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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 님의 서재입니다.

아바타 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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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flowerday
작품등록일 :
2018.05.13 11:42
최근연재일 :
2018.05.18 12:52
연재수 :
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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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15

작성
18.05.1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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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아바타 패밀리 1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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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이렇게 빠져들기 시작한 한상구는,

밥을 해 먹는 것 자체가 귀찮아서 이것저것 시켜 먹기도 했고,

한번 맘잡고 나가서 먹을 걸 왕창 사다 놓고 냉장고 안에 저장해 놓고는

집 밖으로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자신의 게으른 외견 때문인지,

한번 안 나가기 시작하니까 생겨버린 만사가 귀찮아진 버릇 때문인지,

태인이도 만나지 않았으며,

오로지 가상공간에서만 만나서 대화하고 챙겨주었다.

그렇게 미쳐갈수록 많은 사람을 알게 되고,

자신의 가상 위치와 계급에 더 충실할 수 있었다.


한상구의 과묵하고 신중한 성품으로 인해,

게임상의 많은 사람이 한상구를 좋아했고,

아이러니하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 한상구에겐

그것 또한 더없는 기쁨으로 다가왔다.

한상구는 어려운 지인들에게 이런저런 많은 도움을 주었으며,

그의 경륜과 성격은 어디서든 어느 상황에서든,

좌충우돌 하지 않고 많은 사람에게 힘이 되었으며

한상구를 친형, 친오빠처럼 따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렇게 한솔로의 레벨이 향상되면 될수록

아들 한미르의 존경과 의존도 깊어졌다.


한상구는 현실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그런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의 명예와 능력을 마음껏 느꼈다.

모두 자신을 좋아하고, 인정하고, 친해지고 싶어 했다.

그러면 그럴수록,

그런 재미에 빠져 갈수록,

현실의 한상구는 피폐해져 갔다.


어느 날 한상구는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인간이 사는 목적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 사는 것이다.

이미 살아볼 만큼 살아본 내가,

이후 현실에서 남들에게 각인될 만큼의 훌륭한 일을 해낸다는 건 불가능하다.

능력도 없고, 돈도 없고, 배경도 없고, 더구나 나이도 적지 않다.

훌륭한 일은커녕,

나가서 누구에게 최소한의 인정이라도 받으며,

피해 안 끼치고 살아가는 것조차 어렵다는 것도 잘 안다.'


'내가 이제껏 경험해본 현실은 불공평했다.

불공평한 것 뿐만 아니라,

하루하루를 연명하기 위해서는 갖은 수모와 고초를 견뎌야 하며

자존심을 내팽개쳐야 한다.

열심히 사는 것이 삶의 위치를 지켜 주지 못한다.

하루하루 성실하게 근면하게 산다고

누구도 나의 잠재된 행복과 성취의 기쁨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오히려 난 그것을 현실에서 꺼내선 안 되는 사치쯤으로

생각하고 내 마음 속 지하 어딘가에 파묻어 놓고 방치한 지

아주 오래되었다.

막연히,

내가 늙으면 다시 꺼내 볼 수 있을까 생각만 했었던

나의 행복과 성취, 평온과 안정. 행위의 기쁨.

그걸 가상 현실에서는 오롯하게 느낄 수 있다.


'수많은 극작가, 예술가들, 철학가들....

그들 역시 어찌 보면 가상의 어느 세계에서,

자신만의 공간 속에서,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러한 가치들을 찾으려 했던 것이고,

그걸 현실에서 남들에게 평가 받았을 뿐이다.

살아서는 비참하게도,

제대로 그때 그 수준으로 평가 받는 이도 거의 없었다.'


'나는 그런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그렇게 자신이 추구했던 가치를 마땅하게 평가받아야

할 욕심도 없다.

그건 내 몫이 아니라고 강요받았고

서서히 세뇌되었고 인정해야 했다.

나를 위해 열심히 사는 게 아니라

무엇인가로부터 낙오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그것에

낙오되지 않게 열심히 살아야 하는 걸 인정해야 했다.

삶이란 건 그걸 '인정' 하는 과정이고

난 그렇게 생을 연명하기로 했었다.


이곳에서는 이곳만의 방식으로 노동도 하고

이곳의 룰 속에서 그 대가도 최대한 공평하게 받는다.

이곳에선 운 마저 모두에게 공평한 확률을 준다.

이미 모든 것이 불공평하고 어긋나있는 현실보다

이곳이 훨씬 더 공정하고, 합리적이다.

비교할 수 없는 작은 우주이지만 이곳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고,

이 시간 나는 이 세계를 통해 행복감을 느낀다.

현실에서는 거의 느낄 수 없었던 강렬한 성취감을 느낀다.

그리고 이 세계가 앞으로 몇 년이 지속할지는 모르겠지만,

비단, 이 "더 스페이스 온라인" 이 없어지더라도,

온라인 시스템이 있는 이상 가상공간은 어디에서든 존재한다.'


'난 바둑을 좋아했다.

현실에서의 유일한 취미였다.

그곳에서도 그 생김새와 직업과 그의 가족관계 같은 건 잘 모르겠지만,

-솔직히 알 필요도 없지만-

고수들을 존경했고 그들처럼 되고 싶어 했다.

이곳에서 나는 고수이고

많은 이들이 나를 존중하고 존경한다.

나는 하루하루 행복하다.

그리고 이제껏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오류를 못 찾겠다.

모두 맞는 말 아닌가? 그뿐인가 ?

잘하면 사이트 거래를 통해 현금도 벌 수 있다.

나의 계정과 우주선을 수백에 당장 사겠다는 사람도 있다.

현실에서 당신이 얼마나 가치 있게 잘사는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이 자신의 삶이 지금의 이 세계의 나의 삶보다 더 낫다고

쉽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태인이와 그때 대화 이후,

그리고 강해지리라 다짐했던 이후 6개월 이란 시각이 흘러갔다.

구로구 오류동 어느 빌라 현관 앞에

짜장면 그릇과 백반 접시들이 뒹굴고 있다.

그 집 안엔,

며칠을 감지 않은 긴 머리를 산발하고,

수염이 덥수룩한 어느 중년 남자가,

반바지와 흰 티만을 입고,

퀭한 눈을 하고는 헤드셋을 끼고 열심히 중얼중얼하며

컴퓨터를 조작하고 있었다.


(더 스페이스 온라인 국가 대항전)

한솔로는

"메가 마우스 샤크"라고 명명된 최고급 레어 급 우주 함정을 이끌고,

자신이 이끄는 함대인 "레인보우 코리아 {RAINBOW (KOR)}" 기함으로

수십 대의 우주선 중앙에 늠름하게 서 있다.

그는 이제 Lev 70 이며,

한국 내에서 랭킹 10위 안에 드는,

이 게임을 하는 수십만 한국인이 대부분 알고 있는 이름이 되었다.


반년 이상을 잠자는 것 이외에 거의 모든 시간을 게임에 쏟아부은 결과였다.

이제 막 결전을 앞두고 함대 사열을 하고 있는 듯,

화면에 가득 보이는 사기충천한 제각각의 우주선들이 장관을 이룬다.

보조 로봇 "최미란" LADY Choi도 업그레이드에 업그레이드를 거듭하여

어느 누구의 보조 로봇보다 아름다웠고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최미란 : "주인님. 딥 마린 혹성 외각 좌표 xxxx.xxxx.xxxx

지점에서 출격 대기 중입니다."

"친구 xxx 님께서 로그인하셨습니다."

"친구 XXXX 임께서 쪽지를 보냈습니다."

"오디오 파일 연안부두.MP3 실행 중에 있습니다."

"목표 좌표 대기 중에 있습니다."

"모든 방어막 정상 가동 중입니다."

"친구 한미르님께서 로그인하셨습니다."

태인이가 접속했다.


(솔로 형 !! 오늘 국가 대항전이죠? - 한미르)

(어 태인아. 이제 왔어? - 한솔로)

(네 형님 ^^ . 지금 관전 모드로 보고 있는데

형님 우주선이 제일 멋있어요 ^^ - 한미르)

(고마워. 잘할게 - 한솔로)


(네 ㅎㅎ. 아 참 형님 오늘 중국 쪽에 "그놈" 나온다면서요? - 한미르)

(그래···. 그놈 나온다고 플레이포럼에서 명단 봤다. - 한솔로)

(그 허접한게 내가 그동안 몇 번 혼내줬는데도 게임 안접고 기어 나오네? - 한솔로)

(우와 ㅎㅎㅎ^^ 솔로 형님 멋지다. - 한미르)

(멋지긴. 나보다 강한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 한솔로)

(어 태인아. 이제 시작할 모양이다. 잘보고 있어! - 한솔로)

[ 네···. 형님 화이팅이요 !! - 한미르)


한솔로는 한미르와의 채팅을 종료하고

헤드셋을 통해 음성으로 자신의 함대인 "레인보우 코리아 {RAINBOW (KOR)} "

함대에 명령을 전한다.


"레인보우 함대원 동지 여러분.

저 기함 한솔로입니다. 모두 준비 되셨나요?"


(예 솔로 형 준비 완료 - 함대원1)

(솔로님 준비 완료 했습니다. - 함대원2)

(야 솔로야 오늘 중국 애들 많이 모아왔다는데 걱정되네 - 함대원3)

(아자아자! 솔로 오빠! 이번만 이기면 국가순위 1위네요! - 함대원4)

....

....

....

이후 수많은 함대원의 음성 대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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