,


“흐아암. 갑자기 좀 피곤한 거 같은데에.”

“그래서 말입니다. 나르시아. 당신이 조금 나서주셨으면 합니다.”

“흐에에에.”


돌아오는 건 전선 참여를 요구하는 베르의 말.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듯, 나르시아는 괴상한 언어를 뱉어대며 엎드린 몸을 동동 굴렀다. 나서기 싫음을 온몸으로 시인하는 듯싶다.


그러나 그 시인이 먹히는 일은 없었다. 만사가 귀찮고, 나서기 싫어하는 나르시아의 성정을 알고 있는 베르가 전투를 촉구했기 때문이다.


“지금 나서지 않으면 평생 쉴 수 없을 겁니다.”

“그건 싫은데에? 평생 쉬고 싶은데-?”

“선택하십시오. 지금 싸우고 후일 평안을 누릴지, 지금 싸우지 않고 평생을 고생할지.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 나르시아.”


나르시아는 오직 ‘휴식’을 위해 교회에 들어왔다.

죽기는 싫은데, 활동하기도 싫어해 불사를 취함으로써 평생을 휴식과 잠으로 보내려 하는 그녀에게 있어 베르의 말은 꽤나 직접적으로 다가왔다.


“그럼 이번만 싸우면 되는 거지? 이제 더 안 시킬 거지?”

“물론입니다. 이번 전쟁이 끝나면 다음 불사의 대상을 나르시아로 해 달라고, 교황님께 말씀드리겠습니다.”

“흐으으. 일단 알았어어. 근데 좀 졸리니까 오 분만 쉬었다가-.”

“나르시아.”

“녜에에···.”


베르의 목소리에 날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나르시아는 더 이상 찡찡되면 안 되겠다고 판단, 제 다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우웅.


그러자 나르시아의 몸이 붕 뜨기 시작했다. 공중부양. 두 개의 주특기 중 하나의 마법을 사용한 그녀는 주둔지를 벗어나 전장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갔군요.”


그리고 그 일련의 광경을 지켜보던 베르는 곧이어 자신 또한 뜰 채비를 했다.

마브드에게 듣기론 적의 숫자는 넷. 하나하나가 강력한 무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들었으니, 자신도 하나 정도는 맡아주어야 했다.


‘기사는 마브드, 마법사는 나르시아, 도적은 내가, 그리고··· 사제는.’


얼추 싸울 대상을 생각한 베르가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네 명의 고위 사제 중 유일한 비전투 인원이 이쪽을 보고 있었다.


“슬슬 저희도 나서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머잖아 진짜 격돌이 시작될 테니, 적당한 때를 봐서 나서 주시겠어요? 아카멜라.”

“네! 그럴게요! 베르 님! 반드시 그럴게요!”


아카멜라. 본인의 무력이 뛰어나기보단, 저주, 디퍼프 같은 상대를 약화시키는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저주형 사제였다.

실제로 아카멜라의 도움으로 황실과의 소규모 전투에서 이긴 전적이 있었다. 그만큼 아카멜라의 마법적 능력은 뛰어났다.


“고마워요.”

“헤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보다 이번 전투에서 이기면, 상을 내려주세요!”

“아카멜라. 저희는 상하 관계가 아닌 수평 관계입니다. 그런 말은···.”

“하지만 베르 님은 제 주인인걸요!?”

“···.”


아카멜라.

세 명의 고위 사제 중, 유일하게 자신에게 순종적인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카멜라.”

“네!”


베르는 그녀를 구해준 전적이 있었다. 어렸을 때, 사람들에게 배척받았던 그녀를 구해줬으며 구원해준 과거가 있었다.

다만 어떤 목적을 가지고서 구해준 것이 아니다. 그저 선의로 이루어진 행위였으되, 그날 이후 아카멜라는 베르를 주인으로 섬겼다.


“그러니까···.”

“네! 베르 님!”


왼쪽 눈이 가려진 그녀를 응시하며 이름을 불렀다.

어렸을 적엔 몰랐지만, 한참 클 대로 큰 지금은 지금의 관계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한마디 하려던 베르는 다시금 입을 닫았다.


“아니-.”

“···?”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보다 상을 원했었죠? 네, 이번 전투에서 승리하면 상을 드리겠습니다. 그게 아카멜라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요.”


왼쪽 눈뿐만이 아닌, 의복으로 가려진 온몸 곳곳에 나 있는 상처를 생각하며 그리 말했다.

과거를 알기에, 아픔을 알기에 베르는 웃으며 화답했다.


“분명 약속했어요! 베르 님!”


돌아온 건 천진난만한 웃음이었고 미소였다.


* * *


“으음.”


설진은 제 앞에 선 사내를 바라보았다.

베르. 교회에서 두 번째로 강한 인물이자, 요한의 최측근.


“누군가에게 평가당하고 싶진 않은데.”

“그것참 실례가 되었군. 사과라도 해야 하나?”

“날 이기면 받아줄게.”


서로의 동료를 대할 때와는 확연히 다른 말투였고 기온이었다.

겨울날, 겹겹이 쌓인 눈이 쏟아지는 것 같았다. 둘의 냉소적인 태도는, 장작이 되어 타오른 불을 모두 꺼뜨리기라도 하는 듯했다.


“자, 그럼- 전쟁도 한참 진행중이고.”


설진이 말했다.


“우리가 떠들 정도로 친한 사이도 아닌 것 같으니까. 시작할까?”

“동감이다.”


이윽고 베르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챙!


두 괴물이 맞부딪혔다.


화려함 따윈 없었다. 오히려 칙칙했다.

하지만, 그렇기에 둘의 검술은 상정 외의 것이었다.


외부의 시선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온전한 실전형 검술.

그것이 둘의 검이었다. 챙! 챙! 맞부딪힌 검에서 서슬 퍼런 소리가 울렸다. 설진이 공격하고자 검을 내지르면, 베르는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방어해냈다.


팔 하나를 베어낼 생각으로 휘두른 검을 베르는 막아냈다. 이루어지는 교전 속 최대한 빈틈을 노려 찌른 공격이었건만 베르는 공격을 허하지 않았다.

오히려 반격하겠다는 양 가속을 받아 쇄도하는 중이다. 팅! 매섭게 치고 들어오는 찌르기 공격을 옆으로 흘린 설진이 다시금 공격권을 되찾아왔다.


[초인(손)이 활성화됩니다.]

[근력이 증가합니다.]

[일시적으로 ‘근력’ 스텟이 3 상승합니다.]


[근력 : 23(+2)[+3]]


이윽고 신체를 강화해 옆으로 베어내듯 휘둘렀으나-.


휘익-!


빠르게 고개를 젖힌 베르는 간단히 피해냈다. 설진은 베르에게 공격권을 내어주지 않겠다는 듯 연달아 공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무소용. 베르의 검은 설진의 상상 이상으로 매서웠다. 오른쪽으로 검을 휘두르면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검을 내지르면 왼쪽으로 받아쳐냈다.


이쯤 되니 힘이 빠진 건 설진 쪽이었다. 연쇄 공격을 시도할 순 있지만 체력이 낮은 만큼 오래 지속할 순 없었기에, 설진은 한 번 물러났다.


타아앗!


“···!”


물러난 몸을 쫓듯 베르가 따라붙었다. 짐짓 놀랐다는 표정을 지은 설진은 고개를 한 번 숙여 피해낸 후, 올려친 검을 끊으며 종래에는 무릎을 굽혔다.


“후우.”


숨을 한 번 내쉰 후 다시 공격. 사선으로 그은 공격은 마치 베르의 위치를 강제하는 듯싶었다. 이윽고 대각선으로 피해낸 베르를 향해 설진이 손을 뻗었다.


“단검?”


그런 소리가 채 울리기 전에, 설진의 마력 단검은 이미 베르의 앞까지 접근해 있었다. 모로 봐도 피하긴 어려워 보였다.


“크읏!”


하지만 베르는 당황하지 않았다. 피하지도, 막지도 못할 것이라면 최소한 충격을 흘리기라도 해야만 했다.

그는 어깨까지 다가온 단검에 검을 가져다댔다. 비스듬히 흘려 겨우 막아낸 베르는 어깨에서 붉은 핏물이 솟아나고 있음을 깨달았다.


설진은 더 이상 공격하지 않았다. 방금의 공격으로 꽤나 많은 행동을 취했다.

다시 움직이려면 어느 정도 재정비가 필요했다. 정비조차 마치지 못한 상황에서 이득을 취하려 이동하면 당하는 건 되려 자신이 될 터였다.


그리고 이는 곧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말이었고,


‘속도는 이쪽이 우위.’


그만큼 베르의 실력을 인정한다는 의미기도 했다.


‘기술도 이쪽이 아슬아슬하게 높은 것 같고.’


후우.


마른 숨결을 내뱉으며 베르와 자신을 비교했다. 온전히 방금의 교전으로 수집한 정보를 기반으로 한 추측이었다.


‘힘과 체력은 이쪽이 조금 달린다. 초인을 사용해도 비등비등한 정도지, 압도하지는 못해. 역시 정공법보단 다른 쪽으로 접근하는 편이···.’


이윽고 베르의 상대법을 머릿속에서 떠올리려는 찰나, 설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조금은 당황한 듯 팔을 부르르 떨더니 빠르게 검을 올려잡았다.


다다다다!


“방심은!”


반대편, 마력 단검을 맞은 베르가 돌진해오고 있었다.

그것도 꽤 빠른 속도로. 숨겨둔 기술이라도 있는 건지, 설진의 생각을 넘어선 속력이었다. 덕에 반응하지 못했다.


‘이런, 너무 오래 생각했-.’


단지 그 생각을 하며 뒤늦게 검을 올렸을 뿐.


“금물이지!”

“큭!”


결과적으로 뒤늦게라도 검을 올려쳐 충격을 만회했지만, 전부는 아니었다.

자신이 베르에게 한 것과 똑같은 결과였다. 칼집이 어깨를 파고들었다. 쏟아져 나온 피가 설진이 당했음을 증거하는 듯했다.


베르는 이 이상으로 공격하지 않았다. 설진이 그랬듯, 그에게도 어느 정도 정비의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었다.


우웅.


그 순간 진동 소리가 울렸다.

베르는 듣지 못한 소리였다. 오직 설진에게만 들린 소리였으되, 그는 어깨 사이사이로 파고들어오는 선홍빛 마력을 억제했다.


‘아직.’


그 생각을 하며 다시금 베르를 바라보았다.

천천히 검을 들어 올려 자세를 잡았다. 베르 또한 마찬가지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칼을 들이민 상황. 피해는 거의 동등했으되, 설진이 조금 더 기분이 나빴다. 허를 찔려 당한 공격이었기 때문이다.


‘속도 증가와 관련된 스킬이 있는 모양인데.’


설진은 단지 방금의 상황을 복기하며 대처법을 생각해냈다.

확실히 한 번 검을 맞대본 것으로 놈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었다. 조금 더 싸워야 했다. 놈의 기술을 끌어내야 했고, 대처법을 만들어야 했다.


오른쪽 어깨에서 밀려드는 끈적한 기분을 애써 털어냈다. 지금은 상처를 돌보기보단, 눈앞의 상대에게 더 집중해야 했다.

잡은 자세에서 무릎을 굽혔다. 다시, 공격을 준비했다.


그리고 그건 베르 또한 마찬가지였다. 잠깐의 소강상태가 지나서, 다시 정비를 마친 두 괴물은 서로의 목에 검을 겨누고자 했다.


챙! 챙! 챙!


수없이 많은 검격의 향연이, 다시금 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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