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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64_leedong76 80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재능러의 탑 정복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딜1런
작품등록일 :
2021.11.25 23:49
최근연재일 :
2023.01.12 13:44
연재수 :
300 회
조회수 :
209,809
추천수 :
2,319
글자수 :
1,564,721

작성
22.06.10 21:30
조회
392
추천
3
글자
11쪽

158화

DUMMY

팅!


검날과 도끼날이 살벌하게 부딪힌다.

듣는 사람조차 귀가 얼얼한 소리.


‘괜히 고위 사제가 아닌가.’


마력으로 압박을 가하자마자 곧바로 뛰어들어 일격을 가했거늘.

마브드는 반응에 성공해 설진의 검격을 받아쳤다. 서로의 손이 찌르르 울려 진동이 타고 오를 즈음, 탓! 설진은 몸을 뒤로 물렸다.


‘힘 하나는 뛰어난 편. 반사속도도 준수.’


분석하듯 마브드의 특기를 생각해 냈다.

우선 그의 아이텐티티라고 할 수 있는 힘. 듣던 대로, 그리고 게임에서 보던 대로 그의 힘은 상상 이상이었다.


시연이 높은 체력과 대형 방패를 바탕으로 수비적인 측면이 강하다면, 마브드는 그 반대였다. 힘으로 상대를 찢어발기는 거친 스타일이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플레임 왕국과 헤임 제국을 거치며 싸워본 적 중, 단언컨대 가장 강했다.


“흠?”


한편, 마브드 또한 설진의 검격을 의식했는지 고개를 들었다.

놀란 듯이 보이기도 했다. 마브드는 밑으로 내린 방패를 서서히 끌어올렸다.


“살쾡이 정도는 되는구나. 재밌겠어.”


서로가 서로의 힘을 인식한 모양.

마브드는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도끼날을 곧추세웠다.


우웅.


이윽고 넓게 보복을 잡은 그의 다리에서 붉은 기운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설진이 마력을 기반으로 속도와 유동성을 강화한다면, 그는 마력으로 근력을 강화하는 모양이었다. 아까보다 더 커진 팔과 다리가 그것을 증명했다.


설진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마치 이 정도로는 자신을 이길 수 없다고, 그리 시인하는 듯싶다.


‘빠져나갈 수 있는 틈을 만들어야 하는데.’


다만 겉으로 드러나는 표정과 머릿속의 생각은 정반대였다.

예상대로 마브드는 강적. 시연의 말을 이행하려면 어떻게든 빈틈을 만들어야 하는데, 비집고 들어갈 부분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


구멍 하나 없는 튼튼한 벽을 마주한 것 같았다. 거목처럼 단단한 벽은 설진에게 있어 색다른 난관을 선사했다.


‘어디로 들어가지?’


좌우 중 어느 곳을 택할지. 비교적 자세를 높게 잡아 공격할지, 낮게 잡아 들이닥칠지. 설진의 머릿속에서 온갖 경우의 수가 오버랩된다.

그러나 그 어떤 곳을 뚫고자 해도 쉽지 않다. 강제적으로 뚫으려면 뚫을 순 있겠지만, 그렇게 한다면 이쪽에서도 출혈을 감수해야 했다.


그리고 그 출혈을 감수하면서 이길 수 있을 정도로, 다른 고위 사제들은 만만치 않았다. 확실히 난관이라면 난관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


[초인(팔)이 활성화됩니다.]

[다음 공격에 추가적인 마법 공격이 깃듭니다.]

[일시적으로 ‘근력’ 스텟이 3 상승합니다.]


설진은 스킬을 사용했다.


[체력 : 19(+5) 근력 : 23(+2)[+3] 민첩 : 33(+14) 마력 : 31]

[잔여 스텟 포인트 : 7]


일시적이지만 근력의 스텟이 늘어났다.


‘일단-.’


물론 3이나 되는 스텟 포인트를 올렸음에도 마브드의 근력을 따라잡지는 못한다. 설진은 힘 중시가 아닌 민첩 중시형 도적.

정면싸움으로는 힘들었다. 유동성을 이용해 비틀어야 했다.


타다다다!


‘측면으로···!’


정면에서 조금 빗겨난 곳. 오른쪽으로 향한 설진의 다리가 폭발적인 속력을 뽐냈다. 이윽고 마브드의 손이 움직여 도끼날을 내밀 즈음, 그의 검은 도끼날을 내민 손을 넘어 머리를 노리고 있었다.


후욱-!


“호오. 꽤 날렵하군.”


다만 머리를 노린 공격이 성공하지는 않았다.

준수한 반응속도를 가진 마브드가 설진의 공격을 알아차리는 데 성공, 빠르게 다리를 굽혀 기어코 공격을 피해냈기 때문이다.


“방금 건 뭐였지? 살쾡이 같은 공격이던데.”

“싸움에 집중해. 제대로 안 하면 골로 간다?”


설진은 마브드의 말에 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 집중하라는 말을 남기며 추가타를 쏟아부었다.


“음?”


푸과곽!


초인(팔)의 강화 효과인 추가적인 마법 공격. 그것이 뒤늦게 터져 마브드의 어깨에 적중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보조 효과인 만큼 큰 피해를 누적할 순 없었지만, 적어도 마브드의 표정을 굳게 만드는 것에는 성공했다.


“말했잖아.”


아이들이 주먹으로 치고받는 싸움이라면 모를까.

실전에선 작은 상처 하나하나가 치명적이다. 몇 대 맞아주는 것 정도는 상관없지만, 상처가 누적되고 누적되는 순간 몸의 반응속도는 현저히 떨어진다.


“집중해야 한다니까.”


그것을 알고 있기에 굳은 것이다.

마브드는 잠시 물러났다. 정비 태세를 갖추기 위함이었다.


‘확실히 기본은 있어.’


공격받은 것에 분노해 날뛰는 무대포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는 이성적인 전사. 싸움에서 이길 줄 아는, 지지 않을 방법을 알고 있는 싸움꾼이었다. 설진의 도발에 응하지 않고 몸을 물린 것만 해도 알 수 있었다.


“정말로, 정말로 재밌는 놈이로군.”


이윽고 태세 정비를 마친 마브드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아까보다 훨씬 더 진해진 붉은 기운이 마브드의 몸을 감쌌다.

슬슬 그의 본심을 끌어냈다는 의미. 설진은 픽 웃으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그에 마브드의 시선이 뒤로 돌아갔다.


지지직!!


“재밌는 놈이라니.”


설진의 뒤에선 거대한 에너지 볼트가 사출되고 있었다. 찬우의 서폿팅 스킬을 받아 한 층 그 위력이 올라간 마법. 채린의 공격이었다.


슈욱-.


고개를 젖혀 흘린 마브드의 눈길이 다시금 뒤로 향했다. 채린과 찬우의 존재. 그리고 데려온 사제들을 일신으로 막고 있는 시연의 모습이 눈에 밟혔다.


“놈들인데.”


설진의 말이 끝말을 맺었다. 확실히 설진은 혼자가 아니었다. 충분히 뒤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동료가 있었다.


“···.”


그 순간, 마브드는 더 이상 설진의 말에 휘둘릴 수 없다고 판단-.

직후 곧바로 돌진했다. 목표는 설진의 목이었다.


다만 민첩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설진을 맞추기란 어려웠다. 쉼 없이 공격을 내지른 마브드였지만, 설진은 요리조리 피하거나 쳐냈다.

설진이 마브드의 동수, 혹은 그 이상이라는 의미.

이윽고 설진의 눈에 마브드의 빈틈이 보이자, 설진은 검을 내질렀다.


촤악-!


작은 상처.

확실히 작은 상처였다.


다만 그 상처가 난 곳은 얼굴이었으되, 코와 가까이 있는 뺨이었다.

뺨에서 옅은 피가 흘러내렸다. 설진은 이 기회를 놓칠세라 속도와 기교를 활용해 마브드를 밀어붙였다.


촤악! 촤아악-!


‘누나는 이놈을 혼자 맡겠다고 했지만···.’


이쪽 인원이 두 명이라면 모를까, 확실히 시연 혼자서는 버거운 상대였다.

그래서 설진은 생각했다. 최대한 놈에게 상처를 입히고 가자고.


지금 내지르고 있는 검만 해도 그랬다. 마브드의 생명을 위협하는 공격이라기보다는, 상처를 내는 것에 더 가까운 검이었다.

그리하여 공수가 오갔다. 설진에게 피해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고유 능력 흡혈이 활성화됩니다.]

[입힌 피해의 20%를 회복합니다.]


그에겐 피해를 수복할 수 있는 스킬이 있었고.


“다리가 비었네.”

“···!”


마브드에겐 그런 스킬이 없었다.

약 5분의 공수 후, 마브드의 얼굴은 양껏 일그러져 있었다.


비단 설진의 검격뿐만이 아닌, 찬우의 도움을 받은 채린의 추가적인 공격 또한 존재했으니. 에너지 볼트를 비롯한 다양한 속성 마법을 쓰면서 발목을 붙잡으니, 마브드로써는 환장할 노릇이었다.


픽-.


설진은 조소를 날렸다. 확실히 마브드는 강력했지만, 설진과 채린, 그리고 찬우의 공세를 뚫을 수 있을 만큼 단단하진 않았다.

충분히 상처를 내었다고 생각한 설진은 다시금 입을 열었다.


“아, 그러고 보니 부끄럽지 않아?”

“···.”


신경을 긁어 도발하려는 것은 맞지만, 목적은 따로 있었다.

설진의 말에 대꾸하지 않는 마브드를 바라보며 설진은 이어 말했다.


“왜 배신했어? 응?”

“···.”

“그렇게 살고 싶었어? 죽음을 피하고 싶었어?”

“···!”


어디까지나 스토리에 한정된 내용이고 도발이었다.

설진의 말에 마브드의 눈이 번쩍 뜨였다. 설진의 다시금 웃음을 지어 검격을 날리려던 찰나, 마브드는 급히 도끼를 움직여 수세를 취했다.


“···?”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생각하던 공격은 들어오지 않았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아차 싶었던 마브드가 고개를 돌린 순간,


타다다다!


이미 설진을 포함한 셋은, 마브드를 뛰어넘어 황실 안으로 달리고 있었다.


“막아라!”


꾀에 걸렸다는 것을 인지한 마브드가 뒤늦게 사제들에게 명령하지만 무소용.

저 자신도 이기지 못한 것이 설진이었다. 사제들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저 전장을 누비며 다니고 있는 설진의 검에 피를 묻히게 할 뿐.


그 정도였다.

사제의 죽음은, 설진의 1초를 지체하는 정도에 그쳤다.


“···이런 썅.”


이윽고 사제의 도움의 의미없다는 것을 확인한 마브드가 곧바로 추격하고자 발을 뗐지만.


“이야. 입이 너무 거친 거 아니냐?”


마브드의 진로를 가로막듯, 앞에 선 기사에 의해 막히고 말았다.


“난 욕하는 사람 싫어하는데.”

“···.”

“이 시발놈아.”


여유롭게 말을 뱉으며, 방패와 대검을 쥔 여자.

꽤 많은 사제를 도륙 냈는지 대검에는 시뻘건 피가 가득했다. 원래부터 검날이 빨간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검에는 피가 흥건했다.


‘그러고 보니 사제들이···.’


분명 오십 정도의 사제들을 데려와 별동대를 운영했거늘.

그 많던 숫자는 어디 가고, 이제 열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나머지는 모두 죽어 있었다. 황실로 가는 길, 쓰러진 채 미동 않는 시체들이 일련의 일을 증거하는 듯했다.


‘실팬가···.’


돌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신은 실패했다고.

지금이라도 방향을 비틀어 황실로 향해야 하는 건 아닌지 생각했다.


‘···아니, 아직이다.’


그러던 중 시연의 방패를 보자 생각이 바뀌었다.

분명 넷 중 기사는 시연 하나뿐이었다. 지금 시연을 붙잡아두고 있는 것이, 더 나아가 죽이는 것이 훨씬 더 낳은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을 터.


그렇게 생각한 마브드의 도끼가 다시금 바로 세워졌다.

슬슬 시작할 것임을 짐작한 시연 또한 방패와 대검을 들어 올렸다.


“초라하네.”

“멋대로 지껄여라. 사냥개.”

“너무하네. 분명 아까 전엔 살쾡이라며.”

“···.”


마브드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저 시연의 대검을 경계하듯 바라보며 돌파할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을 뿐.


“뭐, 그럼 슬슬···.”


와중 시연이 입을 열었다. 그녀의 말은 싸움의 시작을 알렸으되, 신경을 마구 긁는 자극제 같았다.

그만큼 마브드에게 있어 시연이 입에 담은 말의 의미는 컸다.

왜냐면 그것은.


“시작할까? 전 팔라딘 씨.”


본래 황실의 팔라딘이었다가 교회에 배신한 마브드에게 있어, 확실히 자극받게 만들 수 있는 폭탄이나 다름없었으므로.


마브드의 팔에 힘줄이 돋아났다. 트리거를 건드리기라도 한 것 같았다.


시연은 설진이 한 말을 생각하며 방패를 들어올렸다. 설진이 어느 정도의 상처를 준 건 맞지만, 그럼에도 마브드는 방심할 수 없는 상대.


“그 말을 뱉을 걸 후회하게 해주마.”

“좋아. 할 수 있으면 해보는 걸로.”


두 사람의 방패가, 도끼와 대검이 격돌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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